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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로동 여행 (5) - 최종회: 옆자리의 코파남

offtheglass | 2012.04.03 13:44:0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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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로동 여행 (3) - AA 비지니스의 나만 아니면돼 할아버지

브뤼셀 로동 여행 (4) - BA라운지에서 마일모아, 로동과 일상

브뤼셀 로동 여행 (5) - 최종회: 옆자리의 코파남


씨티 땡큐 한방치기 후휴증을 극복하고 최종편 올립니다. 


-브뤼셀


사실 오늘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집에만 있고 싶었습니다. 이사를 한 이후로도, 매일같이 집정리, 가구 조립하기, 심지어 수도꼭지 바꾸기까지 완전 강행군이었기 때문입니다. 휴가인데도 낮잠한번 못잤다니... 휴가로 부터 휴가가 필요하더니, 이런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도 '누나 가족의 이사를 도와주니 뿌듯합니다'라고 훈훈하게 마무리하겠습니다.^^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나선 이유는, 매형과 누나가, 여기왔는데 하루정도는 어디 돌아봐야하지 않겠냐고 해서입니다. 결국 반 강제적으로 지하철에 오르게됩니다. 유럽 가보신분은 아시겠지만, 내릴때, 저 문중간에 있는 버튼을 수동으로 눌러줘야 내릴수 있습니다. 만일 자신은 남이 꼭 문을 열어줘야 어딜 들어가고 나오는 타입이라면, 걱정하실것 없습니다. 그냥 가만히 서서 계시면 뒷사람이나 옆사람이 버튼을 대신 눌러줄것입니다. 물론 좀 꼬라 노려 보겠지요.

제가 도보 관광을 시작한곳은 그랑플라스 옆, 먹자골목 부근의 갤러리아 (압구정동 그거 말고) 에서 부터입니다. 이곳엔 값비싼 초컬릿, 기념품등 재미난것이 많은데, 꼭 사지 않아도 둘러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브뤼셀에 몇번 와봤는데도, 여긴 왜 안와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벨기에 초컬릿은 고디바만 유명한줄 알았더니, 정말 다양한 브랜드들이 많이 있습니다.

벨기에하면 빼놓을수 없는것이 와플이겠죠? 주말에 아이들한테 점수따기 좋은 헝그리 잭 레씨피보다 더 맛있다고 하시면 믿으실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직접요리해서, 광고 사진처럼 나오는 유일한 음식입니다.


갤러리아에서 그랑플라스 광장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먹자 골목이 나옵니다. 이곳엔 홍합요리, 감자튀김등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실수 있습니다. 삐끼 호객원들이 있으니, 적절히 뿌리치시고, 네이버 맛집에서 추천하는 곳으로 가시면 좋을듯 합니다. scratch님이 뭔가 추천하실집이 있을수도...


이렇게 아예 밖에 신선한 재료들을 놓고 가져다 쓰는 집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밖에 보관하니, 굳이 부엌안에 창고를 만들지 않아도되고, 벨기에 사람들 맥가이버 틴틴 만큼 다 머리가 좋은가 봅니다.


MacGyver Poster항상 모험할 준비가 되있어라. 맥가이버 칼도 있지말고 챙겨라.


먹자 골목을 나와, 그랑플라스 들어가는 바로 입구에, 길거리에서 다양한 와플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브뤼셀하면 정말 빼놓을 없는곳이 그랑플라스입니다. 여기에와야 브뤼셀에 왔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참 멋있는 곳입니다. 해만 쨍쨍하면 더 좋겠구나.


In Bruges Poster일단 쏘고난다음 관광(?)해라?


벨기에 브뤼헤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 브뤼헤인데, 이곳에도 사진 왼쪽에 보이는 거위말고 첨탑도 그랑플라스와 비슷한 건축물이 있습니다. 저 뚱뚱한 친구가, 콜린페럴을 구하기위해 뛰어내리는 장면이 아주 압권이라 할수 있습니다. imdb 에서 맥가이버보다 리뷰가 좋은 영화입니다.

그랑플라스광장엔, 그 유명한 고디바 상점이 있습니다. 고디바는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맛에 있어서는 최고라 할수 있습니다. 고디바는 미국에서 사는게 가격이 더 싸니, 미국에 와서 사시면 될듯합니다. 발렌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끝나고 사시는 타이밍...

그랑플라스광장에선 조명쇼도하는데, 그렇게 멋지다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낮에와서 그런지 조명쇼와는 인연이 없나봅니다. 

유명한 성당에도 저런것들이 많지만, 기둥한개한개 저런식으로 조각을 해놓았다는게 오 마이 갓 믿을수가 없습니다. 저 밑에 깔려있는 얼굴은 전생에 뭘 잘못해서, 조각으로까지 남겨져 관광객들한테 보여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표정 압권

광장에 오시면 쭈욱 테두리따라 걸어보시면, 보는 각도마다 다른 느낌이 올것입니다. 느낌이 별로 안오신다면, 음... 본인탓을 하시기 바랍니다.

브뤼셀 광장을 나와서, 예술의 언덕길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신호등에서 기다리는데, 다소 무뚝뚝한 남자와, 팔짱을 낀 커플이 보여서 찍었습니다. 결혼 연차마다 1m씩 거리를 더 두고 걷는 나의 와이프가 생각납니다. 아 그렇지, 쇼핑할때는 나와 붙어있구나... 카드가 내 지갑안에 있거든 

다른 나라 대도시처럼 브뤼셀도 북역, 미디역, 센트럴역등 여러가지 역이 있습니다. 유로스타도 그렇고, 보통 미디역으로 오는데, 매형말에 의하면 센트럴역이 그랑플라스와도 가깝고, 이제 더 많은 루트가 이곳으로 올꺼라고 합니다. 제가 갔을때쯤엔 학생들이 답사같은 것을가는지, 우르로 몰려다녔는데, 제 아이들이 생각나서, 그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줬습니다. 한 아이가 생글 웃으면서 답례로 손을 흔들어 주는데, 두고온 아이들이 생각나서 울컥 했습니다. 한편으로 해방감도.

기차는 기차만에 매력이 있죠? 저도 처음 유럽 여행을 유레일패스를 사서 돌면서, 타임테이블보고, 기차시간 맞추느라 배낭들고 뛰고, 플레폼 바뀌어서 놓치고, 참 에피소드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이곳에도 타임테이블을 보면서 의논하는 여행객들 보니, 고생좀 하겠구나 운치가 있어보입니다.

브뤼셀의 생 미셸 성당입니다. 파리 노트르담도 크고, 쾰른 대성당도 큰데 여기도 정말 못지 않습니다.






생 미셸 성당을 보고, 누나가 추천해준 오스트렐리아 와플집으로 갔는데, 어이쿠 어느새 매형을 만날시간 입니다. 제가 황비홍처럼 윤봉길 의사처럼 시간은 칼같이 지키는 스타일이라, 아무래도 매형을 일단 만나고 다시 먹으러 오는게 좋을것 같아서, 일단 후퇴합니다.


시간은 내가 지킨다.


-왕립 오페라하우스

제 매형은 벨기에 왕립오페라에서 오페라 가수로 일을하고 있습니다. 내일 모레 첫 공연이 들어가느라 다들 막바지 연습이 한참인데. 이번에 공연하는 것은 19금 인언공주라 합니다. 자세히보시면 줄에 매달려 수영을 해서 하늘로 올라가는 아가씨가 보일것 입니다. 제일 오른쪽 아가씨가 다른 아가씨보다 줄 굵기가 좀 굵은것 같네요. 왜 그럴까요?

매형이 무대 뒤쪽도 보여 준다고해서 와봤습니다. 사실 오페라가 표값도 클래식이나 뮤지컬 보다 비싼데, 무대 장치 같은것을 보니까 굉장히 세세한곳까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내일 최종 리허설을 앞두고 분주한것 같습니다. 미국에 온 이후로 한번도 오페라 못봤는데, 내일 올생각을 하니 벌써 졸리기 설렙니다.

매형과 만나서, 와플을 먹으러 가자고 꼬셨으나, 매형은 누나가해주는 된장찌게가 그리운지, 씨알도 안먹혀서 바로 지하철로 향했습니다.



The Adventures of Tintin Poster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습니다. 새로 이사간곳은 사실 지하철이 닿지 않아서, 차를 지하철 닿는 역에 정차시켜 놓고, 거기서 지하철을 타고 온것이죠. 매형말로는 오늘 정도 복잡함은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예전에 벨기에 우화인 틴틴의 대모험 개봉을 했었을때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랑플라스광장에 왔는데, 그땐 완전 마비였다고 합니다. 그랑플라스광장 옆 상점중에 틴틴 전문점에 관심이 있으시면 들리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아, 벨기에에선 탱탱이라고 부르네요. 전 브뤼셀에서 돌아와서 이 영화를 봤는데, 그냥 그랬습니다. 이건 뭐 생긴것만 어린아이지, 지식이나 하는 행동은 완전 인디아나 존스에 맥가이버 더한 경우입니다. 좀 말도 안되서, 틴틴의 나이를 찾아봤더니, '대략 청소년으로 칭한다' 라는 애매모한 답변뿐...


-마지막 날-

벌써 브뤼셀에서 마지막날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19금 인어공주 오페라 리허설을 보러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좀 쉬어야지 안그랬다간 병날것 같아서, 어제 오페라하우스 돌아 본것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매형을 지하철 역에 내려주고, 저와 누난 장을 보러가기 전에 괜찮다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들렸습니다. 겉은 완전 컹파오 치킨시키면 될분이기 처럼 허름한데... 아, 담쟁이 덜굴 보니, 연세대학 같기도...

메뉴를 주면서 일단 올리브와, 빵, 버터를 줍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먹고 시작하라는 집,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제가 주문한 해산물 파스타. 미국 중부에서 해산물을 많이 못먹어서, 벨기에오면 많이 먹겠다고 다짐했는데, 소원 푸는 순간입니다. 오마이 구드니스 약간 매콤하면서도, 이탈리아 음식에서 제일 짬뽕에 가까운게, 홍합, 조개등 어우러져서 완전 제대로 입니다. 괜히 쓸데없이 맛의 향연이라는지, 하모니 같은 표현은 쓰지않기로 다짐합니다.

누나가 시킨 카보나라. 사실 누난 먹물 스파게티를 시키고 싶었으나, 먹물 스파게티에대해 웨이터에게 물었을때, 오 그거 알지, 그런데 우리집엔 없어라고 해서 급조된 카르보나라. 굉장히 맛있었는데, 굉장히 고칼로리. 평소엔 잘 안그러지만, 임산부라 불쌍해서 조금먹다가 내것과 바꿔줌. 사실은 누나가 돈을 냈거든.

유럽에 왔으니 그럴듯하게 계사선에 유로좀 올려서 사진찍어 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유럽은 팁 안줘도 되긴한데, 올려서 줬더니, 다시 돌려줍니다. 요즘 보기 힘든 개념있는 종업원 인가 봅니다. 한편으론 '쯔쯔, 자넨 미국에 와서 팁 돌려주고 그러면 먹고 살기 힘들겠어' 생각이 듭니다. 팁은 마음으로 준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고 했으나, 그냥 놓고 왔습니다.

유럽의 월마트라고 해야하나요? 식품, 가전, 기저귀, 집용품등 없는것들이 없습니다. 여기서 아무곳에서 얻기힘든 정보 나갑니다. 유럽의 상점들은 비닐봉지 공짜로 안줍니다. 그럼 방법이 두가지입니다. 별로 많이 안사면, 바구니를 들고다니거나, 아니면 카트를 끌고와야하는데, 이 바구니도, 계산대 이후론 못가져나가게 되어있습니다. 제가 바구니를 들고 계산대를 나가려고하자, 처참하게 저지당하면서 시크남의 이미지는 까르푸바닥으로 떨어져버렸습니다. 그럼 카트를 가져와야하는데, 카트도 밖에서 가져와야합니다. 월마트 같은데 보면 상점안에서 누가 버리고 간 카트 쓸수도 없는데, 여긴 그런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 이유가, 카트를 쓰려면 동전을 카트 손잡이에 집어 넣어야하고, 반납할때, 다시 동전을 빼는 그런 식이기때문입니다.


우여곡절끝에 계산을 다 하고선 차로 돌아왔는데, 어이쿠 아까 차를 주차할때, 벽쪽자리에 멋지게 후방 주차를 했는데, 그때야 간지났지, 가뜩이나 유럽 주차공간이 작아서, 카트가 트렁크까지 갈수가 없는것 입니다. 제 주차공간이 나길 기다리는 사람이 깜빡이키며 압박들어오고, 결국 카트를 차 앞에 대고, 결국 하나하나씩 날라야했습니다.


오늘의 교훈: 유럽에서 장볼땐 가방을 가져가자. 후방주차 굳이 하지 말자.

제가 브뤼셀에서 사온, 고디바에비해 비교적 저렴하지만 맛있는 꼬또르 초컬릿과 까르프산 와플입니다. 

벨기에의 또 유명한 명물이 감자튀김입니다. 보통 집에서 튀겨 먹으면, 금방 눅눅해지는데, 벨기에 감자튀김은 계속 바삭바삭합니다. 주량이 약한 관계로, 안주로 맥주를 마셔줬습니다. 바삭바삭하게 유지하는 것이 벨기에의 기술이라고 누나의 칭찬이 자자합니다.


-미국으로-

벌써 미국으로 돌아가야할 날이라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침 7시비행기라 4시30분에 일어나서 공항에 도착하니 5시에 입니다. 우여 곡절끝에 이사도 잘했고, 이사간 새집이 예전집보다 크고, 방도 갯수도 많고, 누난 이젠 아이만 잘 낳으면 될것 같습니다. 누나가 만삭인데도 동생왔다며 한국 음식도 많이 해주고, 참 잘해줬습니다. 이제 출산까지 2달정도 남았는데, 무사히 아이만 나으면 되는군요. 매형도 제가와서 불편했을텐데, 편하게 잘해줬구요. 집온도만 조금 높혀줬으면...  쿨럭 쿨럭

체크인을 하고 미국에서 보기힘든 출국 심사대를 거칩니다. 출국할때는 어느나라나 별말 없이 보내주는것 같습니다.

벨기에 면세점도 역시 초컬릿 천지입니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모든 노선이 이코노미인 평민신분이라 라운지 이용없이 바로 탑승했습니다. 갑자기 머리를 스쳐간것이, 와이프가 준 책을 이번 여행에서 다 읽으려고 했는데, 여태껏 열흘동안 달랑 10장정도 읽은것 같습니다. 전 지금부터 벼락치기 모드로 들어갑니다.

책을 잡자마자, BA에서 샌드위치를 주길래, 일단 먹고 책은 나중에 읽기로 했습니다. 배우자분에게서 많이 들어보신 '내일부터 다이어트시작이야'와 비슷한 이치라 할수 있습니다. 좀 허접한 샌드위치인데, 아무것도 먹지 않고와서 다 먹어줬습니다. 역시나 히드로가는 비행기도, 다 유로스타를 타고 가서인지, 비행기가 텅텅벼서 혼자서 3자리차지하고 왔습니다. 다만 팔걸이가 안올라가서... 3자리차지하나 마나였습니다.

히드로에 도착했습니다. BA는 5터미널이니, 올때완 반대로 AA가 떠나는 3터미널로 가야죠.

역시나 Flight connections싸인을 보면서 그냥 따라가기만 하시면 됩니다. 버스도 자주있어서 5분이상 기다리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5터미널에 내리니 제 생각에는 좀 웃긴 광경이 벌어집니다. 미국 가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서 인터뷰를 실시하는것 입니다. 제차례가 되서 갔는데, 브뤼셀에서 모했냐, 며칠있었냐, 미국에선 무슨일 하고, 어디사느냐, 회사 주소가 뭐냐등 질문을 합니다. 뭐 그냥 대답만하면 되는데, 신기하게도 답변 내용보다도, 과연 이사람이 거짓말하는지 않는가, 더듬데지 않는가를 보는것 같았습니다. 어떻게보면 일종의 pre-screen같은것인데, 꼬치꼬치 묻는게 그리 기분 좋지 않은것 같습니다.

3터미널의 면세점도 규모가 상당히 컸습니다. 제 비행기 게이트 정보가 아직 뜨지 않아서, 계속 책읽기 벼락치기 모드중인데, 항상 그렇지만 벼락치기하면 시간은 엄청 잘가는것 같습니다. 곧 제 비행기가 뜨는 게이트42로 갔는데, 한 15분정도 걸어갔던게 정말 멀었습니다. 면세점쪽에보면 게이트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몇분정도 걸린다는 표지판이 있으니, 보시고, 미리 계획을 잘 세우셨으면 합니다.

게이트 앞에서도 또 pre-screening을 합니다. 전 아까 이미 인터뷰를 했기때문에, 그때 붙여준 스티커를 보여주고 지나갔습니다. 똑같은 질문 받으시고 싶으시면 굳이 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옆자리 진상남?


LHR-DFW

Economy class


사실 아까 체크인하고 제 보딩패스를 보니, 어, 이거 내가 선택한 자리가 아닌것 이었습니다. 표를 살때 2-5-2 좌석에서 전 중간의 중간을 선택했었는데, 2개좌석의 복도쪽으로 되어있는겁니다. 자리에 앉아서 제가 선택했던 자리를 보니,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다시 벼락치기 모드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한 인도친구가 자기자리라며 제 옆자리 (창가쪽)를 가리키길래 비켜줍니다. 인도친구는 자기자신을 소개하며 악수를 청하길래, 뭐 아무생각 없이 악수좀 하고, 잠시 무슨일로 왔냐, 뭐하냐 이런이야기하다, 전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창 책을 읽고 있는데, 어라, 옆자리 인도남이 제 아들이 잘하는짓인 코를 후벼파기 시작합니다. 살다살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코 후벼파는사람은 처음 봅니다. 기술도 제 아들보다 훨씬 능숙능란한게 손 동작이 현란합니다. 내공만 몇년인데...  제 책내용이 당연히 머리에 들어올리 있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이 사람이 아까 나랑 악수한 손으로 코를 파고있는지, 아니면 반대편인 왼손으로 파고 있는지... 전 슬금슬금 눈치보다가 드디어 확 돌려서 확인했는데...




To be continued...







(여행기 마무리짓기 전에 한번 더 To be continued 해보고 싶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확돌려 봤는데, 그 사람은 저와 악수했던 오른손으로 엄지, 검지, 약지까지 번갈아가며 파고 있었습니다. 황당해서 물끄럼히 보고있는데, 헉, 눈이 마주쳤습니다. 재빨리 돌렸어야했나!  그런데 더 황당한건 눈이 마주쳤으면 이 사람 손가락을 코에서 좀 빼면되지, 검지손가락 왼쪽코구멍이 들어가있는체로 행동이 멈춰있습니다. 2010 우루과이전 이동국의 마지막 슛마냥.. 도로위의 사슴마냥... 


어색함을 급마무리하고, 전 다시 제 책으로 돌아왔는데...이륙하느라, 화장실가서 손도 못씻고, 그나마 궁여지책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 담요에 열심히 닦습니다. 그 담요 재활용이 불가능할듯 합니다.


이런 일이 있어도 지구는 돌고 비행기는 이륙을 하는가 봅니다. 곧 음료써비스가 시작되고, 전 토마토 주스를 시켰습니다. 이제 좀 패닉에서 벗어나 안정기로 접어드려는 찰라, 옆자리 코파남이 콜라를 시키더니, 자긴 물도 좀 필요하다고 같이 시킵니다. 뭐 여기까진 별 다를바 없는데, 마침 물이 다 떨어져서, 승무원이 카트를 정차 시켜놓고, 따로 물을 가지고 옵니다. 그 사람이 창가자리라 제가 대신 물을 받아서 코파남한테 주려는데, '목마른게 가셨어. 물 필요 없어, 다시 가지고가'한다. 갑자기 일그러지는 승무원 표정... 과자를 코파남한테 거의 던집니다. 전 '그래 이해해' 속으로 생각하며 승무원을 동정하는데, 그 승무원 저한테도 과자를 던집니다. 줸장 불똥 튀었네.

이읔고 조촐한 식사가 시작됩니다. 전 치킨/밥이 있는 메뉴를 선택했는데, 코파남은 베지테리안이라, 따로 미리 주문을 했다고 자기 음식이 어디 있냐고 물어봅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승무원왈 '우린 주문 못받았는데?'합니다. 창가자리에 있는 코파남이랑 승무원이 저를 두고 얼쑤 절쑤 옥신각신 하는데, 참 비행기타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결국 코파남은 포기하고, 그럼 그냥 파스타줘합니다. 그래서 승무원이 파스타를 주는것으로 일단락 되는가 했는데, 코파남 제 치킨/밥을 보더니, 승무원한데, 내 음식을 가르키며 '나 치킨에 따라나오는 밥만 좀 줄래?'합니다. 승무원 안돼 하고, 뒤를 돌아섭니다. 생각해보니, 전 아직 물도 안받아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저기 물좀...' 했더니, 물을 던져주는데 옆으로 착지 합니다. 또 불똥...


코파남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질 않습니다. 영화라도 곤히 보면 좋은데 영화도 안보고, 그냥 빤히 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가다 스카이몰 메거진을 보는데, 이건 뭐 거의 제 테이블에 올려 놓고 보는 수준입니다. 하도 보다보다 안되서, 창가 자리를 가르키며, 너 거기 공간 많지 않니 했더니, 어, 그렇네 하니 가버립니다. 어후 완전 비매너남 입니다.


-아, 내자리...


대충 식사를 끝내고 정신이 돌아올때쯤, 제가 원래 선택했던 자리를 보니 좀 열받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 옆자리에 아무도 안타서 완전 이미 누가 누워가고 있었으니까요. 제 생각엔 젊은 커플이 타면서 AA에서 혼자 여행하는 저를 다른 혼자여행하는 사람이랑 동석을 시킨것 같은데, 뭐 아이딸린 가족들한테 바꿔주는것도 아니고, 예약할때 미리 좌석 정했는데, 밀려난 느낌을 지울수 없으니까요. 게다가 옆에는 코파남이 있으니...

AA에서 간식으로 주는 초코바


달라스 도착시간이 미국 낮시간이라, 점심이 나오는데, 전 피자를 골랐습니다. AA피자는 꽤 괜찮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양도 꽤 많아서, 전 남겼습니다.


-보안 강아지의 역습

비행기에서 내려서 이민국, 세관쪽으로 가는데, 다른 비행기 몇대가 같이 도착하는데, 완전 아수라장입니다. 조금이라도 이민국을 빨리 통과하기위해, 메시의 헛다리집기와 특유의 몸돌림으로 수십명을 제끼고 이민국에 다다랐는데, 웬걸 이건 완전 제 앞에 500명정도는 있는것 같습니다.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니 저건 말로만 듣던 글로벌 엔트리가 아닙니까? 저도 신청하고 싶었는데, 워낙 급하게 떠나는지라, 신청 못했는데, 저걸로 통과했으면 정말 1시간 기다릴꺼 1분안에 통과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음엔 아멕스 플레티넘해서 무조건 글로벌 엔트리로 갑니다.

달라스 공항에서 일부러 국제선을 비슷한시간에 도착하게 하는지 모르겟지만, 인천 공항보고 정말 배워야합니다. 다행이 이민국에선 별 문제 없었고, 제 짐도 무사히 잘 찾았습니다. 달라스 공항으로 입국해보신분은 잘 아시겠지만, 세관을 통과하라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야하는데, 에스컬레이터 내리는쪽에 경찰관(?)이랑 강아지 한마리가 있습니다. 제가 동물을 좋아해서, 오 귀여운 녀석하며 눈짓을 보내며 지나가는데, 오, 강아지가 갑자기 제 배낭을 향해 마구 점프질을 헤댑니다. 순간 쫄아서, 가만히 있는데, 경찰이 오더니 가방에 뭐 음식있냐고 합니다. 어, 없는데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누나가 새벽에 싸준 햄, 야채, 토마통,샌드위치와 사과가 지퍼락에 들어있는게 생각납니다. 그러고보니, 세관폼 작성할때, 외국에서 야채, 고기류, 낙농품, 과일등 가지고 있냐고 하는부분에 체크하는게 있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까먹고, 전 평소처럼 없다고 체크를 해서 거짓말 쟁이가 되버린것 입니다. 파란 세관 종이에, 빨간색 매직으로 '자세한' 검색요망 씁니다. 


다행이 따로 끌려간 검색대에선, 와플과 초커렛이 가득 담겨있는 캐리어도 보지만 뭐 별로 나올것은 없고, 달랑 지퍼락 주니, 누나의 마음은 이해하나, 미국으로 반입은 안되니 여기 남기고 가랍니다. 시골비행기타려면 시간도 많이 남아서, 그때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다시 미국 국내선 보안 검색을 마치고, 시골 공항으로 떠나는 터미널로 갑니다. 달라스의 모노레일도 당분간은 볼수 없겠네요.


-Volunteer 


전 자리를 잡고, 계속 와이프가준 책을 읽는데, 비행시간이 가까워오자, 방송이 나옵니다. 발룬티어를 찾고 있으며 $300 바우처를 주겠다구요. 제가 타는 비행기 말고, 밤늦게 하나 더 비행기가 있는데, 그건 full 이라, 다음날 비행기로 연결해준답니다. 약간 구미가 땡기긴 했는데, 달랑 $300에 잠도 어디서 잘수도 없고, 전 우직하게 앉아있습니다. 조금 있다가 또 방송이 나옵니다. $400 바우처이고 5명을 찾는다구요. 몇명이 가서 이야기해보고, 바우처를 획득한듯 합니다. 전 계속 앉아있는데, 또 방송이 나옵니다. 3명을 더 찾는데, $500이고, 오늘 호텔, 호텔까지 교통편, 저녁, 내일 아침까지다 제공해준다구요. 이게 AA에서 줄수 있는 국내선 최상위 오퍼라고 합니다.


아, 갑자기 갈등됩니다. 오늘 일욜이라 내일 회사 가긴 가야되는데, 첫 비행기타면 11시쯤이면 갈수 있고, 회사에서도 뭐 이런일은 별 문제 없으니까요. 전 다시 오퍼를 확인할겸 게이트로 갔습니다. 앞에 두명이 있었는데, 한명은 $500짜리 받아가고, 또 한명도 받아가서, 전 아직 1장은 더 남아있군 생각하는데, 이 앞의 할아버지 갑자기 와이프를 부릅니다. 그러더니 둘이 바우처 받아가고, AA직원은 저를 보며, 다 끝났답니다 .


아 놓치고보니 아쉽네...


신기한게 비행기를 타고보니, 총 5사람 발룬티어 받은 자리는 텅텅 비어있는 것입니다. 전 오버부킹때문에 그런줄 알았는데, 그 자리들이 죄다 비어와서 참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전 올커니 하고, 제 자리보다 더 좋아서 깔끔하게 제가 차지했습니다. 난 차도남 이니까. 비행기는 큰 문제 없이 시골공항에 잘 도착했고, 날씨는 벨기에의 춥고 우울한 날씨에 비해 청명한 하늘입니다. 이렇게 모든것이 순조롭게 끝나는가 했는데, 제 짐은 아무리 기다려도 안나오는군요. 결국 저녁 늦게 오는 비행기에 실려 왔지만, 빈손으로 집에 도착했을때, 선물 기대에 부풀었던 아이들이 실망감은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 


다음번 여행까진 아직 기약 없지만, 이젠 다시 일상으로 가야하는군요. 


*마적단님 말씀에 의하면, 비행기 무게를 맞추기위해 사람을 몇몇 빼기도 한다는군요. 하기야 짐 나올때 보니까, 군대용으로 무거운 것들이 많이 보기인 했던것 같습니다. 


-에필로그


와이프가 준 책은 비행기에서 다 못끝내서 결국 공항 주차장에서 다 읽었습니다. 3년되도록 못읽은 책을 왜 이렇게까지 책을 읽냐구요? 제 와이프 생일이 4월말인데, 생일 선물중 하나로 독후감을 친필로 써서 주려고합니다. 집에 오니 와이프가 묻더라구요. 


책 다 읽었니?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아니, 아직 그대로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일모아 '여행기' 문학제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다 써버린 offtheglass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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