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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가봅니다. 다들 사시는 곳에 가을비가 오는지요? 티라미수님, 원월드님, 티모님의 글을 보고 생각난 글을 올려봅니다.
SFO -> ICN 아시아나 비즈니스석에서의 경험이었고, 일부 창작입니다.
--
한참을 자고 일어났더니 잘 보이는 곳에 스티커가 붙어있다.
'식사 필요하시면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이사라'
주위를 둘러보니 식사 시간이 조금 지났나보다.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식사를 부탁하고 다시 수첩을 펼쳤다.
이날 따라 다음에 할 작업의 아이디어가 샘솟고 있어서 즐겁고 힘차게 써내려가는 중이었다.
식사 쟁반이 시야에 들어와서야 승무원이 옆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아챘다.
그리고 이름표에 이사라라고 쓰여있었다.
식사 세팅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수첩에 아이디어를 적어나갔다.
식사 세팅을 해주는 그 짧은 시간 떠오른 생각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러자 지나가던 다른 승무원이 이사라씨에게
"또 적으신다"라고 한마디 건내는 소리가 흐릿하게 들렸다.
후식까지 다 마쳤더니 자리를 정리해주던 이사라씨가 묻는다.
"일지 적으시나봐요"
일지?
일기의 잘못된 발음인가 싶어 어떻게 대답해야하나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아까 스티커도 거기 붙여놓으시고"
라고 한마디 덧붙인다.
아, 비행기 탑승일지를 물어보는가 싶었다.
이것저것 수첩에 붙여두던 평소 습관대로 아까 그 스티커가 펼쳐진 수첩 왼편에 붙어있다.
그제서야 수첩에 파묻고만 있던 고개를 찬찬히 들어서
이사라씨의 얼굴을 처음으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오늘 아무리 노력해도 사라씨의 마음을 가져갈 수는 없겠지만
사라씨의 손글씨는 가져갈 수 있네요.
더 이상 서로 말없이 대화는 끝났고 나는 다시 수첩을 펼쳤다.
'루비색 작은 귀걸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귀여운 얼굴.'이라고 그 스티커 옆에 일단 한 줄 적고 다시 작업 아이디어를 적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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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댓글
유자
2013-10-28 10:11:58
나무나무
2013-10-28 10:15:44
으아아아 월요일부터 이게 왠일인가요. 일단 손발부터 좀 펴고 타이핑 하겠습니다.
똥칠이
2013-10-28 13:16:14
DaC
2013-10-29 00:50:02
나무나무님 손발에 문제 없으셨길 바랍니다.
DaC
2013-10-28 10:18:27
요즘 바빠서 마모 게시판에 자주 못 와서요... 오래간만에 월요일 점심에 들어와 봤더니 감수성을 자극하는 글들이 많아서 제 경험도 옮겨봤습니다. 분위기 파악 못하고 이상한 짓 한 건 아니죠? ㅎㅎ;
유자
2013-10-28 10:19:49
이 가을에 분위기 파악 제대로 하신 거죠!!! 즐겁습니다 ^^
DaC
2013-10-29 00:50:52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이런 갑작스런 뜬금포 때문에 손발에 문제가 생기신 분이 많으신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
티모
2013-10-28 10:13:12
ㅎ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DaC
2013-10-29 00:51:14
디귿이 너무 많으시네요 ^^;;
기돌
2013-10-28 10:14:55
이거 모에요? 수필 작성하시는건가요?^^
DaC
2013-10-29 00:51:45
글로 무언가를 남겨두는게 가끔은 추억 더듬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
아우토반
2013-10-28 10:16:46
마모문예 봇물 터질듯...ㅋㅋ
적어도 이사라 라고 하는 이름은 창작이 아닌듯요..ㅋ
DaC
2013-10-28 10:19:41
안 그래도 그 분 성함으로 구글링 (not 뒷조사) 해보니 꽤나 유명하신 분이셔서 (이런 저런 일들로 신문 기사에 출연...) 부득이하게 가명을 썼습니다 :)
롱텅
2013-10-28 10:21:34
이사라 ===> 일본분입니다.
한국 이름은 두그릇 ;;;
유자
2013-10-28 10:22:57
푸하하하하
아.... 이런 거에 빵! 터질 줄이야.......
아우토반
2013-10-28 10:23:37
단비아빠
2013-10-28 11:26:58
저도 빵 터졌네요...
롱텅님 하여간 센스는....
순둥이
2013-10-28 11:33:09
두고뿌도 일본말이죠 ^^
김미형
2013-10-28 12:40:42
기스님은 일본분 인가요?
순둥이
2013-10-28 13:33:53
니기리와 비루를 좋아하신단 소문을 들었습니다 ^^
김미형
2013-10-28 15:40:22
소문이 사실인가 보군요.
여행지기
2013-10-28 10:57:35
'루비색 작은 귀걸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귀여운 얼굴.'이라고 그 스티커 옆에 일단 한 줄 적고 다시 작업 아이디어를 적어나갔다.
=> 여기서 작업은 문맥상 그 작업이 아닌 업무에 관련된 작업이죠?
DaC
2013-10-29 00:52:49
'작업'은 글 도입부부터 나오는 것으로, 제가 하고 있던 프로젝트 관련 얘기였습니다.
armian98
2013-10-28 10:58:14
손글씨 인증 요망!
--
아.. 감수성 돋는 분위기 타지 못하고 이런 뻘플이나 날리는 제가 밉네요~ ㅋ
단비아빠
2013-10-28 11:27:44
+1.. 감수성 돋을 나이가 지난지 한참이라....ㅎㅎ
DaC
2013-10-29 00:53:30
손글씨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수첩에 껴놨는데 어떤 수첩인지, 그 수첩은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이러면 수첩의 기능을 못하는 것 같은데..
순둥이
2013-10-28 11:33:58
오늘 집에가서 혼날 사람들 많습니다 ^^
똥칠이
2013-10-28 13:15:54
DaC
2013-10-29 00:53:50
스스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__)
duruduru
2013-10-28 13:30:44
안 보고 안 읽은 척하고 지나감......
DaC
2013-10-29 00:54:22
그저 멀리서 두루님의 흔적을 보고 못 본 척 지나가겠습니다.
기다림
2013-10-28 13:55:28
대박! 대박! 사건....
그 일지는 작업(?)일지인가요?
아름다운 감수성 자극하는 글에 난 왜 불손한 생각이 드는지...
열심히 적은 당신 떠나라.... 감성돗는글과 함께 하늘로 USY!
duruduru
2013-10-28 14:45:15
with whom?
롱텅
2013-10-28 14:46:10
DaC
2013-10-29 00:54:55
작업은... 뭐 그냥 업부 관련된 얘기였습니다 :)
DaC
2013-10-29 01:00:48
사실 이 경험을 할 때와 이 글을 쓸 때 꼭 언급하고 싶었던 감정은 많은 마모님들도 겪어보셨음직한 것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나를 다른 사람들이 대할 때 느끼는 감정이랄까요? 무슨 얘기냐면, 처음 비즈니스를 타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제 수준에는 안 맞는 것 같고--마일모아가 아니면 꿈도 꾸지 못했을 비즈니스고-- 그런 생각으로 태평양 횡단 비행기를 탔는데, 그날 따라 수첩에 뭔가를 적어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기에 시간만 나면 뭔가를 마구 적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스튜디어스님이 '일지 적으시나요?'라고 물으셨을 때, '비즈니스 처음 타니까 다 신기하지? 다 적어두고 싶지? 어떤 것이 나오고 어떤 서비스를 받았는지?' 이런 식으로 묻는 것이 아닌지 크게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화들짝 놀라서 '아니요, 그게 아니라 ...'로 시작하는 변명을 하기 보다는 다른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일모아
2013-10-29 03:20:14
밤새 변명을 생각하신 것 같은데, 안 멕힙니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