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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백선 - 이중 몇편이나 읽으셨나요?

blackbear, 2014-01-14 14:53:28

조회 수
7093
추천 수
0

http://en.wikipedia.org/wiki/The_Top_100_Crime_Novels_of_All_Time

http://en.wikipedia.org/wiki/Detection_Club


영국 추리소설하면 아가사 크리스티와 코난 도일밖에 몰랐는데 이 리스트 덕분에 요즘 열독하고있네요.


아래는 요새 읽은 추리소설의 간단 감상(이건 편하게 음슴체)


도로시 세이어즈 - Who's body? 첫작품이라 그런지 범인이 누군지 너무 쉽게 드러남. 피터 윔지는 나쁘진 않은데 셜록같은 매력은 좀 없음. 너무 다가진 남자라 그런가?


Gaudy Night 서문에서 도로시 세이어즈는 캐릭터 개발에 아낌없이 페이지를 할애 한다고 해서 뭔소린가 했더만 처음 오십페이지 읽고 나서 알았음. 아직도 아무도 안죽었음. 도로시 세이어즈가 당시 여자로서 드물게 옥스포드 나오고 단테도 번역하고 해서 가우디 나잇에서는 라틴어가 여기저기 나옴.  인터넷 뒤져보니 주석만 백개가 넘는데 이게 뭐 세잌스피어도 아니고 주석까지 다 찾아서 음미해볼 정성은 없고..


가우디 나잇이란 옥스포느내 여자대학의 홈커밍데이라고나 할까? 옛 동창들 캠퍼스에 모여서 학교내서 저녁도 먹으면서 회상하는 밤임. 첫 백페이지는 옛 동창들, 학교 패컬티 멤버들의 캐릭터 묘사가 깨알같이 나옴. 많은 인내심을 요구함.  이 부분만 넘겨주면 점점 재밌어짐. 당시의 옥스포드내 여자대학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게 묘미. 옥스포드 캠퍼스도 잘 묘사되어있음. 거기에 헤로인과 피터와의 로멘스도 조금 나오고 대학생들도 좀 나오고 등등. 실제 미스테리는 끝까지 끌고가는 힘은 있지만 문스톤처럼 단숨에 읽어갈 정도는 절대 아님.

다 읽고나면 나름 만족스럽지만 두번 읽을거 같지는 않음.


Nine Tailors 가우디 나잇보다는 훠~얼씬 재밌음. 영국 교회의 종문화에 대해서 알게됨. 종을 8시간이나 치고 있다니.... 참으로 영국스러움.
미스테리 자체도 훨씬 짜임새가 있음.


The Moonstone 윌키 콜린스의 문스톤을 이제서야 읽었다니. 디킨스가 콜린스한테 진정한 page turner라면서 극찬을 해줬는데 완전 동감임. 여러명의 나레이터가 글을 이어가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보는 묘미가 있음. 첫 나레이터인 늙은 집사 배터리지가 나의 favorite character. 나의 취미가 영국 시대물 보는건데 어떤 사람이 어떤식으로 연기할지가 막 떠올려질 정도로 살아있는 캐릭터임. 배터리지가 가진 사람에 대한 통찰력은 너무너무 웃김. 이책을 영문으로 다 읽지는 않더라두 배터리지가 쓴 첫부분은 정말 강강추임. 꼭 읽으시기 바람. 영국 사람들 특유의 유머가 살아 넘침. 실제 배터리지의 캐릭터는 완전 고지식하기 때문에 유머가 더 배가됨.


The Poisoned Chocolates Case - Anthony Berkeley
도로시 세이어즈, 버클리, 아가사 크리스티, Chesterton, 스칼렛 핌퍼넬을 쓴 Emma Orczy 등 당대 유명한 추리 소설가들이 모인 클럽이 디텍션 클럽. 두번째 링크를 가시면 됨.  이 책은 바로 디텍션 클럽의 이야기가 아닐까함. 물론 미스테리 사건은 당근 있음. 바로 독이든 초콜렛 상자. 어느날 아침 정부(mistress)의 전화를 받으려고 젠틀맨 클럽(룸싸롱이 아니고)에 일찍 도착한 한 부잣집 젊은 신사가 클럽에 와있던 다른 신사한테 초콜렛 상자가 배달되는 걸 목격함. 실제 초콜렛 상자를 받은 사람은 초콜렛에 관심이 없다고 그냥 젊은 신사한테 줘버림. 마침 전날 본 연극에서 누가 나쁜놈인가를 알아내기를 하다가 내기에 져서 그 벌로 아내한테 초콜렛 상자를 줘야했던 이 돈많은(돈 많은 것들이 더 무서움. 역시 공짜는 댓가가 있음) 젊은 신사는 기쁘게 받아서 아내에게 가져감. 둘이 같이 좀 먹고 초콜렛 좋아하지 않는 신사는 그만먹는 바람에 살았지만 불행히도 그의 아내는 혼자 있는동안 더 먹고는 초콜렛의 독으로 인해 죽게됨.(과욕은 불행을 부름)


경찰이 조사했으나 이 사건은 미제사건 그야말로 cold case로 종결.


디텍션 클럽의 멤버들은 이 사건을 각자 조사해서 누가 범인인지 클럼 모임마다 한명씩 발표해야함. 각자 그럴듯한 모티브와 추론에 따른 결론을 내리면서 다음 멤버로 바톤 넘어갈때 마다 양파껍질 벗기듯 이전 멤버의 결론은 박살내고 새로운 주장이 나옴. 이렇게 스토리가 진화 되면서 맨 마지막 멤버가 범인을 밝혀냄. 범인은 클럽 멤버중 한명임.


미스테리 황금기라는 당대의 쟁쟁한 멤버들이 모인 디텍션 클럽이 이렇게 운영되지않았을까 단면을 볼 수 있는것 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함. 

멤버가 돌아가면서 발표하기 때문에 이책도 문스톤처럼 나레이터가 여러명임. 대신 짧음. 각 멤버의 주장도 꽤 근사하기 때문에 각 멤버의 주장에 red herring 넣고 캐릭터 좀 살려주면 책한권씩 나오겠음.

8 댓글

쿨대디

2014-01-14 14:58:46

아... 고맙습니다.
전 어렸을 때부터 문학을 멀리했었는데 추리소설만은 예외였죠. 요즘도 책을 거의 안 읽는데... 킨들버젼 찾아서 읽어봐야겠네요.

Kihi

2014-01-15 03:35:29

저도 초딩때 책 안읽는다고 엄마한테 구박받던게 생각나네요. 그때는 만화책만 열심히 읽었죠. 그러다가 추리소설 광팬인 언니덕에 집에 굴러다니는 아가사 크리스티, 코난도일, 모리스 르블랑, 애드가 앨란 포에 으스스한 일본 추리소설까지 읽고는 충격받았죠. 애드가 앨런 포는 지금도 멀리해요. 왠지 무서울까봐요.ㅋㅋ

 

문학도 주변의 영향을 받는듯해요. 고등학교때 절친이 문예반 반장이라서 맨날 문학책 얘기하는데 오빠, 언니들한테 들은 풍월로 넘어가기에는 한계가 드러나서 할 수 없이 조금씩 읽다보니 재밌어지더라구요. 대학때 우연히 세계 명작 백선인지 유명 문학책과 작가 소개를 매책마다 2페이지씩 요약해놓은 걸 베게맡에 놓구 필 받는것 하나씩 사서 읽는게 취미였어요. 이방인과 개선문에 푹 빠져서 읽다가 의식은 책속에 가있고 나의 세상은 몸만 와있는 듯한 trance에 빠지기도 했죠. 책은 그맛에 읽는 거 같은데 요새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trance는 잘 안오네요. 책을 놓으면 현실로 바로 돌아온다는...

 

전 19세기나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한 옛날 책들을 좋아하는데 구텐버그(http://www.gutenberg.org) 에서 공짜로 다운 받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네요. 혹시 토렌트 쓰시면 bitsnoop이나 thepiratebay에서 작가 이름 치시면 굳이 아마존서 안사셔도 되요.(요건 at your own risk 아시죠? 전 토랜트로 책도 다운받고 주로 영국 드라마들 다운 받는데 아직까지 바이러스 먹은적은 없어요. 컴터가 2년정도 되서 바이러스 좀 먹어줘도 되기두 하구요. 핑게김에 새로 바꾸게요.) 아 그리고 요샌 동네 도서관에서도 전자책으로 빌릴 수도 있어요. 

블랙커피

2014-01-14 15:03:00

오, 이 글 좋네요.  감사합니다.  천천히 찾아가면서 읽어볼께요.

blackbear

2014-01-15 03:37:17

칭찬 감사합니다. The Woman in White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는 별 흡입력이 없네요. 좀더 인내심을 가져야하나 봅니다.

Prodigy

2014-01-16 04:49:07

애거서 크리스티 참 좋아하는데요. 일단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다른 작품을 손 댈려구요. ㅎㅎ

fenway

2014-01-16 05:24:05

고전적이긴 하지만 요근래 작품만의 취향은 아닌듯해서 레이먼드 챈들러,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들 추천합니다.


최근에 뒷통수를 제대로 맞은 것은 영화였는데,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영화들 <Incendies>, <Prisoners> 추천합니다. 

보신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안 보셨다면 절대 영화평 확인마시구요. 스포일러에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치명적인 내상을 입습니다 :-)


제 경우에는 한번 트루 크라임을 접하고나니 웬만한 흡입력의 픽션이 아닌 다음에는 쉽게 눈길이 안 가더군요 -_-

정유정 작품들도 시작하는둥 마는둥... 여튼 본문의 링크가 크라임 위주라 트루 크라임의 바이블 하나 남깁니다.

http://www.trutv.com/library/crime/index.html


snkk78

2014-01-16 10:55:41

옛날에 셜록홈즈에 미쳐서 매일 매일 읽던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천천히 리스트보며 하나 하나 읽어 가야 겠어요.. 셜록 홈즈가 갑자기 또 읽고 싶어지네요~

티모

2014-08-19 14:24:57

셜록 홈즈 전집있습니다.


흥미롭게도 홈즈는 사건을 재구성 할때 코케인을 흡연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지요.

요즈음 같으면 빵으로 먼저 갈듯한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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