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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 야구로 돌아본 내 인생의 반성

OP맨, 2014-02-15 09:02:53

조회 수
2599
추천 수
0

OP맨입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런 글을 쓰는지 매우 헤깔리는데요...머랄까 게시판 보다가 나도 모르게 카드 신청서를 쓰고 있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것과 무언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히 쓰고 싶어져서 쓰는 것이니 나무라지는 않으시겠지요? ㅋ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티모님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방문 입니다...

 

처음 티모님이 등장하시자마자 전 깜짝 놀랐습니다. 크레딧 카드 내공 야구에 대한 열정 때문에...

저도 웬만한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야구에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 허비 했습니다.

 

우연치 않게 외할아버지 따라 가게된 82년 한국프로야구 개막전 동대문 운동장...이 도화선이 되어 그 이후에 인생이 지금까지 야구와 매우 많은 관계를 가지게 되었답니다.(어머..이렇게 되면 나이가 유추 되겠는걸요 허억..)

이때부터 MBC청룡 골수팬으로 90년대까지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야구선수가 되는게 꿈이었구요..

우승 한 번 못하고 80년대를 보냈어도..충직하게 청룡팬으로 살아오다가 90년에 드디어 감격을 누리게 됩니다

LG가 우승하던 90년,94년 잠실경기장에 12시부터 길바닥에서 기다려서 표사고(홈경기 모두 관람) 11회말 김선진 선수 끝내기 홈런에 감격하여 신천역 새마을 시장을 만취해서 활보하고 살았습니다.

돈을 1.5배만 내도 되는 더블헤더가 있는날이면 만사 제쳐두고 잠실에서 살았던 것도 기억 납니다.

혜택이라곤 홈경기 1000원 할인뿐인 LG twins LG카드를 받고 엄청 기뻐했답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LG가 성적이 나쁜 것 때문은 절대 아니고, 김성근 감독 야구 스타일이 맘에 안들어서 조금씩 마음이 소원해 졌구요...(그래도 출근 하자마자 어제 엘지가 이겼는지 보는게 일상이긴합니다.)

90년대 중반부터는 찬호박 선수가 눈을 뜨게 해준 MLB라는 새로운 세상에 심취해서 지금까지도 MLB에 흠뻑 빠져 살고 있습니다.

 

제가 공돌이긴 하지만 운동치는 아닌편이라, 대학교 입학해서 학교를 떠나는 날까지 교내 야구 대회는 모조리 참가를 했었드랬지요.

대학교 교내 야구대회가 동네 야구 수준이긴 합니다만..그래도 나름 몇 년간 많은 희로애락을 느꼈습니다...물론 수업같은건 가뿐하게 제끼고..

 

미국으로 넘어 오기 전 미국에 출장으로 왔을때 어느 도시를 가던 그 도시 야구장을 꼭 가보는게 제 목표입니다(현재도 진행중) 이제 30개 구단중 반 정도 가봤을 것 같네요

2000년인가..동부 어느 지역에 갔다가 한국에 들어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뉴욕에 하루 전날 오후에 도착을 한적이 있습니다. 일행(둘 다 선배)도 모두 뉴욕은 처음이었구요...제가 그때 렌트카 운전 담당이는데..

그날이 공교롭게도 박찬호 선수 등판일에 sunday night baseball로 중계가 있질 않겠습니까..그래서 자유의 여신상이고 머고...'난 안나간다'라고 선언하고 야구 보고 담날 뱅기타고 들어온 적도 있답니다.

박찬호선수 텍사스 시절에 제가 출장중이 도시에 등판한다는 걸 알고, 당시 매우 바쁜 업무 중이었으나 점심을 먹고 온다는 핑계로 야구장으로 달려가서 평생소원이던 박찬호 선수 던지는 모습도 봤구요(그날 흠씬 두들겨 맞았습니다...5이닝 못채우고 강판)

 

이 외에도 엄청난 뻘짓을 많이하고 살았고..와이프도 제가 야구 좋아하는거 이해 많이 하는편인데도 가끔 머라머라 하더군요..

 

(또 생각나네요)내가 왜 이 글을 쓰고 있지?..험..

 

(생각 났습니다.)

우선 여기 계신분들은 티모님의 야구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아실테니...그 부분은 생략하고..

제 후배중에 한명이 야구를 참 좋아했었습니다. 저랑 대회도 같이 나가구요.. 그 때 기억나는게 '야 임마 이 형이 그래도 너보다 야구에 대한 열정,애착이 더 많아!' 라고 자신 있게 얘기 했었는데..

그 후배 역시 공대 출신에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까지 잘 했는데

3년 전인가...누구 말을 들어보니 대기업을 때려치고 NC다이노스에 직원으로 입사를 했더군요...전공도 안맞는데..존경하게 되었습니다..우리 후배..

 

이런저런 주변을 돌아보니...사실 전 야구에 대해서도 그리 열정적이지 못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현실에 순응해서 살고 있었고..야구에 대한 애정은 티모님이나 제 후배 발끝도 못 따라간다는거죠..야구에 대해 아는척이나 하고 살았던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반성을 해야겠다...였습니다.

 

저한테 조만간 인생의 전환점이 올 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야구하고 관계없어요 ㅋ)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제가 야구를 좋아한 것 보다 훨씬 더 강하게 마음 먹고 할 일을 잘 추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곧 다가올 변화를 겪을 때, 나중에 지금 야구에 대한 것 처럼 반성하지 않도록 후회없이 한 번 해보자...혼자 다짐..하면서 쓸데 없는 뻘글을 마칩니다.

 

(정말 앞뒤가 안맞는 글이군요....야구 얘기로 시작하다가 각서 분위기로 돌변하는....읽어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

 

=================================================

한 가지 더 떠올라서 덧 붙이는데요..

중고등학교때 제가 통학 거리가 좀 길었거든요...그 때 밤에 지하철에 버리고 간 스포츠 신문을 주워서 매일 하던 짓이..

땅표(프로야구면에 나오는 경기결과 표, 2땅,좌안..이렇게 깨알처럼 쓰여있는)를 정독 하는 것이었답니다...야구 시즌에는 그래서 집에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었죠...

 

16 댓글

기다림

2014-02-15 09:22:57

그 변화가 외부로 부터 오든 내부로 부터 오던간데 그 변화를 격고 멋진 인생을 살아가실것을 기대해 봅니다.

화이팅!


갑자기 제 후배 중에 야구좋아해서 학교수업 보다도 야구동아리 열심히 꾸려가던 후배가 생각나네요. 인터넷에 모든 아이디가 슬러거였는데 말이죠.

지난번 한국방문에 형보러 오지도 못할만큼 힘들어 하길래 전화로 다독여 주고 왔어요. 역시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돌파구가 생겨서 지금은 둘째도 낳고 승진도 해서 더 잘 되었더군요.


저도 포함 마적단 화이팅해요!

OP맨

2014-02-16 07:43:12

응원 감사합니다.

제가 곧 KS를 떠나게 되어서 기다림님 영접 한 번 못해서 죄송하네요..출장때 항상 날시 조심하시구요..

기다림

2014-02-17 09:45:56

곧 떠나신다니 아쉽네요. 계신줄 알았으면 지지난번에 켄사스 시티에 출장갔을때 한번 뵙는건데 말이죠.

Savoy inn인가 루즈벨트 대통령도 들렸다는 시내에 있는 오래된 호텔안에 있는 식당갔는데 켄사스 스테이크 맛있더라구요.

 

잘 마무리하시고 좋은곳에서 또 잘 시작하시길 바래요.

티모

2014-02-15 10:53:49

외할아버지 손에 이끌려서 처음 야구장에 간것도 저랑 같으시고 (저보다는 연배가 위셔요) (전 대학야구 결승전이였음. 연장 15회까지 갔다가 결판이 안나서 다음날 시합하기로한)

 

저보다 형님이신데 제가 뭐라고 드릴말씀은 없고

반대로 저한테 용기라는건 현실에 순응해서 사는거야말로 용기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어느누구보다 다뒤집어 엎고 도전하고 모험하는건 쉽지만 현실에 순응해서 가족을 지키는것이 어쩌면

진정한 남자의 용기가 아닐까 요즈음은 그런 생각을 해봐요.(존경스럽다는 이야기임)

이게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내년에 같이 애리조나에서 뵈용~

 

OP맨

2014-02-16 07:46:45

결국 나이대가 뽀룩 나버렸군요..

제가 티모님 글을 보면서 정말로 느낀게 많았습니다...댓글 감사하구요..

언제라도 제가 그 근처에 가게 되면 꼭 저랑 캐치볼 한 번 하시죠~~

니 동네는 야구하는 어른들은 거의 없드라구요...시골이라 그런지...소프트볼 공은 영 정이 안가요..

nysky

2014-02-15 12:12:59

저도 박찬호 사장님 덕분에 딱10년전 무작정 미국 왔네요 ㅋ
포에버 박사장님!!!

duruduru

2014-02-15 13:49:51

17년 후, 마일로 돌아본 내 인생도 기대합니다!!!!

OP맨

2014-02-16 07:47:55

마일을 모으기만 하고 제대로 못 써서 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열씨미 노력해보겠습니다...ㅋ

앞자리

2014-02-16 09:07:17

이 글이 야구를 좋아했던 한사람으로서 정말 제 가슴속에 와 닿습니다. 저도 어려서부터 학교 빠지면서 야구 응원다니고 한국 그후엔 미국으로 관심이 이전되면서 야구 정말 사랑했습니다. 참가할 수있는 대회란 대회는 (아마츄어 아니 동네야구나 intramural) 다 다니고 팀을 만들어서 야구를 했습니다. 소유하고 있는 야구장비는 한 팀이 필요한 장비까지 장만했었습니다. 선수를 스카웃하러 다니기까지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우습네요. 이젠 옛날얘기가 되어갑니다. 소유하고 있는 야구공들 (싸인된) 보면 감회가 뭉실뭉실 피어 오릅니다. 야구에 대한 열정처럼 인생의 전환점이 원하시는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을 확신합니다.

OP맨

2014-02-16 10:12:50

앞자리 님 답글만 봐도 느낌이 확 옵니다...생각보다 야구에 몰입한 분들이 많으신 듯 해요..

 

그리고 좋은 말씀도 감사합니다.

 

유자

2014-02-16 10:40:42

뻘글이라시며 야구를 말씀하시니까....야구에 문외한이지만 게시판 입문 이후 야구에 관해 꽤 많은 얘기가 오갔던 터라 아주 조금은 관심이 가네요..(야구 사랑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 그래서 죄송하지만요 ^^;; )

제가 기억하는 한 2년전쯤 마모 게시판 모습에선 마일과 포인트 얘기들이 주로 오가다가 야구 얘기가 나왔다 하면........... ㅎㅎㅎㅎㅎ 댓글들이 점차 오른쪽으로 붙어가는....아시죠... 뻘글들의 향연.... 게시판에서 주종목은 야구구나.... 싶었습니다.

이젠 게시판에서 마일과 포인트, 살아가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정말 포털 질문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가 거론되지만 뻘글 원조? 인 야구 이야기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앞두고 느끼시는 바를 쓰신 글을 보니 야구는 인생이다? 뭐 그런 말을 들은 것도 같고..... (아.. 저도 수습이 안 되고 산으로 가고 있는듯한;;;;) 

암튼!!!! OP맨님, 앞 길 응원합니다 ^^

duruduru

2014-02-16 17:57:58

마일 지능과 야구 지능이 유사함 면이 많은 거 같애요. 한 마디로, 똘똘해야 한다는 거죠!!!!!!

푸른초원

2014-02-16 17:51:44

저도 야구를 좋아하는데요.... 삼춘이 어느날 학교를 찾아오셨어요... 아버지가 아프시다고 빨리 집에 가야한다고 ㅋㅋㅋㅋ 그때가 군상상고 준결이었나 였을 겁니다. 조계현 참 좋아라 했었죠..

그거 보고 결승보고 해태 창단부터 꾸준히 타이거즈 편이었습니다. 마모에는 LG팬들이 많으시더군요...


스크래치

2014-02-16 18:16:58

.

푸른초원

2014-02-16 18:20:32

쌈장이 아닌 쌈닭.... 멋있었죠.... 김건우/박노준 그쵸 그때는 고교야구가 대세였었죠...

MadduX

2014-02-17 09:38:04

야구...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결혼 전 MLB TV를 만났다면 결혼을 안하고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ㅋㅋ 그런데... 살다보니까 야구만큼 좋은게 많이 있더라구요. 

사실 요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너무 식어서 참 우울합니다. 근데 스트레스는 덜 받아요. ㅎㅎㅎ 죽기전에 알라나 우승하는건 한번 봐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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