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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가는 길...

aicha, 2014-04-11 03:30:45

조회 수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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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큰 명절 (페사) 앞둔 종교주말 (샤밧)이라 너무나 한가로운 주말입니다.  

종교 주말이라 아니나 다를까 기차를 무쟈게 일찍 끊기 때문에 (이게 제일 싫음) 기차 끊기기 전에 (--;;) 공항 가는 길입니다. 

평소 샤밧과도 많이 틀리네요. 정말 다들 "대탈출"을 한 건지 길거리도, 기차역도 사람들 보기가 힘듭니다. 


아침에 제 집 정원(이라고 부르기는 민망하나..) 가운데 플라스틱 의자 하나 떠억~ 갖다 놓고, 

눈 앞에 좌~ 악 펼펴진 허허벌판 돌사막 (엽서에서 보는 아름다븐 모래사막 그런 거 아니고....)을 바라보며 차를 홀짝대니 

세상이 다 내 것 같더라구요. ㅋㅋ 저게 다 내 땅이야!!!  혼자 이러믄서.  --;;


며칠 전에 unrecognized Bedouin villages 몇 군데를 외국에서 온 그룹과 같이 방문했습니다. 

오피셜 지도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커뮤너티들이라, 가끔 사람 사는 줄 모르고 어쩔 땐 커뮤터니 한 가운데로 고속도로 막 뚫리고 그런다네요.

물, 전기 다 어찌 다 자급자족해 사는데 (전기는 태양전지로 하더라구요), 항상 철거의 위협에 있습니다. 

아이러닉한 건 원래 그네들 땅에 그네들이 사는 건데 말이죠.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 빼앗긴 이야기 구구절절 들어보면,  아.. 진짜 눈물 납니다. 

마치 일제 강점기 때 농토 빼앗긴 조선 농부인 이야기들과 그리 다를바 없습니다. 

아직도 법정 투쟁중인 사람들이 많은데 (교육 수준이 낮아 이조차 미미하나), 마치 조선농부가 일본인 변호사와 대항해 일본인 판사의 일본 법정에서 싸우는 꼴.  


사람 사는데 의식주가 중요하다 하는데...  "주" 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저도 떠돌이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한 몇 달이라도 내 한몸 편하게 뉘일 곳 찾는게 항상 가장 큰 일이더라구요... 


이집트.. 이번에 세번째인데 갈 때나마 저도 제 인생의 다른 stage 에 가니까 갈 때마다 틀리긴 한데. 

급조(!)된 여행이라, 일도 밀렸고, 카이로 벗어날 마음의 여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카이로 간다니 옆집 여자는 피라미드에 무슨 한이 많이 졌는지, 같은 피라미드 얘기만 수십번 ...  (아, 그만 좀 해라..--;;) 

전 피라미드는 별 계획 없고, 소박한 계획은 움 쿨숨 (Lady of Cairo) 여사 박물관 정도. 

가서 저렴하게 그분 씨디도 좀 더 긁어모으고 (이분은 곡 하나가 보통 씨디 하나이심.) 

5 댓글

기다림

2014-04-11 03:55:32

갑자기 카이님이 생각나네요. 카이님 한국 잘 가셨나 모르겠네요?

 

아이챠님도 좋은 여행하시고 중동의 모래바람에도 잘 지내시길 바래요.

edta450

2014-04-11 03:58:20

부럽습니다 부럽습니다(...)

해아

2014-04-11 07:18:00

베드윈족의 처량한 신세 이야기를 들으니,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에서 처참하게 버림받은 민족으로 묘사되었던) 칼미크 족이 떠오릅니다. (칼믹에 대해서는 - http://rozanov.egloos.com/1140887)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회복하려 애써도 '조선농부가 일본인 변호사와 대항해 일본인 판사의 일본 법정에서 싸우는' 가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네요.

칼믹족도 과거 스탈린의 몰인정/파렴치한 강제이주로 고초를 겪은 후 소수의 양심적 러시아인(당시 소련인)들의 연민속에, 원래 인구의 상당수가 희생된 뒤 간신히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온 사연이 있어서요. 


제가 작년에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쉬가밧 에 갔을 때 거기서 움 쿨숨 Umm Kulthum 여사의 노래를 동영상으로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엔,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마치 산조가락처럼 느리고 빠른 장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커다란 울림이 느껴지더군요. 도저히 눈과 귀를 멀리 할 수 없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노래가 대체 언제 끝나나 하고 계속 지켜봤는데, (아이샤님 말씀처럼) 30분도 넘게(어쩌면 1시간에 육박할만큼) 악단연주에 맞춰 노래 부르는 걸 보고 당황했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그녀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는데, 움 쿨숨이란 인덱스로는 도통 못찾겠다가,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에서 '움무 쿨숨'이란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슬람 세계의 영웅 이븐 바투타나 깁 마흐푸즈(노벨문학상 수상자) 등과 동일반열에서 언급할 만한 현존 최고봉의 독보적 여가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기에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 뒤로도 유투브를 통해서 한두번 그녀의 음악을 다시 듣곤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zRMbCuO_ts


그러고 보면, 이슬람 세계에서, 최소한 좁게 봐도 아랍권 전체의 머라이어 캐리나 휘트니 휴스턴 (한국의 패티김이나 이미자 또는 인순이?)쯤 되는 현존 최고의 여가수인데도...

한국(사람)이나 미국(사람)에서는 매우 생소한 듣보잡으로까지 취급당하는 상황을 보면... 이슬람, 특히 아랍 세계는 상당부분 미지(or 무지)의 영역안에서 계속 ? 물음표로만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때론 종교적 편견까지 가미해, 애써 알고 싶어하지도 않다고 외면하면서, 심지어 마구 폄하하는 걸 보면, 관용과 공존의 미덕이 아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무튼 아이샤님 덕택에 그쪽 소식 들을 때엔, 놓쳤던 소중한 것들이 다시 일깨워지는 것 같아 저절로 미소를 띄게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소식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icha

2014-04-11 08:41:23

반감습니다, 해아님. 베를린 호텔은 어떻게 정하셨는지? ^^;;    움 쿨숨은 보통 서양쪽에서는 아랍의 마리아 칼라스라고 하는데, 사실 듣는 아랍사람들 그렇게 비교하면 기분나빠 하구요 ㅋㅋ (그런데 전 디테일은 모르지만 서양 오페라랑 아랍곡 악성 체계가 달라서 딱 비교하기 그렇다 하네요)  다음 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qDAt7LfDP7o)  보다가 예전에 친구랑 뒤집어지게 웃은 적 있는데, 뭐 일종의 엑스터시라고 하지만, 별거 아닌 거에 저렇게 관객들 자지러지는게 보면 확실히 "정서"라는게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비디오 보고, 모로코 여성분이 Nazra  (glance)  들어가는 유명한 3줄 어구 아랍어를 가르쳐 주었는데 (서로 눈길이 마주치고, 여자가 웃음 주면, 에헤라... 행복이라 ~  뭐 대충 이런 거였는데요. 한 마디로 남녀 둘이 눈이 맞아서 정분 난다 뭐 이런 건데... ), 같이 종종가는 시리아 식당에 갔을 때, 제가 항상 서빙하던 웨이터 (느무 생겨서 제가 젤루 좋아하던 분 ㅋㅋ) 분에게 아, 나 아랍어 배운 거 있다 하고 한번 당당하게 읆어주었더니 ...  그 남자분 얼굴 벌개지고, 같이 갔던 친구 당황하고, 주위사람들 웃고 난리난 적 있었는데, 이걸 잘못 쓰면 "여자가 관심있어 꼬리치는 것" 으로 된다네요. 아, 나도 모르는 사이게 나 고백한 거얌? ㅋㅋ   

해아

2014-04-11 12:53:41

'아랍의 마리아 칼라스'란 비유가 저같은 문외한이 이해하기에 딱인듯 싶습니다. 소개해주신 링크의 동영상에 나오듯 노래 중간의 읇조림? 또는 웅얼거림이 은밀한 성애적 교감표현 같은 걸 - 그런걸 '엑스터시'라고 하나보죠? - 말하는 것이었군요. 그래서 청중들이 그렇게 광분하며 박장대소하는가 보죠? 엄숙주의가 일방지배하는 듯한 사회분위기인 것 같아도 저런걸 보면, 아랍인들(특히 남자?)도 우리네(남성동지)랑 결국 비슷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

애아범이 된 입장에서 아이샤님이 그 식당 웨이터에게 과연 어떤 표현 했을까 상상하는 건 너무 방정맞은 짓 같아서 참겠습니다. 

그리고 베를린은 결국 (여러분의 의견 + 아이샤님의 마지막 말씀처럼) 래디슨 블루 Radisson Blu Berlin 으로 예약(66k = premium)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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