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운수 좋은 날" - AA1645 Biz operational upgrade 및 JFK 표류기

MrK, 2014-05-01 09:53:45

조회 수
2422
추천 수
0

안녕하세요, 요새 인사가 좀 뜸했죠? ㅎㅎ 
오늘은 토론토에서 인사드립니다. 이 곳은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아, 엄청 춥습니다;;

(아직 최저기온이 섭씨 5도 정도밖에 되질 않네요;; 도착하자마자 헉 했습니다)

오늘의 부제는 '운수 좋은 날' 입니다.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셨다면 한 번쯤은 읽어보셨을만한 이 책, 
1920년 조선문학의 대표로 일컫어지는 
현진건의 작품이죠. 

다른 말들을 다 제쳐두고라도,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왜일까요? 읽어보시면 압니다. 하하^.^ 그럼 시작합니다!

각설하고, 시작은 29일 오전의 칸쿤 공항으로 돌아갑니다.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항공기를 탑승하기 위해 게이트로 갑니다.

20140429_131904.jpg

저를 태우고 뉴욕까지 날아갈 AA 1645편입니다.
B738 기체이구요, 반짝반짝 눈이 부시는 AA 구도장입니다(진짜 햇빛 제대로 받으면 눈이 부십니다;)
레드, 화이트, 블루의 색상이 "나 미국 비행기야" 라고 대놓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 같네요, ㅋㅋㅋㅋ

20140429_132733.jpg

그렇게 게이트로 갑니다. 그리고 게이트에서 빨간 불과 함께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 삑!!!!
"너 혼자니? 우리가 더 좋은 자리로 바꿔줄게" 

그렇습니다. 비즈 업글입니다. 하하^^;; 사실 AA 중단거리 비즈는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내심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공항 직원이 "오늘 우리 풀인데, 만약 사람 다 오면 니가 1순위로 올라갈거야~ 기대해" 하는 말을
특유의 라틴 억양으로 해 주시는 바람에 나름 저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었죠. ㅎㅎ

혹시나는 역시나였습니다:)

20140429_133258.jpg

그렇게 기내에 들어왔습니다.
전형적인 중단거리 가죽시트, 널찍한 시트와 좌석간 피치.
AA를 타면 사실 이제는 눈이 아니라 몸이 알죠. 아 내가 미국항공사를 탔구나~ 하는걸요. ㅎㅎ

20140429_133307.jpg

중단거리 비즈인데도, 좌석간 피치가 윈도우 2개 이상 되었습니다.
양키들이(;;;;) 몸이 커서 이정도 공간은 무조건 나와주어야 되는건지,
큼직큼직해서 (다소 사이즈가 큰) 제가 앉기도 전혀 무리 없었습니다. 아니, 매우 쾌적했습니다.

04-2913-33-43-344.jpg

리클라이너요? 있긴 하지만 -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똑딱이 단추고... 130도나 될까요? 말그대로 조금 더 편하게 간다 이 수준이죠.
하기야, 비행시간이 3시간 55분(그러고 보니 인천-홍콩보다 더 길고, 방콕보다 좀 못하군요. 생각보다 길군요;) 밖에 안되니
괜찮습니다. 뭐 이정도야..

04-2913-49-49-281.jpg

시작은 뽀글이가 진리이지만 - 
날씨가 너무 더운 관계로 아이스가 들어간 무알콜 뽀글이를 시켰습니다.
저는 탄산수를 꽤나 좋아하는 편인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04-2913-49-53-903.jpg

04-2913-52-18-396.jpg

출발이 약간 지연되어, Tarmac view를 보다가 USA today에 붙어있는 크로스워드를 풀다가 (펜 제공 : 캐세이퍼시픽)
뒹굴뒹굴 하다가..

04-2913-52-31-232.jpg

이제 떴습니다! 떴다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무드라이트가 이뻤습니다. 푸른색 계통으로, 흡사 787 드림라이너와 비스무리한 풍경을 연출하더군요,

20140429_155045.jpg

제가 가~장 좋아하는 Hot Nuts가 나왔습니다.
이 맛은 절대로 어느 항공사도 못 따라와요.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습니다. :)

04-2915-55-22-284.jpg

술이 빠지면 섭하겠죠? 간단하게 위스키콕 한 잔 먹습니다. 점심부터 들이부으면(?!) 안되잖아요..
칸쿤에서 술을 너무 먹어서, 여기서는 간단히 입가심만 합니다. ㅎㅎ

04-2916-36-31-613.jpg

비행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그냥 한번에 다 서브해줍니다.
사실 그래봤자 메뉴도 치킨, 비프 두 개 밖에 안 되구요 가짓수도 전채-식사-후식의 매우 단조로운 구성이죠. ㅎㅎ

전반적으로 다 뭐 괜찮았습니다만, 고기가 꽤 질겨서(;;;) 고생 좀 했더라지요. 허허

04-2916-36-35-880.jpg

위스키 콕을 한잔 더 받아 목을 축이며 식사를 끝냅니다. 작은 항공기라도 칵테일 테이블도 있고 하네요.
그래도 있을건 다 있습니다. ㅎㅎ

그렇게.... JFK에 도착해 입국장으로 나와서 다시 3층의 출국장으로 향하려고 그러는데,
게이트를 확인하러 전광판을 봤지요.

그런데.... 그런데!!!!!!!!!!
"CANCELLED" 신이시여 이게 무슨 말이시란 말씀이십니까......ㅠㅠ

20140429_220517.jpg

3층의 rebooking center는 완전히 줄이 가득 차서,
priority desk로 갑니다. 가니까 직원이 이리 말하더군요.
"니 비행기 날씨때문에 취소됐어. 내일 아침 9시 비행기고, 날씨때문에 그런거라서 아무것도 없어. 
알아서 있구 내일 새벽 3시부터 체크인이니까 라운지 가고싶으면 그때 와"

20140429_203426.jpg


제가 JFK에 도착한 시간이 7시,
호텔을 어렵게 어렵게 잡아서 호텔로 출발한 시간이 12시 반.
변변찮게 앉을 곳도 없는 JFK 터미널 8에서 5시간 반동안 저도 도대체 뭘 했던건지(.....) 휴우..

pink slip(해고통지서 아닙니다 ㅋㅋㅋㅋ) 받으러
다시 priority counter로 가니, 돌아오는 대답
"우리 그런거 없어. 있다고 해도 날씨때문이라 안 줘"

다른 직원에게 찾아가봅니다.
"아 이거? 있긴 한데 날씨때문이라서 못줘... 미안해"
Regulation이 바뀐 건가요 아니면 직원이 대응방식을 잘 모르는건지... 휴우.
확실히 미국 항공사들이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그래서, 이미 JFK에서 3시간 가량이 지나가고 있었고,
저는 밤을 샐 작정으로 바닥에라도 앉게 마땅한 자리를 물색하고 다녔는데,
"앗차! 나 여행자보험 들고 왔지!!!!!!!" 

그냥 국내 여행자보험이면 - 보상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북유럽계 보험사의 보험을 들고 왔기에, 
바로 저의 보험사(정확히는 대행사)인 worldnomads.com에 접속해 봅니다.

globalnomads.png

 넵 그렇습니다. 있습니다. 1000불(백만원) 까지 보장됩니다!!!!
 올레를 외치며 공항의 accommodation center를 찾아갑니다.

 문제는 호텔이 없다는군요 ㄱ- 한 산을 넘으면 또 한 산이 기다립니다;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공홈을 켜면 딱! (Marriott gold elite인 바람에) 가격이 장난이 아닙니다;; 400불이 넘어갑니다
 보험은 보험이라도 당장 이렇게 덜컥 지출이 생기면.. 매우 곤란하죠.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third party 사이트를 들어갑니다 (호**닷컴, 익스*** 같은 곳들 말이죠)
 홀리데이가 150불 내외의 가격으로 자리가 있군요. 바로 예약 들어갑니다.

 그렇게... 5시간의 JFK 표류를 마치고 홀리데이 인 자메이카로 가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었습니다........ㅠㅠ
 그래도 다행인 건, 이 비용을 제 스스로가 아닌 보험사가 내준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죠.

 다음 날(30일) 아침, 마찬가지로 기상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항공사에서 비행기를 취소하지 않고
 그래도 정상적으로 출발해, 지금 토론토에 잘 도착해 있답니다:)
 정말 "운수 좋은 날" 아닌가요? 하하! ㅎㅎㅎㅎㅎㅎ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오늘도 역시 감사합니다!! 

8 댓글

기돌

2014-05-01 11:23:23

이런 경우 막상 닥치면 참 황망할것 같습니다. 날씨 때문에 해주는것도 없고 알아서 호텔잡고 다음날 와야 하다니 말이죠. 다행히 보험으로 보상을 받으신다니 잘되었습니다.

그래도 업글 받으신건 기분 좋은 일입니다.

MrK

2014-05-01 23:55:48

그러길래 말입니다, 사실 결항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그 때는 바로 항공사에서 조치를 해 줘서 당일 연결이 가능했었죠. 그런데 이번은 밤을 넘겨야 하니(....) ㅠㅠ

감사합니다~:)

디미트리

2014-05-01 11:41:29

막상 보험이 가입되어 있어도 닥치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은데, 기억해내셔서 다행입니다.

MrK

2014-05-01 23:56:26

네, 사람이 당황하게 되더라구요 아무래도....ㅎㅎ 직업상 이러면 안 되는데, 막상 내 일이 되다 보니 순간 헉! 하게 되는 건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나 보더라구요 ㅠㅠ

jxk

2014-05-01 17:39:18

재미지게 잘 읽었습니다. 보험이 이럴때 쓰이는 군요,,, 디미트리님 말씀처럼 이럴 경우 기억도 못하고 그냥 넘어갈수도 있었을텐데... 당황하지 않~고 딱 보험 꺼내서 끝! ^^

MrK

2014-05-01 23:57:09

딱! 끝. ^^ ㅎㅎㅎㅎ 유머있으시네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아

2014-05-01 17:56:47

좋은 보험이고, (놓치지 않고 잘 챙겨드실 줄 아는) 훌륭한 고객입니다. ^^

MrK

2014-05-01 23:57:34

(제가 원래 이런건 좀 착착 잘 타먹는 스타일......헤헤) 감사합니다^.^

목록

Page 1 / 163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2665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57188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78314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80886
updated 3247

[4/27/24] 발느린 리뷰 - 힐튼 타히티 & 콘래드 보라보라 리뷰 (스크롤링 주의)

| 여행기 30
shilph 2024-04-28 1278
updated 3246

Teton NP 뒤늦은 가을 풍경 몇 장 올려 드립니다

| 여행기 19
  • file
안단테 2024-04-27 1016
updated 3245

2024년 포루투갈 여행 후기 (Porto, Lisbon, Algarve)

| 여행기 36
  • file
드리머 2024-04-14 2329
  3244

2023년 겨울 포르투갈 간단 여행기 (사진 없음)

| 여행기 12
브라우니키티 2024-01-28 1563
  3243

P2와 함께한 독일-스페인-한국 여행기 - 6. Barcelona 관광 (Sagrada Familia, Parc Guell, Casa Mila, Casa Battlo)

| 여행기 18
  • file
느끼부엉 2024-02-15 1012
  3242

가족과의 첫 이태리 여행 - 팁과 후기

| 여행기 44
Monica 2024-04-11 3353
  3241

아이슬란드 / 2023년6월 / 9일간 / 4인가족 / Rental Car / Ring Road 일주 / 120+ Spots

| 여행기 71
  • file
Stonehead 2024-04-04 2083
  3240

부모님 모시고 효도여행 후기: 나이아가라

| 여행기 14
  • file
purpleciel 2024-04-11 2118
  3239

도쿄편 : JAL Premium Economy, 콘래드 도쿄(Conrad Tokyo) 후기

| 여행기 45
  • file
엘라엘라 2024-04-20 2549
  3238

이클립스 여행에 빌붙은(?) 뉴욕 먹방 여행기 (feat. 아이폰 15프로)

| 여행기 68
  • file
AQuaNtum 2024-04-15 2335
  3237

hilton tulum conrad 후기

| 여행기 13
  • file
밤호수 2024-04-18 1304
  3236

알래스카 8박 9일 여행 후기 (2024년 4월 6일~14일) with Aurora

| 여행기 40
  • file
쇼미더머니 2024-04-17 2242
  3235

2023 년 11월에 다녀온 St. Kitts and Nevis 후기 입니다.

| 여행기 29
  • file
힐링 2024-03-01 1423
  3234

오로라보러 다녀온 옐로우나이프 (Yellowknife)

| 여행기 46
  • file
페일블루 2024-04-16 2730
  3233

뉴욕 / 2024년2월 / 3박4일 / 50대부부 / NY Pass / Musical / 4개 전망대 /5개 Museum

| 여행기 63
Stonehead 2024-02-23 3432
  3232

업로드 시기를 놓쳐버린 파크 시티 스키 여행기 (feat. 아이폰 15프로)

| 여행기 26
  • file
AQuaNtum 2024-04-13 1152
  3231

카리브해 어디까지 가봤니? - St. Eustatius 섬 여행기 (Golden Rock Resort, 스쿠버다이빙)

| 여행기 16
  • file
UWphoto 2024-04-06 1289
  3230

2023.7-8월 첫 마일여행 후기) 뉴욕_Kimpton; 나이아가라폴스_Hyatt Place; 시카고; 샌프란시스코_Hyatt Regency

| 여행기 10
  • file
네사셀잭팟 2023-08-20 2037
  3229

봄방학 맞이 플로리다 여행 후기 (올랜도-사라소타-클리어워터, 사진X)

| 여행기 11
칭핑 2024-04-07 1156
  3228

2024 4월 디즈니 크루즈 위시 후기 입니다 (Disney Wish)

| 여행기 27
  • file
피로에트 2024-04-12 3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