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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이태리 여행 후기 - 로마

sleepless | 2014.09.01 13:45:4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이태리 여행.

작년 10월에 다녀온 이태리여행
( 이 여행도 제가 마모를 모르던 시절이라 자세한 마일리지 사용에 대해 정보를 드릴수 없음에  ㅠㅠ)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지로 완전 강추입니다.
일단 모든 현대 문화의 근본이 되는 틀을 마련해준 역사가 있는 곳으로, 
아이에게 세계역사의 초기를 이해시켜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기 한달 전부터, 일단, 유투브나 넷플릭스에서 로마의 역사를 이해시킬 다큐멘타리를 많이 보여주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느라 ㅎㅎ
아이는 워낙 다큐멘타리를 잘 보는 성향이라, 
다행히 궁시렁거리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몇개씩 흥미롭게 잘 봤어요.
그래서 아이는 이태리의 유명 화가들, 작품들, 건축가들, 로마의 황제등에 대해 간단히마나 알게 된것이
여행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어요.

가기전에 선생님이, 뭘 가장 보고 싶냐고 물으니, 
아이가, 브루넬리스키가 완성한 돔을 보는 거라고 대답을 했다는.. ㅎㅎㅎ

그리고
우리가 이태리여행을 간다고 학교에 알리자
담임선생님이 가기전에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해서 아이랑 공부를 하고 가는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부랴부랴 아이랑 고대신화의 인물들에 대해 간단히 공부를 했습니다.
이부분에 대해 나중에 선생님께 많이 감사했어요.

가기전, 트립어드바이져와 Rick Steve 의 웹싸이트등을 참고하고 https://www.ricksteves.com/europe/italy
이태리에서 몇년 살다온 아이 친구 엄마에게 많은 조언을 얻어서 여행경로를 짰어요.
그리고 ebook 으로 릭스티브 이태리여행가이드를 사서 킨들에 넣어 들고가서, 
가는곳마다 미리 미리 체크해보고 지도나 기타 정보를 읽어보고 가니까
가서 허둥거리지 않고, 바로바로 일정을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Rick Steve 웹싸이트에 가시면, 무료로 가이드를 mp3로 다운받을수 있어요.
그래서 아이파드나 전화기에 다운 받아서, 다니시면서 차에서 미리 듣고 가시면, 많이 도움이 될 거에요.
현지에 가셔도 유용하구요.


로마에서 3박- 플로렌스 3박 - 베니스 3박 - 밀란  2 박 그리고, 돌아오는 공항이 스위스 쮜리히 여서, 그곳에서 일박을 하고 돌아왔어요.
이태리에서 나오는 표를 구하지 못해, 그나마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쮜리히가 기차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기에 그곳으로 골랐어요.
일일 여행으로 중간에 Ostia  라는 곳과 Siena 를 들렸구요.
모든 도시는 기차로 이동을 했고, 중간에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도시패스를 사서 이용을 했더니 박물관입장이 디스카운트 되기도 해서 편리했어요.

로마는, 
유럽에 맞닿아있는 북쪽 도시들에 비해 낙후되고 지저분하고 가난해보였지만, 
워낙에 볼것이 많고 할 것이 많아서, 다니는 내내 행복했던 도시였습니다.

첫날, 바티칸으로 가서, 
교황님이 매주 수요일마다 교황님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광장에서 인사를 해주시는 Papal Audience 에 가서 
( 요래 요래 글에 힘주는 것도 할 줄 알게 되었네요 ㅎㅎㅎ. 머지 않아, 움직이는 JPEG 을 넣을 날이 coming soon. ㅎㅎ)
교황님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뵐수 있었어요.
원래는 미리 들어가는 입장권이 있어야 한다는데, 저희는 그냥 운에 맡기고 갔는데
우리 앞에 있던 어떤분이 제가 빈손으로 서있는 걸 보고는, 몇장 주셨어요. 근데 정작 들어갈 때 그걸 확인하는 사람은 없었던 듯해요.

이번 프란시스코 교황님, 언론에 기사가 나면 날수록 더더욱 좋아하게 되는 분인데
근경에서 뵐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였고, 큰 축복이였어요.
제가 정말 이분이야!! 하고 외치게 된 일화.
독일의 한 주교가 엄청난 돈을 들여 건물을 짓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그자리에서, 그 주교를 교황청으로 불러, 파직시키시고, 
그 건물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곳으로 활용하시기로 결정하셨다는 일화... ㅎㄷㄷ 하지요? ㅎㅎ
프란시스코 교황님을 뵙고나서, 바티칸을 구경하는 걸로 하루를 다 보냈어요.

francisco.jpg


저녁엔 호텔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이 유난히 많은 식당에 들어가 피자를 먹었는데
먹는 동안 악사들이 돌아다니며 악기들을 연주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몹시 글래머한 아주 아름다운 웨이츄리스가 아들아이의 손을 끌어당겨 춤을 추자고 하니
부끄러운 아이가 안 하겠다는데 
다짜고짜 그 풍만한 가슴에 아이를 폭? 싸서 안고 노래 한곡이 다 끝나도록 춤을 추었어요.
평소엔 장난꾸러기인 일곱살 난 아이는 웬일인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서 고개도 못 들고... ㅎㅎㅎ
갑자기 전 그 때 울 남편은 울 아이가 아주 부러웠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ㅎ
나오면서 웨이츄리스에게 두둑하게 팁을 남기고 왔어요.
울 아들이 난생 첨으로 함께 춤을 춘 여인네이기에.


다음날은 아침부터 서둘러 콜로세움과 포럼, 그리고 캐피톨리니 박물관등을 갔어요.
이천년을 거슬러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였고, 
인류가 기원부터 이천년에 걸쳐 이뤄냈다고 믿고 있던 문명이 ( 저의 역사의식이 얼마나 biased 되었는지 느끼게 되는...)
사실은 이천년전에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흥미로웠어요.
무척이나 많이 걷고 어른들도 힘든 일정이였지만,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흥미로워하며 좋아해서
저희도 아주 흐뭇했던 일정이였어요.
전 콜로세움과 포럼 다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캐피톨리니 박물관이 참 좋더라구요.
물론 개취이지만.


특히 박물관에선 아이가 이미 다큐멘타리에서 보았던 내용들을 아빠에게 설명해주며
가이드역활까지 하는것에 아빠가 감동해서, 
앞으로는 매년 적어도 두번은 여행을 하자고 제게 다짐을 하더군요. 
( 물론 남편이 마모빠이기에 가능했던 다짐이지요.ㅎㅎ)

그리고 오후엔 로마의 유명거리들을 걸어다니며 
곳곳의 성당들과 분수앞에서 젤라토도 먹고 와인도 마시고 피자도 먹었어요.

여행객들이 너무 많아서 걷는 것이 힘들 정도였는데
그 중 한국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는데
한국 관광객들의 특징은, 남녀노소 불문 화려한 네온 색의 등산복차림이라는것.
그리고 박물관앞에서 단체사진과 각각 개인 사진을 찍는데 시간을 많이 쓰시지만
정작 박물관안으로는 안 들어오시더라는. ㅎㅎ


세째날은 

아스티아라는 고대 항구도시를 방문했어요.
http://www.ostia-antica.org/
http://www.tripadvisor.com/Attraction_Review-g673275-d292711-Reviews-Ostia_Antica-Ostia_Antica_Province_of_Rome_Lazio.html
그곳은 폼페이와 동시대에 발전했던 곳으로, 당시 거대도시였던 로마에 물품을 유통시키던 항구도시였다가, 
로마가 몰락하면서 동시에 역사에서 사라져 몇번의 쓰나미로 도시가 진흙에 묻혀있다가, 
최근 다시 발굴되고 있는 곳이랍니다.

우연히, 여행정보를 찾다가 발견한 곳인데,
이곳의 매력은, 폼페이보다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인파에 휩쓸려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아직 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폼페이처럼,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게 아니라, 
만져보고 앉아보고 들여다볼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폼페이가 너무 크고 햇볕을 피할 곳이 없어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너무 고생스럽다는 리뷰가 많아서,
정말 가보고 싶었지만, 아이가 좀 더 컸을 때를 기약하며 이번은 아스티아로 결정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전 아주 만족했습니다.

폼페이는 가보지 못해서, 직접적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아이가 이태리 여행을 통틀어서 콜로세움과 더불어 가장 좋아했던 곳이구요
혼잡스러운 걸 싫어하는 우리 가족은 여행객이 거의 없는 고대도시를 마치 뒷마당 돌 듯, 한적하게 거닐면서
이천년 전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볼수 있어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사람들에게 휩쓸려다니는 로마관광 이후여서 더욱 사람없는 아스티아에 감사했던 거 같습니다.

아스티아에 가기전에 미리 아스티아에 대한 다큐를 보고 가서인지,
아주 잘 아는 거리에 온 듯한 생각이 들었어요.
재미있게도, 아스티아에는 빵공장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전 아스티아 사람들이 먹을 빵을 구워서
각자 집에서는 요리를 하지 않고 배급을 받아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그리고 빨래공장처럼, 빨래를 하는 시설이 따로 있었다고 해요. 물론 노예들에 의해서 운영이 되었구요.
그럼, 그 시절 로마사람들은, 빨래도 안 하고 밥도 안 하고 대체 뭘했을까요?
다들 목욕을 하러갔답니다.
목욕탕에서 사람들은 만나서 사교도 하고 시간도 보내고 유희도 즐기고 했다고 해요.우리나라의 찜질방 문화와 일맥 상통 하는듯...
게다가, 그 시절 이미 모텔 6같은, 같은 사이즈의 작은 방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숙박시설이 운영되고 있었구요.
그리고, 지금과 아주 유사한, 물이 내려가는 좌변기와 같은 시설이 2000년 전인 그 시절에 있었다는 사실.
정말 대단하죠?

아스티아에서 본 공중목욕탕의 바닥입니다.
로마는 목욕탕 문화가 아주 발달해이었고요, 
현대 우리나라 찜질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설들이 여기저기 아주 많이 있었다고 해요.
그림자로 아마 크기를 대충 짐작하실수 있으실 거에요. 
아주 아주 큰 목욕탕이고, 바닥은 아주 작은 마블로 모자이크 된 그림입니다.
아스티아는 집안이고 마당이고, 동네 온통 모자이크로 된 도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만큼, 
어딜 가나 바닥은 정교한 모자이크로 되어있었습니다.



ostia.jpg


관광객이 별로 없어서 한적하게 기원전 도시를 둘러볼수 있는 곳.
저희 가족은 정말 좋아했던 장소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이라는 건 묘해서, 
인터넷만 키면, 바로 바로 볼수 있는 유적지 사진이나, 감탄이 흘러나오는 그런 경치보다, 
더 그장소를 기억하게 만들어주는 건 역시 개인적인 감상이나, 사건같은 건데요.
우리의 경우엔, 페드로라는 집없는 개를 만난 일이였습니다.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카페테리아에 들어섰을 때
피딱지를 군데 군데 붙이고서, 쓰레기통옆에 널부러져있는 개를 발견했어요.
아이가 다가서도, 개는 귀찮은 듯 눈도 안 뜨고 미동도 안 해서, 우린 죽었나 잠시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가까이 가서 너 괜찮아? 하고 물으니 눈을 뜨고 고개를 들긴 하더라구요.

누가 봐도 집없는 개인데, 혹시나 나쁜 병이라도 있을까 싶어, 아이에게 다가가지 말라고 했는데, 
아이는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갈비뼈가 앙상히 드러나는 걸 보며
배가 고픈듯하다고, 먹을 걸 좀 사주면 안 되냐고, 저에게 애원을 해서요, 
카페에 가서 소세지를 좀 사와서 개 앞에 놓아주니, 눈깜빡 할 사이에 흡입을 해요.
그러더니, 아이에게 다가와 꼬리도 흔들고, 옆에 와서 앉더라구요.

나중에 카페에서 우리가 점심으로 먹을 음식을 오더하며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냥 거기 돌아다니는 개인데, 손님들이 음식을 주니, 거길 떠나지 않고 어슬렁거린다고 합니다.

개가 정신을 좀 차리고 돌아다니는 걸 보고서야 아이가 좀 안심이 되어서, 
거기서 우린 점심을 먹고, 맛있는 이탈리아 맥주도 한 잔 사 마시고, 
그러고 휴식을 좀 취한 후에, 다시 기차를 타고 로마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그 날 오후 그 페드로라는 개를 만난 게 아이에게는 참 특별한 기억인가 봅니다.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후에도 그 이야기를 하고, 아스티아가 제일 기억에 남는 여행지라고 해요.
그 페드로 때문에. 
이상하죠? 우리는 아이에게 유명한 유적지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떠나기 전부터 얼마나 리뷰를 읽고
동선을 짜고 애를 먹었는데, 
정작 아이가 제일 기억이 나는 건, 집없는 개, 페드로라니... ㅠㅠ 허탈.

뭐 암튼, 로마로 돌아와서, 로마 기차역 바로앞의 국립박물관에 갑니다.
아스티아와 폼페이등에서 발굴된 많은 작품들이 모여있어서 
아스티아에서 본 것들을 더욱 잘 이해하게 돕는 역활을 했습니다.

이것은 어떤 제너럴의 무덤을 장식하던 장식 facade 인데, 조각이 정말 정교하고, 
전쟁장면을 정말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요.
싸우는 거 좋아하는 ( _ _;;;) 아이가 이탈리아 여행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작품입니다.
작가와 작품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한참을 앞에서 서서 보고 또 보고 정말 인상깊게 본 작품입니다.
facade.jpg

박물관이 저희가 로마에서 묵던 호텔에서 걸을수 있는 거리에 있던 차라서
박물관을 나와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유명한 성당등을 짬짬히 들리면서
릭 스티브가 강추한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는걸로, 
우리의 로마에서의 바쁜 3박 4일 일정이 끝이 났습니다.
재미있던 건 그 식당의 주인과 서빙하는 종업원들의 평균나이가, 어림잡아 70 이상? ㅎㅎㅎ
음식은, 그다지 퍽 인상적인 생각은 안들었지만, 
나름 전통있는 식당인 듯 해서, 그 식당에서 저녁을 먹어 본 걸로 흡족했습니다.


본것보다 보지 못 한것이 더 많은 듯,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았지만, 
한달이나 있게 된다면 모를까 일주일을 있더라도 그 아쉬움은 여전할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다음에 꼭 한번 더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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