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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해운대와 송정을 연결하는 동해남부선 철도가 있었습니다.
이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바다가 보이는 철길로 유명했었다는데.
사진을 보니 진작에 이용을 못해본게 안타깝군요...
[쿨부산 홈페이지 http://blog.busan.go.kr 펌]
이 구간은 2013년 12월 1일부로 폐선이 되었는데,
올해 3월부터 폐선부지를 시민이 걸을 수 있는 산책로로 개방을 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해운대역, 송정역도 폐쇄)
2017년까지 자전거길, 산책로, 녹지공간 등을 갖춘 '부산 그린 레일웨이'로 꾸밀 예정이라는데 시민들의 반대가 있는 듯 합니다.
원래 폐선구간은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10km이지만 해운대 끝자락 미포에서부터 걷게되면 4.8km이지요.
미포쪽에서 달맞이길로 올라가다보면 철길 건널목이 나옵니다.
미포 건널목인데 사진작가들에게 꽤 유명한 포인트라 합니다.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가려면 보통 달맞이길로 걷게됩니다.
그렇게 되면 바다의 일부는 볼 수 있지만 송정철길 위에서처럼 생생한 바다의 느낌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바다를 따라 달리는 철길을 걷는 기분은 지금까지 걸어본 길들과는 (올레길, 둘레길, ...) 많이 다른 느낌이 드는군요.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해운대 마천루가 보입니다.
조금 걷자 달맞이재 터널이 나옵니다.
터널 벽면에는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연을 적어 놓았군요.
한국인들의 낙서본능 ㅋ~
철길은 대부분 자갈밭으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에 편하지는 않습니다.
철길 침목을 밟으며 전진하다가 오른쪽을 바라보면 언제든지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가 보이지요.
산모퉁이를 깍아 만든듯 돌 담벼락도 보이고,
서두에 폐선구간을 2017년까지 시민공원으로 개발한다고 했는데 주변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듯 합니다.
하긴 개발이 어디 공짜로 되겠습니까.
들어간 돈을 회수하려면 상업시설도 설치해야 할 것이고.
그에따라 시민들 이용에 제한이 생길 것이고.
철길을 따라 노란 리본들이 묶여져 있습니다.
한두개가 아니네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철길 상업화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에서 묶은 듯 합니다.
숫자가 만만치 않은 것이 고생깨나 했겠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설치한 듯한 장승이 보이고, 소원을 빌고자 쌓아놓은 돌무덤도 보이고...
평일이라 그런지 산책객이 그리 많지는 않군요.
2km 정도를 걷자 청사포 건널목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송정까지는 2.8km 정도 남았는데 중간에 빠져나갈 곳이 없습니다.
일단 출발하면 송정역까지는 무조건 가야한다는 뜻.
청사포에는 아직 건물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철길이 개발되면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겠지요.
걷는이가 지루할까봐 철길을 따라서 격언도 적혀있군요 ㅎㅎ
산자락을 통과해서 철길을 낸 듯, 좌우로 갈라진 바위가 웅장합니다.
저 멀리 송정해변이 보입니다.
가까워 보이지만 막상 걷게되면 한시간은 걸릴 듯.
송정이 가까워오자 좌측 언덕에 멋진 건물들이 출현합니다.
주로 먹거리 건물들인데 (커피집, 음식점)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외관이 깔끔합니다.
공터로 보이는 곳에는 다들 건물을 올리느라 공사중이구요.
송정역에 거의 다 왔습니다.
폐선하기 전에는 좌우로 해운대-송정간 상행선/하행선이 달렸겠지요.
송정역사입니다.
폐선되었지만 아직 깔끔해 보이는군요.
아니나 다를까 역사 내부를 작은 전시관으로 꾸며놓았습니다.
한쪽 벽면에는 아직 철도시간표가 붙어있네요...
두어시간 철길을 걷다보니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송정해수욕장에서 버스를 타고 기장 연화리로 향합니다.
죽도를 건너는 다리 못미쳐 전복죽과 해산물을 파는 포장마차가 늘어서 있습니다.
어느집이나 가격은 거의 동일합니다.
원래 가고싶은 집이 있었지만 손님이 너무 많아서 옆집으로 향합니다.
전복죽 2인분을 시켜봅니다.
옆 테이블에 해물세트를 시켜놓고 먹는데 너무 푸짐해 보이는군요.
전복죽에다 해물세트까지 먹기는 뭐해서 망설이고 있는데 해물 만원짜리도 있다고 해서 추가로 주문합니다.
물론 소주가 빠지면 섭섭하겠지요 ^^
반찬은 양파/고추에 깍두기와 깡된장.
양파을 된장에 찍어먹으니 꿀맛입니다.
해산물 만원짜리는 약간 섭하게 나오네요.
해삼,멍게,소라,개불 골고루 나오기는 했지만 어째 팔다가 남은 꼬다리만 나온 느낌 ㅎㅎ
전복죽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파는 전복죽은 솥단지 전복죽이라 하는데 양이 어마어마하군요.
밥공기로 6-7 공기가 나오는 듯.
전복죽 2인분 (20,000원), 해물세트 (10,000원), 소주 (3,000원).
합계 33,000원이 나왔습니다.
전복죽을 배불리 먹은 것은 만족스럽지만 해물을 제대로 먹지 못한것이 아쉽네요.
다음번에는 가격차이가 별로 나지않는 35,000원짜리 해물세트를 시켜봐야겠습니다.
물론 미리 김밥등으로 미리 배를 채운후에 와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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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댓글
모밀국수
2014-09-11 04:20:12
뭔가 기찻길을 걸으신듯한데 해물 사진을 보고나니 위 내용이 기억이 안나네요 +_+ 저희동네에서는 저 섭한 만원어치가 $50이 넘습니다 ㅋㅋㅋ
svbuddy
2014-09-11 04:22:38
너무 하십니다. 위에 올라가셔서 다시 읽어보고 오세요 ㅋㅋ
해물모듬 사진이 그럴듯하게 나오긴 했는데 막상 별로 먹을게 없더라구요.
옆 테이블에 나왔던 삼만원짜리 보시면 당장 한국으로 달려오실듯 ㅎㅎ
초고추장
2014-09-11 05:35:44
개불 오랫만에 구경합니다. 뽀드득 씹는 상상만 해봅니다. 입안에 향기가 퍼지는 착각이 드는데요...
svbuddy
2014-09-11 13:03:15
저는 이번에 처음 개불을 먹어서인지 그리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일단 모양부터가 마음에 안들어서 와이프와 둘이서 고생 좀 했네요 ^^
그래도 바닷가 바로 앞에서 먹은 해산물들인지라 무척 싱싱하더군요.
kwonch
2014-09-11 08:34:47
한달전에 미포에서 가족들과 회를 먹었는데, 그때 생각이 다시 새록새록 나네요. 담에 부산 방문하게 되면 번개라도 한번해서 뵙고 싶습니다. 하하~
svbuddy
2014-09-11 13:04:33
에고~
미포면 제가 사는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요 ㅎㅎ (해운대 마린시티 삽니다)
제가 이번달 말이면 대전으로 이사갑니다.
부산에 진짜 먹거리가 많더라구요.
가기전까지 충분히 즐기다 올라가렵니다.
kwonch
2014-09-11 14:00:58
이공..아쉽네요. 부산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svbuddy
2014-09-11 17:31:43
네, 감사합니다.
이제 두주도 채 안남았는데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
디미트리
2014-09-11 17:59:40
요즈음 고국이 그리워 svbuddy님이 부럽습니다. 부산시장님한테서 아직 연락은 없습니까? 기념패...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svbuddy
2014-09-11 19:27:19
부산시장님 요즘 바쁘시던데요. 신공항때문에요. 저까지 차례가 오겠습니까 ㅎㅎ
Prodigy
2014-09-11 18:10:50
전 이걸 보고 송강 정철의 길로 봤네요. ㅎㅎ 옛날에 관동별곡 공부했던 때가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명월이 천산만락에 아니 비친 데 없다." 관동별곡의 마지막 구절이 기억나네요.
svbuddy
2014-09-11 19:28:13
공부 잘 하셨나봐요. 저는 독특한 국어선생님을 만나서 관동별곡도 제대로 못배우고 대입시험을 본 기억이 ㅎㅎ
Prodigy
2014-09-12 10:13:34
잘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ㄷㄷㄷ 관동별곡 해석하는데 엄청 귀찮았던 기억만 있어요.
기돌
2014-09-11 18:27:30
해산물 모듬 예술입니다. 물론 제가 잘 못먹는 것들입니다만... 와이프는 환장을 할 사진이네요 ㅎㅎㅎ
바닷가 철길을 따라 한가로이 거니는 맛이 제법 멋져보입니다^^
svbuddy
2014-09-11 19:28:57
사진은 그럴 듯 한데 막상 먹으려니 별게 없더라구요.
다음번에는 무리해서라도 3만원짜리를 먹어야겠어요 ^^
narsha
2014-09-11 18:41:57
부산은 갈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인의 사회의식 조사인가, 여러 가정 다니며 설문조사하러 과친구들, 교수님과 한번 아르바이트로 다녀온게 전부에요. 그때 해운대 구경했던 생각만 나요. svbuddy님 사진 보면 모두 생소하네요.
동해남부선 철도타고 송정까지 해변따라 한번 죽 돌았어야 하는데 아쉬워요... 철길도로가 시민을 위한 그린레일웨이가 되면 좋겠네요.
후기 잘 봤습니다.
svbuddy
2014-09-11 19:30:17
시내버스를 타고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 흔하지 않지요.
부산에 해운대가 유명하지만 다른 좋은 곳도 많은데 아직 경험을 못해보셨다니 아깝네요.
철길은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될 것 같습니다만, 뭐, 결과물을 봐야겠죠 ^^
두다멜
2014-09-11 20:39:38
포항 해운대/부전역을 연결하는 동해남부선을 여러번 타고 다녔습니다.
거의 모든 역에 다 정차하는 완행열차라 3시간이 넘게 걸리긴 했지만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겨울에 새벽 4시반에 포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올 때는, 송정-해운대 구간을 지날 때쯤 해가 뜨는데, 기차에서 보는 일출도 운치있었구요.
채소나 과일, 물건들을 팔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가시던 아주머니 할머니들 모습이 눈에 아련하네요.
이 구간이 없어진 것도, 해운대역이 폐쇄된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제는 기억속에만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씁슬합니다.
svbuddy
2014-09-11 22:11:36
대딩때 통영/비진도 간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완행열차를 타고 밤새 달린 기억이 있습니다.
경춘선 타고 강원도로 놀러갔던 기억도 있구요.
친구들과 노느라 창밖 풍경을 볼 기회도 없었지만요.
생각해보니 동해남부선이 경치로는 최고였겠네요.
남들은 모르는 좋은 추억을 가지신 것, 부럽습니다 ^^
ColdHead
2014-09-12 07:48:11
저도 대학때 경주 놀러가면 리턴은 꼭 동해남부선을 타곤했습죠.
지금도 기억나는것이, 추운 겨울 불국사 역사에서 몇시간을 기다려 기차에 올라타면 아~ 왜이리 빵빵한 히터가 고맙던지... 거기다 노~란색 열차 조명이 더 졸리게 하는 :)
아쉽군요...
쌍둥빠
2014-09-12 02:20:47
저도 철길은 기억이 안나고 마지막 해산물만 보이네요. 저나 와이프나 해산물을 참 많이 좋아하는데
서울에서도분당에서는 먹기가 쉽지 않네요.svbuddy
2014-09-12 03:05:53
아무래도 먹방이 대세인 듯 합니다 ㅎㅎ
해운대는 바닷가지만 유명한 관광지라서 해산물이 그리 저렴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지난번 통영에서는 회 3만원어치가 성인 두명이 못 끝낼 정도로 많이 나왔는데요.
인천쪽에도 회가 비싸려나요?
ColdHead
2014-09-12 07:51:29
아~ 이 구간이 폐선이 되었군요... 그럼 동해남부선이 아예 없어진거죠?
아~놔~ svbuddy님때문에 이참에 고향방문 한번 해야겠네요... 마일털기... 준비해야되는지... 헐~
암튼 사진 잘보고 갑니다^^
svbuddy
2014-09-12 13:48:30
동해남부선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포항-부산진역까지 운행하던 것을 포항-부전역까지만 운행하고 있구요, 해운대역과 송정역은 위치를 옮겨 도시철도와 연계를 모색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해운대-송정 구간이 장산을 통과하는 터널로 이전되어 이전과 같이 해안 경치를 감상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