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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10편-오르고 또 오르면 만나게 되는 시대를 훔친 미술(피렌체 조토의 종탑&두오모 쿠폴라 정복기 2)

Dreaminpink | 2016.03.17 13:07:0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1편-허리케인을 뚫고 밀라노로!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2편-10년만에 다시 찾은 두오모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3편-견딜 수 없는 먹방의 유혹, 밀라노 맛집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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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5편-베네치아 입성!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6편-안보면 후회한다, 부라노 섬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7편-부라노 섬, 그리고 베네치아의 밤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8편-시간은 없고 맛집은 너무 많다(Trattoria Baccaro da Fiore)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9편-오르고 또 오르면 만나게 되는 시대를 훔친 미술(피렌체 조토의 종탑&두오모 쿠폴라 정복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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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5층 아파트의 높이가 어느정도인지 아시나요?

대략 45m 내외입니다....조토의 종탑은 그 높이가 85m이니 그럼 28~9층 정도의 아파트를 오른다고 생각하시면 생각하시면 대충 그 높이가 가늠이 되실 것 같습니다.^^;

저희 대장님 걷는 거 무지하게 싫어하십니다 하지만 피렌체까지 와서 조토의 종탑과 두오모 꼭대기를 안올라 가볼 수 없기에 높이가 더 낮은 종탑부터 올라갔는데 결국 대장님은 죽어도 두오모까지 올라갈 순 없다시기에 두오모는 저 혼자만 올라갔다 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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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의 종탑은 이런 계단을 더도 덜도 아닌 414개만 올라가면 됩니다.ㅋㅋ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것과 다른 것이 있다면...높이가 일정한 넓은 계단이 아니라 1359년에 완성된 폭도 좁고 높이도 제각각인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는 것이죠.@.@....한 방향의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는 일이 어린 자녀들이나 여성 분들에게는 많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사진 속 계단은 종탑의 하단 부여서 폭이 좀 넓고 경사도 좀 덜 합니다만 위로 올라갈 수록 폭이 엄청 좁아진답니다. (한 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라 좀 덩치가 있으신 분들은 의도치 않게 민폐끼치는 상황이 연출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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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힘들어 포기하고 싶으실 땐 중간 중간에 벽 사이로 난 구멍으로 바깥을 구경하면서 잠시 쉬어가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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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의 종탑은 좋은 점은 좀 오르다 보면 갑자기 이런 공간이 나오는데요.....엇 벌써 다 왔나?....하는 순간 저 사진 속 중앙에 배 불룩한 아저씨가 제 표정을 읽은 듯 웃으며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르키는 곳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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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a Terraza?..................'

얼른 구글 Translate을 돌려보니.....'The Terrace'.....테라스? 테라스라니???...싸인이 가르키고 있는 저 공간으로 들어서고 나서 눈앞에 펼쳐진 더욱더 폭이 좁고 가파른 경사의 계단을 보고서 이내 깨닫게 됩니다.....'제길.....정상의 Terrace로 가는 길이라는 뜻이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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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으로 위를 올려다보면 확연히 깨닫게 됩니다. 탑의 정상까지는 아직 반도 채 안왔다는 것을....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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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 숨을 몰아쉬며 중간쯤 오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공사중인 지오바니 세례당 지붕이 내려다 보이네요....지상의 사람들이 점점 작아 보이는 걸 보니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올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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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올라가는 길에 마주한 두오모의 전경에 상의가 땀으로 어느 정도 젖을 정도로 쉽지 않은 길이지만 정상에 올라 만나게 될 온전한 두오모 성당의 모습을 상상하며 좀더 힘을 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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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이 바뀔때마다 작은 구멍 사이로 보이는 히끗 보이는 두오모 성당의 풍경은 새롭고 아름다워서 신비롭다는 느낌마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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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 보면 또 한번 탁 트인 공간이 나오고 이런 어마무시한 사이즈의 종도 한 쪽에 놓여 있어요...이런 쉼터는 100개의 계단이 끝나는 지점마다 있는데 옛날 종탑이 지어질 때나 지금이나 414개의 계단을 쉼 없이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나 봅니다.ㅋㅋ 소소한 볼거리를 뒤로 하고 다시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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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가냘프신 여성분 혼자 걸어오르고 내리기에도 그 폭이 점점 좁아져서...기진맥진하여 당장이라도 호흡이 끊어질 듯한 표정의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과 어서빨리 폐쇄공포증에서 벗어나 바닥으로 내려가고픈 사람이 중간에 마주쳐도 도저히 서로를 지나쳐 갈 엄두가 안 날 정도의 좁은 폭의 계단이 나올때 즈음...조토의 탑 정상에 도착합니다. 그럼 이제 왜 이렇게 힘들게 이곳을 올라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몇장의 사진으로만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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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폴라 정상 난간 위에 깨알같이 모여있는 관광객들이 보이시나요?.....쿠폴라 정상에만 오른다면 브루넬레스키의 걸작인 저 선붉은 쿠폴라의 멋진 전경을 사진에 담을 수가 없잖아요....그래서 조토의 종탑에 올라야지만 이런 사진을 찍을 수가 있기에 힘들어도 주저하지 않고 종탑에 오른 것이지요^^ 어쨌든 저는 잠시 후 종탑을 내려가면 저렇게 사람들이 올라가 있는 브루넬레스키의 돔 정상에도 오르게 됩니다...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너무 힘들었는데 내려가자마자 더 높은 곳에 위치한 쿠폴라 정상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순간 아찔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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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탑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사진 좌측에 보이는 시뇨리아 광장 앞의 베키오 궁전과 오른쪽 끝에 보이는 레플리카 광장의 유명한 회전 목마도 아주 가깝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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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보면 사진 왼쪽 편에 살짝 첨탑이 보이는 곳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이구요...바로 그 뒤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아침에 기차를 내렸던 산타 마리아 노벨라 기차역이 선명하게 보이네요. 인고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옛날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붉은 지붕의 건물들이 마치 르네상스 시대로 당시로 돌아가 피렌체를 내려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해질녘에 붉게 물든 석양에 비친 피렌체의 모습을 종탑에 올라와 내려다 본다면 정말 멋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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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토의 종탑을 정복했으니 방금 눈앞에서 확인했던 쿠폴라 정상을 오르기 위해 서둘러 올랐던 계단을 내려갑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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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려오는 것은 올라올때 보다 시간이 훨씬 덜 소요됩니다. 조토의 종탑 입구를 빠져나와 살짝 고개를 들어 종탑을 올려다 보니 방금 조~~오기 종탑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군요....하지만 조토의 종탑은 시작에 불과했으니ㅋㅋ....이제 Moment of Truth를 만나게 되는 피렌체 쿠폴라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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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의 종탑에서 내려와 성당의 오른편 벽을 끼고 걷다보면 자연스레 쿠폴라 정상을 오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긴 줄과 마주칩니다...@.@

협소하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쿠폴라 정상이기에 올라가는 인원과 내려가는 인원에 맞추어 제한적으로 사람들을 올려보내다 보니 성수기에는 두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는군요....ㅡㅡ^ 이래서 두오모 쿠폴라는 꼭 아침 일찍 와서 오르는 것을 강추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운데 그렇다고 안보고 갈 수 없으니 아침 일찍 대성당이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덜 몰려들때 얼른 올라갔다 오시면 될 것 같아요. 어쨌든 대장님한테는 30분 정도면 슝~하고 올라갔다 오겠다고 말해놓고 온 터라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지오반니 세례당 근처의 벤치에서 자신의 저질 체력을 탓하며 저를 기다리고 있을 대장님한테 돌아가기에는 이미 제 뒤로 이어진 사람들의 긴 줄을 보자니 도저히 포기가 안됩니다...ㅋㅋ. 나중에 있을 온갖 비난의 화살과 끊임없는 불평을 감수할 각오로 인내심을 가지고 줄에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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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겨우 쿠폴라 정상으로 가기 위한 성당 입구까지 왔습니다. 아직 쿠폴라를 오르는 것은 시작도 안했는데 오랜 시간 줄에 서서 기다리다 먼저 지칠 지경입니다 ㅎㅎ오래 기다린 보람을 꼭 보상받겠다는 마음으로 조토의 종탑을 오르기 전에 구매한 두오모 통합권을 당당히 보여주며 두오모 성당 내부로 들어섭니다. 과연 저 문 너머의 성당은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쿠폴라 정상은 얼마나 멋진 모습일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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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랜 기다림 끝에 피렌체 대성당의 내부로 들어왔습니다. 비현실적인 규모나 크기와는 달리 성당 내부는 피렌체 및 이태리내 다른 성당들에 비해 소박한 편입니다.

그 시작부터 철저히 피렌체 시민들을 위해 지어진 성당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뭔가 차분하고 단정한 느낌의 대성당 내부를 돌아보면 스테인드 글라스나 바사리,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유명한 작품들과 아리따운 스테인드 글라스가 진열되어 있는데 겉과 속이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서 뒤쪽(성당의 파사드쪽)을 보면 벽면에 특이한 시계가 보이는데 모자이크화로 유명한 파울로 우첼로의 시계입니다. 특이한 점이 이 시계를 자세히 보면 숫자가 거꾸로 적혀 있는 것 확인할 수 있어요...이유인 즉, 르네상스 시대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시계방향'이 오르쪽으로 도는 시계만 있는게 아니라 왼쪽으로 도는 시계도 있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이것이 파격적이고 독특한 것이 되어 파울로 우첼로의 시계를 더욱 독특하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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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니코 디 미켈리노의 '단테의 신곡'(Dante's Divine Comedy by Dominico di Michelino, 1465)

이 그림 기억하시나요?.....피렌체 대성당은 브루넬레스키의 돔과 곧 소개해 드릴 바사리와 주카리의 쿠폴라 천장벽화 '최후의 심판' 뿐만 아니라 바로 이 작품 도메니코 디 미켈리노의 '단테의 신곡' 이 소장되어 있어 유명한데요...어릴적 계몽사 어린이 백과사전에서도 봤던 기억이 있는 바로 그 작품이네요.ㅋㅋ 단테는 이탈리아가 낳은 최고의 시인이였는데요,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신곡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나눠집니다. 정작 단테 자신은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려 추방당하게 되지만 그의 신곡은 이곳 피렌체 대성당 내부 한편에 도메니코 디 미켈리노의 미술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 단테의 신곡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바로 '지옥편'. 


어릴적 제가 국민학교를 막 들어갔던 시절에...(이제는 초등학교로 언제 명칭이 바뀌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나이가 됐네요^^;) 새벗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낮도 밤도 없는 곳'이라는 책이 있었어요....당시 어린 마음에 '지옥'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를 등골 오싹하게 느끼게 해주었던 무서운(?) 동화책이였는데요....나중에 알고 봤더니 바로 그 책이 단테의 한국판 어린이 버젼이였더군요ㅋㅋ 어쩐지 내용이 예사롭지 않았답니다...파격, 끔찍, 잔인 뭐 이런 느낌이였던 것 같은데....피렌체 대성당 도메니코 디 미켈리노의 그림 속 주인공인 신곡을 고 있는 단테의 뒤쪽으로도 바벨탑이 보이고 그림 아래쪽에는 고통과 두려움, 슬픔의 표정으로 지옥으로 끌려가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단테는 실존 인물들을 거론하면서 지옥편에서 그들이 지옥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적날하게 묘사했는데요...당시의 교황이나 부폐한 성직자들까지 지옥에 있는 것으로 묘사하는 등 자신만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점에서 당시의 부폐한 사회상을 비판하고 드러내려고 했어요. 그때나 700년이 지난 지금이나 '착하게 살아라.....'는 불변의 진리는 변함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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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폴라의 좀 아래쪽에서는 조토의 종탑처럼 비교적 계단의 폭이 넓어서 걸어올라갈만 합니다. 지상에서 쿠폴라 정상까지는 사진 속 저런 계단이 463개 정도밖(?)에 안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그런데 계단을 오르는 길에 마주치는 벽을 가들 채운 낙서들.....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ㅡㅡ^ 어쨌든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이런 눈쌀 찌뿌려지는 낙서들을 지나 쿠폴라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두 눈이 휘둥그래지는 예술작품을 만나시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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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리와 주카리의 '최후의 심판'(Giorgio Basari & Federico Zuccari, 1572-1579)

쿠폴라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해 지상으로부터 계단을 한 50m 정도 오르면 갑자기 뻥 뚫린 공간이 나오는데요.....(바로 브루넬레스키가 완성시킨 돔의 바로 아래쪽이죠^^) 잠시 걸음을 멈추고 돔 천장에 그려진 놀라운 천장 벽화<최후의 심판>을구경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집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잠시동안 넋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게 만드는 이 거대한 피렌체 대성당 돔 내부의 천장 벽화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1446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피렌체 두오모 쿠롤라를 완성시킨 브루넬리스키가 사망하면서 성당 내부 돔 천장 벽화도 두오모 성당 앞의 조르지오 세례당 천장 벽화처럼 금으로 치장된 모자이크화로 하려고 했던 처음의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결국 4만 sq.ft에 이르는 거대한 돔 내부의 천장 벽화는 아무도 손을 못대고 있다가 미켈란젤로의 제자 조르지오 바사리에 의해 1572년 메디치 가문의 페르디난도 1세 대공의 후원으로 그려지게 되지요. 바사리는 이 작품을 주문 받았을때 세례당의 모자이크화와 같은 주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스승인 미켈란젤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탓에 로마 바티칸에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의 <최후의 심판>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업을 시작하게 되죠...그래서 천장화 곳곳에 미켈란젤로의 화풍에 강하게 영향을 받은 흔적이 보입니다. 이후 1574년에 바사리가 사망하자 1576년부터 작품의 아랫부분의 단테의 지옥편 작업에 합류하게 되었던 주카리에 의해서 1579년 최종 완성됩니다. 이 거대하고 웅장한 작품은 프레스코화 기법으로 그려졌는데 프레스코화 기법은 벽에 회를 칠하고 그게 마르기 전에 그려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였고 마르고 난 후에는 그림을 그릴 수 없기에 밑그림 없이 한번에 그려야 했으며, 틀려도 수정이 불가능한 어려운 기법이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대단한 작품으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 두오모 내부의 돔은 모두 8개의 면을 이룬 8각형체인데 완벽한 숫자 '8'이 만드는 원형 쿠폴라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바사리는 브루넬레스키가 건축한 내부 천장에 5개의 공간을 나누었습니다. 창문이 있는 꼭대기에서 중앙 쿠폴라의 가운데 발코니 모양, 바로 그 아래, 그리고 노란 부분은 천국을 상징하구요...빛과 구름과 성부가 함께 천사들과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는 성인들의 세계, 베드로 성인과 교회의 4개 덕목의 상징인 여신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는 인간 세상, 그리고 맨 아래가 지옥이지요....이 지옥에 묘사된 인물들은 일부만 바사리의 작품이고 나머지는 모두 주카리의 작품입니다. 벽화의 가장 아래쪽, 관광객의 시점에서 바라봤을때 가장 가까이 보이는 지옥편의 대부분을 그려낸 주카리는 바사리보다 더 메너리즘주의 작가여서 지옥의 사람들의 고통을 더욱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그려냈습니다. 느껴지는 그대로를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 몸짓에 과감한 붓질로 그려낸 그의 천장화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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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화에 넋이 나가 있다가 고개를 떨구면 이렇게 공중 부양을 한 듯 대성당 아래쪽이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숨을 고르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던 저에게 앞서가던 한 노신사분이 불쑥 한마디 합니다. 노스캘로라이나에서 왔다는 이 나이 지긋이 든 할아버지...알고보니 한 고등학교에서 역사 선생님으로 있다가 은퇴하시고 와이프랑 세계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멋진 분이더군요.... 

 

노신사: "저 아래서 메디치가 형제가 잔인하게 암살당한 것 알아?....."

드림인핑크: "예?...메디치 가문은 좀 들어서 알고는 있는데...여기 성당 안에서 살해당했다고요?!?!?!?!?"

노신사: "그래....정확히는 1478년 4월경이지....당시 잘나가던 메디치 가문 형제들 로렌조와 줄리아노가 바로 저기서 괴한들한테 칼에 맞았지...그것도 미사 도중에 말야...결국 동생 줄리아노는 한 20방쯤 칼에 찔려서 현장에서 사망했어....."

드림인핑크: "정말로요?...미사 도중에 습격이라니....도대체 왜요? 누가 그런 건데요???....."

노신사: "그게 말야 이야기 하자면 좀 긴데.....(블라블라....이러쿵 저렁쿵....샬라샬라.......)"


이때부터 쿠폴라의 정상에 오르는 저의 여정은 오랫만의 역사 강의에 신이난 Retired history teach와 함께 힘든 줄도 모르고 메디치가의 형제 암살 사건을 비롯한,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단 하나뿐인 세계 최고의 가문, 피렌체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과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를 호령하고, 부와 권력, 정치, 예술 모든 방면의 지배자였던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다음편 후기에서 르네상스의 흥망과 피렌체의 부흥 그 중심에 있었던 메디치 가문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할게요. 물론 이 노신사 분한테 전해 들은 놀랍고 재미있는 내용들까지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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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심판>을 지나면 정상까지는 다시 이런 계단의 연속입니다...저 경사가 보이시나요? 정상으로 올라갈 수록 점점 가파른 계단의 연속입니다. 아마 이 사진 보고서 피렌체 두오모 정상을 다녀 오셨던 분들의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할 것 같은데요...^^IMG_3160-1.jpg

제 뒤를 뒤따른 던 여성분들 힘들어 속도를 못내고 있는게 답답했던지 뒤를 따르던 남자친구가 앞장서겠다며 씩씩하게 나섭니다.....그런데 여기까지도 벽면에는 온통 낙서들....한국말로 된 벽낙서도 심심찮게 보이더라구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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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길고 길었던 여정의 끝에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라는 일치점에 다다르는 순간, 이런 작은 구멍을 통해서 나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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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 쿠폴라를 오르기 직전 헉헉거리며 올랐던 조토의 종탑이 바로 눈 앞에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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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의 종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느낌의 피렌체를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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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쥰세이가 아오이에게 그러죠.....'피렌체 두오모는 연인들의 성지래...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곳, 내 서른 번째 생일날 나와 함께 올라주겠니?....' 바로 그 곳에 저는 당당히 혼자 올랐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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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내려가는 길 다리에 감각을 잃고 지상에 내려갈 때 즈음엔 후들거리는 저질 체력일지라도, 이미 쿠폴라 정상에 오르기도 전에 대장님으로 부터 '내려오면 죽었어'...라는 협박문자(?) 받은 직후임에도....피렌체 대성당 쿠폴라와 조토의 종탑 두 곳을 다 오르고 말겠다는 목표를 드디어 달성했습니다. 잠시 멋진 피렌체의 전경을 내려다보며 내려 가기 전 제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10년이 지난 내 생일날, 어디 아프지 말고 저질 체력 관리 잘해서 다시 여기에 올라오자.....ㅋㅋ'



다음 이야기, '10월에 떠난 이태리 여행 11편-메디치가의, 메디치가에 의한, 메디치가를 위한 피렌체'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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