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스케이트를 타러 갔다. 다섯 식구 모두 처음이다.
엄마 손을 놓지 않고 벽에 붙어가는 3호
한 바퀴를 돌았을 즈음엔 손을 놓고 지쳐본다.
신발 마저 무거우니 발 떼기가 더 힘든 3호가 자기식으로 중심을 잡는다.
그래도 1호는 처음 치고는 제법 잘 굴러간다.
걸으면서도 넘어지기 일쑤인 2호는 역시나 자주 넘어졌다.
마침 집에 놀러온 2호 친구도 함께 데리고 왔다.
둘러 보니 이런 보조기구를 임대해서들 탔다. 3호에게도 쥐어줬다.
처음 타지만 재밌다는 아이들이 배고프다기에 불러 모았다.
메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스케이트장표 피자.
먹고 나선 힘들이 나는지 1호는 한층 신나게 달린다.
3호도 보조대를 잡고는 제법 씽씽 달린다.
친구와 3호를 리드하는 2호도 제법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섬 같은 벤치에서 쉬는 아이들, 재잘대는 데는 쉼이 없어 보인다.
자리를 박차면서 보조대를 걷어 버린 3호가 혼자 지친다.
이 때가 애들은 정말 빠르다 싶을 때다. 처음 스케이트 신고 한두 시간만이다..
스케이트 실컷 타고는 오락실로 옮겼다.
게임을 해서 얻은 점수만큼 티켓이 나온다.
가게에선 모은 티켓으로 상품을 바꿀 수 있다.
100장으로 1불 짜리 손가락 만한 장난감 하나 얻고 좋아하는 3호, 롤러스케이트는 벌써 잊은 것 같다.
*
이제 한국에서 롤러스케이트장 보기는 힘들었지만
한때 꽤 롤러스케이트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변두리 동네에도 '롤라장'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교 시간 지나치면서 무척 타보고 싶었는데
'날라리'로 보일까봐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유행이 바뀌고 스케이트장도 없어졌습니다.
결국 롤러 스케이트장을 내 자식과 미국에 와서 갔습니다.
아이들 신발을 챙기면서 그때를 좀 후회 했습니다.
스케이트를 못탄게 아니라, 평판에 왜 그렇게 신경썼을까.
맞아요. 로라장은 좀 노는 친구들이 가는곳이라는 인식이 있었죠. 고등학교때 만난 아이가 제 손을 잡고 롤라장에 갔을때, 주위에는 뒤로 타고, 옆으로 타고 한껏 뽑내는 아이들이 지나가고, 옆에 있는 아이는 별로 게의치 않는데... 속으로는 엄청 부담됐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아이스링크나 어떤 링크를 보던지...그때 상각이 납니다.
우리 3호도... 어릴때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가지 않을까요...
제 친구들은 보면 학교 친구들하고는 내숭(?) 떨고, 교회친구들하고 그렇게들 타러 다니더군요. 저도 누군가 손 잡고 끌고 가면 못 이기는 척 하고 타 봤을 텐데...그런 친구조차 없었던 것도 아쉽네요. ^^
기억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 타보고 안 타본 건 꽤 차이가 날테니까 적어도 몸은 기억하겠지요.
한국에서 직장 동료들하고 이런 농담을 했는데요, "휴가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휴가를 다녀 온 사람"이라고^^ 저도 일상 복귀도 느리고 휴가 생각만 나서 추수감사절 연휴 계획을 잡으면서 위안 삼고 있었습니다. 뉘양스를 보니 좀 타신 것 같은데요. ^^
'날라리'는 아니었지만 고등학생 시절에 토요일 방과후 교복에서 사복으로 환복하고 로라장에서 터치 바이 터치 들으며 타던 생각이 나네요. 가사에 충실하려고 여학생들 손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명이서 손 잡고 떼지어 타기) ^^
이 노래는 저도 참 친숙하네요. ㅎㅎ. 부러운 기억입니다. 전 롤라장에서 '터치바이터치'도, 클럽에서 '부비부비'도 못해보고 파릇파릇한 시절을 다 흘려 보냈네요. 야튼, 모처럼 추억 돋는 노래 감사합니다!
ㅎㅎ. 서울대공원 복돌이 수영장에 있는 롤러장 주말에 갔던 기억나네요...
터치 바이 터치... 음악 그때 참 많이 들었던....
반갑습니다! 저도 올해 가입했는데요, 게다가 아이가 셋이라니 왠지 더 반갑네요^^
친구는 삼촌 덕분에 인기가 아주 좋았겠는데요. 그래도 그렇게라도 타 보셨으니 한번 타 보실만 할 것 같은데요. 저도 다음엔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글쎄요. 아이들의 일상을 기록하곤 있지만 아이들이 정말 행복할런지요. 사실 별 자신은 없네요. 훗날 돌이켜 보면서 그래도 즐거웠다. 정도 회상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스럽겠지요.
그러셨군요. 한국에선 '탈 평판'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도 보면 한국 문화는 여전히 평판이랄까 체면이랄까 하는게 중요한 것 같고요. 그래도 좋은 의지(?)를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그쵸. 정말 그 사람들이 대신 살아 줄 것도 아니고요.^^
아... '롤라장' 완전 추억 돋는 글이네요 ^^;;
저는 국민초등학생이었을 때 한창 롤라장이 인기였는데, 당시 반에서 좀 인기있는 남/여학생들이 짝을 지어서 학교 끝나면 다같이 롤라장을 갔었죠.
롤라장 특유의 고무 냄새, 다같이 우루루 신발 갈아신던 곳, 매점 아줌마가 직접 구워주던 쥐포와 컵라면, 이성친구와 수줍게 손잡고 롤라장 한바퀴 돌기, 다같이 줄지어서 기차놀이. 그리고 '터치바이터치'를 비롯한 디스코 노래들 ^^ 노는 형/누나들이 있을 때는 무서워서 집에 빨리 돌아왔던 건 비밀 ㅋㅋ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오하이오님 글 덕분에 새록새록 하나씩 기억나네요. (그때 같이 놀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을지... 문득 궁금하네요 ㅎㅎ)
오. 초등학생들도 롤라장에 무리져 가서 놀러가기도 했나요. (갑자기 이거 원, 제가 더 초라해지네요)
그나저나 저도 정말 이렇게 과거를 돌아볼 일이 생기면 저도 "그 때 그 친구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나" 싶은 생각이 자주 나요. 저도 이 글을 쓸 때 생각나는 몇몇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아 갑자기 영화 품행제로가 생각나네요...
저런 보조기구는 처음 보는데 도움이 많이 될것 같네요~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잘 서지도 못한 꼬마가 보조기구를 이용해서 1시간여 타고 혼자 지치네요.
스케이트 꿈나무들 완전 반갑네요~ 저는 취미로 스케이트 타는 공대 박사과정 학생입니다^^ 인라인스케이트로 시작해서 지금은 인라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을 하고 있고 요즘은 아이스스케이트도 쇼트트랙 종목으로 병행하고 있는데 아이스는 아직 저한텐 좀 어렵네요 ㅜㅠ 세살 아들래미한테도 가르치려고 가장 작은걸로 사줬는데 아직은 무서워서 그런지 타기 싫어하더라고요 ㅠㅠ 저희집 아들래미는 언제쯤 저리 재미있게 타려나 싶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저희동네에도 저런 롤러장 하나 있는데 거긴 언제나 붐빕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널널해서 안전하게 탈 수 있을듯 싶군요^^ 온가족이 출동해서 즐거운 스케이팅 하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말씀을 들으니 취미를 넘어선 체육인 수준이시네요. 잘 타시니까 아드님도 보고 금세 타겠지요. 다만 그 시작 점이 다들 다른 것 같긴 합니다. 경험상 늦는다고 더 못하는 것도 아닌 것 같더라고요.
여기 스케이트장도 주로 십대 아이들이 많이 오는 데라 평일 저녁이나 주말 늦은 오후엔 많이 붐비나 봅니다. 주말 점심때라 그나마 한가했던 것 같은데, 사이트에 붐빈다는 불만이 더러 있더라고요. 이건 계절 없이 즐길 수 있는 것 같아 종종 가보려고 합니다. 다음엔 저도 한번....ㅎㅎ
저도 서른 넘은 나이에서야 저한테 꼭 맞는 취미를 찾은거 같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ㅎㅎ 그전에는 운동을 정말 안했거든요~ 몸 쓰는걸 싫어하기도 했고요 ㅎㅎ
아마 발 미끄러지는게 처음에는 적응 안되시겠지만 온가족이 다같이 하는거는 그게 무엇이 되었든 재미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그렇지 않아도 지금 아이들이 커서도 다 같이 할 수 있는 가족 운동을 하나 잡아 가려고 합니다. 주변에 골프장에 노닥노닥 골프를 치는 노 부부를 종종 보면서 저건 나이 들어서 할 수 있겠다 싶어 다 함께 골프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브라덜 루이" "할렘 디자이어" 두 명곡을 빼 놓을 수 없죠. 개읹거으로 꼽혔던 노래는 아하의 "테이크 온 미".... 중학교때 한창 타러다니다가, 고등학생형과 충돌 후 그형 안경깨져서, 그 자리에서 혼나고 안경값 물어내라고 닥달해서 그 다음부터 로라장 딱 끊은 일인입니다. 뒤로가는 기술까지 마스터했어야했는데요....
좋네요. 런던 보이스와 모던 토킹^^ ㅎㅎㅎ 뉴욕~~~ https://www.youtube.com/watch?v=aofSEVUbA80
'브라더 루이'는 북한여성이 불렀다고 알려진 노래를 한번 걸어 봅니다. (색다르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9twdYLKsE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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