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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Solo Trip - 혼자 여행한다는 것 - Mexico City 를 다녀와서.. (사진 업데이트)

브라킴 | 2017.03.09 08:43:2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마적단 여러분, 


좋은 댓글들 많이 써주시고 힘 입어 멕시코 씨티에 잘 다녀왔습니다. 몇 가지 후기로 쉐어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끄적여봅니다. 별 계획을 안하고 다녀온 여행인데 정말 멋진 도시더군요.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중심으로 적어봅니다. 


1. Teotihuacan

일단 정말 큰 피라미드들로 잘 알려진 티오티후아칸 인데요, 유적지에 가기 전 Museo Nacional de Antropología (National Museum of Anthropology) 에 다녀왔습니다. 멕시코의 pre-columbian (유럽 역사가 유입되기 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즈텍도 이중의 일부죠) 역사는 정말 굉장하더군요. 1세기 경에서부터 Hernan Cortes (스페인의 정복자, conquistador) 가 도착한 16세기 초반까지의 그 창대했던 유적지들을 보여주는데요, 어떤 식으로 종교가 발달되었는지, 사회가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주더라구요. 정말 재밌는 점은 Teotihuacan 은 아즈텍보다 몇 백년을 앞선 문명이었는데, 아즈텍의 언어로 기억된다는 점이죠. 아즈텍 문명이 이 문명을 발견하였을 때, 그들이 본 피라미드는 너무나 거대하고 웅장해서, "사람이 신이 되는 곳 = teotihuacan" 이름을 줬다고 하더라고요. 박물관에서 봤던 것들과 실제로 피라미드를 방문했을 때 상상한 그 문명은 상상 이상의 것이더라구요.

가시게 되면 메뚜기 타코를 먹어보세요. 처음 집을 땐 좀 혐오감이 든다만 익숙해지고 눈에 보이지 않을땐 그냥 건새우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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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Zocalo 

멕시코 문화와 정치의 중심지인 쏘칼로는 우리나라의 광화문을 떠오르게 하는데요, 이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 하나하나가 인상적입니다. 대통령궁으로 쓰였던 Palacio Nacional / Cathedral Metropolitana 등등. 쏘칼로의 뒷 골목들은 다양한 상권들이 형성되어있는데, 그 상권들이 자리잡고 있는 건물들 하나하나가 유럽의 영향을 받은 흔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멕시코 근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짧은 관계로 대통령궁에서 봤던 헌법 재정에 관련된 내용은 기회가 되면 더 공부를 하고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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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쏘칼로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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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쏘칼로 광장 뒷골목, 명동과 느낌이 사뭇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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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한 주스 집인 Jugos Canada. 만들고 남은 것까지 주는 이 인심! 

3. Cathedral Metropolitana

가시게 된다면 20분 마다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rooftop / belltower tour 에 꼭 가세요. 아무것도 이해가 안되더라도 성당 지붕위에서 쏘칼로를 바라볼때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됩니다. 쏘칼로와 그 주변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투어를 진행해주시는 분이 스페인어 밖에 안하시기 때문에 ... 가끔 고개 끄덕이면서 호응해드리는 건 보너스! 


4. Bosque de Chapultepec

멕시코 씨티라고 하면 굉장히 오염되고 pollution 이 심한 도시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가는 곳마다 정말 Green 이 많습니다. 도시 한 가운데 Central park 처럼 큰 공원이 있는데, 그 가운데 Chapultepec 이라는 큰 성이 있습니다. 가보세요. 꼭대기 올라가셔서 입장료 내시면 되고 물은 들고 갈 수 없으니 가방은 아래 락커에 맡기고 가시면 됩니당. 성 안에는 아래와 같이 벽화가 그려져있고, 성 안에 살았던 귀족들읭 모습과 유물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과 저같은 여행객들, 그리고 도시의 뷰를 즐기려고 온 젊은 커플들로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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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멕시코의 벽화들

긴 식민사와 내전의 역사를 가진 멕시코가 가진 독특한 문화는 벽화인데요, 여담으로는 까막눈의 대중을 위해 벽화를 통해 정치적 메세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달이 되었다고 합니다. 재밌는 건 제가 다니던 학교 지하에 Jose Orozco 라는 멕시코 벽화가의 작품이 있어서 항상 그 옆에서 커피 마시고 공부를 했는데, 정작 여러 유명한 벽화 전시로 유명한 예술의 전당인 Palacio de Bellas Artes 에 저희 학교에 전시된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더군요. 

여러 벽화들에서 보이는 예술가들의 struggle 은 what does it mean to be a mexican 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중심으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잔인한 식민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그들의 작품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들은 멕시코의 identity 를 이런 정치적 기류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한 반면에, 또 다른 부류의 예술가들은 정치에서 분리된 멕시코의 정체성, 순수 예술로서의 접근도 시도했더군요. 시대별로 바뀌는 예술을 돌아보는 것도 재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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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궁에 있던 디에고 리베로의 유명한 벽화. 이 계단을 지나 2층에 올라가면 궁을 따라서 여러 벽화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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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lacio de Bellas Artes 에 있는 디에고 리베라의 Man, Controller of Universe 입니다. 원래는 뉴욕의 Rockefeller center 에 commission 되어 그려졌다가, 뒤에 보이는 스탈린과 공산주의 (아이디어의 충돌), 그리고 Rockefeller 가 술에 취해있는 모습등 의뢰 주가 원하지 않았던 모습들을 벽화가가 고집했기 때문에 decomissioned 되면서 작품 자체가 destroy 되었구요, 그 작품을 그대로 멕시코에 화가가 직접 재현한 것입니다. 


6. 그 외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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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묶었던 La Condesa 의 모습입니다. 알록달록한 동네인데, 뉴욕의 Brooklyn 과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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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que Mexico 를 돌아다니다가 마주친 Sombreros.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으니 포즈를 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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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정말 인상적이었던 national anthropology museum. 멕시코의 풍부한 역사와 잔인했던 식민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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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묶었던 Airbnb host 는 예술가였는데요, 도착하자마자 그가 저를 데려갔던 곳이 이 private art exhibition 이었습니다. 뒤에 보이는 병들은 멕시코 씨티의 대표 주류 Mezcal 인데요, 테킬라와 같은 식물인 Agave 에서 추출된, 굉장히 스모키한 알코올 입니다. 테킬라 잔과 비슷한 잔에 담아 주는, 원샷보다는 보통 홀짝홀짝 여유롭게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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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뉴욕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의 타코, 원하는 것들을 다 섞어 넣을 수 있는데, 아마 멕시코에서 먹었던 음식 중 길거리 타코가 제일 맛졌던 것 같습니다. 



사진들과 더 추가하고 싶은 글들이 많다만 일단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혼자 여행을 한다는 것.. 5일간의 여행 일정을 잡고 있던 상황에 평소에 마음을 복잡하게 하던 것이 여행중에 똑같이 마음을 복잡하게 하니 상황이 좀 다르더군요. 뉴욕에서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루틴 속에서 마음에 불편한 부분이 있더라도 계속 우울해하면서 생활해도 됐는데 여행을 가니 정말 "선택" 을 해야되더군요. 방안에 틀어박혀 슬퍼하고만 있을 것인지, 남은 시간들을 내가 마음먹고 온 것 처럼 여행을 할 것인지 (내 삶을 살 것인지).


일단은 후자를 선택하자 라고 하며 여행을 마치고 왔는데, 그 과정에서 마음의 정리가 많이 된 것 같습니다. 나를 drag down 하던 것들이 참 인생에서 조그만 것들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여행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아마 조금은 더 새로운 제가 되어서 돌아온 여행이지 않았나 합니다.


함께 나눠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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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월이면 지난 해부터 roll-over 된 휴가가 만료 되는 상황에서, 지금 일상 속에서 좀 힘든 일들이 있어서 갑자기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부터 마냥 가보고 싶다는 멕시코 씨티 레비뉴 항공권과 에어비앤비를 예약했습니다. 스페인어는 하나도 못하는데,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고,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이 교차하는데요.


보통 주변에선 혼자 여행을 할 기회가 오거나 그러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꼭 가라고들 하잖아요, (특히나 20대들한테)


광범위한 질문이고 또 가족단위 여행을 많이 계획하는 우리 마적단이지만.. 그냥 여쭙고 싶었어요.


혼자 여행을 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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