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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d 사태를 보면서 제가 목격한 deboarding

대니, 2017-04-10 2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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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d 강제 deboarding 사건을 보면서 예전 제가 목격한 deboarding 사례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2년 전쯤인가, 출장차 AA를 타고 DFW에서 ELP로 가기 위해 경유하고 있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타고갈 게이트에서 충전도 할겸 동료 출장자와 함께 잡담을 나누고 있으려니 한 한국인 노인 한 분이 말을 거시더군요. 한국말을 하고 있으니 영어도 못 하시는 분이라 반가우셨건 것 같습니다.

자기 동생에게 연락을 하고싶은데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하시길래 빌려드렸습니다. 그러더니 여동생분이 바꿔 달라하셔서 저도 왠지 통화하게 됐는데 오빠께서 영어를 못하시는데 좀 도와달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해드려야죠.

사정을 들어보니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를 타고 오셨는데 약간의 연착도 있었던 것 같고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시스템을 잘 이해를 못하셔서 게이트도 못 찾고 하시다가 그만 연결편을 놓치신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 영어도 못하시지, 게이트는 수시로 바뀌지, 동생은 연락할 수도 없지... 총체적인 난국인 가운데 한국말을 하는 저와 제 동료를 보신거죠. 마침 저희와 같은 비행기를 타실 예정이길래 도와드리기 더 수월했죠.

헐... 근데 그 분이 가지신 보딩패스는 대기표였습니다. 게이트에서 물어보니 순번도 10번인가? 아무튼 가능성이 꽤나 낮은 순번이었죠. 게이트 직원에게 모르는 사람이지만 저 분이 영어를 못하신다 최대한 돕고싶다고 사정을 설명하고 곧 보딩이 시작 됐습니다. 항공사 직원은 일단 제 보딩패스를 스캔하고 마지막으로 탑승하라고 일러주고는 그 분이 타실 수 있는지 함께 기다렸습니다.

결국... 그 분 순번은 오질 않았고, 저는 이만 들어가야 할 시간이 됐습니다. 그 직원에게 카운터까지 모셔가서 사정을 얘기해주고 그 이후의 절차 ㅡ 숙박이라든가 다음 비행기 티켓이라든가를 설명해줄 통역 등에 대한 것을 부탁 드리고 그 노인분께도 간단히 설명을 드렸죠.

그런데 이 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분명히 보딩패스 스캔도 하고 제 자리는 잘 있어야 하는건데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들어갔답니다. 기내승무원이 안에서 보기에 그 자리에 아무도 안 앉았길래 공석으로 시스템에 입력한 모양이더군요. 그렇게 제 자리에는 이미 누군가가 앉아 있었습니다.

출장으로 가는 거라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일정도 있는 상황인데 당황스러웠습니다. 결국 지상직원은 마지막으로 대기로 들어간 승객을 내리게 하고 저를 태웠는데, 오늘 갑자기 생각이 드는 것이, 그 내리게 된 승객도 상당히 억울할 수도 있겠더라구요. 사정도 모르고 저를 태우기 위해서 자기가 내린 것처럼 보였을 수고 있으니...

United와는 다른 스토리긴 하지만 내리게 된 승객도 충분히 컨플레인 할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았던 것도 새삼스레 고마워지는군요.

그리고 그 날 결국 비행기를 타지 못하신 노인분은 그 날 또다른 고난을 겪고 계셨더라구요. 제가 경황이 없어 비행기 내려서 달라스 AA에 전화하여 확인해보니 인근 모텔 하나 잡아주고 다음날 첫비행기로 부킹해 줬다고 하더군요. 그 모텔에 연락해보면 연결해 줄 것 같다고 하면서요. 상황 파악 후에 여동생 분께 연락을 드렸는데, 오빠께서 항공사가 연결해준 모텔에 체크인을 안 하셨다고 하더군요. 설마 모텔 가는 길에 어떻게 되신 것은 아닌지 걱정했었는데, 결국 공항 직원이 내일 탑승할 비행기 게이트 근처에서 주무시고 계신 그 분을 찾았다고 하더라구요. 그 다음 날에 제 시간에 못 나올까봐, 게이트를 못 찾을까봐 걱정돼셔서 그냥 체크인 안하고 거기서 계시기로 하셨다고...

그 때 당시에는 당연히 내 자린데!라고 생각했었는데, 내리게 된 그 분은 적잖이 억울했겠더라구요. 그나마 제 일에서 내리게 된 분은 대기표에서 들어가게 된 분이라 쪼끔은 덜 억울하실 수도 있겠지만 온탕냉탕을 당한 상황이라 적잖이 당황했겠죠?

13 댓글

마일모아

2017-04-10 20:20:35

요즘은 항공 여행이 워낙 캔슬도 잦고 변경, 딜레이도 많아서 한국에서 오시는 어른들은 무조건 직항, 직항이 안되면 경유지에서 만나서 같이 모셔오는 방법을 취해야 할 것 같아요.

대니

2017-04-10 20:44:39

우왓 마모님 댓글!!!

Passion

2017-04-10 20:31:57

, 결국 공항 직원이 내일 탑승할 비행기 게이트 근처에서 주무시고 계신 그 분을 찾았다고 하더라구요


아.... 이 문구를 보고 가슴이 쬐이는 듯한 느낌이 드면서 마음이 아프네요...

대니

2017-04-10 20:48:53

그래도 다행히 동생분과 통화하고 모텔 체크인 후 다음날 비행기로 목적지까지 잘 가셨다고 들었어요.

Passion

2017-04-10 20:50:47

아 다행이네요.

무지렁이

2017-04-10 21:23:37

잘 읽었습니다. 이런 일도 있군요.

UR가득

2017-04-11 00:53:30

이렇게 도와주시고 끝까지 어찌되었는지도 알아보시고...대니님 참 따뜻한 분이시네요...

제가 다 감사하네요~

딸깍발이

2017-04-11 02:11:55

사후조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셨던 모습에

감동 받았습니다. 대니님의 삶의 질이 아멕스 센트리온 급

으로 업그레이드 되시길 기원합니다.

대니

2017-04-11 14:45:39

그 때 당시에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도 그 때 제가 너무 야박하게 제 갈 길 가버려서 여동생분과 그 분께 죄송하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부끄럽습니다.

KhariF

2017-04-11 17:38:02

대니님도 정말 좋은일 하신겁니다. 


저도 조만간 부모님을 미국으로 한번 모셔야하는데 영어를 못하셔서 걱정입니다. 


대니님은 주어진 상황에 최대한 대처하셨고, 내리셔서도 신경써주셨는데요. 그만큼 하기가 쉽지않죠~


분명 복받으실겁니다~ ^^

스윗피123

2017-04-11 17:50:55

대니님도 함께 고생하시고 멋지시네요, 어르신 너무 고생하신 걸 듣고있으니 어르신은 무조껀 직항,저도 저희엄마를 위해 댄공 마일 적립 그리고 세이빙으로 넣어두어야겠습니다. 저는 유나이티드를 타구요 ㅠㅠ ㅋㅋㅋㅋ 

아날로그

2017-04-11 18:48:36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말 스윗한 스토리네요. 아마 그 노인 분께서도 평생 대니님 고마워 하시면더 사실거에요. 그리고 이 경우랑 이번 UA는 전혀 다른 일이라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오버 북킹이야 자주 있는 일이라 항공사도 대처 메뉴얼이 있을텐데 이번 일은 지들 입맛에 따라 절차도 정의도 무시하고 벌린 일이라 백번 욕먹어도 싸죠. 이번 UA승객이 저였어도 화가 솟구쳤을 것 같아요.

prettyhappy

2017-04-11 20:27:55

와 너무 따뜻한 글이네요. 저도 부모님을 대신해서 감사드려요. 이렇게 한국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사는거 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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