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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한국에서 느낀점-맞벌이와 육아라는 "불가능"의 영역

shine | 2017.07.20 21:46:5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한국에 있다보면 주로 집에 있다가 옛날 친구 지인들 만나는 게 하는일의 전부인데요. 특히 요즘같이 10분만 걸어도 온몸이 땀으로 젖는 더위에서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가 어느새 대화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게 됩니다.


몇년간 지켜본 한국은, 한국에 살고 있는 와이프나 제 형제들도 그렇고 뭔가 체념속의 순응하며 각자도생의 삶을 살고 있는듯 합니다. 특히 육아라는 영역에서는요. 몇년간 "저녁이 있는 삶"이 한국사회의 화두였긴 했으나 실제로 40대들을 만나보면 별 기대를 안하는 것 같아요. 


그들이 택한 각자도생의 길이란 크게 3가지, 1. 부모님(장인장모/시부모)에게 육아를 부탁하고 일정 사례를 드리는 것 2. 맞벌이를 포기하고 외벌이로 사는 것 3. 육아를 해주는 분들 개인적으로 고용함.


아이러니는 이 중 (지극히 제 개인의 판단이지만) 만족도가 가장 높은 건, 3번입니다. 특히 소위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입주육아도우미"를 고용한 경우, 여성분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아요. 


200만원정도를 입주도우미의 순수 임금으로 지급하고 이 분에게 살림을 할 신용카드도 한장 드리면 이 분이 장도 보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거죠. 그리고 부부는 가끔 저녁에 영화도 보고 차도 마시고 집에 들어갑니다. 어찌보면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아이들을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맡기고 정신적안정을 얻는 이 신기한 일들이 한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죠. 모르긴 몰라도 이 제도권에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입주육아도우미시장의 크기는 어마어마할 거고 앞으로도 커질 겁니다. 아울러 잉여짓을 하니 서울의 집값이 앞으로 떨어지지 않을 근거로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이 회사와의 접근성을 우선시해서 점점 도심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져서 서울시내 집값 특히 소형평수의 상승을 견인한고 있다는 군요. 역으로 분당/용인/일산의 집값은 하락세로 반전. 


근데 만나는 한국분마다 놀라는 건 그들이 미국이 애들 키우기, 특히 0세-5세 애들 키우기가 훨씬 수월할거라 믿는 경향입니다. 솔직히 미국이 결코 육아를 수웛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죠. 공공보육은 전혀 없고 데이케어 가격은 정말 엄청납니다. 다만 야근이 없는 건 큰 장점이긴 하나. 0세-5세 아이를 9시-6시 내내 데이케어에 보내지 않는한 맞벌이는 여전히 터프해요. 이것도 개인적인 생각인데 말을 못하는 아이를 하루에 10시간씩 보육시설에 맡기는 건 그리 인간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미국에서 제가 살고 곳을 보면 맞벌이보다 외벌이하는 미국가정이 훨씬 많습니다. 


마일과는 하등 상관없는 쓸데없는 이야기인데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니 이 고민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인류사회에서 그 어떤 집단도 부모가 모두 사회생활을 하면서 육아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가끔은 인류는 왜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미 21세기 호모 사피엔스들은 제갈길 찾아 미(비)혼이나 아이낳지 않기라는 주체적 선택을 이미 하고 있는데 말이죠.


이상 더운날 한국의 한 카페에서 쓴 잡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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