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제주도 사진 없는 맛집 판별기

이슬꿈, 2019-01-11 12:38:33

조회 수
2539
추천 수
0

1. 순옥이네 명가

 

수요미식회, 밤도깨비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꽤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 물회 별로입니다.

- 전복뚝배기는 꽤 맛있었습니다. 어우 국물 좋아요.

- 성게미역국 맛있었습니다.

 

그냥 맛있는 동네 밥집 정도입니다. 줄서서 먹을 정도는 아닙니다.

 

 

2. 진미명가

원래는 대방어회를 먹고 싶었는데, 아버지 친구분이 이 곳을 강력하게 추천해 주셔서 가게 됐습니다.

이날은 방어는 없고 히라스(부시리)만 있다고 해서, 부시리랑 참돔을 먹었습니다.

 

진짜 맛있습니다

 

알고보니 수요미식회에도 나왔고 원래부터 다금바리(자바리의 제주도 사투리) 명인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집이었습니다.

 

부시리랑 참돔 정말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었는데 그 다음으로 나온 부시리 특수부위가 진짜 예술입니다.

부시리 뱃살 먹으면서 입에서 녹으면서 퍼지는 압도적인 풍미에 거의 울뻔했습니다.

 

나머지 부위로 끓여서 내주시는 지리도 압권입니다. 뽀얗고 진한 국물이 보양탕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비싸서 그런가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그 가치를 지불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만 오는 곳인가 싶습니다.

앞으로 제주도에서 회 먹으면 여기입니다.

 

 

3. 연리지 가든

 

원래는 흑돼지를 먹고 싶어서 목포고을이라는 곳을 찾았는데 아버지 친구분이 절대 그런데 가지 말라며 무조건 여기 가라고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쯤에서 홍보인데 아버지 친구분은 제주도에서 전통 방식으로 푸른콩으로 메주 없이 장을 만드시는 분입니다. http://www.greensoy.co.kr/

그래서 제주 로컬 슬로푸드 재료로 유명하다보니 좋은 식당들과 교류하고 계시는 모양입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흑돼지를 먹는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은 사실 '제주 흑돼지'가 아닙니다.

순종 '제주 흑돼지'는 뒤지다 보니 겨우 다섯마리가 발견된 걸 교배시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지금도 축산진흥원에서 260마리 정도를 키운다고 합니다.

아니 그럼 어떻게 그렇게 흑돼지 식당이 많은가 하는데 그건 재래종 흑돼지와 영국산 버크셔 흑돼지의 교잡종이랍니다.

이게 도시전설이 아니고 대놓고 제주도에서도 버크셔 품종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버크셔도 맛있는 돼지입니다.

지리산 흑돼지 내지는 남원 흑돼지도 버크셔K라는 버크셔 순종입니다. 이것도 매우 맛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연리지 가든은 축산진흥원에서 제주 흑돼지 동종을 보급받아 기른다고 합니다.

물어보니 진흥원에서 무한정 기를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여분의 돼지들은 믿을 수 있는 농장들에게 보급한다고 합니다.

여기선 5천평에서 50마리 정도를 기르신다고 합니다. 방목해서 키우시는 겁니다.

그래서 제주도에서 진짜 '제주 흑돼지'를 먹고 싶으면 여길 가야 합니다.

이게 제주 흑돼지는 성장이 너무 느리고 다 커도 고기가 적게 나와서 돈이 별로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농장들이 성장이 빠르고 채산성이 좋은 교잡종을 더 선호한답니다.

저만 알고 싶어서 처음에는 안 쓸까 했습니다.. 주인장 분들도 딱히 돈 벌려고 하는 가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연리지 가든 이외에도 천연기념물 동종을 표방하는 가게가 얼마나 있는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엔 여기밖에 안 나옵니다. 물론 여기도 거의 안 나오지만요.

 

고기는 1인분 1만 8천원이라 딱히 더 비싸지도 않습니다. 대신 양 자체가 한정된 탓에 예약도 필수고 부위를 정할 수도 없습니다.

사장님이 친절하게 그냥 막 대충 구워 주십니다. 연탄에 아직 달궈지지도 않은 철판에 그냥 턱턱 올리십니다.

그런데 고기 질 자체가 예술이다보니 그래도 맛있습니다. 물론 뜨겁게 달궈서 강하게 지져서 먹으면 당연히 더 맛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구웠습니다.

제 짧은 인생 가장 맛있는 돼지고기 구이를 여기서 만났습니다. 제가 기름기에 약해서 일정 이상을 넘어가면 몸이 거부해서 못 먹는데 이건 그래도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살코기가 많은 부위는 살짝 구워서 소고기 먹듯이 빨갛게 먹으면 진짜 훌륭합니다. 육즙 넘치는 돼지는 처음입니다.

비계 많은 부위는 지방이다보니 바짝 구워서 먹어야 향기가 더 좋습니다.

4명이서 6인분 시켜서 먹고 된장찌개도 그냥 주셔서 먹었는데 이것도 엄청 맛있었습니다. 저도 앞으로 된장찌개에 들깨가루 좀 넣어볼까 싶습니다. 고기 6인분에 공기밥 두개까지 11만원 나왔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저희밖에 없었습니다. 애초에 예약을 몇 테이블 안 받는 것 같습니다.

미리 연락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서쪽 끝이라 관광객들이 잘 갈 일도 없습니다.

http://cityfood.co.kr/file2/h_0121/60309/index.html?mode=intro&number=57536&gu_number=60309

 

제주도에서 흑돼지를 먹는다면 앞으로 무조건 여기입니다. 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동종을 쓴다고 표방하는 곳이 더 나타나지 않는 이상은요.

 

 

4. 시스터 필드

 

서귀포 강정마을 근처의 빵집입니다. 크루아상이 먹고 싶어서 들렀습니다.

빵이 엄청 큽니다. 꽤 맛있습니다만 최상급 호텔 조식의 크루아상과 비견할 정도는 아닙니다. 물론 빵 체인점보단 분명 낫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으로 이즈니 버터를 500원에 같이 팝니다. 그냥 이거 발라 먹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이 됩니다.

서귀포 근처에서 묵으시는데 호텔 조식이 없다면 여기 들리셔서 다음날 먹을 아침 빵이랑 이즈니 버터 사시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멀리서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에 서귀포에 오면 겹겹의 의도 라는 빵집에 가 보고 싶습니다.

 

 

5. 문동일셰프의 녹차고을

 

애월에 있습니다. 한식대첩에 나와서 유명해진 분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관광객보다 동네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코스도 있는 것 같지만 그냥 단품메뉴 여러개 시켰습니다.

흑돼지 스테이크는 별 감흥 없었고 고사리 육개장은 훌륭했으며 녹차칼국수는 대박이었습니다. 칼국수 들깨국물 진짜 끝내줬습니다.

다음에 가면 칼국수 국물 먹으러 다시 먹고 싶습니다.

 

 

6. 서귀포 올레시장 중앙통닭 마농치킨

 

좀 장르가 다른 치킨입니다. 치킨 겉면이 바삭하다기 보다는 닭껍질 본래의 느낌같이 부드럽게 씹혔습니다.

마늘향기는 육지에서 먹던 마늘치킨과는 또 다릅니다. 그래도 아주 좋습니다. 좀 더 달콤한 느낌입니다.

올레시장 주차가 꽤 어렵고 (시장 들어오기 전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시고 걸어오세요), 꽤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제주에서 서귀포까지 치킨 먹으러 올 이유까진 없다고 보고, 서귀포 근처 숙소에서 맥주와 함께 드시고 싶으시다면 아주 맛있고 괜찮습니다. 저는 사이다 마셨지만요.

일년에 한 번은 생각 날 것 같은 맛입니다. 참고로 지금까지 저의 치킨 1위는 수원 팔달문 통닭거리의 진미통닭입니다. 여기 양념치킨은 진짜 대박입니다.

 

쓰고 보니 전부 다 차 없이 가기는 어렵네요. 가족여행이라 가능했던 듯...

면허 따야 하나...ㅠ.ㅠ

16 댓글

후이잉

2019-01-11 12:57:29

면허 강추~!드려요~

최선

2019-01-11 13:01:44

제주도 가고 싶네요 ~~~ 좋은 맛집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 

제주도에서는 렌트카!

차도남

2019-01-11 13:08:44

6월에 제주도 가는데 최소 두군데는 꼭 가보고 싶네요. 특히 진미명가는요. 감사합니다 ^^

Maxwell

2019-01-11 14:17:22

믿고 보는 이슬꿈 님 후기! 항상 감사합니다 ㅎㅎ

이텔

2019-01-11 14:23:27

역시 이슬꿈님 후기는 스크랩을 부르네요. ㅎㅎ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커피토끼

2019-01-11 15:13:07

스크립했습니다 - 쓰신 글 날리고 다시 고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바이올렛

2019-01-11 15:20:31

한국 곧 갈것 같은데 제주도 가면 꼭 들려보겠습니다! 진미명가, 연리지가든.. 

뀨뀨

2019-01-11 16:21:18

감사합니다~ 이번에 한국가면 제주도 가려고 했는데 연리지 가든 꼭 가보고 싶어요.

티메

2019-01-11 16:25:28

이쯤돼면 면허 없는게 더 신기할정도의 이슬꿈님 여행기..ㅋㅋ 

민데레

2019-01-11 16:52:54

글 날리셨다는글 보구 아쉬웠는데....

이리 다시 올려 주셨네요..

저도 6월에 한국갈때 제주도 가는데....

꼭 다시보고 한곳한곳 다녀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ㅎ

모로칸로즈

2019-01-11 16:59:31

저도 글 날리셨다는 글 보고 아쉬웠는데, 다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참고할게요 :) 좋은 주말 보내세요!

armian98

2019-01-11 17:19:17

우왕 감사합니다! 사진이 없는데도 막 눈에 아른아른 하네요.

인생모이써

2019-01-11 17:25:02

오 맛집!! 좋아요 ㅋㅋ

6월에 제주도 가는데 방어는 철지나 못먹고 ㅠㅠ

흑돼지,다금바리는 꼭 먹어봐야 겠어요 ㅋㅋ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Monica

2019-01-11 17:51:20

제주도 한번도 못가본 촌년입니다.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곳중 하나가 제주도이고요.  일도 그만 뒀겠다 애들이랑 한국 한번 떠야 할까봐요.  맛난거도 먹고 한국도 보여주고.  

narsha

2019-01-11 18:22:01

제주도 맛집들 스크랩 해놓고 다 가보고 싶네요.

저도 요즘 하얏 호텔 갈 곳 보고 있는데 제주도 가면 꼭 필요한 알짜정보 감사합니다.

안데르센

2019-05-27 15:09:51

정보감사합니다. 7월에 가는데 가봐야겠네요.

목록

Page 1 / 3835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6817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60109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80646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97159
new 115045

Costco 에서 우버(이츠) 기프트카드 $100짜리 $80에 파네요.

| 잡담 16
nysky 2024-06-05 1146
new 115044

2024 렉서스 TX 350 리스 후기 (So Cal): Zero Drive Off 의 의미란?

| 잡담 12
  • file
dsc7898 2024-06-05 1181
new 115043

7월 job 시작합니다. ead 카드가 아직도 안나오고 있는데 이제라도 pp로 바꿔야 될까요?

| 질문-기타
피피아노 2024-06-05 23
updated 115042

United Club 라운지 패스 나눔 -- 댓글로 나눔 계속 이어지는 중 (11/10 현재 나눔 완료)

| 나눔 1122
  • file
TheBostonian 2021-01-07 34278
new 115041

장모님 모시고 갈 만한 곳 할만한 것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정보-여행 11
포엘 2024-06-05 1041
new 115040

(질문) 한국내 자산(부동산/주식)은 어찌들 하셨나요?

| 질문
mysco 2024-06-05 51
updated 115039

[업데이트: 알리에서 로봇이랑 배터리 잔디깍기 둘다 질러버렸습니다] 요즘 배터리 잔디깎기 (Mower)는 성능 괜찮나요? (25-inch Greenworks)

| 질문-기타 50
  • file
Alcaraz 2024-06-04 2464
new 115038

에어캐나다 바우처가 있습니다. 처리 방법이 있을까요?

| 질문 2
낮은곳으로 2024-06-05 224
updated 115037

Hilton Aspire Card 리조트크레딧 DP 모음글

| 질문-카드 321
  • file
음악축제 2023-04-04 26359
updated 115036

하와이 호텔과 여행 문의 (다음달 처음 방문 계획) ^^

| 질문-호텔 25
Atlanta 2024-06-04 980
updated 115035

효과적인 차콜 그릴 그레이트 청소도구 소개합니다.

| 정보-기타 25
ddolddoliya 2024-05-22 2208
new 115034

인생 첫 집 모기지 쇼핑 후기 (아직 클로징 전) & 향후 계획

| 정보-부동산 12
  • file
양돌이 2024-06-05 752
updated 115033

대한항공 일등석 마일 좌석 대기 확약이 되긴 하네요.

| 정보-항공 16
딴짓전문 2024-06-05 2039
updated 115032

Marriott Bonvoy --> 대한항공 전환 종료 (6월 17일부)

| 정보-항공 33
스티븐스 2024-06-03 4825
new 115031

리스 24개월 남은 차 해결방법이 있을까요 (업뎃: 구체적인 차 정보 및 quote추가)

| 질문-기타 23
  • file
미스터선샤인 2024-06-05 1013
new 115030

내년 (2025) 칸쿤 대가족 여행을 계획하는데 올인클 리조트 조언 부탁드려요

| 질문-호텔 12
키쿠 2024-06-05 859
updated 115029

Chase Southwest 카드들 85,000points 사인업 보너스 (6/26까지)

| 정보-카드 9
valzza 2024-06-04 1432
updated 115028

리엔트리 퍼밋 신청 이후 3달째 업데이트 x. 그냥 기다리면 될까요?

| 질문-기타 8
NCS 2024-06-03 465
updated 115027

Amex MR to Virgin Atlantic 30% bonus until 5/31/2024.

| 정보-카드 34
  • file
랜스 2024-04-22 4842
updated 115026

베가스 Rio hotel and casino 하얏에 가입했네요

| 정보-호텔 32
  • file
항상고점매수 2024-03-01 3330
updated 115025

6개월간 달렸던 뱅보 후기

| 후기 20
Necro 2024-06-05 2287
new 115024

홈 오피스에서 쓸만한 의자 뭐가 있을까요?

| 질문-기타 7
활기찬하루 2024-06-05 906
new 115023

Costco에서 DoorDash GC 20.01% 할인하네요 ($79.99 for $50x2)

| 정보-기타 1
이성의목소리 2024-06-05 310
updated 115022

(chase) 첫 비즈 카드 리밋 올리는 방법 있을까요?

| 질문-카드 13
자카르트 2024-06-04 621
updated 115021

포항앞바다에 상당량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하네요

| 정보 149
이론머스크 2024-06-03 10258
new 115020

올인클루시브, UR 포인트를 Hyatt로 옮기지 말고 그냥 Chase Travel 에서 예약하면 많이 손해일까요?

| 질문-여행
업비트 2024-06-05 178
updated 115019

[11/30/23] 발빠른 늬우스 - 게스트 오브 아너 (GoH) & 하얏트 (Hyatt) 마일스톤 리워드 변경

| 정보-호텔 196
shilph 2023-11-30 14670
updated 115018

2024년 5월, 한국 번호 없이, 듀얼심으로 개통한 우체국 알뜰폰

| 정보-기타 10
붕붕이 2024-06-01 1064
updated 115017

Andaz 5th Avenue, InterContinental New York Times Square (안다즈 뉴욕, 인터콘티넨탈 뉴욕 타임스퀘어) 후기 및 모녀여행 이모저모

| 정보-호텔 28
  • file
엘라엘라 2022-09-05 4711
new 115016

Hyatt Studio 생긴다고 합니다.

| 정보-호텔 5
Lucas 2024-06-05 1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