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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긴 설

오하이오, 2019-02-04 15: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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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요일 아침, 나름대로 단정히 입고 거실로 나온 1, 2, 3호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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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처가 다시 부엌으로 가 음식 재료를 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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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를 앞당겨 지내기로 했다. 조촐한 차례상이 완성되어 갈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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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행 연습 삼아 1, 2, 3호에게 절을 몇번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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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를 마쳤다. 사잣밥을 내놓고 들어가려는데 3호가 바나나가 빠졌다며 들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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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에게 잔을 올리고 드리고 싶은 반찬을 고르라니 젓가락 올리고 접시를 밥 옆으로 밀어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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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그대로 아침상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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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복하며 처와 퇴주를 나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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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물리고 차 한잔 하려는데 2호가 과제에 색을 칠하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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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찰흙으로 만든 에베레스트를 물감으로 마감하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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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산책 겸 걸어서 수영장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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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문을 나설 때 놀라울 만큼 따뜻했다. 영상 20여 도를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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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은 눈에 개울에 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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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대학 운동장에도 학생들이 바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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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 반바지 차림만 보면 한 여름인가 싶다. 2-3일 전 섭씨 영하 20여도를 였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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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도착해 한참을 물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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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주차한 자저거를 빼내는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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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서 걷던 세 모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앞지를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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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달을 밟다 쏜살 같이 달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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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서는 기다리고 있던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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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나를 보고, 이제 또 간다며 달려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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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당 보도 앞에서 다시 나를 기다리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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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자전거 길에 들어서는 마음 편히 뒤도 안 돌아 보고 가는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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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뒤에는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기는 1, 2 호와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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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기 심심했던지 길 끝까지 갔던 3호가 다리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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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낑대며 계단을 오르는 3호. 도아줄까 물어 보니 혼자 할 수 있단다. 그래서 장하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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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집 반대 방향으로 가는 장애급 방향치 3호를 세워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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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한파 휴교'가 쑥스러울 만큼 화사한 월요일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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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만에 학교 가는 아이들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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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색칠까지한 모형을 깜빡한 2호 손에 봉지를 쥐어줬다. 이번 한주도 즐겁게! 

26 댓글

shilph

2019-02-04 15:51:48

저희는 어젯밤에 눈이 온대서 회사 안갈줄 알고 잔뜩 기대하고 늦게 자게 만들고는 오늘 오후에 온다고 하고 아침에 몇 방울 흘리고는 다시 잠잠해졌습니다.

 

이번 주 말에 온다고 하는데 과연 어찌 될련지....

오하이오

2019-02-04 15:56:29

추위가 서쪽으로 이동 한건가요. 여긴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순식간에 따뜻해졌는데요. 이번 주말엔 꼭 원하는 눈 보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당근있어요

2019-02-04 15:52:44

우왕. 제가 1등이네요. :)

어딘지 어색하게 차려입은 세 아이가 너무 귀엽고, 집 근처에 걸어서 수영장이 있다는게 너무 부럽네요. 신입회원들도 많이 들어오셔서 삼형제 팬클럽이 대폭 늘어날듯해요!

오하이오

2019-02-04 16:00:15

하하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까운 곳에 수영장이 있는데 날이 추워서 좀 뜸하다가 이번에 정말 모처럼 걸어 갔습니다. 

복숭아

2019-02-04 15:53:54

가입전부터 1,2,3호 항상 너무 귀엽게 잘 보고있어요.

저는 부모님이 바쁘셨어서 어릴때 사진이 많이 없는데 남친은 3남1녀인데 애들마다 앨범이 가득가득한거 보며 참 부럽더라고요.ㅎㅎ

1,2,3호는 추억이 참 많을거같아요 :)

오하이오

2019-02-04 16:05:43

잘 봐주시고 또 이렇게 인사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사진이 오히려 너무 많아서 아이들에겐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들어요. 사진으로 아이들 기억을 가두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어찌 보면 고스란히 제 기억이고 제 추억인 셈인데요. 아이들에게 사진 속 순간순간이 훗날 어떤 추억이 남을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전설따라

2019-02-04 16:06:48

시애틀 지역은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눈이 내렸습니다. 지구가 아프긴 엄청 아픈가봐요.

동부가 빙하기처럼 맘모스를 얼려 버리겠다 작정을 한 모양일때도

이곳은 내내 영상이었는데 지금 27도F, 더 늦기 전에 병 든 지구를 돌 봐 주어야겠습니다.

 

2호의 에베레스트 산은 아주 멋지네요.

세 형제가 듬직~  든든 하시지요?

오하이오

2019-02-04 16:15:58

어구, 정말 지구가 많이 아픈가 보네요. 지난주 화씨로 영하를 기록하더니 주말엔 화씨 65 여도에 이어 오늘도 60 여도네 머물고 있네요, 수치로만 들을 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금 시애틀이 여기보다 더 춥다고 생각하니 낯서네요. 

아이의 숙제, 칭찬 말씀 감사드리고요. 추위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돈쓰는선비

2019-02-04 16:17:37

이번 한주도 즐겁게!

오하이오

2019-02-04 16:19:38

예, 즐겁게, 즐겁게^^

똥칠이

2019-02-04 16:32:54

숙제, 준비물 안가져가는건 집집마다 똑같네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하이오

2019-02-04 19:49:24

하하 그런가요. 가끔은 반대로 도시락을 학교에 흘리고 옵니다. ㅠㅠ. 

새해 인사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길 기원합니다!

지큐

2019-02-04 16:42:01

오하이오님이 마모 회원이셨군요~

저 뽐뿌에서 지큐트 아뒤로 몇번 댓글 달았었습니다.

여기서 뵈니 반갑네요 ㅎㅎ

뽐뿌가 ddos 사건과 해킹 사건 이후로 해외, 특히 북미 아이피에 대해서 뭔가 블락을 한듯한데.. 참고 쓰다가 너무 불편해서 저도 이제 여기서 활동해야할것 같아요.

 

3형제 이야기는 언제 봐도 즐겁습니다.

카메라를 바꾸신건지, 보정을 하시는건지 몰라도 예전 사진과 비교해서 화질이 바뀐 느낌입니다. ㅎㅎ

오하이오

2019-02-04 19:53:09

예, 가입한지 곧 3년이 됩니다^^ 반갑습니다. 이름이 낯익습니다!

어느 순간 부터 사진을 등록할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이걸 문의를 해봤는데 그쪽에선 별 문제가 없다고 하던데... 미국쪽(제 인터넷회사)에 문제가 있나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카메라가 바뀌진 않았는데 작년에 쓰던 렌즈가 고장나서 조금 질이 떨어지는 렌즈를 쓰고 있긴 한데, 바뀌어 보인다면 그 보다는 제 취향이 그사이 바뀐게 아닌가 싶습니다. 

씻퐈

2019-02-04 16:46:42

3형제를 키우시다니 정말 위대하십니다 ㅜㅜ 

 

오하이오

2019-02-04 19:53:32

쑥스럽네요^^

맥주는블루문

2019-02-04 18:09:54

어제 저녁부터 시애틀쪽엔 어마무시한 눈이 내려서 지금 잔뜩 쌓여있습니다. 잘 오지도 않는 눈인데 첫눈이 아주 거하게 내려서 오늘은 사람들이 회사에 가지도 못 했어요. 

오하이오

2019-02-04 19:56:31

위에 @전설따라 님께서 시애틀 지역에 눈이 왔다하셔서 눈이 왔나 보다 하고 있긴 했는데 그냥 온게 아니라 많이 왔군요. 회사도 못 갈 정도라니...  모쪼록 다니시는 길 교통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곧 눈 쌓인 시애틀 사진 구경하겠구나 하는 생각은 저 뿐만이 아닐 듯 하네요^^)

TheBostonian

2019-02-04 22:20:50

자전거 밀며 계단 힘겹게 오르는 3호, 자기가 끝까지 하겠다는 모습 기특하네요!

 

보스턴도 오늘은 많이 따뜻했어요. 아직 제대로된 snowstorm은 시작도 안했는데.. 앞으로 어떨지 두렵기만 하네요ㅠ

오하이오

2019-02-05 06:08:06

이맘때면 이미 동부쪽 혹한이나 폭설 소식이 한두번 들렸던 것 같은데 올해는 큰 일 없이 잘 넘기게 되나봅니다. 모쪼록 그대로 잘 지나가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onica

2019-02-04 22:29:52

마모알고 3번째 설 차례 지내는 사진들 보는거 같네요.  세월이 빠르다 그런 느낌....ㅠㅠ

빨리 봄이 오길 기다립니다.  

오하이오

2019-02-05 06:12:57

그렇게 되네요. 저도 이제 딱 가입 3년을 맞게 되고요. ^^ 아직도 마모력은 바닥인데 세월만 흘려 보냈네요. 마침 어제 입춘도 지났으니 (마음만은) 봄입니다. 오늘은또 설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onica

2019-02-05 07:13:31

오하아호님과 식구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하이오

2019-02-05 10:08:08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모니카님께서 저와 같은해(달수로는 제가 6개월 빠른) 가입 하신 것 같네요.

따뜻한봄날

2019-02-05 07:17:19

따뜻한 날씨가 우리 3형제가 즐거운 설을 맞이하도록 해주었네요. 즐거운 사진 보고 즐겁게 하루 시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19-02-05 10:07:57

보시고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새해 인사 감사합니다. 따뜻한봄날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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