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인터뷰 후 헛헛함 + 경험이 없다는 것에 대한 넋두리

복숭아 | 2019.02.27 11:30:2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요즘 바빠서 두문불출했던 복숭아입니다.

바쁜거 끝나서 돌아왔는데 다음주에 한국가니 다시 잠수탈 예정이고요 ㅎㅎㅎ

 

그냥 인터뷰 끝나고 헛헛한 마음에 넋두리하러 왔습니다..

 

저번 출장러 인터뷰 떨어지고 별로 땡기진 않았지만 지금 포지션보단 더 active한 포지션에 지원했었는데요.

역시 잊고있으면 연락이 온다는건 진리입니다.. 

진짜 까맣게 잊고있었고 학교 숙제+일처리하느라 바빴는데 지난주 목요일에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그것도 보통 HR에서 와야하는데 디렉터가 직접 전화와서는 전화인터뷰도 안하고 당장 다음주 화요일 (어제)에 인터뷰하러 오라고 합니다.

가야죠 그럼.

저번과는 다르게 공부도 더 빡세게 해가고 질문도 제대로 준비해갔고요.

 

인터뷰 경험이 별로 없는 저로서는 참 신선했던게 보통은 인터뷰어들이 먼저 "왜 지원했니?" 부터 시작해서 질문 세례를 하고 제가 질문 세례를 하고 끝나는거 아닌가요?

디렉터님과 비지니스 매니저님 두분이 인터뷰어라는데, 디렉터님만 일단 절 데리고 들어가십니다.

매니저님은 VP랑 미팅이 늦어져서 언제든 올거라고 시작하쟤서 시작하는데, 일단 팀원들과 부서 설명부터 해주십니다.

이 사람은 누구고, 우리 빌딩엔 누구누구가 있고, 이사람은 이 일하고...

그러고 position description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이 포지션의 직무가 뭔지 다 설명해줍니다.

한 반쯤 왔을때 매니저님이 들어오셨고, 인사하고, 계속 설명을 듣습니다.

여기까진 사실 저혼자 김칫국 많이 마셨습니다. "오 미리 날 내정해놨으니 이렇게 자세히 설명해주는건가?!"

 

그러더니 저부터 질문을 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준비해온 질문들을 쏟아붓고 "저한테도 질문해주세요" 하니까 두분 합쳐서 한 7개? 물어보고 끝났습니다.;;;

물론 제가 한 질문속에서 저도 어필을 여러개 하긴 했으니 질문할게 좀 없긴 했지만요.

저한테 물어본 질문들은:

"왜 지원했니?"

"이 포지션을 갖게되면 제일 걱정되는게 뭐니?"

"워크샵을 너가 주최해야할텐데 어떤식으로 주최할래?"

"이 포지션은 outreach 부분이 있고 administrative 부분이 있는데 둘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을래?"

"Public speaking은 잘하니?"

"왜 너의 지금 포지션과 정말 많이 다른 이런 포지션에 지원한거니?" 

"왜 이렇게 너한텐 완전 새로운 학위를 시작했니?"

였는데요.

 

저번에도 느낀거지만, 관련 경험이 없으니 대답을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저번 인터뷰에서도 "어떤식으로 학생들에게 reach out할래?" 라고 물어보는데 전 그런 경험이 없으니 얼렁뚱땅 "큰 이벤트를 열기보단 1:1로 초대해서 만나고싶다" 라고 했고

이번에도 3번째랑 4번째 질문에 대충 "나 혼자론 힘들테니 다른 부서들이나 교수들에게 연락해서 같이 워크샵을 해보겠다" "난 administrative 일을 잘하지만 이거만 하고싶진 않고 outreach도 적당히 잘 배분해서 하고싶다"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는데.. 

제가 경험이 있었더라면 자세한 예시를 들어가며 잘 대답했을텐데 싶어 너무 슬펐습니다..

근데 이런 직무가 전혀 없이 컴퓨터만 바라보는 현 포지션에서 뭘 어떻게 만들어나올수도 없고.. 도대체 없는 경험은 어디서 만들어와야하는지도 모르겠고..

Employer 입장에서야 당연 경험 있는 사람이 오는게 편한거 저도 이해하고..

정 원한다면 volunteer work하며 경험을 쌓을수는 있는데 회사에 붙잡혀있는 시간+수업 참석 시간+숙제로 정말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다는건 핑계고 진짜 만들려면 만들수 있겠죠..휴.

 

인터뷰 자체는 1시간 40분 걸렸고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그냥 이 두분이 착한분들인거같고요;;

제가 미국인들을 타겟으론 원래 실없는 농담들을 잘해서 잘 웃기는 재주가 있어 웃기기는 많이 웃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못웃겨요

일도 훨씬 dynamic하고 재밌어보이고, 두분 다 정말 좋아서 같이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습니다. 물론 같이 일하면 또 다르지만 제 현 매니저님처럼 엄마같이 챙겨주려는 느낌이 많이 드는 분들이었어요. (운전해서 갈때 여기 traffic 복잡하니 조심해라 이런거 ㅎㅎㅎ)

총 시간 중 포지션+부서 설명이 거의 40분, 제 질문들이 거의 40분, 나머지 20분이 그분들이 저에게 질문한거 같네요... informal 형식이었는데 분명 인터뷰 질문 종이가 있긴 했는데 그거 대충 넘기면서 보고 저한테 그냥 아무 질문이나 던지고 제 대답은 조금씩만 받아적더라고요;;;

그분들이 저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더 길었어야 했는데......휴

뭐 미국인들이 다 그렇듯 기분나쁜말은 안하려고 마지막에 "너 skill들은 정말 좋다" "그냥 그걸 어떻게 배치해야할지, 어떤 사람이 더 나은 fit을 가지고 있을지 봐야 아는거다" "언제 연락줄지 모르겠다 아직 search process중이니" 라고 하는데 제 귀엔 그냥 "응 그냥 넌 아냐"로 들리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터뷰 감사 이메일 보낸지 3시간인데 답도 안와요...... 인터뷰 스케쥴 관련한 이메일은 10분만에 답오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휴

디렉터님이 directly 전화해서 전화인터뷰 스킵한것도 "어메 내가 그리 좋은가" 했으나 인터뷰 끄트머리에 물어보니 "응 난 HR한테 허락받아서 내가 전화 directly하고 전화인터뷰 안하고 그냥 오라해 시간낭비잖아" 이러더라구요..하핳....

 

남들은 다 이직 잘만 하던데 전 너무 높고 다른 곳만 자꾸 바라봐서 그런가 이직이 참 어렵네요.

아님 현 포지션이 천직임을 그냥 받아들여야하나 싶습니다.. 에휴. 

아무 경험 없던 절 쿨하게 받아준 현 매니저님께 충성하며 열심히 일해야하나봐요..ㅋㅋㅋ

 

징징거림은 그만하고 다음주 한국 다녀와서 동방항공 후기 올릴게요...!

댓글 [114]

‹ 이전 2 / 2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890] 분류

쓰기
1 / 5745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