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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Camino de Santiago) 후기

반니 | 2019.04.05 03:30:3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반니입니다.

 

오늘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다녀온 후기를 나누어 볼려고 합니다.

순례길의 대한 간단한 설명과 역사는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97%98%20%EC%B9%B4%EB%AF%B8%EB%85%B8%20%EB%8D%B0%20%EC%82%B0%ED%8B%B0%EC%95%84%EA%B3%A0 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2014년 여름에 순례자의 길을 다녀왔습니다.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프랑스 루트-St. Jean 출발" 이었습니다.

찾아보시면 그 외에도 여러가지 순례자의 길들이 있습니다. 

시기상으로는 @바다사랑 님이 가셨을 때보다 한달 정도 늦은 때였습니다.

그 당시 진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결혼에 대한 고민때문에 생각이 많은 시기였는데

33일 동안 735km를 온전히 걸으면서 깊게 생각하고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것 같습니다.

 

사실 후기도 바로바로 써야 하는데, 제가 다녀온 이후 후기쓰는 것을 놓쳤습니다. 

네 ㅠㅠ 8할은 저의 게으름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시간이 많이 흘러 무슨 사실을 써야 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네... 후기 써야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네... 사진도 올려야 하는데 핸드폰 바꾸면서 사진이 거의 다 날라갔습니다. 

네... 그때 쓴 메모 (일기형식의) 올릴까 했는데, 지금보니 욕과 불평이 많네요. 힘들다, 덥다, 거지같다, 집에 가고 싶다 뭐 이런 글이 많습니다. 이상합니다. 분명 그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ㅋㅋㅋㅋ

 

여하튼 더 이상 미루면 아무것도 쓰지 못할것 같아 조금이나마 씁니다.

혹시나 여행을 준비하시거나 궁금증이 있으시면 댓글남겨 주세요. (그리고 네이버 카페나 여행블로그에 산티아고에 관한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바다사랑 님께서도 생각나시는 것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준비

그래도 그때는 젊어서 딱히 준비한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안점을 두었던 것은 등산화를 최대한 길들이는 것이었기때문에 1주일을 남겨놓고 10kg 백팩을 메고 산책을 하고 공원을 걸었습니다.

등산스틱을 사용해서 걷는 연습을 하는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1주일 동안 걷는연습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33일 735km를 걷는 동안 가장 큰 문제는 물집과의 전쟁이었습니다.

저는 심한평발이라 물집이 더 생겼던 것도 같습니다 (아... 그래도 군대는 현역 ㅠㅠ)

가시기 전에 물집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바다사랑 님께서 저보다 먼저 준비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글들을 보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https://www.milemoa.com/bbs/?mid=board&document_srl=1969046

 

https://www.milemoa.com/bbs/index.php?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B0%94%EB%8B%A4%EC%82%AC%EB%9E%91&document_srl=2075549&mid=board

 

https://www.milemoa.com/bbs/index.php?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B0%94%EB%8B%A4%EC%82%AC%EB%9E%91&document_srl=2057383&mid=board

 

https://www.milemoa.com/bbs/index.php?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B0%94%EB%8B%A4%EC%82%AC%EB%9E%91&document_srl=2085745&mid=board

 

https://www.milemoa.com/bbs/index.php?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B0%94%EB%8B%A4%EC%82%AC%EB%9E%91&document_srl=2100834&mid=board

 

@마일모아 님이 댓글로 남겨주신 것 보면서 가방쌀때 참고했습니다.

 

https://www.milemoa.com/bbs/index.php?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B0%94%EB%8B%A4%EC%82%AC%EB%9E%91&document_srl=1969046&mid=board#comment_1969815

 

 

저는 좀 이것저것 다 챙기는 편이라 가방을 13kg내외로 쌓는데, 크게 부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방은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10kg 이하로 싸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장비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장비는 등산스틱, 가방, 신발, 침낭, 모자, 빨래집게 입니다. 

가방과 신발 모자 그리고 침낭은 놀스페이스 아웃렛가서 그냥 샀습니다. 침낭은 짐을 줄이기 위해 가장 가벼운 것으로 샀습니다. 적당히 따뜻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한 여름에 가서 두꺼운 침낭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모자는 창이 넓은 등산용모자를 샀습니다. 햇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모자를 매일 쓰셔야 합니다. 심지어 순례 막바지 부분에 가방이 찢어져서 수선 되냐고 가지고 갔더니 말도 안했는데 환불(?)을 해 주시더라구요. 이래저래 놀스페이스 덕을 많이 본 여행이었습니다. 등산스틱은 한국분들이 많이 쓰신다는 Lekki ($120정도)를 아마존에서 구입했습니다. 

 

빨래는 매일 해서 널어야 하니 빨래집게 3-4개 이름 써서 가지고 가세요 ㅋㅋ 이름 안쓰면 누가 막 가져갑니다 (물론 고의는 아니라고 믿지만요)

 

이 외의 장비는 많이 신경쓰지않으셔도 됩니다. 풀셋팅하시고 나타나시는 분들은 10에 9은 한국분들입니다.

심지어 미국에서 온 대학생은 청바지 입고 길거리 나뭇가지 꺽어서 지팡이 삼고 가더라구요 ㅋㅋ 

목적에 맡게 필요하신만큼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예산

계속 공립 알베르기 (순례자용 단체숙소)에 머무실 예정이면 1km=1유로 로 잡으셔도 무난 할 것 같습니다. 

그 당시 환율로 저는 33일 동안 약 $1,000 정도 쓴 것 같습니다. 

공립 알베르기의 비용은 5-10유로로 굉장히 저렴한 편이고 아침은 알베르기, 점심은 대충 샌드위치,

저녁은 순례자용 특별 메뉴 (샐러드-파스타/빠에야-디저트)로 드시면 예산이 그 정도 나옵니다.

물론 제가 간 시기는 5년전이니 최근 데이타를 다시 조사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비행기는 시카고-파리 (UA)/ 산티아고-런던 (저가항공)-시카고 (UA) 였습니다. UA 마일을 사용해서 다녀왔고, 저가항공은 미리 예약하고 갔습니다.

기차는 TGV 파리-St. Jean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4. 추천코스

저는 개인적으로 순례자의길 (Camino de Santiago)를 3가지 코스로 분류하고 싶은데요

첫째는 St. Jean-Burgos

둘째는 Burgos-Leon

셋째는 Leon-Santiago 입니다.

 

세번째 코스(Leon-Santiago)가 사람이 가장 많습니다. 관광객도 많고 10일 짧게 걷고 (사실 10일도 짧은건 아니죠) 산티아고에서 순례를 마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합니다.

이쯤에서 시작해야 최소한 순례자 여권과 증명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참고: 저의 순례자의 여권과 증명서 입니다. 도장은 머물렀던 알베르기에서만 받았고-물론 다른 곳에서 받을수도 있습니다 (식료품점, 음식점 등등), 이것을 토대로 산티아고에서 순례자 증명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세로로 그리고 다른 하나는 가로로 된 증명서 입니다. 얼마를 그리고 얼마동안을 걸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좋게 말하면 북적북적 사람이 많아서 좋고, 나쁘게 말하면 시장바닥같아 싫습니다. 제가 받은느낌은 예루살렘 같습니다. (종교적으로 중요한 성지이지만, 의미가 퇴색된 상업화된 느낌 인것 같습니다)

 

순례자의 여권.jpg

 

순례자의 길 증명서.jpg

 

 

 ​​​첫째(St. Jean-Burgos)는 시작되는 코스라 사람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세번째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극악의 코스는 해발 1,450m 피레네 산을 넘어야 합니다. 1,450m가 한국에서 산 좀 타신 분들에게는 껌이시만, 저 같이 중북부에서 온 사람에게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첫날부터 낙오할 뻔했습니다 ㅠㅠ  그날 새벽 6시에 출발했는데, 산 넘어 알베르기에 저녁 6시30분에 도착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12시간 이상 등산하실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물론 힘드시면 산 중턱에 있는 알베르기에 하루 묵으시는 것도 좋은 옵션입니다)

 

둘째(Burgos-Leon)는 지루한 평평한 길입니다. 끊임없는 들판과 똑같은 길들 그러나 사람도 적고 걸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좋습니다. 저는 둘째 길이 가장 좋았습니다. 걸으면서 참 많이 생각하고 기도하고 그리고 타국에서 타인으로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33일 735km를 다 걸었습니다. 왜 힘든데 다 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피곤하시고 힘드시면 버스를 타시거나 택시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길게 보시고 페이스 조절을 하시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5. 추천서적

영어권에서 가장유명한 책은 John Brierley가 쓴 Camino de Santiago (The Way of St. James) 입니다.

저는 바지를 카고 바지 스타일의 등산복을 입고 다녔는데 거기에 33일동안 넣고 다녔습니다. 

33일 동안 걸었던 이유도, 이 책에 나온데로 스케쥴을 따라했기때문입니다. 보통 플러스 마이너스 2틀 정도 이 책에서 변화를 주시더라구요.

개인의 컨디션에 맞게 조절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스케쥴에 따르면 20-30km를 매일 걷게 됩니다. 

저의 개인적인 스케쥴은 5시30분 기상-6시 출발-대략 3시까지 걷기(늦으면 4시, 왜냐하면 공립 알베르기는 싸기때문에 일찍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종종 자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더위를 피하기 위해 새벽일찍 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숙소도착후 휴식, 이른저녁 그리고 성당가기 (매일 미사가 있습니다. 도시의 크기와 상관없이 거의 성당이 있습니다. 가끔 큰 도시에서 영어예배도 있는데 찾으면 빙고! 왜냐면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였으니깐요 ㅋㅋ) 였습니다.

 

IMG_5778-1.jpg

 

 ​​​​​​

6. 구급약

간단한 상비약 챙기시고, 위에서 말한것처럼 물집 대비용 물품을 챙기세요. 바늘, 실, 약, 밴드 등등

저는 한번은 베드벅 때문에 3-4일을 고생했습니다. 약국가서 스테로이드 처방 받으니 금방 낫긴 했습니다만 너무 힘들었습니다.

알베르기를 선택하실때 베드벅이 있는지 없는지 사전에 조사하고 가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마 네이버 카페에 숙소 정보가 대략적으로 있을 것 같습니다.

 

7. 산티아고 대성당: 제가 갔을때는 한참 공사중이라 저랬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여러가지 감정에 복바쳐 성당을 바라보며 그리고 예배가운데 한참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산티아고 대성당.jpg

 

 

항상 후기를 쓰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별로 쓰지도 않았으면서...), 정말 쓰기가 어렵고 시간도 많이드는 것 같습니다.

다시금 주옥같은 후기를 올려주신 선배님들과 마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번 사진좀 더 찾아보고, 메모를 토대로 기억나는것들이 있다면 여기서 더 업데이트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가라면 못 갈 곳이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즐겁고 기쁜, 그리고 힘듦가운데 자신을 온전히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서 했던 고민들 생각들 잘 마무리하고 정리해서 지금은 너무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한번의 여행이 저의 운명을 바꾸고 결정하지는 못하지만, 재충전 할 수 있는 힘을주고 또 잘 할 수있는 계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부엔 까미노 (Buen Camino) 

 

작은 후기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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