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Background
영화 보헤미안 렙소디를 뒤늦게 출장길 비행기에서 보고 울었습니다. 영화의 관점에 동의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적어도 20번을 본 Live Aid 공연을 영화신으로 보고 계속 울었다는건, 분명 저에겐 잘 만든 영화라는 이야기겠죠. 전 10대 때 늑대와 함께 춤을 보고 처음 울고, 20대 때 미션 보고 울고, 40대 되어서 영화보고 세번째로 울어보네요. 대개의 대한민국 출신 락팬들이 그렇듯 저도 퀸으로 락음악 듣기를 시작했고 1집 빼고 전 앨범을 다 들었으며 아직도 여전히 첫사랑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영화가 현실과 맞네 틀리네를 떠나서 영화에서는 생략되었던 점을 알려드리면 영화 보신 분들에게 좀 도움이 될까봐 끄적여봅니다.
1. 퀸 결성
스쿨 밴드는 락키드들의 로망이지만 역사적으로 크게 성공한 스쿨 밴드는 단 세개 입니다. -퀸, U2, 라디오 헤드- 네요. 영화에서는 머큐리가 그냥 팬으로 나오지만 원래 머큐리, 메이, 테일러는 친구들이었고 다들 등록금에 허덕이는 가난한 대학생활을 했지만 그나마 알바로 돈 버는 (예 히드로에서 노가다한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머큐리가 그나마 돈이 있었다고 합니다. 머큐리는 이미 이 때 게이로 준 커밍아웃 상태였다고 합니다.
2. 첫 앨범
제가 유일하게 듣지 않은 1집인데 영화에서 묘사되다싶이 머큐리는 허접한 라이브로 인기몰이를 해서 매니지먼트를 잡기보다 바로 앨범을 만들어 데뷰하길 원했습니다. 의욕만큼은 하늘을 찔렀던 이들은 당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튜디오인 트라이던트와 접촉했고 때마침 매니지먼트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트라이던트와 계약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이 네명은 앞으로 3집이 나오기까지 인생의 쓴 맛을 보게 됩니다....
3. Queen 2
첫 앨범은 글램록의 막차를 탄 아류소리만 듣고 망하고 - 이는 트라이던트가 보위나 루 리드의 앨범을 만들던 스튜디오고 브라이언 메이 기타 사운드가 좀 멜로딕해서 들은 소리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들은 2집에 그룹의 운명을 걸었습니다. 신인으로서의 버거운 주제인 프로그래시브 록에 도전해본 거죠. 제가 대학생땐 퀸 2집을 즐길 줄 알아야 진정한 퀸 매니아란 이야기가 있었는데 어쨋든 앨범은 그리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마지막곡 "Seven Seas of Rhye" 이 UK 차드 10위에 드는 성공을 거둡니다. 사실 비결은 영화에서 모사된 BBC 방송에서 한 립싱크가 호평받았기 때문인데 이 출연 자체도 보위가 펑크내서 급하게 대타로 투입되었고 원래 이곡이 피아노를 테이프를 빨리 돌려 만들어 라이브 재현이 어렵습니다. 이 곡 히트 전까지 프레디는 리듬 기타대신 피아노를 전면에 내보내는 아이디어가 계속 씹히고 있었는데 이 곡의 성공으로 피아노 인트로+기타+하모니 라는 퀸의 성공공식을 성립시킵니다.
4. Sheer Heart Attack
타이틀 곡으로 내정된 곡이 미완성인 상태에서 그냥 앨범을 내놓았는데 Killer Queen 이 UK 2위 US 12위에 오르는 대 성공을 거둡니다. 명실상부 무서운 신인으로 치고 올라오는 성공을 맛보았는데, 동시에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는 걸 발견합니다. 앨범이나 공연 수익금 모두 트라이던트가 가져가고 그들은 땡전한 푼 받지 못한다는 걸 알게된거죠. 역시 그래서 파인프린트를 잘 읽어야... 당시 존 디콘은 결혼했는데 모기지를 낼 돈도 없었다고 하네요. 앞으로 성공할 일만 남은 그들은 그래서 기존 매니저 Norman Sheffield 를 자르고 위약금을 물어줄 새 매니저를 찾는데 영화에서 나왔듯이 John Reid 가 나섭니다. Reid 의 회상에 의하면 일에는 관련이 없지만 나는 사실 게이라고 말해줬더니 프레디가 "So am I!" 라고 소리쳤다고 하네요 ㅋㅋ
5. A Night at the Opera
John Reid 는 EMI 에 접근했고 (사실 트라이던트도 EMI 를 통해서 앨범을 내고 있어서 이들은 퀸의 가능성을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EMI 는 비싼 위약금을 내고 이들을 집적 고용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노골적으로 히트곡을 요구했는데 사실 퀸도 이 4집이 망하면 자기들은 모두 자살하겠다는 각오를 다졌기 때문에 거창한 앨범 제목과는 별개로 전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두 곡 Death on Two Legs (우리말로 하면 거열형입니다...) 과 보헤미안 렙소디를 빼고는요. 머큐리가 고집해서 전 매니저 Sheffield 를 거열형에 처하는 곡을 첫번째 트랙으로 내세웠는데 그는 듣자마자 퀸을 고소해서 결국 상호간에 합의를 봤다고 하네요. 아마 그 합의때문에 영화에서 그와 관련한 내용이 빠져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곡 3개를 합쳐놓은 건데 곡 제목은 가장 나중에 정해서 중간엔 프레디의 프로젝트란 가제로 불리웠고 다른 멤버들은 도대체 무슨 곡을 만드는지 알 수 없었다 합니다. 영화의 묘사는 좀 이해가 안되는데 이곡은 앨범의 첫 싱글로 타이틀로 나오고 I'm in love withi my car 는 B 사이드로 나왔습니다. 애시당초 역사상 제일 비싼 곡을 만들고 싱글로 내놓지 않는 음반사가 있을 리가 없지요...
이것이 퀸이 역사에 이름을 새기기까지의 과정이었고요... 4집 발매시 머큐리의 나이가 이미 29세였습니다. 그는 그 후 16년동안 최고가 되었고 그 이후에도 우리들 맘 속에 영원히 남아있네요..
저도 얼마전 출장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틀었다가
엔딩 크레딧까지 끝까지 보았습니다
아마 중1때? 처음 6집 news of the world를 듣고
퀸에게 빠져 학창시절을 내내 퀸 테이프/CD만 들었지요
(하이텔? 온라인 동호회 같은것도 해보고요 ㅋㅋ)
지금도 가끔 퇴근길네 차에서 들으면 참 좋아요
마치 타임머신 같이, 마치 4D 영화 같이
순간 그시간 그순간을 느끼게 해주는것 같아요
와..저도 퀸에대해서는 제법 안다고 생각 했는데 재마이님은 더 고수시네요.
저도 나름 앨범을 거의 다 소장 했었고(지금은 없지만) 많이 들어서 그런지 영화에 나오는 곡들은 대표곡들이더군요.
물론 저도 4집부터 듣기 시작했지만 2집을 참 좋아 했습니다. 실제 LP를 보면 side A,B가 아니라 side White, side Black으로 되어있고 white에는 White Queen, black에는 The March of the Black Queen이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black쪽에 있는 노래들을 엄청 들은 기억이 납니다. 괴기스러움에 가까운 프레디의 목소리에 매료 되었었죠.
아시다시피 1988년 까지는 한국이 금지곡의 나라여서 4집의 Death on Two Legs와 보헤미안 랩소디는 기본 금지곡이었고 1989년에 해금이 되면서 A Night at the Opera 앨범이 완전체로 재발매 되었는데.. 이 앨범이 EMI Korea에서 붙이 일련번호로 4번째 였던걸로 기업합니다.(가물가물) EMI-0004였던가...
여튼 그래서 퀸에 미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는데...훅 가버렸죠...프레디가..실제로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한게 너무 아쉽습니다.
비행기에서 두번 보고 두번 운 사람 여기 있습니다. ;;
고등학교 때 정말 열심히 들었는데 한동안 잊고 있다가 들어서 옛날 생각나서 그런건지 음악이 좋아서 그런건지... 둘 다 겠죠. ㅎ
우리 동지해요! 다른 영화는 잠깐 울고 말았는데 이 영화는 라이브 에이드 신 내내 울어서 기장이 '닥치고 안전벨트나 매쇼' 안내 맨트 보내지 않았으면 비행기 내릴 때 꽤 쪽팔렸을 거 같아요.
이런 또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군요? 영화로 접하고나니 퀸이 정말 대단한 락밴드였나봅니다.
아무래도 멤버 교체없이 20년 가까이 활동한 그룹이 별로 없으니까요. 머큐리야 보컬/작곡/피아노/퍼포먼스 모든 방면에서 A+ 스탯이지만 브라이언 메이도 가장 저평가된 기타리스트로 항상 손꼽히는 등 다들 장난이 아니었죠. 머큐리는 자기들은 맨날 싸운다고 그래서 만일 누가 때려치면 '아 내가 졌구나' 란 생각에 쪽팔려서 아무도 못 그만두는 거라고 회고한 적 있습니다. 물론 퀸이 역대 최고의 밴드라고 하긴 무리가 있지만 그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모두 인정하지요.
저도 비행기 안에서 보았는데요,,,,그 프레드 머큐리역의 배우 이집션 백그라운드의 이름이 rami malek가 연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되고요,,,
그 배우가 최근에 리메이크한 빠삐옹에서 옛날 더스트 호프만이 했던 역활을 했는데 여기선 더스틴 호프만 승이예요,,,고로 1973년 만들어진 영화가 더 인상에 남는거 같아요,,,
아마존 프라임에 빠삐옹 있으니 한번 보시고요,,,보헤미안 랩소디는 아직 안올라온거 같아요ㅡ. 아마존이나 네플렉스에서...
퀸 음악 정말 좋지요,,,
답글달다가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감히 몇가지 더 적어보면
프레디가 실제로 언제 머리를 짧게 했는지는 모르지만(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때를 기준으로 삼고 싶습니다.) 1980년 The Game이라는 앨범이 나오기 전과 후로 살짝 구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Don't stop me now가 들어 있는 Jazz앨범 까지를 전반기로 보면 이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앨범이 Live Killers라는 앨범이 있습니다. 저처럼 전반기 Queen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앨범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80년대 곡들까지 망라된 라이브 는 영화에 나오는 Live Aid나 Live At Wembley Stadium 앨범도 좋구요.
재마이님, 우리도 금요스페셜 연재 한 번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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