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 후 무거운 마음 - 나는 왜 가난한가..

한국에서 반백년 살다가 최근에 미국 이민온 입장에서 보면,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일 뿐이라 생각해요. 

한국에선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맑은 공기를 여기서는 맘껏 누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가치라 생각하구요.  

봄에만 미세먼지? 옛날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거의 사시사철이예요. 제가 11월에 이민왔는데, 미국 오기전에 서울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자 남산에 헉헉대며 올라갔습니다. 근데, 보이는건 희미한 빌딩 그림자와 끝없이 노란 먼지밖에 없더군요. 그 먼지를 다 마시고 전망대에 올라온 생각하니 헐...

지금 동네 뒷산 등산로를 맘껏 숨쉬며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더군요. 

물론 돈도 매우 중요하죠. 삶에서 가장 중요한게 돈일 수도 있어요. 근데, 돈을 버는 것도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기회가 많죠.

재산세는 미국이 높지만, 소득세만 해도 한국이 세율이 훨씬 높아요.   

국민연금 16년간 부은거 원금이자 찾아왔는데, 16년동안 원금의 20%정도가 이자더군요...S&P500 index에만 투자해도...

현재까지 미국살면서 가장 큰 단점은 아이들 대학 교육비와 의료체계 뿐이라 생각해요. 그 외 소소한 단점들은 뭐......없을 순 없겠죠.   

암튼 전 지금 나이 50가까이에 투베드룸 아파트에서 거의 다 큰 두 딸들과 4명이 함께 살면서도 미국에서의 삶이 더 낫다고 느껴지네요. 

다시 본문을 읽어보니 지인들과의 경제적 상황 비교를 빼면 제가 느끼는 거랑 참 비슷하시네요.

저도 이민 적응 끝나고 한동안은 진짜 미국에 와서 살 기회가 주어진 걸 축복처럼 느낄 정도였는데, 슬슬 10년차 쯤 되니깐 미국 사회가 돌아가는 기제 아래 가려진 병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당연한 것으로 느껴졌던 한국 사회의 평범한 장점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다시 깨닫게 돼요. 요새 생각으론 노후 자금만 있으면 은퇴 후에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 하겠습니다.

친구분들이 잘 사시는거지 글쓴님께서 가난하신게 아닙니다 ㅎㅎ 저는 제 친구들 다 별로라 제가 그나마 좀 낫습니다 

뜨거운 주제군요.

저는 1세대의 경우는 어느정도 경제적 신분(?) 의 다운그레이드는 어쩔수 없이 받아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우리를 골머리썩게하는 SNS 받기 면허증 받기 등등 사실 10대때 다 하는 거잖아요...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적응에는 투자가 필요하고 이런 투자는 다시 되돌아오질 않죠...

저희 본가도 처음에 서울 이사와서 한 2천만원짜리 아파트사는 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물론 이사 몇번이야 했죠) 20억이긴 해요. 그렇다고 100배 돈 벌었을까요? 어차피 집이 하나밖에 없는데요 ㅎㅎ 너무 집값때문에 고민하지 마세요~ 그런데 미국은 경제 정체기고 한국은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지만 어쨋든 성장은 하고 있으니 돈버는 비율 상승을 따지면 불리하죠. 의료보험에서 보시다시피 사회 시스템도 우월하고 과거 급제급의 공부와 경쟁을 거친 엘리트 공무원들... 외향적인 걸 따지면 아시아 국가들이 우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항상 파랑새는 집에 있다고 생각해야죠~

과거 급제급의 공부와 경쟁을 거친 엘리트 공무원들... 외향적인 걸 따지면 아시아 국가들이 우월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미국 공무원 의문의 1패

ㅋㅋ 구청공무원 급에서의 이야기였으니 너무 개의치 말이주시옵소서~

얼마에님 공무원이셨어요?!

여기 1패한 일인여~

시청공무원 의문의 1패!

그런데 미국은 경제 정체기고 한국은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지만 어쨋든 성장은 하고 있으니 돈버는 비율 상승을 따지면 불리하죠

>>> 미국 성장률 2.9 한국 2%미만...

@얼마에 님 따라 해봤어요.

저도 최근에 몇년만에 한국 (서울) 다녀왔는데 원 글쓴님과 비슷한 감정 느꼈습니다.

그 사이에 변한건 크게 없어보이는 서울인데

후진국에 살던 사람이 선진문물을 체험하고 돌아온 기분이네요.

(미국에서는 베이지역 살고 있어요)

근데 한국 부러워하시는 것 보면 아이들이 어리신가봐요. 제 또래는 아니들이 막 대학 가거나 고등학교 나이들인데 다들 미국사는 것 부러워해요. 여기선 (자랑은 아니지만, 또 제가 시골 살아서 더 그렇겠지만) 아이들 시험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는데 제 친구들은 아이들 기말고사면 직장다녀와서는 집에서 아이들 시중드는 게 당연한 줄 알더라구요. 아이들 좀 키우시고 한국 친구들하고 비교하시면 마음과 몸 그리고 경제적 부담 (저희는 과외 한번도 안시켰는데 한국서는 고등학교 내내 한달 몇백만원 우습게 과외/학원비로 나가더라구요, )에서 비교가 안 되더라고요. 

 이게 또 대학 학자금 비교하면..도루묵...

대학을 유럽으로 보내버리면 되죠. 우리가 가오가 없지 마일이 없습니까?!?

영국은 무지 비쌉니다. 아참 브랙익싯으로 더 이상 유럽이 아닐 수도... ㅋㅋ

독일로 보내버리면 됩니다

+스위스

와 얼마에님 댓글에 빵 터졌습니다. ~
아직 마일이 충분치 못 한 1인 ^^

지난번 글에서 NC에 사신다고 봤고 Bay area로 이주 고민하시던데.. 어떻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서부로 가셨나요..?

이주는 마지막에 도저히 극복되지 않는 집값때문에 포기했습니다. 단순히 집을 사는것(Buy)는 어떻게든 하겠는데 그 이후에 사는 (living)에서 도저히 답이 안나오더라구요. 아마 그때 베이 지역으로 갔다 한국 다녀왔으면 자괴감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한국에서 5억짜리 부동산을 10억으로 만들수 있는 계층도 무척 한정되어 있으니까, 너무 맘 상해 안 하셔도 될겁니다. 신인 사원 연봉이 대기업을 제외하면 아직 4천만원이 안되는 곳도 허다하다는데, 그 연봉으로 5억짜리 집을 살려면 얼마나 걸려야 할까요?

미국에서 손이 많이 가는 주택에 살다가 한국 친정 아파트 오니까 정말 신문물을 경험한 느낌이에요. 걸어서 1분거리에서 병원, 쇼핑, 외식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고 병원은 진료비가 5불 미만, 예약도 필요없음, 외식비도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10불 내외로 해결.. 미국 급 가기 싫네요ㅡㅡ;; 

전 대학원부터 시작해서 미국 온지 18년만에 시민권받았네요.

그 사이 인턴, H1, 결혼, 영주권, 첫아이, 첫집, 둘째, 이사, 이직, 이사, 두번째 집, 투자용 콘도 구입 등등 거쳤어요.

저도 직장생활 처음 5년정도는 은퇴연금 신경도 안쓰고 살았던 적이 있었죠.  그 후 주변 사람들 이야기 듣고, 401k 10% 씩 붓고 (물론 매치는 6%까지만), 여유자금 생겼을때 roth ira도 조금 하고, 그러면서 노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끔 한국 가면 처음과는 다르게 이젠 미국 생활이 더 편한 것 깉아요.

서울 대중교통 타고 다니는게 며칠은 편하다가, 일주일 지나면 너무피곤하더라구요.

자잘한 보험커버가 좋긴 하지만 결정적인 큰 의료비용은 안되는 건보의 한계도 느끼고요.

무엇보다 한국에서 자라는 어린 아이들의 아이같지 않은 모습들은 예전에도 저랬나 싶고, 때묻지 않고 순수하게 자라는 우리 아이들 모습에 감사하며 살아요.

뭐 상대적인거겠지만, 제 지인들 가운데 그리 여유있는 사람들이 없어서, 다들 한참 바쁘고 힘들게 사는 모습을 보니 전 그래도 축복받았구나 싶어요.

저도 당장 내일 지출을 걱정하며 사는 형편이지만, 주말에 가족들 같이 주변에 자전거도 타러 나가고, 보드게임도 할 수 있는 삶이 감사해요.  (마일모아 게시판에서 보고 얼마전 카탄 샀는데 정말 재밌게 놀고 있어요)

한국 생활 좋아 보이지만, 각자 자리에서 장단점이 있으니깐 너무 박탈감 가지지 마세요.  글 보면 달파란 님은 아주 잘 하고 계신거예요.

저는 한국사나 미국사나 유럽사나 아프리카사나 남미사나..전세계 어디를 기준으로 잡아도 ..ㅋ 서민이더라고요. 그래서 아 서민인것에 감사하다하고 살고있있네요 더 나이들어서 어디 빌리러만 안가먄 감사할거같아요..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