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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말로만 듣던 명절증후군 - 정치이야기

확실히3 | 2019.11.29 09:51:2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를 모두 잘 보내고 계신지요? 

 

스트레스 프리해야할 명절을 망친것 같아 하소연과 넉두리를 겸해서 쓰는 것이니 너무 정치이야기로 흐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 역시 휴가 하루 보태고 와이프 가족들이 사는 중서부의 대학타운 근교에 작은 동네에 갔다왔는데요. 간만에 도시를 떠나 시골로 들어가는 중서부 대평원의 평탄한 추수가 끝난 옥수수밭도 보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도 있고 특히나 와이프 삼촌 되시는 분이 암투병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듣고 정말 반가운 얼굴들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잘 해드리질 못해서 올해는 암투병도 하시니 기왕이면 정말 괜찮은 선물 하나 드릴까 했는데 그만 트럼프 이야기에 들어서고 나선 감정이 너무 상했어요. 

 

일단 와이프 가족들의 배경은, 중서부 시골의 백인 농부와 노동자계층 (이쯤에서 확 들어나죠?). 꿈도 많은 대학원생이던 2016년 선거할때 대학타운 언저리를 벗어나 시골로 가는 길목에 KILLARY (한국말로 하면 Hillary에 있는 Hill의 H를 K로 바꾸면 Killary로 되고, 한국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죽이자 힐러리 또는 타도하자 힐러리? 이쯤 되나요?) 란 표지판을 얼마나 봤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 웃긴건, 대학타운은.... 당연히 미국에서도 BIG TEN의 중서부 거점대학이라 매우 진보적인 도시구요 (제 자랑은 절대 아님 ㅋ), 도시를 에워싼 농촌들은 이렇듯 아직도 WILD WEST시대에 사는 사람들이네요. (그런데 이쪽 대학타운은 게리맨더링 당해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판을 보면 항상 52:48로 공화당이 이깁니다. 2018년 선거에서도 제가 있던 대학타운 집계에선 민주당 후보가 80대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이쪽 주의 capitol이던 도시에서 온 선거통이 오니 52:48로 아슬아슬하게 역전시키더군요)

 

칠면조 요리를 먹고 어떻게 하다가 이야기가 정치이야기로 들어섰는데 하는 말이, 트럼프는 잘못한 것이 한개도 없는데 왜 탄핵하냐고 난리치냐고 합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처음부터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 싫어했으니 방해하는 건 당연하다, (여기서 국정파탄의 책임자다 란 한국말이 떠오르네요)

제가 정치이야기에 와이프 가족분들께 대놓고 이야기한적도 없고 이야기만 나오면 그냥 웃기만 하고 넘어가기만 했는데 이번엔 정말 피꺽소 하는 심정이었어요. 

 

마음같아서야... 

 

잘못한개 하나도 없는데 왜 탄핵하냐고 난리 --> 미국의 국민들이 대리한 국가권력을 사유화하여 개인변호사인 줄리아니를 이용해 자신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 될수도 있는 야당 유력정치인을 수사해라고 외국에다가 조건부를 걸고 요청함. (한국 같은 변방국가에서도 이런건 탄핵빵으로 전 대통령은 지금 감옥에 갇쳐있는데 명색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라는 얘네들은, 이렇게 명백한 권력의 사유화를 했는데도 오직 정치공학적 계산에만 몰두해있고 일반국민들은 호도당하고 있으니, 미국도 한물 간 국가다는 느낌이 계속해서 듭니다). 

 

민주당이 처음부터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 싫어했으니 방해하는 --> 그럼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여당하는 걸 아무런 제약없이 승인해야하는 거수기가 되어야한답니까? 더군다나 트럼프는 미국 특유의 당선인 제도하에서 선거공학적으로 이겼을진 몰라도, 단순 최종집계에선 3-4백만표에서 패했으니 제대로 된 정권이라면 더욱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최선을 다해 이해관계자들을 타협으로 이끌고, 더 혹독한 검증대상을 거쳐야하는 것이 당연한 민주주의 절차가 되겠죠. 

 

그런데 세금보고서 공개는 한다고 했는데 아직 3년이나 지나가는데 왜 가만있는건지?.... #taxreturn

 

라고 샤우팅하면서 대꾸하고 싶었으나 피꺽소 하는 심정을 간신히 참아가면서.... 마모 여행게시판을 들여다보면서 진정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대들어봤자, 이 사람들은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고, 쪽수에서도 저와 와이프를 제외하면 모두 골수 트럼프 지지자들이니 6:2의 싸움이라 중과부적으로 이길수가 없었던 것은 함정 ㅋ

 

그러면서 와이프 삼촌분이 암 판정 받고 수술받고 회복중인데 12월 중순까지가 병가 기간 마지막이라서 아마 해고될것이라고 하는데, 아니 무슨 경우가. 

물론 미국 특유의 임의동행 노동계약이 (At Will employment) 다수인건 아는데 (저도 at will employment 노동계약자니깐 할만은 없지만서도), 이제 회복도 다 끝나가고 그 정도의 기다림도 없이 노동법에서 정한 최대기한을 끝나자마자 바로 해고 하겠다니 말이죠. 

 

그래서 unemployment benefit 신청하러 갔는데 흑인들이 너무 많다면서 아 이 놈들이 다 내 세금을 빼앗아가는구나 하는 한탄을 듣고, 곁에 있던 와이프 부모님, 조부모님, 처남들이 동조하는 식의 (무슨 약을 드셨길래, 이런 생각을 하세요?.... 그 약의 이름은 fox news)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결론: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은, 자기는 잘못 없음, 근데 세상이 잘못되었다니, 시스템이 잘못되었다니, 악의를 가진 상대방이 근거없는 중상모략을 한다느니, 기레기탓 (AKA: prestitute, 영어로 기레기란 단어의 어감을 표현하는 것이 press의 prostitute를 합성한 prestitute 정도 되겠씁니다) 이라니, 한줄 요약: 본인 잘못은 1도 없음, 그냥 모두 남탓

(권력이 없는 야당이었을 시적엔 어느정도 동조를 해줄수 있는데요, 2016-2018년까진 행정부-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명실상부 이젠 집권여당이었는데도 그딴 이야기를 해대면 능력이 없다는 이야기로만 들립니다)

 

집에 오는 길에 와이프에게 내년에 트럼프가 재당선되면 땡스고 나발이고 따뜻한 멕시코로 여행이나 가자고 하니 바로 콜하네요.

1. 최근 한국에선 추석이나 설날이면 가족모임에 가지 않고 해외여행 4박5일 길게 갔다는 사람들이 이해가 감.

2. 근데 내년에 트럼프가 선거에서 져도 안갈것 같아요. 괜히 갔다가 또 무슨 험한 소리를 들으려고, 앞으론 얼마동안은 그냥 땡스면 해외여행이나 다녀야할것 같아요

 

2016년 트럼프가 이겼을때도, 저한텐 그냥 심리학적-사회학적으로 연구관찰 해야할 대상이었는데, 어느 순간에 이렇게 기분이 상해버리네요.... (최근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탄핵정국도 여기에 관련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덕담을 건네어야할 명절에 정치이야기 답은 없고 피차간에 감정만 상하니 무조건적으로 손해이고 피해야할 거리란 옛 말, 마모분들은 가족모임에서 이런 불상사를 당하는 일이 없이 즐거운 블프를 보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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