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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코로나 치하의 텅빈 뉴욕 타임스퀘어.

뉴욕사진가 | 2020.03.23 17:28:3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늘 여행기, 사진 올려야지 하면서 못하다가 이 시국에 이렇게 올리게 되네요.

 

타임스퀘어는 제가 늘 일하는 장소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피해가며 걸어다녀야 하고

사진 찍으려하면 손님 옆에 사람들이 조금 적을 때를 늘 기다려야 했고

때론 잠시만 비켜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또 타이밍을 기다리느라 지루해하는 손님들을 달래는 것도 저의 일이었지요.

 

어제 맨하튼 사무실에 들를 일이 있어 나가면서 텅빈 타임스퀘어를 찍었습니다.

찍을 때는 이런 일이 있나 신기한 마음이 더 컸는데, 집에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며 보다보니 

눈물이 나서 이런 일이 생긴 후에 처음으로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렇게 활기차던 내 일터가 이렇게 된 것이 믿기지도 않고

북적거리는 것이 뉴욕의 최대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뉴욕이 아파서 생기를 잃어버린 것만 같아서.

가족이 아픈 기분까지 들더라구요.

 

많은 분들이 염려하시듯이.

 

지금처럼 증상이 심한 사람만 입원시키고

무증상 내지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을 케어하지 않는 한

(지금은 자가 격리도 본인 의지인데, 그럴만한 시민의식도 없는 것 같고)

이 사태는 분명 길게 갈거라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나아진 후에도 이전처럼 활기찬 뉴욕으로 다시 경제가 회복되어 돌어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도 같구요.

 

다들 직업도 잃고, 또는 월급도 깎이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그건 함께 견디면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 이 상태가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것도 두렵고

언제 나아질지 모른다는 미래도 역시 두렵습니다.

 

다시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며 사진 찍느라 통행 방해하는 것에 대해 'Sorry'를 외치며 

인파 속에서 사진찍으며 지치던 그 순간을 빨리 다시 만나보고 싶습니다.

 

당분간 이 나라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 참고로 사진은 차에서 폰으로 찍어서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ㅠㅠ 차 유리 안에서 찍으면 색감이 많이 떨어진다며 변명해봅니다 

폰으로 너무 잘 찍으시는 맥블님 같은 분이 있으니 이것도 변명이 안되지만요;; )

 

 

 

2020년 3월 22일의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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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2일의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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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2일의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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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쟁이라 그런지 이 시점에 여기서 멋진 커플과 함께 웨딩 사진 찍으면 환상적이겠다는 나쁜(?) 생각도 듭니다.

타임스퀘어 전세내고 웨딩사진 찍기.

 

 

 

 

 

 

 

2020년 3월 22일의 42nd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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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2일의 34nd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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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n Station 앞은 늘 좀비 영화를 찍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곳인데요..

 

 

 

2020년 3월 22일의 34nd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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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2일의 Lincoln Tu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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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모기업 의뢰로 찍었던 타임스퀘어 지점 홍보용 사진입니다.

 

당연히 사람이 제일 적은 순간을 고르고 골라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게 이 정도였던 타임즈 스퀘어입니다.

 

인도가 좁아 찻길로도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것이 일상이던 공간이지요.

 

다시 이런 타임스퀘어의 모습을 빨리 볼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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