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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오지랖) 동물구조 질문요 (좀 지루하고 긴 넉두리)

나도가능 | 2020.03.30 00:50:1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봄꽃들이 흐드러지는 시절이 코비드 시절이 되었지만

저는 다른 질문 좀...

(질문인지 아닌지 나도 헷갈리는 좀 지루하고 긴 넉두리)

 

혼자사시는 할머니가 갑자기 배가 아프셔서

삐요삐요~ 타고 응급실로, 기관삽관, 응급수술, 중환자실, 기관호스 제거 후

자정이 거의 되어가는 시각에 드뎌 일반병실로 옮겨지신 후 

 

이제야 정신이 좀 드시는지 바쁜(체 하는)사람 붙잡고 얘기를 시작하십니다

(60대  중반에 정신병력도 좀 있으시고)

 

'자기집에 지금

그동안 자기가 집떠나 온 3일간

물, 음식, 화장실청소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고양이 세마리가 있다고'

(얘기를 듣는 순간 머리가 띠용~~그집 고양이들의 상황이 비디오와 오디오로 재현되면서  눈물이 왈칵!)

 

어찌하여 3일 씩이나 ....

코난의 두뇌를 빌려봅니다

 

배가 너무 아파서 구급차 불르니 경찰까지 왔지만

자기 아픈걸 믿어주지 않고 2층에서 1층까지 걸어 내려가게 했다고 화나고 서운하시고,

바로 수술후 마취와 통증과의 씨름이 비몽사몽 있으셨을 거 같고,

호흡기 상태가 나빠져 예상보다 기관삽관을 오래 하고 계셔서 말도 할 수가 없었고,

삽관제거 후에도 한 5시간 정도지만 코비드 환자가 가득 차있는 중환자실 정황상 그얘길 꺼내기엔 아니셨을 거 같고

정신과 질환도 좀 있으시고

 

근데 이제 좀 조용한 병동으로 오시니 정신이 들고 걱정을 하시고 이것 저것 요구를 하십니다

오빠 1호에게 연락을 해 달라고.

스테이션으로 와서 컴터에 로그인 하고 응급 연락처에 있는 오빠에게 전화를 하니

'안되는 번호' 라네요....

 

다시 할매 방으로 갑니다.

그럼 이제 오빠 2호의 전화번호는 기억에 없으니 그걸 좀 찿아달라고,

오빠 2호는 가까이 산다고 (하시면서 주소를 좔좔좔좔)

전번 찾아서 연락해서 오빠 2호가 여기로 오게 해서 할머니의 집열쇠를 가지고 할머니 집으로 가서 고양이를 점검하게 하는게

고용량 산소마스크를 on and off 거듭 하시면서 띠엄띠엄 말씀하시는 할머니가 내게 부탁하신 미션이었읍니다

 

(내가아~~?

어떻게에~~?

나 바쁜데....

밀려드는 코비드 환자의 압박감과 자가격리 직원들의 결여로 그렇잖아도 손이 더 모자라는 판에

내가 어떻게 당신 오빠의 전번을 찿고 또...?...)

 

생전 첨 들어보는 IOC 에 전화를 해달라십니다

에엥~? 왠 IOC ??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 아이오씨?(International Olympic....)

 

"어!... 할매, IOC 가 뭐요?"

숨은 헐떡거리시면서도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또박또박 답하십니다

" Involuntary Outpatient Commitment. 주소는 000번지, 000거리, 000타운 에 있어. 근데 전번은 몰라, 거그 전화하면 오빠 2호의 연락처가 있을거야"

 

전번을 찾기위해 스테이션에 와서 컴터로 구글해보니 IOC website 첫화면에 수많은 작은 섹션들이 나옵니다

자살, 약물중독, 희망, .... 멘탈헬쓰, ...... 

아니, 이런.... 이 중에 어디로 전화를 하란 말인가....

 

마음은 급하지만 처음보는 unorganized 된 것 같은 화면에 머리가 안돌아가는 나는 다시 할머니 방으로 갑니다

'할매, IOC에 수많은 전번들이 나오던데, 그중 전화를 어디로 ?...'

할매 또 1 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멘탈헬쓰"

 

다시 스테이션으로 와서 멘탈헬쓰에 전화를 겁니다

저는 누구누구이고 이래이래 해서 당신네들이 말하는 응급은 아니지만 다른 쵸이스가 없어 이 응급번호로 전화를 드리는 중입니다

그래?

할머니 정보 확인 후 이젠 오빠2의 정보를 달라고...( 난 몰르는데...ㅠㅠ )

또다시 방으로 가서 그 오빠의 정보를 받아서 대답하니

'미안한데 그런사람들 우리 기록엔 없네요'

 

이게 낮시간이라면 Social worker한테 의뢰하거나 다방면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으니 어찌어찌 더 쉬울 것 같은데 

자정이 다되어가는 이시각에 

평소에 이런 방면에 잡학다식 할 거 같은 2 명의 동료도 오늘따라 없고

지금 같이 있는 동료 둘은 나보다 훨 많은 일에 허덕이고 있고

오로지 내가만 해야 하는 상황,

 

집-일터 밖에 왔다갔다 안하는 나는 미국에 관하여 보통의 상식도 없고,

영어도 짧고,

검색에도 약하고,

긴장되니 머리회전도 더디고, (지금 생각해보니 할매방 가까이 근처에 스몰 스테이션이 있는데 그땐 그걸 생각못하고 메인까지 왔다갔다를...)

아픈 다리로 버티는 노구를 이끌고 하필 제일 먼 복도끝에 위치한 할머니 방과 스테이션을 밀리언 타임을 왔다갔다 하는

내가만 해결해야 되는 상황. (옛부터 어르신들 말씀이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

나는 왜 이밤에 할매 담당 간호사가 되어서 이런 무거운(....?)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는지

 

다시 할머니한테 가서 

'할매, 멘탈헬쓰에 할매와 오빠의 기록은 없다네요`' 말씀드리니,

또 1 초의 말성일도 없이 '그럼 City Housing...... (?) 에 전화해봐, 주소는 000번지, 000거리, 000타운 에 있어. 전번은 몰라.'

할머니 정신병력이 '정신분열증(in remission)' 이신데 어떤 주소든 컴퓨터처럼 줄줄이 읊어대십니다, 전번은 모르십니다. 

 

휴~~~

 

어쩌다가 내게 떠맡겨져 같이 살고 있는 우리집 고양이가 교차되고

아무것도 모른채 배고픔과 갈증에 처한 할매집 고양이들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집으로 달려가보고 싶지만

도움을 청할 곳이 적은 이시각 이상황에 일은 왜이리 잘 안풀리는지...

 

다시 돌아와 

전화통화중인 동료의 남편이 경찰인게 떠올라 'any idea?' 물어보라 했드니 'animal control'에 연락해보라고

 

24/7이라고 적힌 번호로 시도하니 자동응답기에 멧세지 남기라고만...

 

사람도 손이 모자란 이 시절에 사람도 아닌데 누가 24시간 응급대기 할까마는 그래도 한줄기 희망을 갖고 전화를 해 봤건만...

 

어쨌든 다시 병실로 돌아가 

'이거이거이 현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같은데 전화를 안받으니 

내일 아침일찍 다시 전화해보고 그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다면,

나하고 내동료 둘이서 당신의 열쇠를 갖고 가서 그사람들을 당신집에서 만나볼거요.

그러니 이제 할매도 좀 주무셔야 되지 않겠소!'

 

고맙다고

이제 잠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밤동안 할매로부터 서너번의 콜벨이 울리고 새벽이 왔는데

할머니가 다시 말씀하십니다, 

애니멀 컨츄롤에 전화하면 그사람들이 내 고양이들을 죽일지도 몰라, 그러니 전화 하지말어어

그래요? 그것이 그러는 곳이에요? (티비에서 ASPCA 광고만 보아왔던 나는 적잖이 놀랍니다)

그럼 이제 어떻한다죠?

당신이 아침에 City Housing...(?) 에 전화를 하겠다고 하십니다, 오빠 전번을 알아내기 위해.

 

날이 밝은 아침에 퇴근을 합니다

할머니가 잘 해결하시길 바래는 희망과 

다른 한편으로 이유모를 불안감과 무거운 마음을 갖고서

이대로 시간을 끈다면 평생 가슴에 돌을 얹고 살 것 같은 두려움을 갖기 싫은 이기심 때문에

 

몇시간 자고 다시 밤출근 하자마자 할머니 방으로 직행

City Housing.....에 3번을 멧세지 남겼으나 아무런 콜백이 없었다고

ㅠㅠㅠㅠㅠ

이제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이제

뭘 어떻게 해야 되는 거죠...

내가 뭐라도 할 수 있는게 있을까요...

 

 

혼자 끙끙대다 없는 대답이 없는 마모에 질문 올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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