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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살다살다 이런 국회의원 총선거를 경험하다니요

shine | 2020.04.15 22:16:0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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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짤방 하나 투척하고 시작합니다. 바로 2008년 18대 총선 서울 결과입니다. 딱 이번 총선의 정반대의 결과죠. 한나라당의 압승. 

30-40대가 무개념이라고 누가 그러던데, 그 30-40대가 12년전에는 정확히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고 이명박당에게 몰표를 주었죠. 즉, 세상사 평생 진보/평생 보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저 잘 계산하고 정하는것일뿐. 

 

이번 총선거는 여러모로 참 신기하네요. 일단 헌정사상 이정도로 경상도에 기반하지 않는 정치세력이 대승을 한적이 없다는 건데요. 앞으로도 이런일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몇가지 느낌을 적어보면요.

 

1. 중간선거의 기본원칙을 깬 선거였습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임기가 절반정도 지난후 치뤄지는 선거를 보통 회고적 선거라고 하는데, 즉 대통령의 임기를 회고하고 평가하는 선거라는 거죠. 그러나 이번선거는 달랐습니다. 분명 더불어 민주당의 실책은 많았지만 일단 코로나가 그걸 다 덮었고, 무엇보다도 역대급으로 야당이 지리멸렬했습니다. 사실 현직 대통령 임기가 이제 딱 2년 남았는데 집권당이 승리를 기대한다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건데 이 모든 상식적인 분석이 다 쓸데없는 것이 되어버렸네요. 

 

2. 대통령 지지율이 어떻게 선거판 자체를 지배했나? 디테일 1

감히 말하건데 후보개인경쟁력보다는 현직대통령 지지율60%로 끝낸 선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근데 그건 지극히 결과론이고, 이 선거에는 몇가지 흥미로운 지점들이 보입니다. 민주당관점에서 볼때, 공천과정에서 거의 잡음이 없었습니다. 신인들도 꽤나 등용되었구요. 무엇보다도 이해찬은 자신의 불출마를 선언한이후 한가지를 못밖아 버립니다. "4년전 안철수당으로 간 인간들 절대 민주당 복당 없다."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과거 민주당이 지지고 볶고 하면서 맨날 당명바꿔가면서 사골우려먹듯이 나오던 애들 또 나오던게 레퍼토리였는데 이번에는 절대 그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박지원/천정배/정동영/박주선이 정리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그건 디테일 2와 아주 연관성이 있어요.

 

 

3. 대통령 지지율이 어떻게 선거판 자체를 지배했나? 디테일 2

대통령 지지율이 드라마 <지정생존자>의 양진만같으면 박지원/천정배/정동영 등을 복당시켜야 하겠죠. 왜냐하면 선거에 이기던 지던 이후 싸워줄 네임드 스피커들이 필요하니까. 근데 이번엔 이들이 필요없었습니다. 이는 민주당에 차기주자들이 있다는 것과 동시에 민주당은 꽤나 모험적인 승부수를 걸어버리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이해찬과 청와대의 디테일이 아닐까 합니다. 선거이후 집권여당의 발목을 잡을 미래통합당의 네임드 스피커들에게 정치초년생들을 붙입니다. 동작을에 이수진 광진을에 고민정이 대표적이죠. 이건 사실 모험수입니다. 민주당은 박지원/천정배등을 포기하고, 이해찬도 은퇴를 공언했고 5선이상 의원들 몇명도 스스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박영선/추미애도 불출마죠. 이에 선거에 어정쩡하게 이기고 오세훈/나경원등이 생환하면 이들은 바로 대권주자가 되어 남은 2년 집권당을 괴롭힐께 뻔합니다. 근데 민주당은 이 수를 던져버립니다. 자신감이 있었겠죠. 결과는 보기좋게 성공. 오세훈/나경원등 미래통합당의 수도권 소위 극우포지션이 아닌 네임드가 재기불능이 됩니다. 이로써 민주당은 그간 자기집을 괴롭혔던 호남 네임드와 앞으로 자신들을 괴롭힐 야당의 스피커를 정리하는데 성공합니다. 이제 미래통합당의 5선급 의원들은 조경태/권영세/주호영 뭐 이런 애들인데 이런 오합지졸로 과연 지도부나 새로 꾸릴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180 VS 103 이 수치가 문제가 아닙니다. 노무현도 김대중도 의원 100명 데리고 대통령먹었죠. 문제는 미래통합당에 이제 나올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온라인게임의 시각에서 본다면 적의 본진을 후벼파버린 선거였습니다. 

 

4. 그래서 민주당이 얻은 것들

일단 남은 2년 하고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겼죠. 그러나 그것보다 훠--얼씬 중요한건 한국정치사에 처음으로 현직대통령이 집권당의 다음 대통령 후보에게 190석의 압도적 의회세력을 물려주고 떠난다는 겁니다. 다음 대선은 2022년 다음 총선은 2024년. 즉 다음 대통령이 집권세력에서 나온다는 그(녀)는 가장 중요한 처음 2년을 190석의 압도적 의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보낼 수 있다는 거죠. (2002년 노무현의 승리시 민주당 의원수가 몇명인지 살려보시면 이게 얼마나 엄청난건지 바로 답 나옵니다). 때문에, 군부독재 이후 한국정치사에서 처음으로 5년 단임제 대통령제를 사실상 10년 집권당의 중임으로 바꿀수 있는 완벽한 토대가 생긴거죠. 민주당이건 미통당이건 대선에서는 자기당 대통령을 까는게 당연했습니다. 왜냐하면 집권 말년 대통령은 항상 초라했거든요. 노무현은 김대중이 끌어올린 386한테 까이고, 박근혜는 자당출신 대통령 이명박을 까야 했죠. 근데 이번대선은 아마도 누가더 문재인의 유산을 이어받아 5년을 집권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 될 것 같습니다. 야당이 문재인을 싫어하건 말건요. 

 

 

이상 전지적 민주당 시점에서 적어본 이번 총선 관람평입니다. (근데 전 민주당 지지자는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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