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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코코넛 두 번의 역이민 (1탄)

빠다코코넛, 2020-06-04 10: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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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네요. 조금 뿌끄럽지만 그래도 5년 넘게 눈팅하다 살짝 용기내서 글을 써봅니다. (마일모아분들은 마음이 따듯해서 악플은  안다시는거 잘 알아요ㅎㅎ)

요즘 코로나로 한참 미국이 어수선해서 인지 이민/역이민/은퇴 이야기들이 눈에 잘 들어오네요. 전 두 번의 역이민이라는 특수한 경험이 있어서 한번 풀어볼려고 해요 - 사실은 역이민이라는 단어가 맞지는 않기에 두번의 한국 귀환으로 해석해서 읽으시면 될거 같습니다. 이유는 바로 아래

 

1. 미국에서 한국으로 (한국으로 이민?)

네.. 전 미국에서 태어났고 칠년 살다가 킨더 마치고 바로 한국 초등으로 입학했어요. 미국살면서 한국은 한 번도 가본적이 없었지만 친지 가족들과 나와 똑같이 생긴 한국인들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에 너무 설레였는데.. 한국 도착하자마자 너무 좌절스런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ㅠㅠ 일단 초등 입학 전에 한글을 못배워서 (가서 배우는거 아녔나요?) 알림장을 매일 그려갔고 저희 어머니는 저 때문에 매번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반 친구들의 집에가서 숙제를 알아와야했죠..(엄마 미안해요) 친구들은 한국말이 어눌한 저를 잘 안끼워줬던 것도 지금 기억에 남네요 (서울) 그리고 초2 때 전학 후 지방에 있는 초등학교를 입학. 미국에서 왔다고 전교에 소문이 퍼지면서 저를 신기하게 보는 착한 친구들 속에서 잘 적응했습니다. (지방 아이들이 의외로 참 더 순수한거 같아요) 어린 제눈에 비친 한국의 충격적인 것들은:

 A. 소풍에 가면 늘 등장하는 번데기. 저걸 왜 먹지? 냄새가 너무 싫어요

B. 미국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규율/약속/정직함을 강조해서인지  한국 아이들의 드셈과 거짓말이 좀 힘들었던 기억 

 -지우개를 빌려가서 망가뜨린 후 사과도 안한거

- 그 유명한 "넌 어디 사니? 아파트?" 그런걸 왜묻지? 칫 난 지하 단칸방에 살아 

C. 여자애들을 추행하는 남자아이들과 어른들

- 아스께끼? 같은 놀이 아직도 이해안가요

- 지나가는데 중학생 여학생 엉덩이를 뚝치던 아저씨. 내 손에 잡히면 정말 이쒸

D. 촌지를 노골적으로 밝혔던 3학년 담임 선생님

- 그 담날 어머니께서 양말에 5만원을 봉투에 넣은 후 전 무사히 3학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제 친구는 이유도 없이 따귀를 맞고 문 뒤로 굴러나가가까지 했죠. 그 담날 친구 어머니께서 2살배기 여동생을 포데기에 엎고 오셔서 면담을 하던 모습이 아직도.. 에휴 요즘은 이럴일이 절대로 없겠지만 저 때는 촌지가 있었어요

E. 복잡한 도로. 보행자와 어린이/노약자를 배려하지  않는곳

- (초등6학년) 버스에 내려서 앞으로 길을 건너다 버스 뒤에서 초월한 티코에 치였던 적도 있었죠. 다행히 티코만 찌그러졌어요.

 물론 좋았던 점도 많았어요. 사람들로 받았던 상처들은 사람으로 치유되듯. 제 주변에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정많은 한국문화는 절 지금까지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 날 수 있게해준 원동력이니깐요.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꼽으면:

A. 초등학교 때 방황하던 절 위해 늘 성경구절을 써서 정말 매일같이 엽서로 보내주던 교회선생님- 그 때 의대생이여던 그 분은 지금은 멋진 의사선생님이 되셨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B. GRE 공부하던 때 타학교 도서관에서 단어 외우던 시절.50 대 정도로 보이시는 아주머니께서 매일 공인 중개사 공부하러 오셔서 제 옆에 앉으셨죠. 언제부턴가 간식을 저에게 나눠주시더니 나중엔 점심 도시락도 싸와주셨죠. 아저씨 점심 차려드려야 된다며 황급히 뛰어나가던 뒷모습이 많이 기억에 남네요, 지금은 멋진 공인중개사가 되셨겠죠?

 

아 글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요. 대략 유/청소년기를 한국에서 보냈고 그 느낌을 표현한다면.. 매우 경쟁적이지만 그 사이에 인간미는 항상 공존하는 곳 뭔가 빠르게 항상 변화해서 혼돈스럽지만 그래도 개개인은 거기에 맞춰서 변화하려는 성실한 사람들이 있는곳. 나에게 정말 성실함을 배우고 키우게 해준곳? 

 

한국에서 미국으로 간 사연, 그리고 다시 미국에서 한국으로 간 이야기는 내일 쓸게요. 핸드폰으로 쓸려니 손이 너무 아파서 ㅎㅎ 오타 양해바래요. 감사합니다 

63 댓글

ex610

2020-06-04 10:51:50

다음편 기대됩니다. 경험 공유 감사드립니다. 

빠다코코넛

2020-06-07 23:58:04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요

2020-06-04 10:56:17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빠다코코넛

2020-06-07 23:58:28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방금 이탄 올렸는데 재밌을려나 모르겠네요 ㅎㅎ

아요

2020-06-08 21:30:04

2탄도 읽었습니다. :)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읽을수록 빠다코코넛이 먹고싶어져서 조만간 사러갈듯합니다ㅎㅎㅎ

ShiShi

2020-06-04 11:03:29

진솔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으실 거 같아요.

빠다코코넛

2020-06-08 00:00:03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에피소드는 정말 많은데 생각보다 글로 옮기려는 잘 안되네요. 역시 글은 머리에서 스칠때 바로바로 올려되는게 맞는가봅니다.

Monica

2020-06-04 11:09:49

남들 번데기 먹을때 빠다코코넛 드셨다는 그분이군요. 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저도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 선생들은 선생은 고사하고 인간말종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재대로 된 선생님이 딱 한명 이였습니다.  

빠다코코넛

2020-06-08 00:02:59

제 최애 간식과자 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ㅋㅋ 코코넛의 부드러움과 바삭바삭함은 세상을 다 가진 것같다고 하면 오바겠죠?

한국에서 보낸 학창시절에 정말 이상한 선생님들이 많으셨죠. 그래도 한 분이라도 계셔서 다행이에요. 그 한 분 덕택에 잘 버티고 이렇게 멋지게 성장하셨을 거라 믿습니다.!

애플사자

2020-06-04 11:14:03

D. 촌지를 노골적으로 밝혔던 3학년 담임 선생님

- 그 담날 어머니께서 양말에 5만원을 봉투에 넣은 후 전 무사히 3학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제 친구는 이유도 없이 따귀를 맞고 문 뒤로 굴러나가가까지 했죠. - 90년대 중반에 제 경험담이네요. 초등학교 5학년때 점심시간 끝나고 들어왔다가 엉겁결에 수학숙제 안한 친구들이랑 같이 따귀를 맞은적이 있네요. 나중에 알고보니 촌지를 안줘서 그런거였더라구요. 그때 집안 형편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거든요. 

빠다코코넛

2020-06-08 00:04:58

너무 슬픈 일이네요. 정말 따귀를 때리는 행동은 너무 비인간적있고 몰상식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보다 훨씬 힘없고 가녀린 학생들인데 자신의 위치를 그런식으로 이용해서서폭력을 

행사하였으니깐요. 제 경험이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해드려서 갑자기 죄송하네요..

기다림

2020-06-04 11:22:35

흥미진진합니다. 진귀한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각잡고 다음편 기다려요.

도전CNS

2020-06-04 12:20:59

+1 드라마 다음편 기다리는 심정.....ㅎㅎㅎㅎ

빠다코코넛

2020-06-08 00:05:44

너무 각잡고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ㅎㅎㅎㅎ

스시러버

2020-06-04 11:44:01

어린 시절 이야기 참 재밌네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옆에 있던 고등학교에서는 남녀 사이에 똥침이 유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경악을 했던...

 

한국 선생님들... 고등학교 때 내신조작했던것도 기억나네요..

빠다코코넛

2020-06-08 00:07:53

아 맞다 똥침!! 그 유명한 똥침을 까먹고 있었군요 ㅋㅋㅋ 똥침은 너무 아파요 ㅠㅠ

요즘 쌍둥이 사건 보면 내신조작이 비단 옛날만 있었던 일은 아닌것 같아서 많이 씁쓸했네요..

제이유

2020-06-04 11:45:34

갑자기 아련한 번데기 냄새가 솔솔~~

빠다코코넛

2020-06-08 00:09:27

전 정말 그 많은 번데기들 어디서 공수하는 지 지금도 궁금해요. 그걸 간장과 설탕에 조린걸까요? 한 번 시도 하려다 뱉었던 적이 있어서 말이죠.

제 배우자는 번데기 홀릭이여서 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새벽이슬

2020-06-04 11:54:54

2탄 빨리 올려주세요 현기증난단 말이예요 ㅎㅎ

erestu17

2020-06-04 13:40:34

+1 저두요.

쏘~

2020-06-04 21:53:21

222 입니다 ㅋㅋㅋ 넘 재밌어요 2탄 기대하겠습니다!!

빠다코코넛

2020-06-08 00:16:22

글을 바로 바로 연재해야 되는데 제 글이 이렇게 호응을 보일지 몰랐네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이즐넛커피

2020-06-04 12:12:58

재밌어요.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희 아이들이 커서 나중에 한국을 어떻게 기억할까 (올해는 접었지만 최근 8년동안은 매년 여름을 두달씩 한국에서 보냈거든요) 궁금한 생각 도 드네요. 

빠다코코넛

2020-06-08 00:22:09

한국에 가끔 나오면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에 큰 도움이 될거 같아요. 제 친구중에도 중국계 미국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어렸을 때 중국에서 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인지지중국에다시 가는 것만으로도 힘든 기억이 되살아나서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여행으로 짧게 오면 좋았던 기억들만 가지고 갈수 있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자부심이 더 들고 가족들과 이야기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동기부여가 될거 같아서 좋을 것같네요. 제가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한국학교에 들어갔을 때 제 어눌한 한국말을 보고 놀리던 친구들을 보고 혼자서 한국말만 해서 더 자연스럽게 해야지 라는 깡따구를 가졌던 기억이나네요. 덕분에 영어는 빛의 속도로 잊어먹고, 결국은 중학교에 가서 다시 abc를 배웠습니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아무래도 언어라는 게 계속 쓰지 않으면 잊어먹는 건 시간 문제더라구요

 

큰꿈

2020-06-04 12:27:05

재밌네요 다음편도 빨리 올려주세요

빠다코코넛

2020-06-08 00:23:06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Opeth

2020-06-04 12:35:59

아 저는 진짜 빠다코코넛의 원산지 이야긴줄 알고 ㅋㅋㅋㅋ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잔잔하게

2020-06-04 12:44:05

재밌어요. 다음 이야기도 빨리 부탁드려요

성실한노부부

2020-06-04 12:56:02

P2

흥미로워요. 옛날 생각나네요.

다음 이야기 기다려요.^^

미시건멍키

2020-06-04 12:56:51

아련하고 흥미진진하네요. 

저희 집은 집안도 좋고 돈도 있는데 여동생이 3학년 때 담임이 일부러 괴롭혔죠. 나중에 알고보니 촌지를 안줘서 그랬더군요. 끝까지 촌지는 안줬습니다. 동생이 고생 좀 했죠. 

ppf

2020-06-04 13:10:02

촌지.. 참 슬픈 한국의 단면이였죠.. 저는 저를 대놓고 굉장히 싫어하던 선생이 있었어요. 하도 심하게 갈구니까 교생 실습왔던 선생님이 따로 불러서 괜찮냐고, 정신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할정도였죠. 어머니도 일을 하셔서 정말 왠만해선 학교를 안오셨는데 이제 대놓고 엄마 불러와를 몇차례하니까 결국 돈봉투들고 가셨어요. 그러니깐 그 사람이 웃으면서 말하길 엄마도 다녀가셨는데 내가 몇주는 잘해줄게.. 라고.. 그때 알았죠. 어머니의 봉투가 몇주간만 잘해줄 양이었다는거요. 그뒤론 반항심에 학교에서 많이도 개기고 다녔는데 웃긴건 노는아이로 찍히니까 의외로 내버려두더라구요.. 요새는 몰라도 예전엔 그 촌지때문에 샌생님의 존재가 존경할만한 사람은 어니라고 생각했죠. 근데 그 때는 경찰들이며 교도관이며 다 그랬던걸로 압니다. 윗물이 구정물이니 아랬물이 맑을수가 없던 시절이죠.

Monica

2020-06-04 14:45:53

허걱....인간도 아니네요. ㅠㅠ

발전산의선택받은자

2020-06-04 13:40:03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전 유치원 다니던 7살때 용달차가 신발끝 묵고 있던 제 발목을 밟고 넘어간 적이 있어요. 신기하게도 전혀 안 다쳤지만 무지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 살 적에는 별 생각없이 살았는데 지금은 가끔 한국에 놀러가면 보행로와 차도 구분이 잘 안된 거리를 다닐 때 마다 너무 위험하고 불편했어요.

erestu17

2020-06-04 13:41:16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편 기대합니다. 더 길게 써 주세요 ㅎ

돌고도는핫딜

2020-06-04 14:02:27

재밌네요..저랑 왠지 비슷한 나이대이실거같은...저도 초등학교다닐때 엄마가 촌지 주던거 생각나요 그래서 선생님이 이뻐하셨나..ㅎ 빠다코코넛도 저의 가족들의 페이보릿 과자였는데 2편 기대할께요!

아삭이

2020-06-04 14:03:32

예전 초등학교 5학년때 대놓고 차별하던 선생님 생각이 나네요.

반에 예쁘장하고 활발한 아이가 있었는데 선생님이 그 아이만 너무 오냐오냐 제일 좋아하는 티를 내서 반 아이들 모두가 대항한 적이 있었어요.

거의 하루 날 잡아놓고 50 vs 1(선생님)로 단체로 대들며 싸웠어요.

특이하게도... 그 예쁨받던 아이는 자신도 자기가 다른 아이들보다 이쁨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너무 싫다고 함께 선생님께 대항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는 성격도 참 좋았던 것 같아요ㅋㅋ 자신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달라고 선생님께 부탁했으니 말이에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아이의 부모님 및 온 집안이 법조계 종사자들... 그 아이 부모님은 엄청 높은 부장판사였던걸로 기억해요. 

hohoajussi

2020-06-04 14:25:51

글 잘쓰시네요. 다음편 기대 합니다. 연재해주세요!

데콘

2020-06-04 14:50:38

오 다음 편이 기다려집니다.

GRE가 나오니 미국으로는 대학원 유학이신 것 같은데,

유초년기를 지나 단번에 이 시기의 글로 점프하려나요? 

내일 되봐야 알겠네요.

결정장애

2020-06-04 15:38:03

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핸드폰으로 쓰느라 힘드셨을텐데 추억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려한조명

2020-06-04 15:46:12

공유감사합니다. 지금도 아이들 프로그램(슈퍼맨이돌아왔다)같은 프로그램같은거보면 아이들이 차도로 다니는거가 이해가 안되요.. 인도에 차 주차못하게 뭘 세워놔서 사람이 못다니게해놨더라고요

Beauti·FULL

2020-06-04 15:50:23

팝콘 준비합니다!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지금 나이대만이 가질 수 있는 추억이지싶어요. 우리 부모님 세대와 우리 세대는 먹고 사느냐 아니냐의 기로에 있었다면 우리 세대와 우리 다음 새대는 어떻게 더 해피하게 사느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의 문제이니 중간에 낀 우리 세대는 아마 전무후무한 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된장찌개

2020-06-04 16:49:45

우아 간만에 크게 기대되는 연재물입니다. 배경을 짐작하여 본데 한국서 비슷한 시절을 가진 시기가 있을 것 같아서 더더욱 흥미가 가요.

아웃사이더

2020-06-04 17:17:37

ㅎㅎ 옛 생각들이 나네요. 그 예전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도 아이들이 그렇게 대했었다니 마음 고생하셨겠네요

음란서생

2020-06-04 23:07:54

촌지 얘기가 나와서...

국민학교 6학년때 담임이 촌지 바라기, 별명은 똥파리 였습니다.

교실에서 싸우면 가위바위보로 한놈이 울때까지 때리게하고, 학생들 양쪽 귀를 땡겨서 칠판에 던져버렸던...  

쿵 소리와 함께 칠판위의 오래된 먼지가 슬로우모션으로 피어오르던 일이 생각나네요.

담임은 자기 책상에 앉아 있고, 반장인 저는 매시간 교사전용책(?)의 내용을 칠판에 써내려갔더랬죠.

 

집이 가난해서 '아람단'이라는 청소년 연맹 가입은 꿈도 못 꿨는데...  담임이 갑작이 옷이랑 학교에서 대준다고 하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단장을...  얼마후 발대식 예행 연습날 180도 회전될 정도로 따귀를 맞았어요.  그땐 제가 못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나중에 어머니로부터 듣게되서 알았습니다만...

똥팔이 담임이 개인적으로 저희 어머니께 촌지를 요구했다가, 저희 어머니께서 똥팔이 선생 귀싸대기를 날리셨다고...

 

제가 졸업하고 얼마 후, 똥팔이 담임은 학교를 옮겼고 그 학교에서 촌지 문제로 짤렸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1학년때쯤 전철에서 긴머리 노숙자에 준하는 똥파리 담임을 발견했었습니다.

노약자석에 앉아서 손톱밑에 바람을 불어 먼지를 떼는데...  눈마주칠까 비겁하게 자리를 떴던 기억이 나네요.  똥팔이 개XX...

 

기다림

2020-06-05 14:20:18

아건 뭐 영화인데요. 그 선생님 참 파란만장하네요. 돈으로 흥한자는 돈으로 망한다고...저도 학교다닐때 그런분 있었는데 나중에도 잘(?) 계시더라구요. 또다른 한분은 좀 폭력성향이 있었는데 중풍이 와서 학교 떠나셨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왜 그리 남자애들 센타(?)를 꼬집는지...이건 완전 성추행인데....그분이 중풍이 오셨다니 측은해 지기도 하더군요.

스시러버

2020-06-06 19:00:45

보통은 촌지를 바라거나 아이들을 왕따시키거나 못되고 독한 담임의 경우,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사는 경우가 오히려 많더군요...

오히려 멋진 선생님들이 힘들어지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음란서생님이 보여주신 인과응보가 제대로 보여지기를 바랍니다... 

동방불빠이

2020-06-07 04:14:16

왜 이런거에 공감할 수 있는지 슬프네요.. 저도 국민학교 4학년 담임선생이 애들이 그렇게 귀싸대기를 날리고 애들을 때렸는지... 그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제가 특별히 선생님한테 맞지는 않았지만 (모르긴해도 아마도 저희 부모님도 좀 드렸을거예요) 세월이 30년 넘게 흘러도 친구들을 무진장 때리던 모습이 머리 속에 각인되어 남아 있어요. 4학년이면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그런 애들한테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폭력을 행사 했는지.. 그 당시에는 그런게 괜찮았나 싶기도 하고... 음란서생님 스토리는 왠지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엔딩이지만 저의 4학년 담임 선생님은 얼마전에 제가 다녔던 그 학교에 교장으로 돌아왔다고 동창들이 이야기 하더군요.. 친구들에게 그런 사람이 교육자라고 교장까지 됬냐고 열을 냈었는데.. 동감하는 친구들도 꽤 있고 제 말이 과하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열 받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연 제가 그 선생님을 그렇게 비판할 자격이 있는 양심적이고 바른 사람인가 생각해 봅니다.

손님만석

2020-06-05 14:09:05

2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답글들도 다들 절절한 사연이네요. 음란서생님 사연은 영화화 해도 되겠어요, 말죽거리잔혹사처럼요.

 

한국귀국의 3대 걸림돌

1. 교육 (이제 대학정원이 학생수를 훨씬 밑돌아 전부 4년제 대졸이 확실시 되는데 그럼 뭘로 경쟁하나...반드시 경쟁 거리를 찾는다는게 문제)

2. 부동산 ( 집 없는 사람들을 향해 Fonsy scheme에 다름없은 폭탄돌리기 무한 반복중)

3. 직장 (50대를 넘으면 짤리니 그 후에는 뭘 먹고 사나)

지구여행

2020-06-05 14:20:24

다음편이... 너무 기대됩니다. 대략 몇년도 생인신지 안다면 그 당시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ㅎㅎ

눈덮인이리마을

2020-06-05 14:49:15

영어 밖에 못하는 초등학생 하니까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종종 낙성대역 2번출구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탔는데요. 이 마을버스를 타면 두 부류의 인헌초등학교 학생들이 탑니다. 한 부류는 서울대 교수아파트에 가는 학생들과 다른 한 부류는 낙성대터널 쪽 인헌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서로 잘 못 어울리는데, 이유는! 언어가 다릅니다. 서울대 교수아파트로 가는 아이들은 영어로 자기네들끼리 대화하고 인헌아파트는 한국어로 말하죠. 뭔가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더라고요.

아웃사이더

2020-06-05 20:37:54

신기하네요. 이게 예전 일화인가요 아님 최근 일화? 아마도 교수분들이 미국에서 유학 및 교수 생활하면서 낳고 키운 자녀들이 돌아와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거겠죠?

눈덮인이리마을

2020-06-05 22:12:50

한 20년전 이야기인데 지금도 비슷하겠지요? 서울대 교수중 상당수가 영미계 학교에서 박사를 받다보니 생기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책읽까

2020-06-06 12:47:43

낙성대 서울대교수아파트 인헌.. 반가워서 댓글답니다. 2 학년 때였나.. 교수아파트 살던 친구가 전학와서 적응 잘 하도록 도와주라는 특명을 받고 함께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걔는 한국말을 했던 것 같아요. 그 시절을 떠올리니..

낙성대 앞 길에 개나리가 생각나네요.  개나리 속에 숨어 있던 노란 카나리아도.. 그립습니다. 

모닝커피

2020-06-05 19:27:52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 탄이 기다려지네요

서울

2020-06-05 20:34:56

내일은 꼭꼭 컴퓨터로 작성해주세요.

촌지하니 할말이 너~~~~~무나 많네요.

고등학교 다닐때 학생주임 선생이 돈을 어찌나 밝혔는지 성을 돈으로 바꿔서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저희가 졸업하고 한참후에 그래도 인간적인 선생님과 만난적이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그 학생주임 선생을 쫒아냈다는 소식을 듣고 참 씁쓸했습니다. 

아프리카청춘이다

2020-06-06 01:46:45

전 20대 중반까지를 한국에서 보내고 대학원때 미국에 온 케이스이지만... 비슷한 이유로 한국의 어린 시절이 아직까지도 악몽같은데, 미국에서 왔으면 얼마나 더 힘들었을지요 ㅜㅜ

초딩때 몇몇 담임선생들한테 이유없이 미움 받았었는데 촌지때문이었을까요? 제가 말죽거리 잔혹사 시절도 아니고 8x년 초반 생인데... 

저 중딩때쯤 왕따라는게 유행하기 시작하고, 중고등학교 선생이라는 사람들은 자기 기분대로 애들 때리고...  

학창시절에 관한 좋은 기억은 오로지 친구들이랑 떡볶이 사먹던 기억이 전부네요 ㅎㅎㅎ 

그나마 대학때 좋은 교수님들(격려를 아끼지 않는)을 많이 만나서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여기까지 온 것 같아 다행입니다;; 아찔하네요

KTH

2020-06-06 05:12:43

아이들 데리고 한국에 가야하나 고민중인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다음글 기대되요~ 감사합니다.

불사신

2020-06-06 18:36:09

이탄 똥줄타며 기다려요 너무 재밌어서요 

처음으로 마일모아에서 글 푸쉬 (?) 해 봅니다.. 

 

우아시스

2020-06-06 18:59:49

엄마 미안해요..에서 전해지는 짠함과 선함.

여기 살면서 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았던거 같아요.

빠다코코넛 비스켓 소풍 때마다 빠지지 않고 사가던 최애간식. ㅎㅎ

다음편 기대할게요.

erestu17

2020-06-06 21:45:57

2탄  아직 입니꽈???????? 현기증 나요...

자체발광

2020-06-06 22:22:15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다음편이 기다려지네요...

참고로 번데기는 고이 접은 신문지에 담아줘야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는거....

빠다코코넛

2020-06-07 23:57:13

정말 한 분 한 분 모두 댓글에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 되는데 잠시 정신이 없어서 못들어온 사이에 많은 댓글들이 달렸네요. 어쭙잖은 글을 즐겁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촌지와 학교 선생님위로부터의 폭력은 정말 안타깝고 슬픈 추억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목격한 모든 친구들도 피해자나 마찬가지 일테니깐요.

저는 같은 반 친구가 담임 선생님께 너무 맞아서 자퇴까지 한 것을 목격하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모습이 너무 한심해서 무력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저희가 겪었던 일이 벌어지면 다음날 신문기사화 되는거 보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옵니다. 

 

 

재마이

2020-06-08 00:08:55

제가 학교 다녔을 때 전 한번에 60대도 맞아봤지만 옆에 친구가 130대 맞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죠.. 남자들은 선생님에게 죽도록 맞아봐야 우리반 이랑 옆반 쌈짱끼리 한판 싸운 거에 비하면 별 이슈도 되지 않고 여자애가 선생님에게 발로 밟혀봐야 좀 애들끼리 이야기가 나도는 분명 폭력적인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부모님께 선생님에게 맞은 거 이야기하면 아주 부끄러운 거라고 쇄뇌시키고 ㅋㅋ 요새같으면 인터넷에 십자가에 못박혀 화형당할 일이 일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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