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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병원의 New Normal.

참울타리 | 2020.06.16 15:54:4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한동안 한국에 계신 부모님 뵙고 오느라 업데이트가 없었습니다. 아버님이 건강이 별로 안 좋으신 관계로 코비드 고위험군에 속하셔서 기회될 때 안 뵙고 오면 후회할 거 같아서 잠시 다녀왔습니다.

 

 병원에는 이제 New Normal이 찾아온 듯 합니다. 코비드 환자 수가 드라마틱하게 줄진 않았지만 의료진들이 이제 그 일상에 조금은 익숙해 진 듯 해요. 바빠서 그렇겠지만 간호사 선생님들도 그냥 N95만 끼고 병실을 들락날락합니다. 코비드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어느 정도의 comfort level이 생긴 듯 합니다.

 

 제가 한국 다녀온 사이에 hydrochloroquine은 퇴출되고 에이즈 치료제 한 가지와 remdesivir가 주로 쓰이고 있네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둘다 안정적인 치료제로는 그닥인 듯 싶습니다. 오늘도 remdesivir 쓰다가 백혈구 수치가 떨어져서 약물을 중단하게 된 케이스 하나를 보았습니다.

 

 주로 쓰이는 치료로는 혈장 치료가 이젠 대세가 된 듯 싶습니다. 혈장 치료도 드라마틱하게 치료되는 경우는 잘 없는 듯 해요. 임상의들이 정말 어떻게든 해 보려고 이것 저것하는데 정립된 치료가 없다보니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아마 이것이 효과적인 치료가 나오긴 전까진 병원의 일상이 될 거 같습니다. 

 

 의료진 보호 장비라든지 마스크 수급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오른 듯 싶습니다. 정말 어려울 때 도와주신 마모 식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이 바이러스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을 공격합니다. 제가 있는 병원에서는 많은 히스패닉 환자가 입원했습니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라 통역기를 끼고 진료하느라 시간이 배는 듭니다. 한국 같이 무조건 확진되면 병원 입원이 필요하지 않아도 음성 전환 전까지 시설에서 격리하는게 아니라 양성이라도 산소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면 병원에서는 14일 자가격리하라고 안내하고 퇴원합니다. 그러니... 항상 퇴원시키면서 찝찝합니다. 이 분들이 얼마나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키실지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가끔 투고하러 음식점에 들리게 되면 예전과 다른 사람 없는 을씨년스러운 풍경에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자영업자분들이 얼마나 힘드실지 생각해 봅니다. 정말 환자 수가 치솟지 않는 이상 아마도 다시 락다운은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주유소 편의점에 들렸는데 마스크 안 한 손님이 대부분에 비말 차단막도 제대로 없이 근무하는 사람들을 보고 이래서는 절대 안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스크 안 쓴 사람이 따가운 시선을 받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여행은 어떻게 될까요... 솔직히 공항/비행기 이용하면서 코비드 걸릴 위험성은 그닥 커보이진 않는데 먹고 마시고 즐기는 여행의 재미가 사라진 요즘, 어딜 간들 자가격리 타주 버전이 될 거 같네요.

 

 코비드 아직 끝나지 않았고 오히려 슬금슬금 늘고 있어요. (지역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마모 가족분들도 힘드시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젊은 사람도 고생 정말 많이 합니다. 몇 일 전 20대 후반의 한국 여자분 입원시켜 보니 그런 생각이 더 듭니다. 아무쪼록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이 시기를 같이 이겨내었으면 합니다. 언젠가는 웃으며(?) 이런 무지막지한 바이러스가 있었노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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