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천문/우주] 허블우주망원경 발사 31주년 기념 천체사진

awkmaster, 2021-04-23 21:46:38

조회 수
1734
추천 수
0

안녕하세요, 1년여 만에 천문/우주 관련 글을 올리게 되네요.

 

작년 30주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STScI) 에서 허블우주망원경 발사 31주년을 기념하여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천체사진을 발표했습니다. 

 

[AG Carinae]

Hubble31st.png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쓰실 분들은 해상도 3687x2776 의 고화질 사진 (33 MB) 을 받으시면 됩니다.

 

사진 감상을 위해 간략한 사진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 사진의 주인공은 2만 광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AG Carinae (줄여서 AG Car) 라는 별로 우리 태양의 70배 정도되는 질량을 가지고 있고, 태양 백만 개를 합친 정도의 밝기입니다.
     
  • 이 별은 Luminous Blue Variable (푸른 변광성) 또는 Wolf-Rayet Star로 분류되는데, 별에서 생성되는 에너지에 의해 밖으로 "팽창"하려는 힘과 별 자체의 중력에 의해 "수축"하려는 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중입니다. 이에 따라 별의 밝기도 밝아졌다 어두워졌다를 반복하게 되는데, 수년에서 수십년에 걸쳐 별의 밝기가 10배 이상 변화를 합니다.
     
  • 별이 팽창하는 단계에서는 별 내부 또는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밖으로 배출하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바깥의 고리와 같은 형태가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생성됩니다. 사진상에서는 그리 커보이지 않아도, 이 고리의 크기는 태양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 까지의 거리만큼 뻗어 있습니다.
     
  • 현재 보이는 사진에서의 고리는 약 1만년 전 있었던 급격한 팽창에 의해 생성된 것이고, 고리를 형성하는 가스와 먼지를 합치면 태양 질량의 10배(!) 정도 됩니다.
     
  • AG Car 과 같은 질량이 큰 별들은 수명이 짧아서 "겨우" 수백만년 정도 살다가 초신성으로 폭발합니다. 이에 반해, 우리 태양과 같은 별들은 수명이 100억년 정도 됩니다 (현재 태양의 나이가 50억년 정도이니 반쯤 살았습니다).
     
  • 사진의 붉은색 기운을 보이는 부분은 수소와 질소가 섞인 가스로 이루어진 성분이고, 푸른색의 필라멘트와 같은 구조는 먼지가 입자가 별빛을 받아 반사시키는 모습입니다.
     
  • 이 천체사진은 허블우주망원경에 장착된 Wide-Field Camera 3 라는 디지털 카메라로 올해 1~2월에 촬영한 것이고, 자외선부터 근적외선까지 4가지 파장의 필터로 촬영하여 각 필터 사진 별로 색을 입힌 후 색을 합성했습니다.
     

 

24 댓글

B612

2021-04-23 21:51:11

와 감사합니다. 매번 awkmaster님  천체 관련글 너무 재미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awkmaster

2021-04-23 22:16:01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돌핀

2021-04-23 22:08:32

언제나 천문 관련 글은 마음을 설래게 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늙디 늙은 허블이 아직도 제 임무를 다하고 있네요. 후속주자도 준비중인거 같은데 성공적으로 세대 교체가 가능하길 바랍니다.

awkmaster

2021-04-23 22:21:08

허블은 1990년 발사 당시 약 10-15년 정도 운영을 생각한 건데, 31년이 지난 지금도 몇가지 잔문제만 빼면 멀쩡하게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에게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죠.

 

말씀하신대로 올해 10월 -11월 경 후속 망원경인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발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핵심멤버로 참여하는 모든 직원들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조심스럽게 리허설과 테스트를 하고 있죠. $10 billion 짜리 예산 프로젝트라 실패는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 레벨이 어마어마합니다. ㅠㅠ

돌핀

2021-04-23 23:03:28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우주왕복선이 서비스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더욱 성공하길 바랍니다.

awkmaster

2021-04-24 00:00:54

돌핀 님은 많은 것을 알고 계시네요. 혹시 관련분야에 있으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인생은여행

2021-04-24 15:14:49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글고 멋진 사진과 이해쉬운 설명들 많이 감사드려요. 

샌프란

2021-04-23 23:16:28

우주는 신비 그 자체네요 우리 머리로는 이해 불가한 영역

사진 감사합니다~

awkmaster

2021-04-24 00:02:10

네, 저도 신비롭지만, 신비로움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려는게 과학자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belle

2021-04-24 01:50:00

사진 멋지네요. 그럼 저 별은 저 팽창 한번에 자기 질량의 1/7 정도를 털어내버린건가요? ㄷㄷㄷ

awkmaster

2021-04-24 04:38:25

네, 그렇네요. 1만년 전에 있었던 팽창은 굉장히 violent한 팽창이었다고 추정합니다. 이 별의 초기 질량은 태양의 약 100배 정도 된다고 하는데, 평생동안 1/3에 해당하는 질량을 잃어버린 셈이네요.

스리라차

2021-04-24 02:03:53

awkmaster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지적흥미로움이 제 몸안에 박혀 있는 천문학에 관한 dna를 깨우네요.나름 고등학교 초반까지 천문학자가 꿈이었는데... ㅠ 좋은 글, 사진 감사합니다.

awkmaster

2021-04-24 04:42:41

저도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21-04-24 05:17:39

2만 광년이라니 저는 상상도 안되는 거리네요. 막연하게 나마 그 어마어마한 우주 안의 저를 생각하면, 우리 집 안의 먼지보다도 미약한 존재 같겠다 싶어져요. 그 미약함을 생각하니 한번 쉬어가게 되네요. 내가 또 내 일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싶어서요. 주말 차분하게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 구경하고 잠시 스스로도 돌이켜봤습니다. 고맙습니다.

awkmaster

2021-04-24 18:42:13

2만 광년이라는 거리도 천문학적인 스케일에서 보면 사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해당됩니다. 우리 은하와 비슷한 크기의 은하 중에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가 2백50만 광년 정도, 외부은하를 주로 연구하는 천문학의 세부분야에서 아주 가깝게(?)는 6천5백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 은하단이 주 연구대상이고, 멀게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광년 떨어진 은하를 관측 하기도 합니다. 전 우주의 크기가 약 930억 광년 정도라고 추정되니, 이 정도 스케일로 가면 천문학을 업으로 하는 학자들도 머리로는 인지하기가 힘들게 되는 수준일 것 같습니다. 

 

오하이오 님 댓글 보니, 처음 천문학에 발을 들여놨을때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인생이 좀 허무(?)하게 느껴지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많이 무덤덤해 졌지만, 처음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점에 나온 아래의 사진을 보고는 "겨우" 60억 km 거리에서 보이저 1호가 찍은 사진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인류, 그리고 지구의 역사가 저 보잘 것 없는 점 속에서 일어났다는 걸 깨닫고 충격도 받았었죠.  

 

palebluedot.jpg

 

오하이오

2021-04-25 16:34:45

2만 광년도 그 바닥(?)에선 가깝다니 스케일이 다른 곳이네요. 우주에선 저 개인은 물론이고 지구도 한 점일 거라는 건 미처 생각도 못했네요. 상상의 깊이가 역시나 한참 모자랐네요. 그렇지 않아도 우주를 빗대서 나를, 이 세상을 보면서 자신을 낮주고 돌아 보는 일이 잦다가는 자칫 삶이 허무해지기도 하겠다 싶었는데 무덤덤해지는군요. 하긴 그렇지 않다면 천문학하시는 분들이 어찌 긴 세월을 살펴보겠다 싶기도 합니다. 부족한 생각에 생각을 더 얹게 해주는 자상한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랑조

2021-04-24 05:53:24

우와 그럼 저 사진은 1만년전 모습인건가요?? 놀랍네요! 

awkmaster

2021-04-24 18:44:08

네 맞습니다. 1광년 은 1년 전 모습이기 때문에 1만광년이면 1만년 전 모습이죠. 그래서 망원경을 과거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스시러버

2021-04-24 05:56:48

아이구야... 태양의 70배 정도되는 질량이라는 점도 무서운데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니.. 엄청나군요,..

음란서생

2021-04-24 07:49:00

저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얻으려면 노출을 얼마나 오래 해야 할까요. 황홀하네요~

awkmaster

2021-04-24 18:47:44

위에 오하이오 님 댓글에도 대댓글로 달았지만, 사실 1만광년 정도는 천문학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해당됩니다. 위 사진들은 그래도 주로 파장폭이 아주 얇은 필터들로 찍었기 때문에 필터당 한시간 이상씩 노출을 줬습니다. 단, 계속 노출을 주는 건 아니고 여러장을 찍어 이미지를 합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음란서생

2021-04-26 06:48:58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heat

2021-04-24 07:49:56

옛날에 항상 신기 했던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태양이 사실은 "8분전"의 태양 모습이다...

이런게 좀체로 이해가 안돼었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했던게 생각나네요....

도대체 이런게 가능한 일인가?   지금 내가 보고 있는데???   혹시 그 8분 사이에 태양이 없어졌다면???

awkmaster

2021-04-24 18:50:14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신기해 하곤 합니다.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의 빛은 250만 년 전에 온 것인데 아직도 은하가 존재하고 있을까? 이러면서 말이죠. 그런데, 확률적으로 생각해 보면, 태양도 그렇고 안드로메다 은하도 그렇고, 수십 억년 이상을 살아왔는데, "지금"이 뭐가 그렇게 특별해서 없어지거나 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나겠어요? ^^

목록

Page 1 / 3835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6822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60114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80648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97162
new 115046

7월 job 시작합니다. ead 카드가 아직도 안나오고 있는데 이제라도 pp로 바꿔야 될까요?

| 질문-기타 2
피피아노 2024-06-05 127
new 115045

힐튼 서패스 크레딧 - 숙박 날짜기준? 포스팅 날짜 기준?

| 질문-여행 1
매일매일여행중 2024-06-05 14
new 115044

2024 렉서스 TX 350 리스 후기 (So Cal): Zero Drive Off 의 의미란?

| 잡담 15
  • file
dsc7898 2024-06-05 1309
updated 115043

Amex Travel로 호텔 예약시, MGM Pearl 멤버 무료주차 가능한가요?

| 질문-호텔 6
인슐린 2024-06-04 349
updated 115042

6개월간 달렸던 뱅보 후기

| 후기 21
Necro 2024-06-05 2364
updated 115041

하와이 호텔과 여행 문의 (다음달 처음 방문 계획) ^^

| 질문-호텔 26
Atlanta 2024-06-04 1008
new 115040

에어캐나다 바우처가 있습니다. 처리 방법이 있을까요?

| 질문 4
낮은곳으로 2024-06-05 270
updated 115039

대전에서 1박 2일 어디를 다녀올지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질문 24
Opensky 2024-06-05 949
new 115038

Costco 에서 우버(이츠) 기프트카드 $100짜리 $80에 파네요.

| 잡담 17
nysky 2024-06-05 1197
updated 115037

United Club 라운지 패스 나눔 -- 댓글로 나눔 계속 이어지는 중 (11/10 현재 나눔 완료)

| 나눔 1122
  • file
TheBostonian 2021-01-07 34295
new 115036

장모님 모시고 갈 만한 곳 할만한 것 아이디어 좀 주세요

| 정보-여행 11
포엘 2024-06-05 1083
new 115035

(질문) 한국내 자산(부동산/주식)은 어찌들 하셨나요?

| 질문
mysco 2024-06-05 113
updated 115034

[업데이트: 알리에서 로봇이랑 배터리 잔디깍기 둘다 질러버렸습니다] 요즘 배터리 잔디깎기 (Mower)는 성능 괜찮나요? (25-inch Greenworks)

| 질문-기타 50
  • file
Alcaraz 2024-06-04 2498
updated 115033

Hilton Aspire Card 리조트크레딧 DP 모음글

| 질문-카드 321
  • file
음악축제 2023-04-04 26376
updated 115032

효과적인 차콜 그릴 그레이트 청소도구 소개합니다.

| 정보-기타 25
ddolddoliya 2024-05-22 2231
new 115031

인생 첫 집 모기지 쇼핑 후기 (아직 클로징 전) & 향후 계획

| 정보-부동산 12
  • file
양돌이 2024-06-05 782
updated 115030

대한항공 일등석 마일 좌석 대기 확약이 되긴 하네요.

| 정보-항공 16
딴짓전문 2024-06-05 2075
updated 115029

Marriott Bonvoy --> 대한항공 전환 종료 (6월 17일부)

| 정보-항공 33
스티븐스 2024-06-03 4850
new 115028

리스 24개월 남은 차 해결방법이 있을까요 (업뎃: 구체적인 차 정보 및 quote추가)

| 질문-기타 23
  • file
미스터선샤인 2024-06-05 1066
new 115027

내년 (2025) 칸쿤 대가족 여행을 계획하는데 올인클 리조트 조언 부탁드려요

| 질문-호텔 12
키쿠 2024-06-05 903
updated 115026

Chase Southwest 카드들 85,000points 사인업 보너스 (6/26까지)

| 정보-카드 9
valzza 2024-06-04 1463
updated 115025

리엔트리 퍼밋 신청 이후 3달째 업데이트 x. 그냥 기다리면 될까요?

| 질문-기타 8
NCS 2024-06-03 468
updated 115024

Amex MR to Virgin Atlantic 30% bonus until 5/31/2024.

| 정보-카드 34
  • file
랜스 2024-04-22 4856
updated 115023

베가스 Rio hotel and casino 하얏에 가입했네요

| 정보-호텔 32
  • file
항상고점매수 2024-03-01 3341
new 115022

홈 오피스에서 쓸만한 의자 뭐가 있을까요?

| 질문-기타 7
활기찬하루 2024-06-05 921
new 115021

Costco에서 DoorDash GC 20.01% 할인하네요 ($79.99 for $50x2)

| 정보-기타 1
이성의목소리 2024-06-05 319
updated 115020

(chase) 첫 비즈 카드 리밋 올리는 방법 있을까요?

| 질문-카드 13
자카르트 2024-06-04 627
updated 115019

포항앞바다에 상당량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하네요

| 정보 149
이론머스크 2024-06-03 10286
new 115018

올인클루시브, UR 포인트를 Hyatt로 옮기지 말고 그냥 Chase Travel 에서 예약하면 많이 손해일까요?

| 질문-여행
업비트 2024-06-05 196
updated 115017

[11/30/23] 발빠른 늬우스 - 게스트 오브 아너 (GoH) & 하얏트 (Hyatt) 마일스톤 리워드 변경

| 정보-호텔 196
shilph 2023-11-30 14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