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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추모 양병집

오하이오 | 2021.12.27 16:55:3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며칠 전 가수일 하는 친구의 페이스북에 '양병집'이란 이름과 함께 별다른 말 없이 짧은 추모 글이 적혔습니다.

낯선 이름이었는데 그 뒤에 여러 언론을 통해서 그 이름을 보고 듣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김민기, 한대수와 더불어 3대 저항가수'로 꼽히던 분'이셨네요.

( https://www.yna.co.kr/view/AKR20211225040251005 )

 

그러면서 고인의 노래를 찾아 듣고, 삶도 들춰 보게 되었습니다.

이분 작품 중에는 제게도 익숙한 노래가 몇 개 있었습니다.

 

'역(逆/거스르다)'은 김광석 가수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로 기억했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밥 딜런(Bob Dylan)의 노래(Don't think twice, It's alright)를 번안했다고 합니다.

 

'타복네'도 제겐 아주 익숙한 노래였습니다.

이북 출신 어머니가 부르시는 구전가요를 듣고 만든 노래라고 합니다.

훗날 표준어라는 '타박네'로 바뀌었다는데

지금 생각하니 굳이 바꿀 필요가 있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서울하늘'은 이번에 처음 들었지만 고인을 대표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스스로도 1974년 발표한 첫 앨범의 1면 1번 노래로 쓰시기도 했고요.

 

서울하늘

 

서울하늘 보고 싶어서, 서울하늘 보고 싶어서

서울하늘 보고 싶어서 무조건 올라왔오

[후렴] 헤이 헤이 헤이 호 호 호 호 호 호 호

노래나 불러보자

 

아는 사람 아무도 없고, 아무데도 갈 곳이 없어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길거리를 돌아다녔오

무슨 사람 그리 많은지, 무슨 차가 그리 많은지

무슨 집이 그리 많은지 내 안경이 기절했다오

[후렴]

 

나도 돈 좀 벌고 싶어서, 나도 출세 좀 하고 싶어서

일자리를 찾아봤으나 내 맘대로 되지 않습디다

[후렴]

 

나는 내일 떠날랍니다. 나는 내일 떠날랍니다.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내가 살던 고향으로

두 번 다시 안 올랍니다. 두 번 다시 안 올랍니다

화려하고 머리 복잡한 서울하늘 밑으로

[후렴]

 

이 노래는 1974년 발매 4개월 후 금지곡이 되고

연예가에는 대마초 파동이 일었습니다.

이후 사실상 가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취업과 이민 등 우여곡절을 겪는 삶을 사는 가운데

차렸던 '라이브 카페'는 당시 '신세대' 음악가의 아지트가 되기도 했답니다.

들국화의 전인권, 허성욱, 최성원과 해바라기의 이주호, 유익종,

그리고 어떤날의 조동익 등이 이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마모에 두번째 가수의 추모글을 남기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은 조동익의 형, 조동진 가수께서 2017년( https://www.milemoa.com/bbs/board/4152072 ) 돌아가셨을 때네요. 

 

한 인터뷰에서 고인은 저항가수가 아니라 '반항가수' 정도로 하자고 하셨습니다.

겸손 일수도 또 솔직한 심정일 수도 있겠지만, 그가 겪은 고초는 분명히 저항의 대가였죠.

고인의 말대로라면 반항이 저항이 되는 시대를 사셨던 것일 테고요.

이렇게 또 한 인물이 가시면서 암울했을 그 시대를 돌아보게 되네요. 

 

모쪼록 저세상에서 구속받지 않고 부르고 싶으셨던 노래 마음껏 부르시면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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