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중고차 후기(12) 냉각수 누수, 미봉책 vs 근원적 해결책 (어쨌든 해결한 썰..)

(사진과 글 모두 정상적으로 겨우 올렸습니다. 뭐가 문제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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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화석차(Toyota Tercel 1994, 2-Dr, STD, 4-speed manual, 1.5L SOHC 3E-E엔진) 후기입니다. (해가 바뀌어서 27년에서 28년으로 바뀌었습니다.)

 

#1.

이 차 가져온게 작년 8월인데 시간이 빠르네요.

사실 올해 1-2월의 워터펌프 및 래디에이터 교체 이후로 잠시 잘 타다가 누수가 다시 발생해서, 그고생해서 고쳐놨는데 하는 마음에 맥이 좀 풀리기도 하고 그냥 거의 세워놓고 보름에 한번 시동만 걸어주고 있었습니다.

누수 원인은 지인이 놀러와서 간단하게(?) 드라이브 했는데, RPM을 너무 높여서 그런지 갑자기 누수가.. (풀악셀하고 rev 제한으로 퓨얼컷 걸리면 변속해주고 그걸 좀 했드니..)

 

 

시동 건 직후 냉간에나 달릴 때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멈춰서 공회전을 시키면 물이 우수수수 하고 떨어집니다.

일단 누수 위치를 추정해야 합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이지만, 엔진 뒤쪽, 중앙 부분에서 떨어져서 exhaust pipe위로 떨어져 바로 끓어오릅니다.

후드를 열면 이전에 나지 않던 냉각수 냄새가 확 올라오는 것이 심상치 않네요.

대강 위치를 특정해보던 중, 인터넷에서 도움이 될만한 글을 발견합니다.

내용은 대충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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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모스탯 하우징에서 워터펌프로 가는 냉각수 메인 호스에 미세한 크랙이 발생할 경우,

주행시에는 워터펌프가 물을 빨아올리기 때문에 음압이 발생해서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차를 한다던가 하는 이유로 RPM이 뚝 떨어지면 워터펌프의 회전속도가 감소하고 역압력이 발생하면서 그 틈으로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

해법: 하자 치유를 위해 호스를 교체할 것 (출처: toyotanation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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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증상도 비슷하고, 위치도 비슷해서 그게 맞는거 같은데.

위치상 호스에 액세스 하려면 그 위로 지나가는 배선과 각종 호스들, 흡기 매니폴더와 인젝터를 모두 탈거해야 합니다.

 

호스 자르는 작두도 없고.. 뭐 이런저런 수리를 하기 귀찮은 핑계가 생겼네요. (이래서 차 전문가가 아니면 오래된 차는 건들지를 말아야..)

마침 굴러가는 다른 차도 두대나 있고 해서 '현자타임'을 이기지 못하고 그 상태로 두어달 더 방치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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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치하는 몇달 동안 틈틈히 공부하면서 이 차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동안 수리한 주요 내역이 히터코어, 워터펌프, 래디에이터, 그리고 이번에 고장난 곳도 냉각수 호스.

전부 냉각계통에서 발생한 문제지요.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간헐적으로 추운 날, 단거리를 달리고 엔진오일 캡을 열어보면 에스프레소 크레마 같은 거품이 생겨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연적인 노화를 의심했는데, 이쯤되면 근원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요.

 

질문:

장거리를 고속으로 (70mph+) 주행하거나, 고RPM으로 주행을 할때 냉각계통에 이상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

즉, 하나를 고쳐놓으면 그 부품은 새것이 되어서 더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같은 조건에서 이상 압력이 발생했을 때 가장 약한 곳을 터뜨리는 식으로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애시당초 이 차 가져왔을 때 가끔 냉각수 뚜껑이 열리는 걸보고 문제를 바로 알아챘으면 좋겠지만 그때만해도 지식이라는게 전무할 때여서.)

 

자동차좀 안다는 지인들에게 물어물어 지목한 문제의 근원은 대체로 한가지로 귀결되었습니다.

 

"냉각 계통에서 이거 고치고 저거 또 터지고 하면, 헤드 개스킷이 깨졌거나 헤드가 변형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해봐라."

즉, 헤드 쪽에서 combustion gas가 틈을 통해 냉각계통으로 들어와서 압력이 상승한다는 것이지요.

완만한 주행에서는 래디에이터 밸브가 열리면서 압력을 조절해서 장치들이 터지지 않도록 하지만, 가혹한 주행조건에서는 더 큰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부품들이 상할 수 있다는 겁니다.

 

궁극적인 해법은 물론 헤드를 열어서 상태를 판정한 후, 개스킷 작업 또는 헤드교환을 하는 겁니다.

(뭘해도 돈이 많이 깨집니다.)

 

그거 아십니까.

열심히 해법을 찾아서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차값보다 비싼 수리를 해야된다는 그 진실을 발견했을 때의 회의감을...

 

그래서 그상태로 차는 두달여 동안 더 방치 되었고, 그렇게 6월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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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래는 집에서 DIY로 헤드개스킷 작업을 해볼 예정이었어요.

저는 지식이 없지만, 이 동네에 와서 사귄 한 으르신 (70대)이 자기가 젊을때 차 많이 만져서 도구도 집에 다 있고,

지금 자기보고 해달라 그러면 귀찮아서 못해도, 옆에서 잔소리는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원래 6-7월에 휴가를 내서 맘먹고 작업을 해볼 예정이었는데.

지난 주에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내가 심장이 안 좋아서 두 군데 바이패스를 하게 되었는데, 그후에 3개월 정도는 움직이기가 힘들겠네."

수술도 수술이지만 조언 얻으실 분의 상황이 그리 되어.. 혼자 해결해야 하는 상황.

두달 후에 스테이트 인스펙션 받으러 정비소에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거기 굴러갈 수 있을 정도까지는 어떻게든 만들어야 합니다.

 

하여 혹시나 어찌어찌 임시 해결책이 없을까 하고 또 이리 저리 외로이 인터넷을 탐색합니다.

 

두가지 솔루션을 탐구했습니다.

첫째, 헤드를 뜯지 않고 문제를 판정할 방법이 있는가?

이건 생각보다 간단했는데, combustion gas tester kit이라는걸 아마존에서 팔더군요.

 

 

왼쪽의 챔버에 오른쪽의 시약을 넣고, 래디에이터 뚜껑을 열어 그곳에서 나오는 기체를 반응시키는 화학장치입니다.

combustion gas가 나올 경우, 노란색으로 색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시 사진들입니다. 우측 하단의 원래 액체 색깔과 나머지를 비교. combustion gas가 없을 경우 파란색을 유지)

 

꽤 쓸만한 도구인것 같아서 구입했습니다. 아마존 후기에 보면, 중고차 구매시 엔진 상태를 판별하는 도구로 사용하기 좋다는 내용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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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번째,

헤드를 안 열고 문제를 (임시적으로라도) 해결할 수 있는가?

시중에 헤드 개스킷 leaking 해결을 위한 솔루션들이 여러종류 나와있습니다.

Bar's, Blue Devil, K-Seal 등의 여러 브랜드가 있지요.

이것들에 대한 ChrisFix의 설명 및 롱텀(2년) 후기가 있는데, https://youtu.be/q3_kDiQb7lE 

관심있으시면 한번 봐두시면 좋겠습니다.

하여간, 좀 이상한 것들 빼고, 상품 설명을 잘 읽어보면, 어떤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 어느정도 크기의 틈새까지 메울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통 '심한 leaking'을 수습하는데는 유리섬유와 경화제가 들어간 것들을 사용하는 듯 합니다(예를 들어 ChrisFix가 사용한 Blue Devil).

 

저는 일단 차를 무리시키지만 않으면 55-60mph 이내에서는 장거리(2-3시간 거리)도 정상 주행이 가능했고, 냉각수가 떨어져서 과열이 되거나 한적은 없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은 정도의 leaking일 것으로 추정하고, 혹시나 라디에이터를 막아버릴 수 있는 유리섬유가 들어간 것들을 피해서 리서치했습니다.

그래서 고른 제품은.

 

음... 설명을 보면 Too good to be true입니다.

헤드 개스킷 수리, 엔진 블록/헤드 sealer, 래디에이터 누수 해소,

그 외에 워터펌프 케이스(어라.. 저 이 문제도 있었는데 이걸 먼저 써봤어야했나), 히터코어(이거도요....), 그리고 freeze plug 문제까지 해소하는 만병통치약입니다.

같은 브랜드에서 헤드개스킷 문제 해결만을 위해 파는 다른 솔루션과 달리 draining/flushing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냥 냉각수에 top up 하고 3분간 두면 문제가 해소된다는...

세상에 어떤 바보가 이걸 믿고 살까요..?

그런데 아마존의 첫 사용자 리뷰가 제마음을 잡아 끌었습니다.

 

 

"회의에서 확신으로"라는 어떤 책 이름이 생각나는 리뷰에, 그래 나도 한번 믿어보자 하고 질렀지요.

 

누수든 헤드개스킷이든 하나만 좀 잡아줘라 하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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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베조스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일단 급한 마음에 K-seal 먼저 시도해보겠습니다.

 

Works In Minutes라니...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일가요?

 

 

뒷면의 설명 대충 요약: 잘 흔들어서 넣어. 1-3분 안에 leak가 멈출거야.

 

부어넣고, 공회전 돌립니다.

온도가 오르고, 서모스탯이 열리고, 래디에이터 팬이 돕니다.

 

그대로 10분 두고, 밖에 나가서 5분 운전하고 왔습니다.

아래에 택배 박스를 놓고 물이 떨어지기를 기다립니다.

 

 

과연..?

믿쑵니까! 

 

이게 되네요.

Before & After가 보여야 더 극적이겠죠..?

 

 

거참..

보고도 이걸 무슨 조화라고 해야 할지.

일단 leak가 없어졌습니다. 그다음에도 한번 더 나갔다 왔는데 깔끔입니다 깔끔.

hood 열면 나던 냉각수 증발하는 냄새도 없어졌습니다.

 

이제 combustion gas를 확인할 시간입니다.

냉각수가 테스터 챔버에 혼입되면 위음성이 뜨기 때문에, 냉각수를 조금 빼내고 진행해주라 합니다.

 

원래 냉각수의 색깔에 K-Seal 솔루션이 섞여서 녹색이 살짝 도는 혼탁한 흙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기엔 별로인데, 설명서상, 효과의 지속을 위해 플러싱하지말고 그냥 두라니 그냥 둬야죠..)

 

이제 래디에이터 캡 위에 챔버를 설치하고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Z 순서로 1,2,3,4번입니다.

1번: 래디에이터 캡 입구에 꽂고 테스트 시작. (고무 펌프로 석션합니다)

2,3번: 색상이 변하는듯도, 안 변하는 듯도?

4번: 테스트 종료. 색상이 극적으로 노랑색이나 녹색으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처음의 액체에 비하면 '약간' 의 노란/녹색 빛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니 테스트 챔버 뒤쪽의 나뭇잎 때문에 녹색으로 보일수도 있겠습니다..)

 

하여간 이정도면 심한 combustion gas의 유입은 없어보입니다.

시약은 약 12회분이 왔고, 유통기한이 1년이니, 롱텀으로 천천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3개월이 지나 지인분의 건강이 잘 회복되어서 헤드개스킷 작업을 통해 수명연장의 꿈을 꾸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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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결론

 

길게 썼습니다만,

일단 특정조건하에서 K-seal Leaking stop solution이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동안 Bar's 를 다른 종류로 몇가지 써봤는데 영 신통치 않았던거에 비하면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Combustion Gas tester가 목적한대로 잘 된다는 것도 확인이 되었고,

당장 제차는 냉각수 새는 것이 멈췄네요.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당분간은 너무 못살게 굴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출퇴근과 동네 수퍼 마실용으로만 살살 써주려 합니다)

 

아울러, 내일은 그동안 바이패스해둔 heater core를 다시 연결해서 K-seal이 히터코어 누수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효과가 있으면 업데이트하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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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제가 해서 되었다고 여러분의 차에도 이게 꼭 되리라는 보장은 없으니, 무슨 케미컬이건 구입하실 때는 본인의 책임하에 잘 리서치해보시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