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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최근 연이은 한국인 대박 경사 (임윤찬 밴클라이번 최연소 우승 / 허준이 필즈메달 수상)

TheBostonian | 2022.07.05 22:38:2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마모에도 글이 올라와 있겠지 싶었는데, 없어서 간단하게라도 써봅니다.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최근에 한국인들이 세계 무대에서 엄청난, 대박 경사 소식을 전해주는 일이 연이어 있었습니다.

 

 

 

1.

그 첫번째는, 지난 6월에 Fort Worth, Texas에서 열린,

Van Cliburn Piano Competition에서 (Chopin Piano Competition 및 Tchaikovsky Music Competition 등과 함께 전세계 가장 권위있는 대회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인 임윤찬 군이 역대 최연소(18세)로 우승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조성진만 우승한 쇼팽 대회와는 달리,

밴 클라이번하면 사실 예전에 2009년 대회에서는 손열음이 2위를 하기도 했고,

"이방인"으로 대중적으로 좀 더 알려지기도 한 선우예권이 지난 대회(2017년)에서 우승을 해서, '한국인 최초 우승'은 아니지만,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점,

그리고 이번 대회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10살 정도 어린 나이인 18세에 우승했다는 점,

그리고 청중의 반응 등을 볼 때 "압도적인 1위"였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종 결선에서 연주한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3 연주 영상을 보면,

정말 powerful하고 열정적인 연주 장면이 보는이의 숨을 멎게 할 정도인데요..

(아래 영상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3악장부터 재생되도록 해두었습니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떠도는 얘기에 의하면,

"한국인 천재 피아니스트 10년 주기설"이 있어서

임동혁 (1984년생 -- 쇼팽 2005년 대회 3위)

조성진 (1994년생 -- 쇼팽 2015년 대회 1위)

임윤찬 (2004년생 -- 밴클라이번 2022년 대회 1위)

이렇게 계보를 잇고 있다고 하고,

 

"세계적 천재 피아니스트 100년 주기설"도 있어서 (이건 좀 loose한 주기이지만)

Franz Liszt (1811년생)

Vladimir Horowitz (1903년생)

임윤찬 (2004년생)

이렇게 이어진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네요. (https://youtu.be/PDpLWgSza9s?t=957 )

 

 

 

요 위에 나온 Franz Liszt는, 사실 제가 예전에 올렸던 다른 글(12)에서도 살짝 언급한 적이 있는데,

피아노 연주에 있어서 미친 기교로 유명한 작곡가죠 (그래서 현대에도 많은 피아노 학도들의 미움을 사고 있다고..)

 

Liszt가 작곡한 곡들 중에, 기교 중에서도 아주 초절정적인 기교를 요구하기에 "초절기교 연습곡" (Transcendental Etude) 이라는 이름이 붙은 12곡이 있는데,

어떤 구간에서는 5초 동안 160번(!)의 타건을 요구할 정도라고 하네요.. (https://youtu.be/fupZvKZyu8E )

(5초 간 16번이라도 정확히 치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 무려 160번!)

 

그런데, 임윤찬이 준결승에서 70여분 동안 쉬지 않고 연주한 곡이 바로,

Liszt의 초절기교 연습곡 12곡 전곡이었습니다.

잠깐(?) 듣고 가시죠.

 

 

 

 

이런 세계적 대 신예스타의 등장에, 기존 세계적 대 스타였던 조성진과 비교하는 내용이 여기저기서 보이는데요,

우선, 저는 '임윤찬이 치는 쇼팽은 느낌이 어떨까'.. 궁금한 생각이 들었었는데,

사실 이번 밴클라이번 대회 중 예선에서 쇼팽의 곡 하나를 연주했었다고 하네요.

마침, 피아니스트 안인모 님이 친절한 작품 배경 설명 및 해설과 함께 영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위에 맨 처음 소개한, 결승곡 라흐마니노프 3번에 대해서,

조성진의 연주와 임윤찬의 연주를 백투백 비교해서 보여주는 영상도 있는데요,

비교해 보면 정말 두 사람의 스타일이 많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유툽에서 열어서 보면 밑에 각 부분별 링크가 있어서 쉽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조성진은 부드럽고 섬세하게 연주하는 반면,

임윤찬은 힘 있고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것 같네요.

둘 다 개성 있고 각자의 매력이 넘칩니다.

 

 

 

그리고 예전글에서도 한번 소개했었지만, 손열음 버젼도 있는데,

손열음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도 너무 좋습니다!

 

 

 

 

아, 이러다 1번만하고 끝나겠...

자 이제 2번으로.

 

 

 

 

 

2. 

이건 어제 발표된 내용인데요,

수학계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Fields Medal을,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June Huh; "허준" 아님 주의)

한국인 descendent 로서는 최초로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인/한국계 불문하고 노벨과학상은 아직 한명도 나오지 못했는데,

그에 버금가는 필즈 메달을 한국계인 분이 받았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 태생이라 국적은 미국이지만 2살때 한국에 가서 박사 유학 나오기까지 한국에서 자랐다고 하네요.)

 

 

아래는 International Mathematical Union에서 필즈메달 수상자 허준이 교수를 소개하는 영상이고,

 

 

아래는 각종 수학 개념을 쉽게 소개하는 Numberphile이라는 채널에서 몇년 전에 인터뷰한 영상입니다.

그냥 다른 데서 봤으면 엄청 어려웠을 개념인 것 같지만, 아주 쉽게 차근차근 설명을 잘 해주시네요.

 

 

그리고, 수상 소식과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는 한글 기사 링크입니다:

재미 수학자 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수상(종합)

[한국계 첫 필즈상 수상] 허준이 교수 인터뷰 "수학은 ‘자유로움’을 학습하는 일…얽매이지 않고 생각해야"

 

 

 

 

 

---

위에서 소개한 두 천재를 보면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시작은 평범하거나 평균 이하(?)였다.. (그리고 국내파다)

 

임윤찬 군의 경우 아주 어릴 때부터 신동이었거나 한 건 아니고,

7살 쯤에 그냥 동네 상가(!)에 있는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시작했으나,

엄청나게 빠져들면서 급속도로 성장, 지금은 고등학생 나이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조기 입학하여 수학하고 있고,

 

허준이 교수의 경우, 한국에서 평범하게 초,중,고를 다니면서 초등학교 땐 수학을 그다지 잘 하지 못했다고 하고,

고등학교 땐 시인이 되겠다면서 자퇴(!)까지 했으며,

대학도 총 6년을 다녀야 했지만,

학부 마지막 학기에 1970년 필즈메달 수상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학문의 즐거움" 책으로도 유명한..) 교수의 수업을 들으면서

수학자가 되기로 결심, 그 후 거의 매일 그 분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배우고,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결국, 시작이 어떠했든, 될분될.. 이라는 결론이..(?)ㅠ

 

 

둘째, 두 분 모두 매우 순수해 보인다.

 

인터뷰들을 보면, 음악이면 음악, 수학이면 수학,

각자의 영역에 대해 매우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느껴지며,

그와 동시에 무한 열정이 느껴진다는 점인데요..

사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순수와 열정이 더해지고 깊어져서,

결국 두 분 모두 오늘 글에서 소개한 것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낼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두 분 모두, 매우 축하드리고,

존경하며,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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