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방에서 미국 직항없는 도시로의 미국 입국 후기 (feat: 광명역 ktx/공항 리무진, 인천공항 수속 및 Matina 라운지, 시애틀 SEA 라운지)

어제 미국으로 돌아와서 시차로 인해 새벽에 잠이 깨서 (혹시라도 몇 몇 분께) 도움이 될까 해서 짧은 입국 후기 올립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부모님 계시는 지방에 거주하는데, 코로나 이후 인천공항까지 리무진 버스가 단축 운행되는 바람에 공항 이동이 많이 불편해졌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검사 등으로 인해 서울역까지 ktx를 타고 공항철도로 이동했는데, 한국에서 짐가방 들고 다니는게 많이 힘듭니다. 바닥이 균일하지도 않고 또 엘리버이터 찾기가 생각보다 힘듭니다. 아무튼 작년에 너무 고생을 한 기억에 서울역을 피하고자 올해에는 광명역까지 ktx를 타고 가서 공항 리무진을 타기로 했습니다. 광명역이 생각보다 크고 또 공항리무진이 매시간 2-3편 운항을 합니다. 참고로 부모님 사시는 지방 소도시에서는 공항 리무진이 밤 12시에 한 편 운행을 합니다. 지방 살다보면 느끼는 건데 한국은 정말 거의 모든 인프라가 서울/경기 지역 위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주 폭우로 인해 광명역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보수 공사 중입니다. 저는 뉴스를 보기는 했어도 그 사이에 고쳤겠거니 하고 기차를 타고 가던 중 뉴스 검색을 해 보신 아버지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순간 그냥 용산역으로 가서 서울역까지 택시/지하철을 타야 하나 갈등이 있었지만, 딸아이와 함께 4개의 짐가방 + 2개의 백팩 (캐리온)을 가지고 가는 상황에서 이동은 무리라 싶어 그냥 어찌 되겠지 하는 마음에 광명역에서 내렸습니다. 여기서 감동받은 부분은 저희 짐이 많아서 하나씩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같이 내리는 아저씨들이 무뚝뚝한 표정에 아무 말 없이 하나씩 가방을 내려주고 가신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부분은 아무도 “제가 도와드리까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제가 감사하다고 인사를 해도 그냥 무덤덤하니 아무 말없이 가셨다는 겁니다. 한국인의 (무뚝뚝한) 정인가 싶어 조금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광명역에서는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젊은 청년들를 고용해 계단 등에서 짐 옮기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저 많은 짐을 어찌 옮기나 난감해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 분들의 도움을 받아 쉽게 짐을 리무전 버스 타는 곳까지 옮길 수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감사해서 커피값이라도 드리려고 했는데, 본인들 일이고 또 규정상 안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광명역에서 인천공항 2터미날까지는 1시간 15분이 걸린다고 하는데 1시간 남짓 걸려 오후 1시쯤에 도착을 했습니다. 지방에서 이동하는 터라 일부러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왔는데, 카운터가 오후 3시 20분에 열린다고 해서 좀 기다려야 했습니다 (참고로 제 비행기는 7시 20분 출발 예정). 미국 입국하는 경우 QR 코드를 찍고 앱으로 정보를 입력하라고 했는데, 비시민권자(영주권 소유)인 저는 백신 증명을 사진으로 올리고 secondary document로 영주권 정보를 올려야 했습니다. 시민권자인 딸아이 경우는 백신 사진 없이 앱에서 등록이 가능했는데, secondary document (영주권 등)가 없다고 하니 web check-in에 에러 메세지가 떠서 카운터에서 수속을 했습니다.

일단 카운터 수속이 끝나니 시큐리티는 정말 일사천리로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딸아이가 가장 efficient한 공항이라면 감탄을 하더군요. 시큐리티 통과 후 허기도 달랠 겸 Matina 라운지에 방문을 했습니다. 사람은 꽤 많았지만 음식 면에서는 Matina는 공항라운지 중에서는 꽤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분식 (순대, 김말이, 떡볶이, 오징어 튀김)과 한식 (보리밥 비빔밥, 젓갈, 김치, 육개장 비슷한 소고기국), 중식 (볶음밥, 누룽지해물볶음 등), 샐러드, 음료, 디저트 (치즈/녹차 케잌 및 몇 가지 케잌/빵), 컵라면 (세가지, 의외로 인기가 있더군요) 등 요기를 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제가 한국 들어갈때는 대한항공을 올 때는 델타를 탔는데, 델타가 비행기도 더 최신이었고 제 입맛에 음식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처음 식사는 제육볶음, roast chicken, 라자냐였고, 저는 닭고기를 선택했는데 맛이 괜찮았고, 같이 나온 mashed potato와 모든 식사에 똑같이 제공되는 듯한 야채요리 (오이절임과 시금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디저트로는 하겐다즈 바닐라 맛 작은 아이스크림이 나왔구요. 저는 라운지에서 요기를 한 터라 양이 충분했는데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리기 전에는 잉글리쉬 머핀 안에 계란 (케찹이 양념으로 조금 발라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이 들어가 브렉퍼스트 샌드위치와 과일이 나왔는데, 저는 과일 조금과 샌드위치 3분의 1 정도를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샌드위치는 그냥저냥했습니다.

시애틀은 국제선 입국 장 공사 후에 처음 이용했는데, 입국 심사는 글로벌 엔트리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이전에 입국 심사를 위해 복도(?) 같은 곳에서 너무 오래 기다렸던 악몽 + 비행기를 놓친 기억이 있어 환승시 시애틀은 피하려고 했느데, 공사도 했고 비행기 스케줄이 좋아서 이번에 이용을 해 보았습니다. 입국 심사 후 짐을 다시 부치고 security를 통과하는데,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리는데 두 군데 라인만 오픈을 해서 거의 한시간 넘게 기다린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입국심사관도 그렇고 특히 security 직원들이 너무 불친절하고 오만해서 개인적으로 꽤 불쾌했습니다. 다음 번에 가능하면 시애틀 환승을 피해야 겠다 다시금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제 혼자만의 경험일까 조금 궁금해지네요)

시애틀 공항 내 priority pass로 사용가능한 라운지가 있어서 A 게이트 내에 있는 SEA 라운지로 갔습니다. priority pass 사용자들을 제한/거절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냥 한 번 가보자 했는데 바로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음식은 미국 공항 라운지라서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습니다. 야채 스틱이랑 humus, 난, 그리고 tomato basil soup (맛있었습니다), rice와 chicken & veggie이 있었는데 요기로는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초콜릿칩 쿠키랑 2가지 dry snack이 있었습니다.

짧은 후기라고 했는데 여정이 한국 지방 도시에서 미국 내 직항이 없는 도시로 오는 일정을 적다 보니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한국 도착하면 참 좋지만, 이번에 돌아오며 미국까지 오는 길이 ‘아 참 멀다’고 느껴졌습니다. 나이를 먹은 건지 한국-미국 일정이 조금 버겁기도 했구요, 인천공항에서 시애틀공항의 차이 (사람들, 서비스, 음식 등)가 커서 한국과 미국이 참 다른 사회라는 걸 다시금 실감하며 한국에서의 시간이 약간 꿈결같게도 느껴졌습니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이 곳 생활에 적응을 하겠지만, 5주 간의 시간을 같이 보냈던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많이 서운해 하셔서 마음이 쓰입니다.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보니 부모님 나이들어 가시는 상황에서 맘이 좀 그렇네요. 별 영양가 없는 후기이지만 혹시 제가 빠트린 부분이나 궁금한게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