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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옐로스톤 + 그랜드 티톤 로드트립

cypher | 2022.09.09 10:06:1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시애틀 인근 거주중인 cypher입니다.

지난 달에 어머니가 한국에서 오셨는데, 효도도 할 겸 겸사겸사 어머니 모시고 야심차게 옐로스톤+그랜드 티톤을 묶어서 짧게 캠핑 로드트립을 하고 왔습니다. 옐로스톤이 워낙 크다보니 많이들 보통 관광일정에 따라 north loop / south loop을 나눠서 숙소를 잡곤 하던데, 중간에 옮기는 게 영 귀찮기도 하고 일정이 길지도 않아서 저는 그냥 Fishing Bridge에만 3박 4일을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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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을 찍어보니 총 거리는 약 780마일. 작년에 라스베가스 로드트립 가는길에 하루에 700마일을 넘게 달려보니 꽤나 힘들었던 기억에, 무리하지 않고 이틀에 걸쳐 천천히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첫날은 Missoula까지 무난히 460마일을 이동해서 KOA에서 하루 숙박을 합니다. 점심은 중간에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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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KOA는 시설도 깔끔하고 관리도 잘 됩니다. 트레일러 끌고 후진주차하지 않아도 되게 passthrough site 위주인 것도 좋고요. 수영장(사진) 등도 잘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여긴 놀이터는 없네요. 주차하고 와이프는 바로 커피 및 몬타나주 스타벅스컵, 그리고 저녁으로 먹을 것들을 사러 나갑니다. 해먹어도 되지만 다음날 또 옮겨야 하니 최대한 간편히 때우기 위해 Chipotle에서 부리또를 사다 먹습니다.

몰랐는데 몬타나 주는 세일즈 택스가 없더군요. 이것저것 사온 와이프가 영수증을 유심히 보더니 이야기해줘서 알았습니다. 마침 Missoula KOA는 바로 근처에 REI / Target / Old Navy 등등 이런저런 리테일 스토어들이 있는지라 이참에 가서 신을 트래킹화를 하나 널름 질렀네요.
 

여행 둘째날.
전날 부지런히 온지라, 오늘은 320마일 정도만 이동하면 옐로스톤에 도착하는지라 마음이 한결 편했는데... 그러다보니 늦잠도 자고 여유부리다가 10시 다 되서 길을 나섰네요. 결국 도착하니 오후 3시. 저는 북서쪽 워싱턴주에서 왔는데, 예약해둔 Fishing Bridge는 동쪽 입구쪽에 있어서 West Yellowstone을 지나 south loop를 반 가까이 돌아온지라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게다가 옐로스톤 진입하고서는 천천히 운전하면서 좌우 구경도 하고, 바이슨 때문에 길도 막히고 하다보니 더 오래 걸렸네요.

체크인을 하고, 주차를 한 뒤 바로 나갈까 하다가 그냥 가볍게 산책만 하고 왔습니다. 바로 앞이 Lake Yellowstone인데, 시애틀 사는지라 호수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꽤 크더군요. 아쉽게도 산책길에 핸드폰도 카메라도 두고 간지라 사진을 안 찍었는데, 눈에만 담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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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Electric/Water/Sewer 훅업이 전부 제공되지만 단점은 사이트가 제법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왼쪽의 에어스트림이 제 사이트인데, 그 바로 오른쪽 트레일러랑은 서로 창문을 열면 대화가 가능할 수준입니다. 실제로, 밖에서 트레일러 안에 있는 와이프랑 좀 크게 대화를 했었는데, 마침 창문이 열려있었고, 옆 사이트도 창문이 열려있었는데, 옆 사이트에서 저희 대화를 듣고 "한국분이시네요?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를 해오셨습니다 ㅋㅋㅋ

아니 이 드넓은 옐로우스톤에서, 그 많은 캠핑장 중에서, 그리고 수많은 사이트들 중에 딱 바로 옆자리가 한국인이라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틴에이저 따님과 함께 온 오리건에서 오신 가족이신데,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며칠 일찍 오신지라 이런저런 팁을 알려주시며 관광 가이드를 해주셔서, 마침 별 계획 없이 가보고 싶은데만 몇 군데 찍어두고 온 제게는 귀중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딱히 감사를 표할 방법이 없어서, 셋업해둔 제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공유해드립니다. 틴에이저 따님이 제일 표정이 밝아집니다. 패드에 온갖 영상 전부 다운받아서 왔는데, 그건 아껴보고 온디맨드 스트리밍으로 보면 되겠다며. 역시 매슬로우 5단계 욕구 이론은 틀렸고, 와이파이 욕구가 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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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달렸더니 벌레 사체가 어우...)

 

여담으로 강제로 문명과 떨어져야 하는 옐로스톤같은 곳에서도, 스타링크는 140Mbps 수준의 속도를 뽑아냅니다. 물론 나무들을 피해서 잘 설치해야 하지만, 집에서 쓰는 Coaxial cable internet만큼의 속도가 나와주니 어마어마하죠.

여하튼, 첫날은 가볍게 근처 산책 정도만 하고 쉬었네요.

셋째날.
오늘부터는 구경을 나섭니다. 대충 하루는 south loop 위주로, 하루는 north loop 위주로 돌아보는 정도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먼저 아침에 일어나 Old Faithful의 분출 스케쥴을 확인해봅니다. Faithful이라는 이름답게 예상시간의 ±10분 정도의 오차로 분출을 하니, 이 스케쥴을 확인해두면 한 시간 이상 무작정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됩니다. 스케쥴은 아래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고, 현시간 이후 바로 다음의 예상 스케쥴만 공지가 됩니다. 스타링크를 깔아둔 덕에 캠프그라운드에서 아침에 바로 이걸 확인하고 나설 수 있었네요.

https://www.nps.gov/yell/planyourvisit/geyser-activity.htm

원래는 Morning Glory 쪽을 거쳐서 죽 들어가면서 시간에 맞춰서 Old Faithful까지 가보려했는데, 동거남(7세, 무직)이 걷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데다, 한참 걸어가야 하는 다른 코스도 예정이 되어 있고 시간도 빡빡할 듯 해서 과감히 Morning Glory를 스킵하고 옆의 Biscuit Basin쪽으로 갔습니다. 근데 이쪽도 Sapphire Pool을 비롯해서 제법 멋집니다. 사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여길 나중에 갔으면 큰 감흥이 없었을 법도 한데, 처음 제대로 보는 Geyser라서 우와 하면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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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돌아보고, Old Faithful로 이동합니다. 시간이 가까워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더군요. 어떻게 자리를 잡고 5분도 되지 않아서 분출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수증기만 너무 많고 분출량이 그다지 높지 않아 OMG Awesome! 정도는 아니고 우와~ 정도여서 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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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Fairy Falls Trailhead로 갑니다. 정확히는 그 유명한 Grand Prismatic Spring을 구경하기 위함이었는데, 일부러 Grand Prismatic Spring이 아니라 이쪽으로 왔습니다. 이쪽 트레일을 따라 30여분 정도를 올라가면, Grand Prismatic Spring overlook이 있습니다. 바로 코앞에서 보는 게 아니라, 높은 곳의 전망대에서 전체 풍광을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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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죽는 소리를 내며 투덜댔지만, 어르고 달래서 간신히 올라와보니 과연 멋집니다.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나은 듯 합니다. 시간은 어느덧 정오가 되어 제법 더워지기 시작했었는데, 이 풍경을 보니 더위를 싹 잊을 정도네요. 투덜대던 아이도 이걸 보더니 크 이거지! 하면서 뭘 아는지 모르는지 허세를 부립니다. 애초에 Yellowstone=Grand Prismatic Spring이라고 생각하는지라 그래도 만족스러운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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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south loop를 계속 시계방향으로 돌며 눈에 띄는 대로 두어 군데 더 둘러보았습니다만, geyser는 줄창 보니 슬슬 지겹더군요. 의외로 생각지도 않았던 Firehole River swimming area가 괜찮아 보였습니다. Geyser에서 흘러나온 물들이 모인 Firehole River에 있는 구간이라, 물도 차갑지 않은 편이고 잔잔한지라 물놀이하기 괜찮아 보이더군요. 아쉽게도 저는 물놀이할만한 옷 등을 챙겨오지 않은지라 살짝 발만 담그고 말았는데, 다음번에 올 일이 있으면 한나절 정도는 여기서 아이와 물놀이를 하며 보낼까 합니다.

이번 여행은 일정도 그랜드 티톤까지 들르느라 일정도 그다지 길지 않고, 어차피 내년에 옐로스톤을 한번 더 올 예정이라 무리하지 않고 일찌감치 4시도 안되서 캠프사이트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쉬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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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제육볶음으로 간단히. 점심으로는 주먹밥을 싸가서 먹는데, 사진 끄트머리에 살짝 보이네요 ㅎㅎㅎ

넷째날.
오늘은 north loop를 돌아볼 예정입니다. 역시 아침에 느즈막히 나가서, 일단 Canyon village쪽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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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oint에서 바라본 lower fall. 이름답게 Grand Canyon이 연상되는 풍경과 그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폭포는 더 장엄한 멋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전날 저녁에 비바람과 우박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졌었는데, 다행히 밤늦게 멎었고, 덕분에 유량이 많이 늘어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워싱턴주에도 폭포가 많긴 한지라 뭐 별거 있겠나 하고 가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멋졌습니다. 이왕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라 나가는 길에 Upper fall도 한번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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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per fall은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멀찌감치 보니 건너편에 폭포 바로 앞에 전망대 같은 게 있고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게 보입니다. 좀 더 가까이서 구경해보려고 그쪽으로 옮겨보니, 폭포 바로 앞이 장관입니다. 물소리 덕에 말도 서로 잘 안 들릴 정도네요. 이만한 폭포가 이정도인데, 새삼 나이아가라 폭포가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north loop를 반바퀴 돌아서 Mammoth Hot Springs로 옵니다. 이날은 워낙 더워서 여기저기 구경했지만 사진도 거의 안 찍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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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조그만 마을을 배경으로 이런 신기한 지형이 펼쳐져 있는 것도 신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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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로 옆에는 탈색된거마냥 흑백세상처럼 펼쳐져 있는 것도 신기합니다.

 

사실 이쪽의 Boiling River의 노천온천을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North entrance road가 지난 폭우의 영향으로 닫혀있어서 가보질 못했습니다. 내년에는 복구되길 바라며 발걸음을 돌렸네요.

 

그리고 다시 시계방향으로 loop를 돌다가, 포장된 도로로만 도는 건 심심하니 중간에 잠깐 샛길로 샙니다. 산속을 따라가는 Blacktail Plateau Drive라는 비포장길이 있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길이다보니 곰이나 늑대, 사슴 등 야생동물들이 종종 나온다길래 일부러 이쪽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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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railsunblazed.com/blacktail-plateau-drive-yellowstone/

 

비포장길이긴 하지만 오프로드 수준은 아니고, 날이 좋다면 일반 세단도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도로입니다. One way라 반대편에서 차가 와서 비켜줘야 할 걱정도 없고요. 전날 여기서 곰도 보고 늑대도 봤다는 분도 있었는데, 저는 꽝~ 이었네요. 아쉬운 마음에 폐쇄된 NE entrance 쪽 도로의 통행 패스를 따로 구매해서 이쪽도 드라이브삼아 돌아봤는데, 어마어마한 바이슨떼만 보고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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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넘은 Mt. Washburn은, 옐로스톤 자체가 워낙 고지대라 와닿지 않았는데 무려 1만피트가 넘는 산이더군요. 한 번 올라가볼까 했으나, 하루종일 돌아다닌 동거남(7세, 무직)의 불만에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뭐 그거 말고도, 중간중간 잠깐 차 세우고 구경한 Calcite Springs나 Tower Fall도 제법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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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도 일찌감치 사이트로 돌아왔네요. 네시 전에는 들어와서 쉬는 일정으로 늘 다녔습니다. 오늘의 저녁은 튀김우동과 불고기. 점심은 역시나 주먹밥이었고요. 이 뒤로는 귀찮아져서 사진도 잘 안 찍기 시작합니다... (사실 글도 성의없어지기 시작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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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터져나오도록 음식을 챙겨온 덕에 먹을 건 잘 먹고 다녔습니다 ㅎㅎ

 

다섯째날.
이날은 그랜드 티톤으로 이동할 예정이라, 캠프그라운드에서 가까운 Mud Volcano만 아침에 다녀왔습니다. 일정상 무려 세 번이나 지나간 곳이긴 한데, 일부러 마지막날 들르려고 건너뛰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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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유독 유황냄새가 심한 트레일을 따라 올라갔다가 그대로 반대로 한바퀴 내려오는 코스인데, 올라가고 내려오는 내내 지독한 유황냄새와, 높은 고도 덕에 은근히 숨이 차더군요. Geyser는 하도 많이 봐서 이제 슬슬 감흥이 없어지는데, 부글부글 끓는 진흙과 이름답게 요상한 소리를 내는 Dragon's Mouth는 신기하긴 합니다.

이제 마지막날이라 캠핑장을 체크아웃하고, 그랜드 티톤의 Colter Bay RV Park로 이동해서 체크인을 합니다. 사실 티톤은 옐로스톤보다도 더 아무런 정보 없이 왔고, 딱 하나, Jenny Lake에서 셔틀 보트 타고 건너가서 하이킹해서 올라가서 Jenny Lake 전경을 한번 보자- 정도가 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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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쉬운 건, Jackson Lake의 수위가 많이 내려가 있다는 점? 캠프그라운드 안에 호숫가를 따라 산책할 수 있는 하이킹 코스도 있었는데 수위가 너무 낮아서 의미가 없었고, Swan Lake로 가는 다른 트레일도 공사로 인해 닫아서 맥이 빠졌습니다. 위 사진의 왼쪽을 보면 땅이 드러나 있는데, 원래는 저기까지 다 물이 차 있었지만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많이 내려간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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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대신 찾아간 Oxbow bend에서는 티톤의 멋진 모습을 강에 비친 반영과 함께 볼 수 있었고, 근처의 Cattleman's Bridge Site도 조용한 강가에서 한적히 시간을 보내기에 딱이었습니다. 카약을 가져올걸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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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lake를 한눈에 조망해볼까 해서 Signal Mountain을 차로 올라갔는데, 놀랍게도 아래 입구에서 여기가 Signal Mountain이 맞냐고 물어보던 자전거 탄 아저씨가, 정상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바로 따라오시더군요. 중간에 숲속에서 엘크를 발견하고 그거 구경하러 잠깐 내리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산길 오르막을 자전거 타고 무지막지한 속도로 주파하다니;;
 

여섯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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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Lake는 정말로 물이 맑고 투명합니다. Jenny Lake Overlook에서 내려다보면, 최소한 30피트는 족히 되 보이는 높이인데도 호수 바닥이 보일 정도네요. 이 정도로 맑은 호수는 워싱턴주의 Lake Crescent를 빼고는 처음 보는지라, 감탄하면서 구경했습니다.

 

여하튼 이 날은 셔틀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가서 트레일을 올라가봅니다. 힘든거, 걷는거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동거남(7세, 무직)을 어르고 달래고 뻥도 좀 치고(30분이면 갔다온다고) 해서, 7세 인생 첫 등산 비슷한 걸 해봅니다. 목표는 선착장에서 Inspiration Point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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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Falls)

어른들이야 폭포도 보고 계곡도 보고 우와 하면서 올라갔지만... 역시나 걷는 데 익숙하지 않은 21세기의 어린이에겐 무리인지라, Hidden Falls를 지나 Inspiration Point까지 가다가 중간에 되돌아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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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돌아온 지점에서 내려다본 Jenny Lake가 제법 멋졌던지라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이렇게 짧은 마지막 날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 복귀 강행군이 예정된지라 일찌감치 캠프그라운드로 돌아왔네요. 근데 캠프그라운드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 위에서 맞은편 차선에 차들이 멈춰서있길래 뭐지? 하고 창문열고 반대편 운전자한테 물어보니 저기 곰이 있다고... @.@ 널름 차 멈추고 잠깐이나마 봤는데, 정신이 없어서 미처 사진조차 찍지 못했네요. 곰도 늑대도 엘크도 코빼기도 못 보나 싶었는데, 그래도 어찌 한번 얼굴들은 보여주네요.
 

--

 

그리고 다음날은, 복귀하는 날, MDT 8:00 에 그랜드 티톤을 출발해서 시애틀까지 그대로 달려서 당일치기로 집에 복귀한 다음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이동거리 900마일, 소요시간 17시간. 트레일러 달고 주행하다보니 65mph 정속 주행하는 바람에 더 오래 걸렸네요. 날짜를 착각한 바람에 하루가 빵꾸나서 1박2일로 올 예정을 당일치기로 강행군했는데, 다시는 못 할 거 같은 경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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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6박7일간의 여행이 끝났는데, 이동하는데 소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5일짜리 여행이었네요. 매일의 일정도 빡빡하게 잡지 않아서 여유로운 편이었고, 스타링크와 트레일러 덕분에 생활도 여러모로 편리했던 여행이네요. 덕분에 일정도 그때그때 알아보고 찾아보고 변경하기 쉬웠고, 냉장고 3개(트레일러에 한개, 포터블 2개)에 먹을 걸 가득히 챙겨간 덕에 식사 고민도 덜 했습니다. 트레일러 끌고는 주로 캠핑만 다니다가 장거리 여행은 처음인데, 한 번 해보니까 2주 이상의 로드트립도 무난할 것 같습니다. 올해 초에 큰맘먹고 질렀는데, 만족스럽네요.
 

여하간 실제로 가보니 왜 옐로스톤이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라 할만한 지 알 거 같았고, 두 번째 방문이면 다른 액티비티들 위주로도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좀 짧아서 아쉽긴 하지만, 내년에도 한번 더 올 예정이니 아쉬운 건 그때 더 채울까 합니다.

마모에서는 흔한 옐로스톤 여행기지만, 스스로의 기억을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주절주절 간단히 적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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