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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ual inspection 결과를 기다리며 이 글을 씁니다)
작년 9월 3일에 첫 게시물( https://www.milemoa.com/bbs/board/8739411 )을 올렸으니 딱 1년이 갓 넘었네요.
154,000인 차를 가져왔고, 지금은 162,000이니 8천마일 정도 탔습니다. 중간에 세워둔 기간이 많은걸 생각하면 제법 많은 거리를 탔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잠깐은 그저 별 생각 없이 즐겁게 탔고, 그다음에는 그동안 함께 읽어주셨던 것처럼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조수석에서 새는 냉각수 (히터코어 파열) -> 바닥 카페트 탈거후 물청소, 히터코어 바이패스
그다음에는 워터펌프에서 냉각수가 새고 -> 워터펌프, 래디에이터, 겉벨트 2종 교환
그다음에는 바이패스 호스가 새서 얼마전에 바이패스 호스 교환하고.
바이패스 호스 새다가 분해를 잘못해서 인젝터에서 gasoline이 새서 인젝터 교환하고.
그리고 또다른 수리 (브레이크 캘리퍼 교환... 좀 타보니까 당장은 안해도 될거 같은데 언젠가 할거같아서 부품을 미리 샀습니다.)
이렇게 한줄씩 써놓으니까 짧아보이는데.. 이걸 지식 0 상태에서 조사하고 수리하려니 들어간 에너지가 참 많죠.
총 지출
차를 사오는데 1500불 지출했고,
드레스업, 부품비와 수리에 필요한 공구비로 1년동안 약 1000불정도 썼고.
수리와 유지보수를 위해 들인 시간은 한 7-80시간 정도 됩니다.
보험비로는 연간 300불 정도가 나가고 (자차 없음)
기름값으로는 지금까지 평균 35mpg 정도가 나왔으니 (시골이라 신호등이 잘 없어요), 현재 저희동네 기름값 $3.3/gallon을 기준으로 8000/35*3.3= 약 750불 정도가 들었겠네요.
registration 1년 연장에 50불, 인스펙션에 20불.
이래저래 다 생각해보면 구입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out of pocket money로 쓴돈은 2,120불 정도 되겠네요.
(유지 잘해서 구입할때 넣은 돈만 다시 받자가 목표인데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한편, 저희 신차(티구안 2021) 8천마일만큼 덜 탔으니, 감가상각 대충 1천마일=100불 이라 생각하면 800불 정도 아꼈다고 봅니다.
-----------
이걸 언제까지 제가 갖고 있을까요? 처음에는 오래오래 사랑해주리라 생각했는데, 제게 그럴만한 자격이 있나(차를 좀더 잘 만지는 사람이 이런걸 해야죠.. ㅎㅎ), 또 이걸 유지하는데 배우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나 그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합니다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가고 있어 registration도 갱신하고 오늘 inspection도 맡깁니다.
(진작 했어야 하는데, 냉각수가 새는 차를 인스펙션 스테이션에 가져갈 수는 없어서 수리하고 가느라 기존의 inspection sticker가 expire되었네요.)
어쨌든 현시점에서는 다시 멀쩡히 굴러가고 있습니다만, 어디서 또 문제가 발생할까봐 두부배달의 꿈은 버린지 오래입니다.
소소하지만 즐거움을 주는 차로만 머물러 있으면 좋을텐데.
고치느라 너무 고생도 하고, 또 그시간만큼 애를 봐주지 못해서 고생한 와이프의 수고를 생각하면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죠.
----------
그래도 생각해보건대, 돈주고 배우기도 힘든 것들을 배웠습니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가고 있는데,
스팀펑크처럼 개스펑크가 서브컬쳐로 자리하는 날도 곧 오지 않을까요?
어떤 분께서 "역시 올드카를 갖고 있으려면 돈이 많던가 시간이 많던가 해야 합니다"라고 하셨었는데..
저는 둘다 아니지만, 그래도 차 찌그러뜨리고 싶은 수백번의 충동을 견디고 여기까지 일단 왔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제가 1년동안 해온걸 추천할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쉽게 '아니오'라고 말해야 할거 같아요.
어금니 꽉 깨무셔야 하거든요.. ㅎㅎ
다만, 그래도 로망이 있으시다면..
요즘 세상은 정보가 예전보다 흔한 세상이라.
버티는 마음과 옆에서 격려해줄 친구 한두명 정도만 있다면 어떻게든 되긴 할겁니다.
하다가 안되면 찌그러뜨리면 되죠. ㅎㅎ
스테이션 들어간지 30분째인데 아직 미캐닉 분의 답이 없으시네요.
인스펙션 결과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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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댓글
된장찌개
2022-09-09 23:29:22
그 동안 고생하심과 많은 글을 잘 읽었습니다. 전 눈팅으로 읽기만 해도 버거운데 그걸 다 해내시다니 칭찬 들으실 자격이 되십니다. 무사히 인스펙션 통과하시길요.
음악축제
2022-09-10 01:02:03
ㅎㅎ 이야기한편 더쓰라고 리젝을 먹여주셨네요. 어떻게 할지는 집에가서 천천히 생각을.. (쉽게 될리가 없겠죠 하아..)
재마이
2022-09-10 01:15:57
죄송합니다만 글을 읽는 순간에 이걸 예상했습니다. 이런 차는 연줄이 없으면 인스펙션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하신 일들은 다른 (멀쩡한) 차에 아주 유용하게 쓰일 겁니다. 소식적 카메라에 신경쓴 적 있었는데 가난한 대학원생 주제에 2백만원 한방에 날리는 건 그리 큰 고민이 아니었죠.. 남자는 기변이 아닌 기추! (실은 파는게 귀찮아서...) 를 외치곤 했죠.
본전 생각하지 마시고 다른 차도 있으니 안전하게 다니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래도 폐차장 보내면 몇백불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음악축제
2022-09-10 02:14:35
다른건 다 멀쩡하고 통과되지 않은게 에어백 모듈 에러 점등인데 (SRS error) 인데, 어떻게 처리할지 한번 봐야죠.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쭈욱
2022-09-10 06:29:46
얼마전 20년된 제차에도 이게 떴는데요. Airbag이 아니고 Seat belt 센서였습니다. 코드 읽어보실수 있으면 확인해보세요. 오래된 차에 자주 나타난다고 하고, life time warranty가 있어서 딜러에서 교환해주었습니다.
음악축제
2022-09-10 09:26:55
코드를 읽고 싶은데 Obd2 미장착 차량이라서 스캐너를 넣을 수가 없네요.. ㅎㅎ
음악축제
2022-09-13 00:25:51
시트 센서는 정상이네요..ㅎㅎ 그래도 방법을 찾아서 해결했습니다. (고친건 아니지만)
감사합니다.
쭈욱
2022-09-13 03:02:24
방법을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주마다 다르겠지만, 다른 일로 메카닉을 만났을때 귀뜸해준건데, 20년인가 이상된 차는 classic/historic car로 등록하면 inspection이 면제된다고 합니다. 다만 보험같은 데에 제한이 있을수 있다고 하네요.
THanks
2022-09-10 06:45:47
메케닉에 가셔서 한번 살펴보세여..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명이
2022-09-10 02:25:52
문제 해결하는걸 취미로 즐기신다면 아주 affordable한 취미인 것 같습니다.(여태까지 사용하신 결산을 본다면) 돈을 벌거나, 많이 save 하시려면 차보다 집 고치는 취미를 가지시는게 좋구요...ㅎㅎ
음악축제
2022-09-10 09:27:55
시간과 에너지가 (그리고 돈이) 들어가는 취미는 가족에게 지지받기 어려운듯 합니다.. ㅎㅎ
FlowerGarden
2022-09-10 02:30:37
애키우랴, 일하랴, 여행가시랴, 차 관리하시랴... 참 부지런하시네여..
왠지.. 전기차로 개조 후기가 올라올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음악축제
2022-09-10 09:30:30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이니.. 전기차개조라뇨..!
호크아이
2022-09-13 21:42:01
태양광 패널도 지붕에 넣어주세요 :)
음악축제
2022-09-14 00:34:47
협찬 부탁드립니다..^^
라이트닝
2022-09-10 02:42:16
많이 고치셨는데, 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군요.
마일리지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데, 연식에 비례해서 고장나는 것도 있으니까요.
새차로 사서 19년 가깝게 타고 있는 차가 있는데요.
20년만 타보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큰 고장 안나면 계속 타기는 하겠지만요.
마일리지보다는 연식 때문에 소소하게 고장나는 것들이 있네요.
굴러가는데는 전혀 지장 없는 부분이고요.
앞으로도 계속 20년 탈 것인가를 요즘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요.
20년씩 타려고 하니 죽을 때까지 탈 수 있는 차도 몇 대 안남아서 2대를 번갈아가면서 10년만 탈까 그러고 있습니다.
시기 잘 맞추면 5년마다 새차를 구매할 수는 있겠죠.
차 잔존 가치보다 비싼 수리비가 나오면 폐차를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요즘 중고차 여파로 중고차 가격은 약간 올라갔고, 큰 고장도 잘 안나네요.
19년 가까운 시간 들었던 돈을 엑셀로 다 기록했는데요.
기름값이 자동차 구입 가격은 넘어섰고요.
수리비는 자동차 구입 가격의 1/3은 안됩니다.
저는 아주 간단한 것(전구, 배터리, 필터 등등) 아니면 DIY도 안합니다.
음악축제
2022-09-10 09:31:33
아예 새차를 사면 그런 방향으로 관리를 해갈 수 있겠지요 ㅎㅎ
화석차 중고구매는 참으로 험난한 것입니다.. 예..
헤이듀드
2022-09-10 08:42:50
Blown head gasket 때문에 발생한 냉각계통의 문제들로 저를 고생시키다 불의의 사고로 토탈된 제 첫차 Mazda MX-6가 떠오르네요. 알고보니 엔진 디자인결함 때문이었으며 실질적으로 같은 차인 Ford Probe도 같은 문제 때문에 악명이 높았습니다. 그때 배운게 중고차에 문제가 발견되면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는 것과 미리 해당차종 커뮤니티에 자주 가봐야한다는겁니다. 암튼 잡다한 내연기관관련 지식들이 쓸모없어지는 시절이 다가오고 있는게 한편 서운하네요.
음악축제
2022-09-10 09:29:10
으으 선배님..
그 헤드가스켓 문제 때문에 결국은 뚜따를 한번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만.. 되도록 피하고 싶네요. 그럴 일이 생기면아예 휴가를 내야할듯요 ㅎㅎ
걸어가기
2022-09-10 09:11:19
이걸 건전한 취미로 보면 다른 훠~얼씬 더 비싼 취미도 많으니 충분히 justify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저도 예전 집에는 차고가 있어서 직접 메인터넌스 했는데 이제 못하게 되니 더 그립네요.
음악축제
2022-09-10 09:29:33
예 그렇습죠.. 남자의 취미란 왜 다 그런것들인지.
메기
2022-09-10 09:24:04
와 음축님께 놀라고 아직 35 mpg나 나오는 차에게 한번 더 놀랍니다.
음악축제
2022-09-10 09:28:14
워낙 가벼운 차라서요. 요즘은 안전규정때문에 이렇게 차를 못만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