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일주일에 한번 가게에 오는 아주머니

달라스초이, 2022-12-08 03:45:45

조회 수
4736
추천 수
0

일주일에 한번 우리 가게 앞을 오시는 아주머니께서 오늘도 다녀가셨다.

 

60대 중 , 후반으로 추정되는 아주머니는 우리 가게에 오는게 아니라

우리 가게 앞을 다녀 가신다.

아니 우리 가게안으로는 한번도 들어오신적이 없다.

 

약 3년 전부터인가 ... 아주머니가 우리 가게 앞에 등장하신것이.

모자를 쓰시고, 집게와 쓰레기를 담는 봉투를 들고 말이다.

 

그렇다. 아주머니는 우리 가게앞과 이 상가 주변을 청소하고 계신것이다.

옷을 입은 자태하며, 행동하시는 모습이 아주 점잖고 기품이 있어

누가 보더라도 돈을 벌기 위해 청소를 하고 있는것이 아님은 금방 알수 있다.

 

몇 번인가 유리문 밖으로 아주머니의 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냉장고서 시원한 물 한병을 꺼내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여름의 햇살이 뜨겁게 내리 쬐고 있었다.

 

나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물병을 건네면서 청소하시는 이유를 물었다.

아주머니는 이 근처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사시는데,

어느날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이 건물 주변이 너무 지저분 하더란다.

그래서 하루 날을 잡아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그 이후로 일주일에 한번씩 청소를 하러 홀로 오신단다.

 

나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데,

아주머니는 별일 아닌 일에 물 한병을 선물로 받는다고 발그레 하게

소녀처럼 부끄러워 하신다.

 

사실 상가 바깥청소의 책임은 건물주에게 있다.

하지만 담배꽁초며  상가 주변을 어지럽히는 주범(?)이 내 손님들이기에

나는 다른 가게 주인과는 달리 3일에 한번 정도는 내 가게 앞을 치우곤 했다.

 

그 후로 미안한 마음에 이틀에 한번 가게 앞을 치우지만

아주머니는 1주일에 한번꼴로 가게 앞을 방문하신다.

 

오늘은 물 한병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담은 쓰레기를 내 손으로 건네 받으며 아주머니를 잠시 배웅했다.

아주머니의 고급 SUV가 내 눈앞에서 떠나는데,

나는 잠시 상념에 잠긴다.

 

이 나라 국민이 아닌 나는 가끔 이런 모습을 목도할때 마다

이 나라가 부럽다.

그리고 언젠가 내 나라로 돌아간다면

나도 발그레하게 소년처럼 얼굴을 붉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25 댓글

기다림

2022-12-08 03:49:59

이건 현진건의 단편이나 황순원 소나기류의 글인데요. 글 정말 좋아요. 글 계속 적어주시면 모아서 책한권 내셔도 될듯요. 그분도 가계주인도 두분다 고개가 숙여지네요.

달라스초이

2022-12-08 06:07:16

ㅎㅎ 과한 칭찬입니다. 소소한 일상이지만 좋은 시선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고점매수

2022-12-08 06:40:47

저도 동의 합니다

 

지금 올려주시는거 모아서 책한권 내셔도 될거 같아요

복숭아

2022-12-08 07:06:51

매우 공감합니다!!

이런 현실적이고 따뜻한 얘기들 너무 좋아요!

무릉도원

2022-12-08 09:00:36

감성이 메말라있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지게 해주는 짧은 산문 한 편 본 느낌입니다. 현진건 그리고 황순원 작가님. 이 얼마만에 듣는 이름인지 모르겠습니다. ㅠ ㅠ

Lucas

2022-12-08 04:10:22

아주머님 훌륭하고 멋진분이시고. 물 챙겨주시고 청소도 시작하신 달라스님도 멋지십니다. 

두분다 복많이 받으실꺼에요. 

달라스초이

2022-12-08 06:08:01

Lucas 님도 하시는 모든일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보처

2022-12-08 04:15:29

숙연해지네요 역시 명필이세요.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2-12-08 06:08:45

카드, 뱅보계의 명필에 불과하면 조족지혈입니다. ^^

로녹

2022-12-08 04:30:25

아름다운 사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아카스리

2022-12-08 04:32:49

글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숙연해짐과 동시에 힐링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좋은 이야기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

2022-12-08 06:09:11

힐링이 되셨다니 더없이 감사드립니다.

낭만야옹이

2022-12-08 06:20:00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달라스초이님 글엔 따뜻함이 있어 너무 좋아요!!

monk

2022-12-08 07:33:18

동화같은 이야기네요. 달라스 초이님처럼 따뜻한 분, 휴지줍는 아주머니 처럼 착한 분들이 있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거 같아요.

추운 날씨에 따뜻한 얘기들려주셔서 감사해요. ^^

이랑아빠

2022-12-08 09:40:36

마음이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

Hannah7

2022-12-08 09:51:31

나중에 글들을 모아서 수필집을 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달라스초이님의 글은 잔잔한 노을같아서 온몸에 따스함이 느껴진답니다.

Bard

2022-12-08 16:47:05

묵묵히 청소하는 아주머님과 달초님 같은 분들이 있기에 세상이 살만하지 않은가 합니다.

이번 글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

Hong

2022-12-08 19:20:37

삶에서 묻어 나오는 따뜻한글 너무 감사합니다. 글 너무 좋아요. 저 애독자에요 ㅎㅎ

Luby

2022-12-08 21:24:45

정말 미국은 이상해요.

한국처럼 환경미화원이 안계신거 같아요.

아파트에 살게 되어 산책을 다니다 보면

여기 저기 마켓에서 가져와서 아무렇게나 던져 놓고 가버려

널부러져 있는 카트들이 한달째 두달째 방치되어 있다가

또 어느날은 그게 강가에 처박혀 있기도 하고 

먹고 던져 놓은 콜라 컵이나 캔등등 

볼때마다 눈쌀이 찌뿌려져서 넝마라도 등에 메고 다니며

치우고 싶어져요.

그 아주머니의 마음 십분 이해되네요. 

세금 걷어서 다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도시인

2022-12-09 01:30:49

저도 애독자에요! 게시판에 달라스초이님 닉네임만 봐도 마음따뜻해질 기분좋은 준비를 하고 열어봅니다. 좋은 글, 마음 따뜻해지는 글 오래오래 읽고싶습니다! 늘 감사드려요.  

언젠가세계여행

2022-12-09 03:19:52

달라스초이님 글 너무 재밌어요 !!! 애독자입니다

인생은아름다워

2022-12-09 04:55:48

마지막 글에서 공감되네요..

이 나라가 그나마 제일 잘 돌아가는 이유 같습니다.

사과

2022-12-09 18:24:11

기다려 지네요. 매일 글이 잔잔하게 감동이라서요

달라스초이

2022-12-09 21:39:20

신변잡기 글에 너무 많은 분들이 좋은 격려의 말씀을 나눠주셔서 일일이 댓글을 달지 못하고, 읽어주심에 감사를 표합니다. ^^

곰과나무

2022-12-10 15:25:33

책임과 의무를 한 없이 강조하고 해야만 하는세상에서 아름 다운 선생이 더욱더 빛나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목록

Page 1 / 262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7045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60329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80781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97922
updated 5226

Bilt 마스터카드: 친구 추천 가능하신 분들은 이 글에 점을 찍어주세요

| 정보-카드 174
마일모아 2022-03-30 10078
updated 5225

Amex Hilton 카드 NLL 오퍼 (일반, Surpass)

| 정보-카드 576
UR_Chaser 2023-08-31 63073
updated 5224

[6/13/2024 오퍼 종료 예정] 체이스 사파이어 프리퍼드 75k (지점은 10K 추가) / 사파이어 리저브 75k Offer

| 정보-카드 211
Alcaraz 2024-04-25 20691
updated 5223

[03.11.24 종료] 싸웨 (Southwest): 개인 카드 한 장으로 25년 2월까지 유효한 동반자 패스 + 3만 포인트

| 정보-카드 27
마일모아 2024-02-06 4554
updated 5222

Chase Southwest 카드들 85,000points 사인업 보너스 (6/26까지)

| 정보-카드 10
valzza 2024-06-04 2034
updated 5221

Amex MR to Virgin Atlantic 30% bonus until 5/31/2024.

| 정보-카드 37
  • file
랜스 2024-04-22 5264
updated 5220

Barclays AAdvantage® Aviator 카드 6만 + 1만: 친구 추천 링크 있으신 분들은 이 글에 점을 찍어주세요

| 정보-카드 55
마일모아 2024-05-19 3760
updated 5219

[9/30] 발 쭉펴고 쓴 카드 혜택 정리 - 만들 수 없지만 만들 수 있는 체이스 릿츠 칼튼 (업뎃: 6/28/23)

| 정보-카드 307
shilph 2019-09-30 36165
  5218

아멕스 힐튼 아너 7만+숙박권 / 서패스 13만+숙박권 사인업 - 퍼블릭/레퍼럴 둘다 보이네요.

| 정보-카드 24
헬로구피 2024-05-23 5568
  5217

힐튼 Aspire/Surpass Refresh 되었습니다 (계속 업데이트 중)

| 정보-카드 318
1stwizard 2023-10-19 41423
  5216

Chase Ink 리퍼럴 보너스 40,000 --> 20,000 (2024 9월 3일)

| 정보-카드 8
3EL 2024-06-05 1152
  5215

타겟오퍼: Delta NLL 오퍼 (Gold 60K / Plat 85K)

| 정보-카드 44
  • file
Heima 2023-04-06 5878
  5214

유뱅 skypass card 사인업이 올랐네요...

| 정보-카드 215
  • file
ColdHead 2023-07-25 38877
  5213

(2024 카드 리텐션 DP 모음) 카드사 상관없이 남겨주세요

| 정보-카드 4185
24시간 2019-01-24 201411
  5212

[5/21/24] 발빠른 늬우스 - Cardless 아비앙카 라이프마일 카드 정식 발행 (조금 수정)

| 정보-카드 28
  • file
shilph 2024-05-21 2285
  5211

대한항공 SKypass US Bank 카드 정보를 정리해 보았어요. 첨언 부탁드립니다.

| 정보-카드 38
디디콩 2023-05-31 17776
  5210

Citi Business AA platinum 카드 신청 후기

| 정보-카드 12
Victor 2023-04-15 2165
  5209

[5/1 종료] Amex Bonvoy Brilliant: 역대 최고 오퍼 (185,000 포인트 after 6,000 스펜딩)

| 정보-카드 197
  • file
마일모아 2024-02-29 21951
  5208

Barclay AA 개인 카드 새 딜 떳네요. 첫 구매 후 60K + 추가 15K (연회비 첫해부터 $99)

| 정보-카드 204
Hope4world 2023-10-05 24385
  5207

Bilt로 Hertz President's Circle로 업그레이드 & National Executive Status Matching 하기

| 정보-카드 5
  • file
마관광살포 2024-04-11 10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