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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몇 닢

달라스초이, 2023-01-16 06: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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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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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일요일 아침.

뒷마당에 나가 서성이는데...

마당에 양배추 몇 닢이 떨어져 있다.

이건 뭐지?

 

 

토요일.. 아내가 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랑 무, 양배추등을

마트에서 사왔다.

아들이 거들었슴은 물론이다.

 

배추를 다듬고, 양배추 맨 바깥쪽 껍질을

떼어내는 것은 다반사일 것이다.

 

아내가 떼어낸 양배추 껍질은 당연히 쓰레기통으로 향했는데,

이를 본 아들이 주섬주섬 쓰레기통을 다시 뒤져 그걸 꺼내더란다.

 

아들은 이를 들고 무심한 표정으로 뒷마당에 나가

마당 곳곳에 양배추 껍질을 뿌려두었다.

ㅡ 뒷마당에 오는 토끼에게 일용할 양식을 하사한 것이다.

 

가만보니... 그냥 뒷마당에 던져둔것이 아니라

일부는 나무로 된 데크 밑에 두었다.

시선을 피해 안락한 식사를 하라는 세심한 배려인 것이다.

 

양배추 몇 닢.

쓰레기통에서 사그라들 저 볼품없는 것에도

맘 씀에 따라 사랑이 꽃을 피우는구나!

아들... 그대에게 오늘 또 한 수를 배웠다.

 

 

어린 시절..

햇살 좋은 날 어머니는 붉은 고추를 마당에 널어두시며 말씀하셨다.

"햇살도 아까와라"

 

35 댓글

기다림

2023-01-16 06:54:41

그 아들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우리 딸도 그런 아들 남편으로 만나길 바라는 이제는 그런 아빠가 되어버렸네요.

배려는 모든 사랑의 시작이니까요.

달라스초이

2023-01-16 21:01:22

예전에 봤던 광고 한 장면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딸을 낳아 기뻐하고, 같이 놀아주고, 학교 차태워주고... 우는 딸을 토닥이다가 어느순간 결혼식장에 선 아빠의 모습.  기다림님 바람대로 따님이 좋은 배필을 만나길 기원합니다. ^^

비건e

2023-01-16 06:54:50

달라스초이님 아드님 잘 키우셨네요  :)

옹군

2023-01-16 07:42:34

섬세하고 착한 마음씨를 갖은 아드님이네요!
훌륭히 키우셨어요~!

이런 사윗감을 찾아야 할텐데요!!!!

달라스초이

2023-01-16 21:04:40

옹군님 사위감 추진위원회 결성할까요?^^

옹군

2023-01-16 21:38:08

오오. 좋죠. ㅋ

문제는 우리 딸이 좋은 며느리감이 아니어서.. ㅋㅋㅋㅋ

duruduru

2023-01-16 22:02:51

아.... 따님은 아직 마일모아 안 들어오시나 보죠?

옹군

2023-01-17 05:07:32

안녕하세요 두루두루님, 오랫만에 뵙는것 같아요.

아직 11학년 이랍니다. ^^

duruduru

2023-01-17 07:07:46

조기 마일교육도 어쩌면 유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애들도 11학년 때부터 슬슬 스펜딩 훈련과 뱅크보너스를 위한 계좌 개설 훈련을... ㅋㅋ

옹군

2023-01-17 08:14:53

AU는 몇개 넣어 뒀어요. 
스펜딩 훈련 중이예요 ㅎㅎㅎㅎㅎㅎ

암므느

2023-01-16 07:51:29

글만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박수!

소녀시대

2023-01-16 08:23:34

훈훈 그 잡채!

유쾌한C

2023-01-16 09:36:16

사랑스러운 아들 두셨네요. 부럽습니다. 

괜시리 방에서 게임만 하는 제아들이 괘씸해집니다.

달라스초이

2023-01-16 21:03:10

엇 ㅡ 저희 아들도 게임 많이 합니다. ㅎㅎ 아드님과 좋은 시간 가지시길요.

duruduru

2023-01-17 07:09:58

ㅋㅋ 페이커 이상혁이나 아드님이 들으면 많이 섭섭하겠는데요.

뭐든순조롭게

2023-01-16 09:52:06

생각 깊은 아드님이네요^^ 그 마음씨를 칭찬합니다.

monk

2023-01-16 13:45:48

오...역시 청출어람인가요? 감성 충만한 달라스초이님 아드님, 아빠보다 더 훈훈한 갬성 장인으로 성장할 듯 하네요. 이쁜 아드님과 달라스초이님,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하이오

2023-01-16 15:38:14

사려 깊고 정이 많은 아드님이네요. 덕분에 토끼가 하루 편안하고도 맛있게 한끼를 즐겼겠네요. 그런 아드님에게 배우는 달라스초이님도 멋진 아빠시구요. 읽다보니 부자의 모습이 흐뭇하게 그려지지만 '햇살도 아깝다'는 어머님 말씀 한마디엔 더 크고 복잡한 그림이 그려지네요. 처음 처음 들어봤지만, 제 어머니께서도 정말 그런 시절을 그렇게 살아오셨던 것 같네요. 잘 봤습니다.

달라스초이

2023-01-16 21:12:56

항상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삼형제와 함께하는 오하이오님은 언제나 한덩이처럼 느껴져요. 물론 언젠간 진학, 결혼등으로 부모곁을 당연히 뿔뿔이 떠나겟지만요. 새가 크면 새둥지를 떠나는것 처럼.

Cactus

2023-01-16 16:01:36

오오, 좋네요. 토끼가 맛있게 잘 먹었을 것 같아요. 저희 집 근처에 동네 레지던트 거북이가 여러 마리 사는데 저도 한 번 비슷한 생각으로 아마도 배추를 뒷마당에 놓은 적이 있어요. 햇빛 쨍쨍한 여름 낮이었는데 마침 거북이 한 마리가 뒷마당에 나와 있었거든요. 근데 얘가 제가 놓아준 배추를 무지막지하게 즈려밟고는 다다다다 가버리더라고요. 꼭 배추는 니네 개나 줘라!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ㅠㅠ

복숭아

2023-01-16 16:52:24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어요 니네 개나 줘라! ㅋㅋㅋㅋㅋㅋ

Cactus

2023-01-16 22:27:52

ㅋㅋㅋㅋ 저희 개가 말티즈인데 얘가 배추, 양배추, 호박, 오이... 이런걸 좋아해요. 과일이랑요. ㅋㅋㅋ

duruduru

2023-01-16 20:40:20

ㅋㅋㅋ 캑터스님에게 이런 가시돋친 짓을 하는 거북이가 미워요. 이번에는 거북이가 달라스초이님네 토끼에게 졌네요.

Cactus

2023-01-16 22:29:41

그러게요. 저 그때 은근히 상처 받았어요. 나쁜 거북이. ㅋㅋㅋ

달라스초이

2023-01-16 20:56:55

ㅎㅎㅎ 저도 빵... 동네 큰 연못 같은게 있으신가봐요. 저도 집근처 연못에 있던 거북이가 동네 길가를 걸어가는걸 보고 아들이랑 Animal Rescue 팀으로 빙의해 구조했던 적이 있어요. 그나저나 거북이는 뭘 줘야 잘 먹을까요? ^^

Cactus

2023-01-16 22:36:30

저희 동네에 있는 애들은 대체로 box turtle 이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animal science 수업을 들으며 보살핀 거북이들은 주로 채소와 과일을 줬던 기억이 나네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런 care sheet 이 나오네요. Screenshot_20230116-143101_Google.jpg

 

reddragon

2023-01-18 11:15:10

으하핫.... 인장님 선한마음을 즈려밟은 거북이 얄밉네요. 헌데...너무 웃겼어요. 마구 머릿속에 그려지는 마법이.... 덕분에 빵 터짐으로 하루를 잘 마무리 했습니다.

Cactus

2023-01-19 04:08:54

ㅋㅋㅋㅋㅋ 적룡님, 여기서 뵈니 굉장히 반가워요. 저 때 제가 참 실망했던 기억이 나요. ㅎㅎㅎ 또 웃기는거 있으면 공유할게요. 거북이들 이외에도 도마뱀도 가끔 놀러오고 전에 잡았던 배암 한 마리는 아예 저희 앞마당에 살더라고요. ㅋㅋ

reddragon

2023-01-19 08:33:00

인장님의 따뜻한 홈으로 다들 모인거보면 명당에 사시는가봅니다. 엄지척이네요.

포틀

2023-01-18 06:46:45

귀여운 아드님이네요 :) 무심한 표정ㅎㅎ이 더욱 따뜻한 마음씨를 대변해주는 듯..

햇살도 아까와라는 표현을 보고 아.. 달라스초이님께서 어머님의 감성을 물려받으셨나보다 했어요! 표현이 서정적이고 어쩜 고추를 널 때 이런 표현을 쓰실 수 있을까요? 

reddragon

2023-01-18 11:18:02

어후...세상에 이런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니.... 아이가 너무 대견하고 이쁘네요. 달라스초이님의 내외분의 사랑을 받고 잘자랐나봅니다.

하와이안거북이

2023-01-19 07:07:36

마음이 너무나 따듯한 것이, 훌륭한 어른으로 자랄 것 같습니다 ^^

네모냥

2024-03-24 23:03:17

달라스초이님 글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읽어보는데.. 이거 너무너무 뭉클해요ㅠㅠ 아드님이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요. 너무 이뻐요ㅠ

Monica

2024-03-24 23:10:52

뜬금없지만 이 글 보니까 요즘 오하이호님 글은 안보이네요.  ㅠㅠ

쑹애인

2024-03-24 23:23:44

아드님의 마음을 친히 헤아려 주시고 마일모아에 글까지 올려 나눔해주시는 달라스초이님의 넉넉한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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