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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항상 글만 읽다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가 와서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top 15 CS학과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고 큰 테크회사들에서 소프트웨어 디벨로퍼는 아닌 다른 tech 포지션으로 오퍼들을 받았습니다. 연구팀이 아닌 프로덕트 팀에서 일하는 포지션들이구요. 인더스트리 잡 마켓에 다시 나가게 된 이유는 연구가 재미없어서 였어요. 페이퍼만 계속 쓰다 보니 누가 제 논문을 읽을까 제가 만든 시스템을 사용할까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제 분야가 회사들이 나서서 연구를 차용하는 비율이 좀 낮은 편입니다. 좀 구체적인 상품이나 서비스 관련해서 일해보고 싶었고요. 인더스트리 연구팀은 고려대상이 아니어서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어짜피 연구를 하고 싶으면 교수도 좋은 직업이니까요. 처음 어플라이 할 때는 무조건 인더스트리로 가고 싶었는데 막상 결정을 해야하니 마음이 흔들리네요. 특히 최근 레이오프로 불안해 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눈후에는 제가 나이브 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조금 적어보자면, 나이는 30대 초중반 이구요 딩크 부부입니다. 앞으로도 자녀계획은 없구요. 사람들과 만나는걸 좋아합니다. 아카데미아에 여러가서 volunteer로 돌아가는 시스템에 불만이 좀 있어요. 티칭로드는 적기도 하지만 티칭 자체는 꽤 재밌고 연구도 펀딩도 순조롭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 하루에 7시간 이상 일해본적은 잘 없습니다 (work and life balance를 찾아 나서는 점은 아니라는 것을 공유하고 싶어서 적습니다). 일을 더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또한 없습니다. 3년차 리뷰는 긍정적이었어요. P2는 같은 학교 교수라 여름방학, 안식년들 함께 할 수 있구요. 현재 월급은 오퍼들이 제시하는 베이스 샐러리 수준이랑 비슷한데 보너스, 주식을 고려하면 차이가 좀 있고 인상분을 고려하면 이 차이는 점점 벌어지겠지요. 물가는 비싸지 않은 지역에서 살고 있습니다. 펜션 시스템이 있는 주립대에 근무하고 있고 오래 일하시는 동료들이 많습니다. 오퍼들은 리모트 또는 on-site여서 리로케이션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P2는 제가 무얼 하든 지원한다는 입장입니다.열정이나 콜링을 찾는다기 보다 그냥 주어진 일을 잘 해나가는데 집중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왜인지 좀 더 작아도 확실하게 임팩트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두 직업이 금전적인 보상 부분, 시간의 활용에 대한 자유도, 직업의 안정성, 하는 일 자체의 구체성 등등 너무 달라서 종합 점수를 계산하는게 쉽지가 않네요. 주변분들, 멘토분들께 조언을 구하고 있지만 미친짓이다 부터 당연히 새로운건 해봐야 한다등의 이야기, 그리고 당연히 원하는데로 해라!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시네요. 원하는게 명확한 줄 알았는데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제가 뭘 원하는지 구체적이고 확실하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옵션을 원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저에게 던져야 하는 구체적인 질문들이 있을까요? 또는 이 글을 읽고 드는 생각들을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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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댓글
조아마1
2023-05-20 00:25:30
혹시 다니시는 학교에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있고 사시는 도시에 IT회사들이 좀 있나요?
만일 그렇다면 몇년 뒤 테뉴얼 받으시고 나서 부교수 상태에서 창업을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 싶은데요.
Top 15 CS 교수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 아까와서 그렇기도 하고 한번 인더스트리로 옮기게 되면
언젠가 다른 도시로 이사를 하게될 수도 있어서 P2님의 일에 지장이 생길수도 있을테구요.
제가 나온 학교(주립대)에서는 무료 오피스 지원 프로그램이 있어서 지도교수님이 석사 졸업생이랑 박사 학생들을
데리고 수시로 창업을 하시곤 했어요. 어느 정도 회사가 커지면 큰 회사에 팔고 새로 시작하시곤 하지요.
가온
2023-05-20 02:08:35
찾아보니 저희 학교에도 startup 지원해지는 프로그램이 있네요! 한번 알아볼게요. 다른 도시로 옮길수 있다는 점, 그래서 P2도 함께 옮겨야 할 수 도 있다는 점 새로운 관점입니다. 다른 측면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dta450
2023-05-20 00:30:38
midterm review도 끝났다고 하시니 4년차 이상이실거같은데, 이럴 때 보통 좀 기다렸다가 안식년을 회사로들 가죠. 그렇게 해서 완전히 옮기시는 분들도 봤고 돌아오시는 분들도 봤습니다.
베르캄프12
2023-05-20 00:36:06
22. 안식년때 일하시면서 회사 경험도 하고 돈도 확버시는 분들 있으시더라구요.
지금 현재 조교수 연봉이 회사 베이스랑 깉다고 하시는게 의외네요. 지금 학교에서 수입이 많으신 편이신건지 아니면 회사오퍼가 로우볼인건지 헷갈리네요. 탑15 cs 교수시면 훌륭한 오퍼 받으실수있으시라 생각됩니다. 특히 AIML 쪽이시라면 더더욱이요.
미니밴조아
2023-05-20 01:42:29
저도 의아합니다. 학교에서 많이 주는건지, 회사에서 오퍼를 적게 한건지. 저는 연구분야와 전혀 관계없이 그냥 지원했었는데도 (mid level) 베이스가 상당히 더 높았습니다. 학교에 있다가 상당히 senior 레벨로 오는 경우도 가끔 보았습니다.
가온
2023-05-20 02:14:40
안식년 까지 못기다릴 것 같아서 지원했었어요 ㅎㅎ 근데 이렇게 고민하느니 조금 더 있다가 안식년때 경험해보고 결정하는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말씀해주셔서 구글해봤는데 중간값에서 조금 높은듯 한 것 같아서 아주 lowball은 아닌것 같아요. 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게 말씀드린것 같네요. 섬머 샐러리를 제 펀드로 충당하고 있어서 그 12개월의 연봉이 오퍼의 베이스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제 펀딩이 없어서 9개월 연봉만 받는다면 현재 오퍼들의 베이스 샐러리 보다 낮아지구요. 지나치지 않고 답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Oneshot
2023-05-20 00:49:49
한분이 안정적인 직장이있으면 다른분은 공격적으로 잡을 잡는것도 괜찬죠. 교수월급으로 좋은집 사기는 힘든 세상이고 다들 빅텍으로 가는걸 선호하는걸 보면 학교에 꼭 있을필요는 없을거 같아요
가온
2023-05-20 02:16:50
그렇네요. 부부의 재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디자인 한다는 입장에서 괜찮은 아이디어 인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미니밴조아
2023-05-20 01:44:33
결국 총액으로 몇배 차이가 벌어지게 될거 같은데, 저 같으면 회사로 갈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한참 있다가 회사에 왔는데, 저는 학교 시절이 전혀 그립지 않더라구요.
가온
2023-05-20 02:25:54
그러시군요. Speadsheet에 잠재적 월급 인상분, 각 직업의 평균 은퇴나이, 세이빙의 투자수익들을 rough하게 계산해봤을 때 60세 시점에 3배정도 차이가 나네요.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trip
2023-05-20 01:57:37
제가 하는 일이 텍 회사 프로덕 매니져인데요. ex-FAANG 이고 지금은 culture가 좋은 non FAANG 텍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work/life balance 가 힘든게 아니고 culture 이 힘들었어요. 뭔가 systematic bullying이라고나할까요. 그리고 다른때도 아니고 지금상황에선 제 배우자라면 전 말립니다. Meta/Amazon/Netflix에 가있는 동료들과 가끔 이야기하는데 회사분위기가 더 안좋아졌다고 하거든요 (구글은 좀 나으려나요?). 좀 두고보실수있으면 1년쯤 후에 결정해보시면 어떨까해요. 결정을 delay하는것도 좋은 방법중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가온
2023-05-20 02:28:38
그렇군요. 되돌릴수 없는 결정이라 일단 delay 해보는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저희 학과 분위기는 너무 따뜻하고(!) 좋은데 야생으로 나갈 생각하니 두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조언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