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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25만 마일 중고차 사용기 (6): 브레이크패드 바꾸느라 고생한 이야기

음악축제 | 2023.06.27 07:19:3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제가 이차 가져올때 234,000마일 정도였고 지금 255,000마일이니 2만마일 정도 탔는데요.

그러니까 브레이크 바꿀때가 되긴 했었죠.. 이전 교환시점을 모르니까요.

 

어떤 마모회원분 말씀에 "브레이크 패드 교환이 엔진오일보다 쉽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하지만 해보지 않은 것은 언제나 두려운 법입니다.

브레이크는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기도 하구요..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3주전 일입니다.

교회 다녀오는데 집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을때 "그그그그극"하는 소리가 납니다.

 

올것이 왔구나, 하고 디스크를 확인해봅니다.

좌측 후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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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집앞에서 드르륵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만져보니 아주 살짝 갈렸습니다.

원래 정석대로면 로터를 함께 교환해야겠지만, 이차가 멀티링크 방식 서스펜션이라 하체를 일부 내려야 로터를 교환할 수 있다는 말에...

제 능력도 신뢰하지 못하고, 귀차니즘도 있고 해서 그냥 일단 패드만 갈아보기로 했습니다.

 

제 차는 소나타 2009년식(한국명 NF 소나타 트랜스폼)입니다.

아마존에 차량 정보를 넣고 브레이크 패드를 검색하니 아주 저렴하고 잘 먹을것 같은 친구들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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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드파티긴 하지만 이것저것 주는 것도 많고 세라믹 패드라고 해서 믿고 한번 주문해봤습니다.

마침 like new가 좀 저렴해서 단순반품이겠거니 하고 그것으로..

 

며칠이 지나 브레이크 패드와 캐빈 필터가 도착했습니다.

작업을 시작합니다.

 

일단 만만한 캐빈필터부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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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모를 솜뭉치가 한가득이 나왔습니다.

이 친구가 뭘까요.. 한참 고민을 하다가 저희 개러지에 집지어놨던 새가 같은 솜뭉치로 집을 지었던 것을 기억해봅니다.

차량 어딘가에 집을 지으려고 했을까요? 유입경로는 아직도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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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새것으로 잘 넣어주고, 이제 쾌적한 공기를 기대해봅니다.

(맥락상 없어도 되는 사진인데 저 솜뭉치가 신기해서 넣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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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브레이크 작업 시작할 시간입니다.

대부분의 기본 손공구로 작업할 수 있는데, 딱 한가지 더 필요한 물품이 있습니다.

(다 아시는 거지만 저처럼 브레끼 작업 처음 하시는 뉴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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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파트 클리너입니다. 브레이크 파트에 붙어있는 각종 분진들을 물고 바닥에 떨어져 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이게 없으면 아주 유해한 분진이 호흡기로 들어올 수 있으니, 작업시 꼭 준비하셔야 한다는 점,

잊지말라구? (feat. 밋돌세)

(또는 분진의 호흡기 침투를 방지하기 위해 기밀이 완벽한 미립자 마스크를 대안으로 사용할 수도 있겠습니다..)

 

자.. 아무튼, 앞바퀴에 고임목을 고여 예상치 못한 차의 움직임으로 위험이 생길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한 후, 브레이커 바로 볼트 해제, floor jack으로 뒷바퀴를 들고 볼트 분리하면 브레이크 어셈블리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브레이크 클리너를 야무지게 분사해서 일단 분진을 일차로 치워줍시다. (작업하다보니 또 날리더라구요, 결국 마스크가 있는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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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차량의 경우 캘리퍼를 고정하는 볼트가 두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살짝 풀고, 나머지를 완전히 풀러서 볼트를 제거한 후 돌려주면 브레이크패드를 적출할 만큼의 clearance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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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요. 옆에서 보면 샌드위치 마냥 로터(디스크)를 패드 두개가 겹쳐서 물고 있는데, 일자 드라이버등의 적절한 도구로 패드를 제껴서 분리합니다.

(녹슬어서 잘 안움직이는데, 패드 빼고 전부 강철 부속이라 고장날 부품 없으니 팍팍 힘줘서 빼셔도 됩니다.. 처음에 어떻게 뺄지 몰라서 조심조심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팍 제껴도 괜찮습니다. 브레이크 라인만 안건드리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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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해서 보니까 한쪽 브레이크 패드, 즉 디스크에 붙어서 스크래치 낸 녀석은 완전히 닳아버렸네요. 다른 한짝은 아직 수명이 한참 남아있는데요.

 

다른 각도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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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왼쪽이 수명이 남은 패드, 오른쪽이 다 써버린 패드입니다.

권장하기로는 가운데 있는 홈이 남지 않으면 그때가 교환시기라고 합니다.

(인터넷 찾아보면 육안으로 패드가 얼마 남았는지 확인가능하다는데, 저는 이번에 분해해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육안으로 확인하는지도 알지 못했네요.. 이래서 자가정비는 하면서 배우는 듯 합니다.)

 

자 이제 새 패드를 끼울 시간이지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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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패드의 모양이 안맞네요...

분명히 주문은 맞게 했는데, 아예 다른 부품이 왔습니다. 아마 이전에 리턴한 사람이 엉뚱한 브레이크패드를 넣어두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하여간 집에 어린이가 살기 때문에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일단 타이어를 재장착하고 플로어 잭을 낮추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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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품을 다시 시켜봐야겠습니다.

이번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새거 시킵니다. 정품에 준하는 검증된 브랜드인 Bosch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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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정비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돈 아끼려고 직접 하는건데, 동네 부품가게가면 유통마진 때문에 더 비싸니까요..

(그래도 다른 굴러가는 차가 있어서 기다림의 시간이 아깝진 않았습니다.)

 

며칠 지나 부품이 다시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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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승질이 급해서 저녁먹고 야간 작업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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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뒀다고 스크래치 난 디스크에 녹이 슬기 시작했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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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야 들어가라 얍!

 

그런데,

장착이 너~무 안됩니다.

뭘 잘못하고 있나 싶어서 일단 날밝으면 다시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마피아가 시민을 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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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패드 모양을 비교해보니, 크기는 맞는데 모양이 미묘하게 다른 것...

또 부품주문을 실패한 걸까요?

 

일단 아마존을 다시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이 브레이크 패드가 2009년식에 호환되는게 맞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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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타가 한국 차니까, 혹시나 싶어 한국의 부품주문 사이트를 확인해봤는데 NF 소나타 후기형(트랜스폼)에는 이 브레이크 패드가 들어가는게 맞다고 하네요..

아마존의 fulfillment system이 이상한가 싶습니다. 아마존은 무료리턴이 가능하니까 두개 한번에 리턴하기로 하고, 제대로 부품 보내줄 곳을 찾습니다.

한국의 웹사이트를 잘 뒤져서, 이 소나타 트랜스폼에 들어가는 브레이크패드가 2012-13년 기아 소울에 들어가는 것과 앞뒤 모두 동일한 종류임을 확인하고, 09-10 소나타, 12-13 Soul 모두 호환되는 브레이크를 찾아 주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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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세번째 주문입니다..허허

이베이는 왠지 배송이 느립니다.

 

며칠후 브레이크패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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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이세요? 또 모양이 안맞네요...

Bosch 패드랑 똑같은 모양이 왔습니다.

하아.. (현자타임 시작)

.

.

.

쿨타임 지나고 추론을 시작해봅니다.

그러니까 Bosch도 이베이도 2009년 소나타 용을 보내준게 맞기는 한가봅니다. 두개가 서로 모양이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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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 그림으로 돌아가서, 그럼 혹시 이 소나타의 모종의 이유로 구 기종(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의 브레이크가 장착되었을 가능성을 타진해봅니다.

유투브로 한국의 NF 소나타 브레이크패드 교환 영상을 폭풍 검색..

그리고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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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Lv4JBjMu1Zs)

이유는 왜인지 알 수 없지만 제 소나타 '2009년식 모델'에는 2008년식에 채용된 리어 브레이크가 들어가 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기서 DIYer를 위한 한 줄 교훈: 아마존 부품 검색기능 믿지 마시고, 무슨 부품이든 본인의 차량에 장착되어있는 모양과 같은 것인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제 네번째 부품을 주문합니다.. 이번엔 꼭 맞는 부품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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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으로 보아 이 친구가 틀림없습니다!

(???: 저 뒤에 계신 어머니는 제 어머니가 틀림없습니다!!!)

 

또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도대체 브레이크 패드 하나 갈자고 몇주를 낭비하는건지...)

 

드디어 맞는 부품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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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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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퍼 속이 비어 있습니다. 이제 패드만 넣어주면 됩니다.

너무 급하게 작업하느라 중간 사진을 못찍었네요..

 

결과물만 찍었습니다.

모든 부품이 낡았는데 패드만 새것이니 좀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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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패드 wear level은 이렇게 캘리퍼의 창을 통해서 보는 것이 정석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찍어서 보거나, 고개를 넣어서 봅니다. 당연히 사진을 찍어서 보는 것이 더 안전하겠지요.

 

반대편은 사진을 좀더 찍으면서 진행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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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 보시다시피, 이쪽 브레이크 패드는 수명이 한참 남았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좌측 브레이크의 패드 한개만 이상하게 전부 닳아버린 것이지요.

그래도 브레이크패드는 균일한 제동력을 위해 좌우를 함께 교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니, 작업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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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퍼로부터 분리한 후의 브레이크패드. 금속재질이라 그런지 녹이 엄청 슬긴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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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으로 장착합니다. (FYI, 브레이크패드는 좌우세트 곧 4개를 보통 같이 팔아서, 1세트만 구매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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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 끼우고 캘리퍼 다시 원위치 하려는데 안 들어가네요!

급하게 하느라 정석 순서를 까먹었습니다.

패드를 교환한 후에는 사용한 패드보다 장착시의 전체적인 두께가 두꺼워지기 때문에

브레이크 피스톤을 뒤쪽으로 밀어줘야 합니다.

사람 손으론 안되고, 간단한 공구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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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클램프라는 도구를 사용합니다. 나사를 조여주면 클램프의 힘으로 피스톤을 뒤로 밀 수 있습니다.

이 차량의 뒷브레이크의 경우 4인치 짜리면 충분했습니다. 트럭에 캠퍼쉘 올리려고 사놓은 것이 있어 공구 구매에 추가지출 없이 잘 처리했습니다.

(없었으면 또 이거 사러 월마트까지 다녀와야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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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 끝!

하도 분해 조립을 많이 해서 그런지, 플로어잭 설치, 타이어 분리, 패드 교환, 타이어 재장착까지 손공구로 15분에 컷 했습니다.

그러니 '해본 사람'한테는 오일교환만큼 쉽고, 안 해본사람한테는 그것보다는 훨씬 시행착오를 필요로 하는 작업인 듯 합니다..

(DIY가 무릇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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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시운전 나갔습니다. 아직 브레이크가 brake-in 중이라 칼브레이크가 잡히고 그렇지는 않지만, 더이상 브레이킹 시 스크래치나는 소음은 생기지 않네요.

오랜 시간 생고생 했지만 어쨌든 이제 차는 다시 highway를 달릴 준비를 마쳤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1) 처음부터 맞는 부품을 주문해야 일을 두번하지 않습니다. (특히 인터넷 주문시 모양 확인 필수!)
2) 맞는 부품 주문할 자신이 없으면 분리한 파츠를 들고 동네 파츠가게 가서 이거랑 똑같은 걸 오더해달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3) 브레이크 작업 아주 쉬운 것는 아니지만, 유투브와 각종 정비 매뉴얼 보시고 작업 순서를 확실히 인지 후 작업하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4) (중요) 요 근래의 전자식 파킹이 적용된 차량의 경우 이거 보고 따라하시면 안됩니다. 정비용 OBDII 컴퓨터로 전자식 파킹을 해제한 후에 작업하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브레이크시스템 망가진다 합니다. (=그냥 맡기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처럼 고생하지 말고, 철저하게 사전준비 하셔서 즐거운 DIY 하시고 돈도 시간도 아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은 수리 마친 후 날씨도 좋고 하여 찍어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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