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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푹 쉬는 기간에 방구석에서 섭렵했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드릴까 합니다.
일단 제 취향을 말씀드려야 이 소개 글이 제대로 목적 달성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연예인들 보다는 일반인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훨씬 재밌어 합니다. 매일 보는 연예인의 관찰 예능 같은 것은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인지, 처음 보는 얼굴들의 예상하지 못한 행동들이 재밌습니다. 아울러, 그들의 행동 속에서 날 것의 인간성이 드러날 때에 큰 재미와 감동을 느낍니다. 사람이 얼마나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인지, 공포라는 감정이 어떻게 이성을 마비시키는지, 너무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한 인간이 한번씩 어쩜 이리 어이없는 선택을 하는지… 그 하나하나가 프로그램의 재미 포인트입니다.

 

대충 저와 비슷한 취향이라면, 이제 제가 안내해 드리는 TV 프로그램의 세계로 한번 빠져보시면 어떨까요?

 

1. 짝짓기 예능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세 종류인 것 같습니다. (1) 짝짓기 예능, (2) 음악/댄스/체육 등 특기자 서바이벌, 그리고 (3) 게임과 투표로 탈락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게임.
짝짓기 예능은 <짝> 시절부터 오랫동안 애정하며 시청해 왔습니다. 특히 같은 제작진의 <나는 솔로>는 절찬리 상영 중이지요. 제 주변 분들과 우연히 <나는 솔로> 얘기를 하게 되면 “야 너두?” 이러면서 다들 애청자임을 고해하는 재미있는 경험을 여러 번 하였습니다.
좀더 젊은 친구들이 출연하는 <하트 시그널>, <체인지 데이즈>, <환승 연애> 역시 모두 매력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하트 시그널은 모든 시즌이 훌륭했고, 체인지 데이즈는 2가 1보다 좋았으며, 특히 환승 연애는 2가 1보다 압도적으로 좋았습니다. 방송 중인 시즌 3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최애를 꼽으라면 역시 환승 연애 2가 될 것 같아요.

 

   <핑크 라이>
이번 겨울에는 환승 연애 3의 PD가 예전에 연출한 <핑크 라이>를 찾아 보았습니다. <하트 시그널>류의 동거 연애 프로그램이지만 다들 숨기고 싶은 비밀 한가지에 대해서만 거짓말을 하는 장치를 갖춰놓았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이 '거짓'은 전체 진행에 크게 걸림돌이 되거나 반전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그저, 선남선녀들의 썸타는 모습이 보기 좋은 그런 예능입니다.^^

결말을 향해 가면서 약간 김이 빠지긴 하지만 그래도 찾아볼만한 가치가 있더군요. 상당히 매너가 좋던 하누가 감정을 못이겨 하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은 한 편의 영화 같았습니다. 본인의 연애를 힘들게 만드는 태양의 연애관… 누구라도 부러워할 그의 피지컬이 저주가 되어버리는 역설을 발견합니다. 마찬가지로, 사랑 받는 것에 익숙했던 다온은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여우로 찍혀버리는 불행한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밝혀진 후 다해의 돌발 행동.. 여러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2. 음악 서바이벌
<강철 부대>, <피지컬 100>, <스우파>, <스맨파>, <쇼미 더 머니> 등 다양한 특기자 서바이벌이 있지만 이번 겨울에는 음악 서바이벌만 몇 개 봤네요. <싱 어게인 3>은 여전히 높은 퀄리티로 이제 한 회만 남겨놓고 있지요. <알 유 넥스트>도 보는 순간에는 재밌었습니다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인상에 남는 장면은 하나도 없네요 ㅎㅎ

 

   <피크 타임>
이미  데뷔했던 k-pop 보이 그룹들의 ‘싱 어게인’ 입니다. 주책 맞게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르는 프로였습니다. 청년들의 노력이 가상해 보이기도 하고, 그들의 꿈이 다 이뤄질 수 없음을 알기에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스포를 하나 하면, 총 16팀이 4팀씩 연합하여 경연하는 미션이 있습니다. 팀 구성은 너무나 불합리하게도 첫 팀이 3팀을 골라 가고, 다음 팀이 남은 팀 중 3팀을 고르는 식. 선택의 기회가 가장 좋아서 최고의 3팀을 골라갈 수 있었던 A팀이 받아든 결과는… 그 나이대 아이들의 안목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한 장면이었습니다.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
우리 나라에는 아직도 이렇게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승을 향해 가면서 약간 김이 빠지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보여준 수준 높은 무대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저희 애와 동갑인 18살 먹은 홍승민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애가 어쩜 이리 잘 자랐는지… 이런 아이를 기른 부모가 존경스럽고 나의 잘못된 선택들이 후회스러웠습니다. 아들과 더 많이 얘기를 나누고 더 보살폈어야 했을텐데, 귀찮고 나를 더 챙기고 싶어서 소흘했었다고 반성 했습니다. 그러다가, 소싯적 <프린세스 메이커> 게임을 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애를 공주님으로 키웠지만 게임의 결과는 매번 엉뚱한 길로 가더군요. 마찬가지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애에게 정성을 다했다면 홍승민 같은 애로 키웠을까? 여전히 제멋대로이고 미성숙한 18세의 아이가 되어 있지는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흘러가버린 내 인생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결국 어떠한 삶을 선택해도 후회는 남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불확실한 타인에 걸기보다는 확실한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덜 후회하는 길이지 않을까? 이런 여러 생각들에 어지러웠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세번째 서바이벌 게임에 해당하는 프로들은 다음 글로 올릴게요 ^^

2편 링크: https://www.milemoa.com/bbs/board/10610800

 

1 댓글

OneAday

2024-01-14 16:37:24

예능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고 관찰 예능도 관심있는 연예인은 재밌어 하고 일반인 관찰 예능은 말씀하신 이유로 좋아합니다. 그러나 너무 종류가 많다 다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 참 좋네요. 덕분에 환승연애 2를 어디서 찾아봐야할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리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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