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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가까이 있습니다...

단비아빠, 2013-09-01 22: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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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적단 여러분...

LA의 딸바보 단비아빠입니다...

노동절 연휴는 잘들 보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동안 모아오신 마일과 포인트로 여행중이신 분들도 많으실테고, 

저처럼 연휴에 움직이는걸 싫어하시는 분들을 집에서 휴일을 보내고 계시겠네요...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마모를 알고, 마일을 모으는데 힘쓰는동안

계시판과 번개를 통해 많은 분들과 정과 마음을 나누면서 지내왔는데,

올해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저 자신을 돌이켜 보니,

참으로 부끄러운 생각들을 참 많이 했었다는 생각이 들네요.. 


사실 이 "마일 모으기"라는 활동이 중독성이 있어서,

원래는 본인의 사정과 처지에 맞는 수준으로 게임을 진행시켜야 하는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간사한지라, 

때로는 남에게는 좋은 딜은 나에게도 좋은 딜이라는 자가최면도 걸고,

혹은 분수에 넘치는 것인줄 뻔히 알면서도 다방치기, 해외여행을 강행하는 등,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살아온 시간들도 있었구요,

나는 하지 못하는, 혹은 가지 못하는 곳으로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서

순수하게 부러워만 하지는 못한 때도 있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기 보다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시기하는 마음도

종종 제 머리속을 지나갔었구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저에게는 집사람과, 이제 갓 21개월이 지난 딸이 있습니다..

저보다 많이 나이어린 집사람을 어릴때 데려와서, 2011년 결혼 12년만에 단비라는 축복을 얻었습니다.

올해 2월, 갑작스러운 장인어른의 위암*대장암 수술소식에 집사람과 딸을 데리고 한달동안 한국을 다녀왔는데,

많이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다행히 장인어른의 수술은 잘 끝났고, 저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있는동안 집사람이 속이 않좋다고 하여, 위내시경을 받아보고 싶어하여 개인병원 한 곳을 방문하였고,

내시경 할거면 Ultrasound까지 하시라는 권유를 받고 검사를 하였습니다.

내시경은 결과는 별 이상이 없었는데, Ultrasound 결과를 보던 의사가 집사람 목 왼쪽에 nodule이 약간 보이니

미국에 돌아가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하였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미국으로 돌아 왔습니다.

돌아온 뒤 몇달을 집 이사하고 정리하느라 그냥 지내다가, 집사람이 문득 기억을 해 내어

의사를 만난후 ENT Specialist를 소개받아 진찰을 받았는데, 진찰 및 Biopsy 결과 갑상선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의사가 장황하게 갑상선암이 얼마나 위험하지 않은 암인지, 완치율이 98%가 넘는다, 이렇게 우연히 일찍 발견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여겨라 등등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생전 수술이란 경험이 없고, 마음이 여린 집사람이 받았던 충격은 상상외로 컸었습니다... 

또한, 수술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이었는데, 수술 후 수술자국이 아물면 Radioactive Iodine treatment이라는 것을 해야하고

그 기간동안 - 약 10일 정도 - 아이와는 격리된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 집사람을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의사가 이 병은 진행이 매우 느린 병이라고 설명을 해 주었지만, 미국 돌아오자마자 진찰을 받게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저도 많이 괘로워했습니다.

마음이 여려 신경을 많이 쓰는 집사람 생각에, 의사가 한 말들을 되풀이해 주며, 대수롭지 않은듯 행동하였지만,

혹시라도, 만의 하나, ... 하는 생각에 잠 못 이룬 밤이 몇날인지 모르겠습니다... 수술 전날도 거의 뜬 눈으로 새우고 병원으로 갔었네요...


지금 제가 이 글을 쓰는 지금, 제방의 바로 옆방엔 단비가 늘 그랬듯이 식은땀을 

- 아픈거 아닙니다.. 아빠 닮아서 원래 열이 많아서... - 흘리며 자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몇발짝 가면 있는 안방에서는, 단비를 조금전 재운 집사람이 가는 숨을 쉬며 자고 있네요..

집사람의 목 한가운데엔 조그마한 테입이 붙어 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지난 목요일 받은 수술은 잘 되었고, 병원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퇴원하여, 현재 회복중에 있습니다.

수술 후 집사람이 병원에서 보낸 하루 반나절은, 집사람과 단비가 처음으로 서로 떨어져서 밤을 보낸 날이었고,

충분히 두사람에게 힘든 날이었습니다...

목소리가 좀 쉬었고, 단비보는 일에 서툰 남편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해 힘들어 하며 짜증을 내지만, 

제 곁에서 가는 숨소리를 내며 자고있는 집사람이 있는 이곳이야말로,

어느 항공사의 일등석이나 어느 호텔의 스위트 룸보다도 제게는 안락하고, 편안한 곳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힘들겠지만 잘 견뎌주는 집사람과 단비에게 무한히 감사한 밤입니다....


마적단 여러분들도 남은 연휴 소중하신 분들과 즐겁게 보내시길...

111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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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mii

2013-09-03 14:00:00

어디선가 와플에 나타나시는 철이네님!! 축하합니다!

유자

2013-09-03 14:01:53

이미님은 어디선가 와플 주변에 나타나셔서 축하 전문 ^^

철이네

2013-09-03 14:01:58

ㅎㅎㅎ 감사합니다. 마침 5시네요.^^

준효아빠(davidlim)

2013-09-03 14:44:28

참 타이밍 잘맞추세요...ㅋㅋ 축하드립니다....

달려라하늬

2013-09-03 19:36:58

아내분 꼬옥 허그 한번 해주세요.

수고했다고 잘 견뎠다고......

꼭 좋아지실거에요 

단비아빠님도 힘내시고......

핫팅!!

단비아빠

2013-09-03 23:53:54

다시한번 따뜻한 격려와 용기를 주시는 마적단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집사람 몸이 좋아지고 나면, 한분씩 찾아가서 인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미형

2013-09-04 04:57:05

가족의 건강이 소중함을 많이 느낌니다 빠른 쾌차되시기를 빕니다.

디위

2013-09-04 06:49:13

벌써 이 글을 수차례 읽었지만 여전히 마음이 짠 하네요.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지,

여행도 돌아올 평범한 일상이 있어야지만 훌륭한 여행이 된다던 말귀가 기억나는군요.

쾌차를 빌구요, 단비아빠님과 단비어머님이 웃음으로 이 상황을 보내신다면 단비도 훌륭하고 행복하게 클꺼예요! 

롱텅

2013-09-04 08:22:34

수술 잘 되신거 다행스럽습니다.

오히려 조기 발견으로 치료를 하실 수 있었던거 큰 다행이지 싶어요.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실테니 몸이 더 좋아지실 겁니다, 


건강이라는게 안타깝게도 어려움을 겪어야 챙기게 되는거 같습니다.

모두들 비타민이라도 하나 까서 입에 넣으세요, 당장!!

chamjin

2013-09-04 11:14:20

하아... 아직 가족이 어찌 되본적은 없어서 뭐라 감히 위로를 드려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지만...  모든게 잘 풀리실거 같고 행복에 대해 깨닫게 되셨으니 축하드려야 할것 같네요. :)  항상 건강하시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정 꾸려가시길 바랍니다.


단비아빠님 제목에 뭔가 붙이고 싶네요... "행복은 항상 가까이 있습니다......"  세 잎 클로버처럼요 :)

근데 사람은 항상 상황이 좀 좋아지면 안타깝게도 그걸 잊어버리네요 .. 

스트로베리콩

2018-04-10 13:33:08

가족중에 갑상선 암수술을 하셔서, 서치해보고 글남겨요!  호르몬 약 먹는게 정말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수술한지 얼마 안되어서, 호르몬이 비 이상적으로 불규칙해서, 몸이 붓고 식욕 감퇴에, 그리고 우울증까지... 

아내분께서 수술한지 4년정도 지나신것 같은데, 많은 힘든 상황지나셨을거라고 생각드 드네요. 꼭 완쾌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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