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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3호, 진지하게 상 펴고 앉았다.
인쇄한 카드 30 여장에 자기 이름만 쓰는 것도 중노동인 유치원생.
오늘 학교 갔다 와서 카드며 주전부리 잔뜩 담아온 3호가 2호 앞에서 자랑질.
한참 여자 남자 따지는 3호는 핑크 하트가 쑥스럽단다.
연유가 어떻든 하루 이런저런 사랑을 생각해 보게 된 날. 병뚜껑 하나를 돌려 찍은 l.o.v.e.
*
아이들 셋 밸런타인 카드값만 해도 만만치 않더니
올해는 큰애와 둘째는 학교에서 만들어 돌린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번 금요일에 발렌타인 파티를 한다니
막내 하나만 챙겨주면 되는게 어찌나 편하던지...
밸런타인데이,
처와는 별 인사말도 없이 지난 낯선 미국 명절.
막내마저 커 내 손 필요 없으면 흘려 지나갈 날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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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기다림
2017-02-14 14:28:52
마지막 병뚜껑 사랑 좋은데요.
역시 작가 주의 사진철학이 느껴집니다.
아이들 초코렛이나 뺏어 먹어야 겠어요.
오하이오
2017-02-14 14:39:37
고맙습니다. 병뚜겅은 오래전에 찍어 연애할 때 써먹은 건데요 처가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불연듯 생각나서 붙여 봤습니다. 요즘 같아선 저런 아이디어가 안나올 것 같아요. ㅎㅎ
오하이오
2021-02-15 00:43:12
"Happy Valentine's Day"
아이들 밸런타인 카드 준비하는 것도 큰 고민이었던 제가
4년전 막내 것만 챙기게 되면서 한시름 놓으며
막내마저 카드 만드들 때 내 손이 필요없는 날이 언제 올까 싶었는데
올해로 그 날을 맞이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한반 학생수가 반으로 줄어 받고 쓴 카드도 반으로 줄어들고,
다른 아이들도 부모 손을 떠났는지 카드도 많이 조촐해 졌습니다.
그래도 받은 카드 꺼내면서 신난 막내.
빈 손인 큰 애와 둘째는 이제 밸런타인 카드를 주고 받진 않는 것 같네요.
TheBostonian
2021-02-15 01:03:43
ㅎㅎㅎ 아이들 사진 보며, '2호,3호는 그래도 아직 어린 티가 많이 남아 있네요', 그리고 '어느새 3호 헤어스탈이 예전 스탈로 돌아왔네요'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3년전벌써 4년전ㅠ 글이었군요 ㅎㅎㅎㅎ저는 요번에 처음 봤는데, 병뚜껑 "lOve" (게시판에 필기체 font가 없어 아쉽..) 넘 귀여우신데요?! ^^
오하이오
2021-02-15 03:16:19
사진 보니 더 엊그제 같은데, 4년이 흘렀어요. 코로나로 그 사이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지만 카드 주고 받는 건 여전히 재밌나 봅니다.
이때만 해도 사랑도 그려보며 감상도 젖었던 것 같은데... 4년 사이 귀여움이 싹 사라진것 같습니다^^
ddari3
2021-02-15 02:31:29
아ㅋㅋㅋ 4년전 지친 얼굴에 발렌타인카드 30장을 적는 모습이 너무 잼있네요. 암요암요! 킨더는 잠이 안올만큼 걱정스런 중노동이죠. 저희도 작년만해도 년중노가다여서 이름적느라 초췌한 아이와 옆에서 작은 선물 붙이는 저, 사진찍어놓았으면 비슷했을듯요. 몇시간 안남았지만 달콤한 하루를 보내세요:)
오하이오
2021-02-15 03:20:55
올해로 10여년 신경 썼던 밸런타인 카드는 다 털어낸 것 같네요. 막내도 30명 이름은 너끈하게 쓸 나이가 됐는데 코로나로 2부제를 하면서 한반이 10명으로 줄었고요. 아이들은 조만간 단 한명을 위한 카드 만들기에 고민하겠지요. 인사말씀 고맙습니다. 저도 달콤한 저녁 보내시길 바래요.
맘마
2021-02-15 04:08:00
저희집도 졸업했어요.. 대신 선생님들께 한국산 kf94마스크랑초코렛 돌렸네요 넘 수고많으셔서.. 생각해보면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는 한국서도 엄청 마케팅하던 날이였는디.. 울남편한테 뭐 길가다 줏어온거없어?(요새 어디서 줏어왔다고 하며 선물하는게 살짝 유행인가봐요) 물어보니 너가 해야지 라며 받아치던데요? ㅎㅎ요즘은 주변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날. 정도로 하면 좋을거같아요♥
오하이오
2021-02-15 07:15:22
졸업하셨군요^^ 축하합니다. 저흰 이웃과 나눈게 없는데 밸런타인데이 취지에 맞는 의미 깊은 시간을 보내셨네요. 선물 받으신 선생님들께서 무척 기뼈하셨을 것 같아요. 말씀대로 주변 분들과 사랑을 나누는 날로 만드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