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가 며칠을 낑낑거리며 만든 전시판이 거의 다 만들어졌다.
동네 명소를 조사해 발표하는 과제였다. 주어진 장소가 집에서 두어 시간 거리.
현장 방문이 필수는 아니었지만, 숙제를 들여다보다 내가 호기심이 생겨 챙겨 나왔다.
'서펀트 마운드(Serpent Mound)' 말 그대로 뱀 모양을 한 언덕이었다.
일단 전체 모양을 보기 위해 전망 탑으로 올랐다.
꼬불꼬불한 작은 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전망대 왼쪽으로 보이는 꼬리 부분.
그렇지만 전체 모양은 아무래도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이미지를 써야 했다.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자 취재에 열심인 1호와 달리 2호와 3호는 무섭다며 앉아버렸다.
일어서서 한번 보라니까 무섭다며 애교 섞인 표정으로 못 일어나겠단다.
셋 중 겁이 가장 많은 1호가 의외로 담담하게 주변을 둘러봤다.
잠시 시간을 두고서야 겨우 밖을 내다보는 2, 3호.
제법 꼼꼼하게 사진을 찍는 듯한 1호.
부들부들, 정작 오금이 저린 건 나였다. 애들만 아니었으면 바로 내려갔다.
3호는 적응이 좀 됐는지 제일 먼저 내려가선 주춤거리는 2호에게 손짓한다.
본격 언덕 탐방. 1호의 모습이 진지했다.
기대와 달리 평범하게 느껴진 3호의 혼자 놀기.
딱 아이들 셋이 앉을 만한 작은 벤치.
산책하듯 뱀 모양 언덕 주변을 돌았다.
자료 사진을 찍는 1호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방해하는 3호.
언덕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높은 곳이 아이들 키만큼.
걷던 3호가 뛰기 시작했다.
1, 2호가 따라서 달린다.
나선형 뱀 꼬리 부분에 섰다.
여기서 가운데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뛰어놀았다.
나선형이 말린 끝부분, 왠지 좋은 기가 있을 듯해선지 인기 많은 자리였다.
언덕 주변은 절벽이었다.
절벽 아래 숲 뒤로 강이 흐르고 있었다.
들어가지 말라던 길. 발도장 찍지 말라는 표시 같았다.
슬슬 심심해지고 지치는 3호.
집에 가자니 3호 화색이 도는 것 같다.
1시간여 견학을 마치고 다시 주차장으로 왔다.
차에 타서 찍은 사진을 돌려 보는 1호와 2호.
주유소에 들려 돌아보니 어느새 잠든 3호.
집에 오니 다양한 쿠키가 가득했다. 처가 견학을 함께 못 한 이유.
해마다 이맘때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만들어 온 쿠키와 레서피를 교환한다.
처가 쿠키 대신해간 팥빵도 남았다.
저녁 먹고 먹으라니 먼저 먹을 쿠키를 '찜'하는 3호.
'선택 장애' 끼가 있는 1호의 면밀한 선별 작업.
슬쩍 노려본 듯한 2호는 이미 고른 것 같다.
드디어 다 마쳤다. 이제 자러 가자.
*
아이들을 여기서 낳고 줄곧 여기서 키웠는데
주변에 이런 데가 있는 줄 이제야 알았네요.
서펀트마운드(Serpent Mound), 가볼 만했습니다.
옆에 큰 무덤도 있었는데 2천여 년 된 것으로 추정하더군요.
그래서 뱀 모양 무덤인가 했는데
아직은 딱히 무엇이었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고 하네요.
유명한 유사 유적에 비할 만큼 크기가 크지 않지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러게요, 신기하더라고요. 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니 신비롭기도 하고요.
쿠키는 아직 좀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맛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들로요. ㅎㅎ
예, 팥빵입니다. 이젠 1시간 안에 뚝딱 만들어 내더라고요.
3호 애교에 녹습니다.....
고맙습니다. 저흰 커버린게 느껴선지 이젠 예전만 하진 않던데... 그나마 형들과 있어 늘 어리니.
오, 시댁이 이 근처시군요^^ 저는 미국에 있는 '시댁'과 '친정'이 낯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요.
크림빵도 좋겠는데요. 크림은 어떻게 만들까요? 특히나 살짝 노랗고 걸쭉한 크림을 좋아 하는데... 구글님께서 알려주시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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