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오하이오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춥진 않았지만 몸이 움츠러 들긴 마찬가지였다.
전날 이맘 때 우린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던 해변가에 있었다.
여행 내내 그랬던 것처럼 아침 내내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보내는 일도 같았다. 모래를 파고 쌓아 올리고...
온탕에 먼저 가자던 3호는 제 뜻대로 안되자 옷 입은채로 버텼다.
'원카드'로 시간을 넘겨 보내긴 힘들었는지 엄마를 일으켜 산책에 나선 3호.
그 사이 잔뜩 파고 쌓은 1, 2호의 놀이터를 구경하는 3호
3호는 형들 노는게 재밌어 보였는지 마른 모래로 논다.
파도에 몸을 맡기며 노는 형들을 부럽게 보는 3호. 성질 부리다 자기만 손해 봤다.
가기전 3호 마음이나 풀어주자고 잠시 온탕에 들렀다. "좋냐?"
호텔에 배낭을 맡기고 나와 근처 맥도날드로 갔다.
아이들이 버거킹을 더 좋아해 평소 먹을 일 없던 곳.
그래도 오늘은 여기서. 할인 쿠폰에 인터넷 가격 오류까지 겹쳐 햄버거에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겨우 10여 불.
먹고 난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놀기 시작했다. 실컷 놀으라고 둔 뒤,
해질 무렵 공항 근처 호텔로 옮겼다.
너른 식탁에 앉았다. 일찍 공항으로 가야해서 무료로 주는 아침을 먹지 못하는게 아쉽다.
비행기표를 프린트했다.
미리 준비한 사발면으로 저녁을 때웠다. 호텔 주변엔 식당도 식료품점도 없었다.
그저 흰 쌀밥에 물이면 한끼 해결이 되는 3호. 햇반도 사왔다.
다음날 새벽 호텔 로비에서 셔틀 버스를 기다리는 1, 2, 3호.
체크인 데스크에서 게이트까지 무인 기차로 이동했다.
수속을 다 밟고 남은 시간, 먼저 아침을 먹었다.
카메라를 대니 입을 가린다. "하고 언제 부터 니가 그렇게..."
비행기에 오르니 차창에 빗물이 들러 붙었다. 빠른 속도로 물방을 떨궈내고 나른 비행기가
환승지인 '포트 로더데일'에 내렸다. 그 사이 양보없는 '원카드' 승부가.
비행기가 이륙하고서야 꽤 유명한 해변 관광지 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에서 내내 책만 보던 1호가 잠들었다. 피곤했나 보다.
그렇게 겨울을 탈출했다가 나흘만에 겨울왕국 오하이오로 돌아왔다.
첫날 차를 맡겨둔 호텔에 들러 1시간 반 내리 달려 집에 도착.
티비 본다고 소파에 누운 3호가 그대로 잠들었다. "그래, 역시 집이 편하지."
*
사실 여행지에서 돌아오면 엄청 추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겨울왕국' 이라 쓰기엔 민망하게 날이 풀렸네요.
그래도 30도를 오르내리던 바닷가에서 살을 태우다 오니
춥게 느껴지긴 합니다.
이제 내일 부터 저희는 일상으로 갑니다.
다음 여행을 손 꼽으며...
마지막 사진을 보니 역시 여행보다 집인듯 합니다 ㅎㅎㅎ
저희집 애들은 집보다 수영장이 있는 호텔이 더 좋은듯 하지만요;;;
여행이 집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아요.
지난주 겨울왕국에는 비가 주구장창 내렸네요..... 만약 이게 눈이었다면 정말 끔찍한 폭설이었을거예요. 얼마나 다행인지요.
암튼 사진감상 잘했어요~~ 저도 작년에 탬파 갔다왔었는데 이 사진보니 플로리다 또 뜨고 싶어지네요 ^^
뉴스를 보니 중부 지역 많은 곳에 홍수 주의보가 내렸더라고요. 오늘 잔디를 밞고 걷다가 물컹해서 비가 정말 많이 오긴 왔나 보다 했습니다.
겨울에 해번이 아니라도 따뜻한 곳 사나흘이라도 갔다 오는게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들 너무 귀여워요~ 웃는 모습이 특히 더 예쁘네요! ^^
여행도 고생허는거지요...
사서 하는 고생=가족여행...
덕분에 나두 사진여행 잘 했습니다...
말씀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집 떠나면 고생인거 뻔히 알면서, 사서 하는 고생이니 달가운 것 같아요.
그래서 막상 돌아오면 안도감과 편안함이 드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드나봐요.
오하이오님 포스팅 너무 잘 보고있습니다. 마침 저도 플로리다 데스틴으로 4박 5일 가족여행 갔다가 오늘 돌아왔는데 처음엔 하얀 모래사장과 에메랄드 코스트를 보고 배경이 너무 비슷해서 저와같은곳에 계신가 했어요 ㅎㅎㅎ 저희 아이들도 집에선 티비에 태블릿pc만 찾더니 이번 여행에선 바닷가-수영장-온탕 루틴으로 질리지도 않고 잘 놀기에 너무 공감하면서 포스팅 봤네요^^ 올려주시는 멋진 사진들과 1,2,3호의 일상을 보고나면 왠지모르게 항상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얼마남지 않은 행복한 주말 잘 보내시고 내일부터 또 화이팅입니다 ~
반갑습니다. 데스틴이 어딘지 모르지만 비슷한 곳에 계셨나 보네요. 심지어 아이들 일상도 비슷했군요. 그런데 거긴 어땠나요? 여긴 호텔비가 너무 비싼데(물론 돈내고 예약한 건 아니지만) 비해 좁고 낡은데다 특색 있는 식당(음식)이 없어서 기대에 못 미치는 감이 있었어요. 그래도 만족스러운 햇볕과 바다와 모래 사장이 불만을 희석 시켜줬습니다. 오늘 돌아오셨으면 여독이 좀 남아 있을 것 같은데 '굿나잇'하시고 한주 활기 찾게 맞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홧팅' 드립니다
데스틴은 그나마 호텔들은 깔끔한 편이고 이미 포화상태인듯하지만 계속 새 호텔들이 들어서네요. 여기 beach front 호텔들은 제 기준(?)으로 너무 높은 포인트 차감을 요구해서 오히려 저는 다 레비뉴로 페이합니다 ㅠㅠ 그리고모은 포인트들은 정말 써야할때(?)쓰려고 모셔두고 있네요 ㅎㅎ 여기도 특색있는 음식보단 저희남편 낚시때문에 오는곳이라 물고기 시즌에 따라 저희는 메뉴가 바뀝니다 이번엔 한치시즌이었어요 ㅎㅎㅎ
그러고보니 저희도 돌아오는길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직원분이 실수라며 아주 싸게 먹고왔네요???!!!ㅋㅋㅋ
허걱 이 만큼 특색있는 음식이 있을까요. 정말 군침이 꼴깍입니다. 이미 살짝 데친거죠? 그냥 초고추장만 찍어서 먹어도... 아침 부터 소주 한잔이 당기네요. ㅎㅎ. 그런데 한치를 낚시로도 잡는군요. 몰랐습니다.
차 타이어는 문제 없이 해결하셨나요?
아직이요. 일단 바람이 눈에 띄게 빠진 것 같지 않아서 어제 오늘은 그냥 넘겼고요 내일 시간 내서 마모님들께서 추천해주신 곳 중에 골라서 가보려고 합니다. 잊지 않고 염려 인사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들이랑 하는 여행이 쉽지만은 않을 듯 한데 오하이오님 댁은 참 자주 나들이를 하시네요.
오하이오님과 사모님의 희생(?)으로 아이들이 갖게되는 그 기억의 가치는 정말 Priceless 인 듯해요. 그 부지런함과 체력이 그저 부럽...
1, 2, 3 호의 추억 상자에는 올 2월에도 소중한 기억 하나 저장되겠네요. 푹 쉬시고 힘찬 월요일 시작하세요.. ^^
감사합니다. 이제 슬슬 아이들 데리고 자러 가긴 해야 겠습니다.
이렇게 다닐 수 있는 건 순전히 마모 덕분이죠. 사실 저희야 인건비가 저렴해서 몸 움직이고 (일 안하고) 여행 시간 내는게 그리 힘들진 않은 대신 눌 여행경비가 문제였죠. ㅎㅎ. 야튼 말씀대로 아이들이 이 기억을 소중하게 여기고 넉넉하지 못한 경제적 뒷 받침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주면 좋겠어요. monk 님께서도 힘찬 월요일 맞으시길 바랍니다.
어제 오하이오는 겨울왕국이 아니라 물의 나라였습니다. 고속도로에서 후룸라이드 몇 번 즐겼네요. 후덜덜덜. 즐거운 여행기 잘 봤습니다.
저도 사발면 챙겨 가족들이랑 플로리다 가고 싶네요.
저흰 챙겨 갔는데 굳이 챙겨가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게에서 한국 상표, 일본 상표 등 다양한 사발면을 팔더라고요. ㅠㅠ. 그나마 가져간 신라면 사발면을 안팔아서 조금 위안이 됐어요.
ㅎㅎㅎㅎ. 5명이 같이 다니는 여행은 정말 어딜가나 재미있을거 같아요..
하루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늘 재밌다고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심심할 틈은 없습니다. 봄이 빨리 오는 건 무조건 대 환영입니다. 갈수록 추위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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