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업 230218] 사담(寫談), 유럽 기억, 변기

오하이오 | 2019.01.03 23:40:5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알림]  

비위가 약하시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식사 직전이시라면

이 게시물을 보지 마시고 넘기시길 바랍니다.

 

화장실과 변기 사진이 많습니다.

제겐 아름다운 기억이긴 하나 더럽다고 느낄 분도 계실 듯합니다. 

 

 

 

1003toilet_01.jpg

올여름 서울에서 가져온 앨범이 한 권 있다.

 

1003toilet_02.jpg

'폰카'는 물론 '디카'란 말도 없던 시절, 필름 카메라로 담은 유럽 배낭여행 사진이다.  

 

1003toilet_03.jpg

양옆으로 두 번 펴 드러난 네 면에 붙은 10장 사진첩, 그 앞뒤를 꽉 채운 사진.

 

1003toilet_04.jpg

채우고 남은 사진은 따로 봉투를 붙여넣어 뒀다. 100 여장, 스캐너에 넣으며 그 기억을 되새겼다.


1003toilet_05.jpg

프랑스 파리샤를드골공항(CDG), 좌), 참 크다 싶었다. 몸이 잠길 듯한 느낌.

파리 북역(Gare du Nord) 맥도날드(우), 작았고 한편으로 아늑했다.

 

1003toilet_06.jpg

프랑스 보르도(Bordeaux) 맥도날드(좌), 명성 탓인지 변기도 커다란 포도주잔 같았다.

프랑스 칸(Cannes) 기차역(우), 영화제 연상과 달리 꾸밈없이 단아한 얼굴 보는 듯했다.

 

1003toilet_07.jpg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 KFC(좌)와  마드리드(Madrid) 버거킹, 화려했다.

다만 더 눈길을 끈 건 다른 두 도시 같은 모양이었다는 것. 

 

1003toilet_08.jpg

스위스 제네바(Geneva) 기차역(좌), 가볍고 날렵했다. 콧구멍 같은 배수구도 인상적이었다.

독일 뮌헨(München) 기차역(우), 플라스틱 망이 친숙했다. 나프탈렌 몇 알 얹었으면 딱 한국 형(?). 

 

1003toilet_09.jpg

체코 프라하(Praha) K마트, 보는 방향 따라 모양이 확 바뀌는 소변기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1003toilet_10.jpg

체코 프라하 레두타(Reduta) 재즈 클럽, 마주 보고 내려보다 작은 구멍 파서 모양 만든 배수구에 매료됐다.

 

1003toilet_11.jpg

클린턴 대통령이 순방 중 직접 연주했다는 곳, 재즈도 듣고 맥주도 한잔했을 텐데 이젠 변기 말곤 별다른 기억이 없다.

 

1003toilet_12.jpg

체코 프라하 유스호스텔(좌), 단순했다. 유스호스텔을 찾는 여행자를 닮았달까.

독일 퓌센(Füssen) 기차역(우), 단단하고 다부졌다. 독일이 줬던 선입견 그대로.

 

1003toilet_13.jpg

디즈니랜드의 모델로 더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성을 보기 위해 퓌센에 갔다.

 

1003toilet_14.jpg

독일 노이슈반슈타인성, 보는 순간 성을 지켰음 직한 장병의 투구를 연상했다. 

 

1003toilet_15.jpg

스위스 제네바 영국공원(Jardin Anglais), 반가웠다. 국민학교 때 종 치면 달려가 벽보고 댓돌에 조르르 섰던 기억에. 

 

1003toilet_16.jpg

독일 뮌헨 호프브로이하우스(Staatliches Hofbräuhaus in München) 변기. "사진 찍어요." "오케이." 너도, 나도 취했다. 

 

1003toilet_17.jpg

사진을 찾아봤다. 이런 모습이었던 것 같다. 술자리도 술잔도 컸다. 여행 짐을 벗고 실컷 마셨던 기억이 난다.

 

1003toilet_18.jpg

프랑스 앙다이(Hendaye) 기차역(좌), 작은 충격. 양변기의 개념에 혼란이 왔다.  

모나코(Monaco) 기차역, 왕자와 공주 그리고 그레이스 켈리로 기억된 동화 나라 환상이 깨졌다.

 

1003toilet_19.jpg

독일 노이슈반슈타인성(좌)처럼 배수구를 변기 가운데 혹은 뒤쪽에 만들지만, 프라하 레두타재즈클럽(우)은 달랐다.

뒤쪽에서 물이 흘러 앞쪽으로 쓸어내리는 모양이다. 이젠 한국서도 보기 힘든 옛 수세식 변기와 같은 원리다. 

 

1003toilet_20.jpg

제네바 영국공원(Jardin Anglais), 급해 달려들어간 화장실 변기가 이렇다면 정말 황당할 것이다.

부서졌나 보다 싶어 옆 칸으로 가지만 이번엔 뜯어진 흔적이 없다. 창의력을 동원해야 한다.

 

1003toilet_21.jpg

제네바 기차역(Geneva Cornavin), 아무래도 돈 넣어 열리는 화장실 문은 유럽의 대표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그땐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 보니 이게 선진국, 복지국 소리 듣는 나라가 할 짓인가 싶다.

 

1003toilet_22.jpg

사진 뒤 번지지 말라고 붙인 테이프에도 불구하고 흐려진 메모가 지난 시간을 실감케 한다. 

필름 값 부담에 기억에 담은 다른 여행 기록은 세월이 다 씻어냈다. 심지어 어렴풋한 에펠탑, 보긴 했던 것 같은데...

 

 

   업데이트 230218   

 

1003toilet_23.jpg

피렌체 베오키다리(Ponte Vecchio, Firenze) 끝 지하에 있던 피자집에 겨우 문 열고 들아갈 정도로 작은 화장실.

벽에 붙은 커다란 물 내리는 단추가 인상적이었던 

 

1003toilet_24.jpg

그때 베오키다리를 건너며. 사진 뒤 메모 'Firenze Pizza 집' 아니었으면 기억도 못 할 사진들

첨부 [24]

댓글 [39]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596] 분류

쓰기
1 / 5730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