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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생각나는 한국 맛집들

barnacle, 2019-01-06 07:59:52

조회 수
1078
추천 수
0

한국은 맛집이 워낙 많지만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런 곳들은 우아한 호텔조식과는 백만광년 떨어져있지만, 식당 방바닥에 앉아서 동네 사람들과 어깨 스치면서 먹고 있으면 왠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는 곳일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국 이외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만들기 힘든 음식들입니다. 

 

1. 춘천실비막국수 (강원도 춘천)

겨울에는 막국수입니다. 막.국.수. 이곳은 막국수와 빈대떡, 편육이 좋은데, 막국수가 나오면 육수를 바닥에 고일 정도로 조금 넣어서 비벼서 먹거나, 취향에 따라서 물막국수 형태로 먹어도 됩니다. 전 음식의 맛에 둔감한 편이어서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데, 이곳을 어렸을때 가족과 방문한 후 서울에서 사먹는 막국수와는 무언가가 다르다는 점은 느꼈습니다. 서울 막국수들은 왠지 필사적으로 메밀맛을 양념으로 가리려고 하는 느낌인데, 어린 마음에도 이곳 막국수는 양념장과 면과 육수가 담백하게 맛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기회가 되면 가끔 가는데, 면은 전국배송도 해줍니다. 그런데 그 양념장은 그다지 맵지 않으면서도 새콤한 것이, 면만 가지고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동동주 반되를 파는데, 막국수 한 젖가락 먹고, 빈대떡 한 조각 먹고, 동동주 한잔 하면... 그립네요.

 

2. 양평신내서울해장국 본점 (경기도 양평)

상호명이 약간 헛갈리는 이 해장국집은, 처음 가면 당황스럽습니다. 옛날에 이곳을 가족과 방문했을 때 들었던 생각이 '밥 말았다가 넘치면 어떻하지?' 였습니다. 양과 천엽을 사발에 꽉꽉 채워주는데, 국물이 많을까 건더기가 많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내장류를 잘 먹지 못하는데, 그 내장 건더기가 맛있습니다. 어떻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나씩 건져서 고추기름에 살짝 찍어서 먹고 있으면 내장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여기는 해내탕이 좋은데, 추운 겨울에 김이 올라오는 탕에 고추기름을 살짝 넣어서 건져먹고 밥 말아서 나머지 먹으면, 만족스럽죠. 여기에다가 지평생막걸리 한잔하면 잘 어울립니다. 저는 여기 갔다가 서울의 다른 해장국집 갔는데, 내용물이 휑해서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여기는 나름 명소가 되어서 유사가게도 많고 체인점 사업도 하는 것 같은데, 양평에 있는 본점 말고는 잘 모르겠네요.

 

3. 능골매운탕 (경기도 파주)

아무곳도 없는 산길 옆에 색이 바랜 간판이 있는 가게인데, 동네분들이 주로 가는 곳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분들은 여기가 널리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빠가사리/메기 매운탕에 참게 3마리 추가 옵션이 있고, 수제비가 들어간 매운탕에 미나리를 가득 넣어줍니다. 참게 꼭 넣으세요. 매운탕을 끓이면서 미나리와 국물을 흡수한 수제비부터 건져 먹고 생선과 참게를 나중에 먹는데, 참게는 제가 먹을 때는 알이 가득해서 좋았을 뿐만 아니라 탕을 더 시원하게 해줍니다. 마지막에는 진한 국물에 밥을 넣어서 비벼먹거나 재주껏 볶아먹는데, 많이 온 경험이 있는 손님들은 전문가처럼 만들어서 드시더군요. 이 매운탕에는 소주가 잘 어울립니다. 국물이 강하게 맵지 않으면서도 개운한 느낌입니다. 서울에서 영혼없는 국물 많이 많이 먹어보았는데, 이 식당 매운탕은 그냥 국물이 안주입니다. 여기는 지역명소여서 방바닥에서 사람들과 등을 맞대고 먹어야 하고, 벽 전체가 방명록/낙서 공간이어서 우아하지는 않지만, 추운 겨울에 먹고 있으면 원기 회복에 좋습니다.  여기도 유사업소들이 있어서 정확한 타이틀을 보고 찾아가야 합니다.

 

써놓고 보니 완전 어르신 취향이네요.

이 가게들은 미국사람(교포 포함) 데려가시면 안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감당 못합니다. 

그리고 저는 추억보정이니까 맛집 토론은 사절합니다. 

1 댓글

Wolfy

2019-01-06 08:33:30

맛집은 아니고 겨울이면 생각나는 음식.....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먹던 떡볶이와 어묵. 어묵 하나 먹고 종이컵에 마시던 국물....  겨울이면 넘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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