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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연휴 끝 월요일 저녁 멸치 볶는 고소한 냄새.
작년 한국서 가져온 멸치가 여전히 은빛 때깔 그대로.
다음날 화요일 아침, 등굣길을 나서며 엄마를 안은 2호.
1호도 안기자 뒤늦게 머리를 들이미는 3호.
겨우 자리 잡고 한 무더기를 이룬 세 모자.
늦게 달려든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마지막까지 엄마 허리를 감은 3호
그제서야 환한 표정을 짓는 3호.
길로 나서며 다시 한번 인사하는 아이들. 처가 출장을 가는 날. 전날 마른 반찬 잔뜩 만든 이유.
집을 나서려는데 비행기 출발이 3시간여 늦는 다는 문자.
늦춰진 시간 당겨질 수도 있겠다 싶어 나서던대로 간 공항.
출장 가는 길 마다 아이들과 왔던 기억. 나 혼자만의 썰렁한 배웅.
학교 파한 아이들과 통화. 3시간이 2시간으로 결국 1시간 늦춰 출발, 제 시간에 가길 잘했다는 처.
처가 없는 첫 저녁. 여느때와 같이 한가로운 저녁.
내게 알까기 내리 세판 지고 혼자 연습하는 3호.
오늘 처 없이 맞는 첫 아침. 식당 바닥에서 도시락을 싸는 3호.
부엌에서 도시락을 꾸려 넣는 2호.
거실에서 챙기는 1호. 같은 도시락 3개 싸가기는 제 각각.
엄마 없이 나서도 다를 바 없는 등굣길
가던 길 멈추고 바닥으로 향한 시선.
아스팔트에서 꿈틀 대던 지렁이를 땅으로 옮겨 놓는 1호.
걷기 좋은 날씨, 아이들 앞 이미 길 떠난 아이들이 가득.
한 블록 같이 걷다 인사했다. "재밌게 보내고 이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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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댓글
조자룡
2019-09-04 21:21:56
득남하신줄 알았습니다...
오하이오
2019-09-04 21:22:52
어휴, 아찔한 말씀을^^
역전의명수
2019-09-05 07:03: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요 ㅋㅋ 설마 한명더...?
오하이오
2019-09-05 07:29:24
그동안 여러분께서 저를 남자 취급 안해주신 것 같네요. ㅎㅎ
역전의명수
2019-09-05 07:33:32
ㅋㅋㅋ 여튼 항상 넘 보기 좋아요 :)
오하이오
2019-09-05 07:34:22
고맙습니다.
조자룡
2019-09-05 09:46:34
ㅋㅋㅋ 사진에 더 자주 출연 하신다면 저희 인식이 개선 될 여지가 있습니다
오하이오
2019-09-05 19:14:09
예, 노력하겠습니다.
Monica
2019-09-04 21:57:30
ㅋㅋㅋ 빵 터졌으요
반니
2019-09-04 22:26:33
ㅋㅋㅋㅋ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달타냥
2019-09-05 01:59:28
웃었습니다 ㅎㅎㅎ 센스쟁이 ㅎㅎ
Heima
2019-09-04 21:24:49
언제나 기분 좋게 해주는 사진들 감사합니다. 비슷한 풍경속에서도 항상 다양한 표정과 분위기가 느껴지는게 신기합니다. (복장을 보니, 아이들은 아직도 여름이네요. ㅎㅎ) 4부자의 즐거운 시간들을 바라겠습니다.
오하이오
2019-09-04 21:55:26
기분 좋게 봐주셔서 저도 감사드립니다. 여긴 요즘 선선한 가을 날씨를 보이더니 오늘 하루 반짝 더웠습니다. 그런데 저녁엔 금세 선선해 지네요. 요즘 날씨 뭘 해도 피곤하지 않을 만큼 무척 좋습니다. 저흰 넷 좋은 날씨에 걸맞는 즐거운 시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Monica
2019-09-04 21:24:52
아 그래서 아침 인사가 더 짠했었군요. 다들 잘 커가고 있네요. .흐믓하네요
오하이오
2019-09-04 21:56:49
예, 이곳에서 출발하는 연결편들이 주로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아이들이 함께 공항에 갔는데 이번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아직은(?) 무탈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도로시
2019-09-04 21:37:23
와! 근데 아이들이 엄청 컸네요~!!! 아직도 3호 딸아이로 오해받았단내용의 초기 글이 기억나는데~ 이젠 셋 모두 건장한 청년느낌이 나요 ^^
오하이오
2019-09-04 21:57:44
그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컸지요. 막내가 이번에 머리를 짧게 깍으면서 더 커 보이기도 하네요.
shilph
2019-09-04 22:02:29
도시락도 혼자 싸고, 다 컸네요 ㅎㅎㅎ 저희집 작은애는 아직 밥 먹을 때 도와줘야하는데 말이지요 ㅎㅎ
오하이오
2019-09-04 22:14:03
아이들 크는 게 순식간이라 부모 손 떼는 순간도 금방일 텐데요.
옹군
2019-09-04 22:35:25
2호가 훌쩍 컸어요 ^^
1호는 점점 청년 같고 우리 3호는 귀염 귀염. 1호는 이 교정 장치 괜찮대요? 저희딸도 5월에 시작 했는데 벌써 이가 너무 똑바르게 되어 신기해요 ^^
오하이오
2019-09-04 23:00:16
다들 많이 컸지요. 큰 애 교정엔 전혀 문제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많이들 아파하고 힘들어 해서 살이 쪽쪽 빠진다고 하는데, 시작 때 조금 불편해 하고는 이후로 크게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5월에 시작했으면 이제 3개월 지났는데 상당히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가나 봅니다. 금세 졸업하겠네요^^
monk
2019-09-05 00:00:22
엄마랑 포옹하는 세명의 아이들 모습에 괜히 울컥~~. 아들들이 요렇게 엄마품을 파고 드는 시간이 넘넘 짧아서 사진만 봐도 그저 부러워요.
방학이라고 와있는 대학생 아들녀석의 애정표현이라고는 출근길 하이 파이브 한 번, 퇴근 후 애썼다고 등 한번 툭툭 두드려 주는게 고작이네요. T.T
이쁜 1,2,3 호들과의 시간들, 마니마니 즐기세요. ^^
오하이오
2019-09-05 06:54:39
고맙습니다. 아이들과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주위에 대학생이 되서 사라진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하이파이브 한번 하고 마는 그런 정도면, 곰살맞던 어린 시절과 비교해선 섭섭하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 별일 없어 보여서 저는 만족할 것 같긴 합니다. (뭐 어차피 저한테는 지금도 하이파이브 하고 끝인지라. 아이들 엄마는 확실히 다를 것 같긴 해요 ㅎㅎ. )
인생은여행
2019-09-05 09:32:44
저도 울컥 했어요. 넘 사랑스런 아들들이네요 ^^
아란드라
2019-09-05 09:45:38
ㅎㅎㅎ 사내 넷 = 회사 내부 intranet 에서 뭔일 난줄알고 들어왔습니다 ㅎㅎ
사진 좋아요^^
졸린지니-_-
2019-09-05 11:13:43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군요~ ㅋ
무지렁이
2019-09-05 13:08:30
+1
오하이오
2019-09-05 19:15:15
저는 전혀 생각(알)지도 못했던 오해를 불러 일으켰군요. 죄송합니다. 칭찬 말씀은 감사드립니다.
삼유리
2019-09-05 09:48:39
와 너무 좋네요 아스팔트를 자유롭게 걸어서 등교하다니... 차 많은 동네는 서럽습니다..
오하이오
2019-09-05 19:17:27
가는 길에 큰 길(4차선^^)이 하나 있는데 거긴 신호등도 있고 등하교시간에는 안내하시는 분들이 나와 계셔서 비교적 안심하게 걸어 다닐 수 있더라고요.
무지렁이
2019-09-05 13:11:42
주제는 사내 넷인데, 어머님 가죽잠바 ㅎㄷㄷ한 포스가 더 인상적이네요.
오하이오
2019-09-05 19:20:30
예, 요즘 보면 옷 때문만은 아니라 실제로도 그런것 같습니다. 연애때는 안그랬는데, 사내 아이 셋(혹은 넷) 키우면서 그리 되지 않았나 싶네요.
디제이
2019-09-06 06:53:17
미국에서 있을 때부터 오하이오님 사진을 보면서 넘 좋다는 생각을 했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저도 아들 셋 아빠가 되었네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오하이오
2019-09-06 08:35:02
하하 반갑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라는 말씀이 와 닿네요^^ 제가 딱 그랬습니다. 모쪼록 다복한 가정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화성탐사
2019-09-06 07:53:41
제 경우에는 시카고 공항에서 제 시간에 출발했던적이 절반도 안되었던것 같아요. 다행이도 잘 가셨네요.
오하이오
2019-09-06 08:37:47
예, 정말 다행스러웠습니다. 시카고 공항의 악명이 그냥 생긴 건 아닌 것 같네요. 저흰 기억에 남을 만한 시간 변경은 이번이 두번째 였는데, 이전에는 딜레이 안내 후 탑승 게이트도 변경, 이후 게이트만 변경 후 정시 출발해서 다섯식구 고스란히 비행기를 놓친 적이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