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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대학로의 한 지하 극장, 제가 처음으로 갔던 유료, 그러니까 프로 가수의 공연장이었습니다.
그 곳을 열기로 가득 채운 분은 이은미 가수였습니다.
신나는 노래로 이어가다 자리에 앉아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던지다가
그대로 앉아 혼신을 다한 노래를 뿜어 냈습니다.
노래를 마치고 또 두런두런, 소극장 공연의 묘미였던 것 같습니다.
웃옷과 바지를 벗어재끼로 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하더군요.
그래도 노래의 깊이나 열정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름 앞에 따라 붙는 수식어 '맨발의 디바' 그대로 무대를 맨발로 누비던 가수를
그때 이미 아줌마 아저씨였던 팬들이 십대 못지 않게 야광봉을 흔들어 호응했습니다.
그때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 곡 하나는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앉은 자리에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하는, '찔레꽃'
열기를 순식간에 식혀 극장을 애절하게 만들었던 노래.
마침 지난해 70주면 4,3 희생자 추념식에서도 찔레꽃을 불렀더라고요.
엄마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려오시네
밤마다 꾸는 꿈은 하얀 엄마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15년 만에 들어 보는 그녀의 찔레꽃은 여전히 애절했고,
노래에 숨은 애절함과도 맞아 떨어진다 생각했습니다.
찔레꽃은 '오빠 생각'으로 유명한 박태준님의 곡이고,
처음엔 윤복진이란 분이 '기러기'라는 노랫말을 붙였다고 합니다.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로
엄마 엄마 찾으며 흘러갑니다.
오동잎이 우수수 지는 달밤에
아들 찾는 기러기 울며갑니다.
엄마 엄마 울고 간 잠든 하늘로
기럭기럭 부르며 찾아갑니다.
그런데 작사가가 월북하면서
이태선 이란 분이 붙인 '가을밤'이란 노래로 바뀌게 되네요.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우는 밤
초가집 뒷산 길 어두워질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가을밤 고요한 밤 잠 안오는 밤
기러기 울음소리 높고 낮을 때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아 별만 셉니다.
그런데 이 분도 월북을 하면서
가수 이연실 님이 '찔레꽃'으로 개사하며
노래를 살려 온 셈이 된거라고 하네요.
요즘은 찔레꽃에 '기러기'와 '가을밤' 섞어서 부르네요.
이은미 가수도 마지막에 가을밤 가사를 섞어 넣었고요.
말이 길어졌습니다.
15년 전 공연을 보면서 극장 무대가 좁다 느꼈던 이은미 가수가
열린 무대로 나와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내 느낌이 옳았다는 흐믓함에 시작해서,
'찔레꽃'은 고스란히 격변의 우리 현대사 담았다는 말을 하려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기러기'와 '가을밤', '찔레꽃'이 시대를 달리하긴 했지만
녹아든 말은 다 같이 '엄마'와 '그리움'이네요.
잠자기 전 엄마에게 전화라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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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댓글
메얼린
2019-10-08 19:50:01
기억속으로.. 녹턴.. ㅠㅠㅠ
오하이오
2019-10-08 20:01:42
기억속으로가 가장 크게 히트한 노래겠지요? 노래방에서 종종 불렀던 노랜데 까먹고 있었네요.
메얼린
2019-10-08 20:08:12
남자들을 위한 김창렬 버전도 있지요 ㅎㅎ 중학교 시절 춤추던 친구들이 그 노래로 대회나가서 상도 타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예전에 히든싱어 보니깐 녹턴도 많이 아끼는 노래인가봐요 ㅎㅎ
오하이오
2019-10-09 07:00:58
하하 김창렬 버전은 완전히 다른 노래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요리대장
2019-10-08 20:55:14
저는 애인있어요.
메얼린
2019-10-08 21:32:48
축하드립니다 능력자세요
제이유
2019-10-08 23:05:55
ㅋㅋㅋㅋㅋㅋㅋ @롱텅 님 인줄
롱텅
2019-10-09 13:04:18
오하이오
2019-10-09 07:02:48
최근 자주 듣게 되던데, 예술 작품이 주는 중의의 묘미가 돋보이는 노래 같아요.
x세대
2019-10-08 21:12:49
옴마나 이런 찔레꽃 노래도 있네요. 저는 장사익의 찔레꽃 좋아합니다.
오하이오
2019-10-09 07:06:57
장사익 님 노래도 참 좋아요. 악기 하나 없이 술상 두고 앉은 자리에서 한번 들어본 적도 있었는데 그때 노래가 저런거구나 싶었던 기억이 있네요.
성실한노부부
2019-10-08 21:34:47
.
오하이오
2019-10-09 07:35:07
제가 개발 직전 헤화동 로터리에 있는 학교를 다닌터라 제법 기억이 생생하네요. 지금은 복개해서 대학로로 만들 기 전에 흐르던 개천을 건너 다녔던 기억도 또렷합니다. 등굣길엔 진아춘 학림 다방이 있던 학교 앞 개천 건너 쪽에 버스를 내리면 작은 시장과 자잘한 문방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85년 개발이 끝나고 저도 믿기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바뀐 거리에 많이 놀라기도 했네요. 크게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만 해도 구석구석에 옛 가게들이 남아 하나 남은 다방을 들락달락 거리는 행운도 맛 봤습니다. 그게 '늘봄다방'이어서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고 동아리 이름을 늘봄이라고 지어 어울려 다녔는데요. 쓰다보니 문득 그 친구들 생각도 나네요.
저만 해도 국민학교때 벌은 받았지만 맞았던 기억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고등학교때는 선생님에게 각목으로 맞은 적이 있네요. 요즘 같으면 부모님들이 나설텐데 그때는 우리 엄마만해도 패서라도 사람 만들어(대학 보내) 달라고하던 때라.... 휴.
'기러기'가 교과서에 실렸었다고는 들었는데 저 때는 이미 삭제된 뒤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구전동요처럼 선배나 어른들이 불러 따라 부르고 해서 가사가 낯설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가을밤이 더 친숙한 걸 보니 저는 가을밤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판피린 광고의 배경 음악으로 쓰여던 가을밤입니다.
그러고 보니 독감 예방 주사 맞을 때네요. 매번 시기를 놓쳤는데 이번엔 제때 맞아야 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무지렁이
2019-10-09 13:36:03
아.. 곡 하나에 가사가 여러개군요. 잘 읽고 잘 들었습니다.
오하이오
2019-10-09 20:11:25
감사합니다. 이게 더러는 세 노래가 한곡에 다른 절로 불러지는 경우도 있어서 헛갈릴 수 도 있겠더라고요.
성실한노부부
2019-10-09 22:45:10
.
오하이오
2019-10-10 15:05:32
아고, 농담 삼아 꺼내신 거겠지만 치매를 말씀하시니 제가 철렁하네요.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늘은 찔레꽃에서 제가 미처 생각 못했던 해석 하나를 배워갑니다.
가사 이전에 원 시에는 사실 더 슬픈 그림이 그려지긴 하는데요.
저도 그렇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원수 님이 1930년에 발표한 시 '찔레꽃'에서는 그 대상이 엄마가 아니라 누이더라고요.
찔레꽃이 하얗게 피었다오
언니 일 가는 광산 길에 피었다오
찔레꽃 이파리는 맛도 있지
배고픈 날 따먹는 꽃이라오
광산에서 돌 깨는 언니 보려고
해가 저문 산길에 나왔다가
찔레꽃 한잎 두잎 따 먹었다오
저녁 굶고 찔레꽃을 따 먹었다오
발표시기에 일제강점기이고
광산 노동자인 언니를 기다리는 여동생의 모습이고요.
시엔 부모가 보이지 않아 왠지 더 슬프게 와 닿았습니다.
im808kim
2019-10-09 13:54:42
이은미씨 노래는 집중하게 만들고 긴장하게 만들어서 자주 듣지않는 편이지만 이분의 소신과 행동은 높게 평가합니다.
전 지방에서 자라서인지 국민학교때부터 체벌받은 기억이 많습니다. 하지만 강도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때에 비하면
매우 관대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 중고등학교 어떻게 다녔나 싶네요.
오하이오
2019-10-09 20:15:38
말씀 듣고 보니 집중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가수란 표현이 참 어울리네요. 앨범(스튜디오 녹음)과 공연 노래가 많이 다른 것 같아서, 저는 앨범 곡은 그나마 힘이 좀 덜 드는 느낌이더라고요.
저도 그러고도 학교 다녔나 싶기도 하면서도, 막상 학교를 놀이터 가듯 가는 아이들 보면 이래서 뭘 배우긴 하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샹그리아
2019-10-10 19:04:19
덕분에 추억의 이은미 소극장 공연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용케도 예전 사진을 다 가지고 계시네요. 저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옛날 사진은 다 잃어버린 것 같아요.
오하이오
2019-10-11 06:14:55
요즘도 소극장 공연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야튼 그때만 해도 흔치 않던 디지털카메라를 사서 찍었던 덕에 지금까지 보관하기가 수월했습니다. 그 이전에 필름으로 찍었던 사진들은 저도 상당히 많이 잊어 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