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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해외의 한국 음식

찐돌 | 2019.12.31 12:56:3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요즘 미국에서 한국 음식 맛보는게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래도 아직 어려움이 많이 있는게 이런 음식들 같습니다. 한국이 원산지가 아니고, 다른 나라의 음식이 한국에 와서 나름 변형이 되어서, 한국화 된 음식을 외국에서 맛보는 경우나, 지방색이 아주 강한 음식들..

 

자장면은 나름 많이 사정이 좋아졌는데요, 아주 맛있는 자장면이 아니라, 어릴적에 한국서 먹던 MSG듬뿍 들어간 그런 맛이 그러워질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선 그런 맛을 내여주는 자장면 집이 있습니다. Oakland의 고려 짜장이란 곳인데요, 거의 20년동안 변함없이 한국의 자장면 맛을 보여주는 곳 같아요.

 

제가 자라면서 먹던 돼지국밥집은 얼마전에 찾았습니다. 부산에선 저렴하기 때문에 많이 먹던 음식이었습니다. 부산 번화가의 서울 설렁탕이 한그릇에 5~6천원 정도 할때에 돼지국밥은 천원 정도면 한끼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당시엔 그 맛도 잘 몰랐지만, 저렴한데다 고기도 듬뿍 들어있으니 마다할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나이들고 보니, 돼지국밥이 그렇게나 그리울수가 없네요. 얼마전에 엘에이의 진솔 국밥을 찾았는데, 정구지(부산에선 부추라고 하지 않고 정구지라고 합니다) 팍팍 넣고, 다대기 잘 섞으면 국물맛이 끝내줍니다.

 

또하나의 부산 음식이 밀면인데요, 이 밀면은 아시다시피, 냉면의 저렴이 버전입니다. 제가 살던 곳이 유명한 내호 냉면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 자주 갔었는데요, 그때는 그렇게 유명한 집인지 몰랐습니다. 시장통의 정말 허름한 냉면집인데, 여기가 밀면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밀면은 전쟁후 물자가 귀할때 원조로 구하기 쉬웠던 밀가루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기 듬뿍 넣어서 육수 잘 만들 그럴 경황이 없을 때라, 국물도 이것 저것 조미료 많이 들어가서, 새콤 달짝 지근하게 맛을 냅니다. 그런데 그게 또 나름대로 굉장히 좋은 맛을 냅니다. 면도, 밀가루가 들어가 있으니 달짝 지근하고 탱글 탱글 합니다. 저는 밀면의 맛이 면, 60%, 국물 40%라고 생각합니다. 질기거나, 흐물 흐물한 냉면과는 비교할수 없는 맛입니다.

 

밀면도 저렴해서 자주 먹던 음식이었습니다.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자주 먹었는데, 거의 천원 언저리였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많이 비싸졌지만 말입니다. 그런 밀면이 부산 밖에선 그렇게 먹기 어려울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서울에서도 여러군데 찾아봤지만 제대로 하는 집이 없었습니다. 밀면을 너무 고급스럽게 하거나, 냉면스럽게 요리를 했던 거죠.

 

모란각의 포장 밀면이 밀면맛을 좀 살리긴 했는데, 국물은 50%쯤, 면은 10%도 못 살렸습니다. 밀가루의 탱글 탱글 함이 전혀 살아 있지 않았거든요. 가끔 한국 가면 굳이 부산을 가서 밀면을 먹고 옵니다.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오히려 어린시절의 기억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분식집도 그런것 같습니다. 떡볶기나, 쫄면이나, 가볍고 저렴하게 먹을수 있는 그런것들은 아직 식당들이 많지 않고, 보통 경기도나 서울식의 요리를 하는것 같습니다. 제가 자주 가던 떡볶기 집은, 소스는 아주 진하고, 매운데다, 야채가 아주 많이 들어가서, 넙적한 어묵 위에 소스와 야채를 소스처럼 듬뿍 올려서 먹습니다. 그런곳은 전혀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부산 음식의 특징인 단맛이 거의 없고, 짠맛과 매운맛만 있는 그런 떡볶기는 전혀 없는거죠.

 

그 이외에도, 전주식의 콩나물 국밥이나, 물짜장 같은 것도 맛보기 힘든것 같아요. 그런것만 모아서 식당 차려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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