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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스쿨 인종차별 후기 (약간의 추가)

AnneA, 2020-03-09 22: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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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ilemoa.com/bbs/board/6920476

 

뜻하지 않게 과한 칭찬들을 해주셔서 부담이 1 상승하고 사명감이 99 상승했습니다. 후기가 혹시 부실한건 아닌지, 제가 뭐 빼먹은건 없는지, 넉 달 전의 이메일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네요. 역시나 중요한 것 하나가 누락되어 있어 추가합니다. 

 

학교에 보낸 이메일에 

4. 그동안 아이가 당한 인종차별을 모두 (아이의 기억력이 허용하는 한) 상세히 날짜와 함께 적었습니다.

그리고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요청할 때 4.의 모든 언행이 예로 언급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달라고 명시했습니다. 가해를 한 적이 있는 아이들 각자가 '아 지금 교장선생님이 내 얘기 하고 있구나' 하고 알 수 있게요. 아이들에겐 이 점이 효과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넉달 전 인종차별로 불리를 당하는 미들스쿨 아들 이야기로 조언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도움이 되는 많은 조언들을 얻었고 바로 조치를 취했고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때 조언주셨던 분들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언제 상황이 또 나빠질지 몰라 주욱 지켜본 결과 이제는 후기를 올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 아이가 가장 힘들어했던 게 친한 친구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그 중 한명의 불리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는 거였죠. 저도 그 점이 의아했구요. 부모들을 봐도 아이들을 봐도 인종차별할 아이들이 아니었거든요. 이게 그냥 남자아이들 끼리 서로 디스하는 건가? 이해할 수 없어서 여기에 조언을 구했고 많은 분들이 경험과 조언을 나눠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취한 조치는 

 

1. 학교 전체에 인종차별 방지 교육을 하되 구체적으로 어떠 어떠하게 해달라고 디테일하게 요구를 했습니다. 

2. 인종차별이 선생님이 없는 곳에서 verbally 이뤄지고 있으니 증거로 녹음하도록 아이가 폰을 늘 지니고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폰사용 금지거든요. 

3. 향후 인종차별 언행이 계속되고 그게 증거로 녹음 되었을 시 학교가 가해자에게 어떤 조취를 취할것인지 이메일로 답을 달라고 했습니다. 

 

이 내용을 이메일로 보낸 다음날 바로 학교에서 교장이 해당 학년 전체를 카페테리아에 모아놓고 교육을 했고 수업 하나를 취소하고 남학생들 전원 교장과 일대일 면담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학교 이메일 계정을 다 조사했습니다. <- 이건 저도 생각도 못한 부분인데 학생들과 일대일 면담 중 이메일과 sns로 불리하는 경우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듯 합니다. 

 

그 날 아이는 학교를 가고싶어 하지 않아서 집에 있었는데 오후에 교장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1. 요청대로 교육했고

2. 폰이나 녹음기 사용 허용하며

3. 분명히 처벌할 것이나 처벌의 강도는 가해행위에 따라 다를 것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가해행위를 반복하는 학생이 있다면 퇴학도 가능하다. 일단 당일 이메일을 조사한 결과 학생 한 명에게 하루 정학 처분을 주었다

 

라구요. 

 

조치는 취해졌으나 과연 불리가 멈출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제가 바랬던건 친한 친구들의 경우 인종차별이 목적이 아닌 이제 사춘기 막 접어들어가는 남자아이들 사이의 dynamics라서 이걸 인종차별로 인지하게 되면 멈추지 않을까 했습니다. 

 

다행히 제 바램대로 친한친구들의 인종차별 불리는 교육과 처벌이 있고 다음날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사라져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안친한 불리 무리들의 불리는 처음부터 크게 상관이 없었는데 이것도 사라졌습니다. 

 

처벌 받은 아이는 사실 가장 마일드한 불리였는데 이메일로 증거가 남아서 처벌 받아 제가 좀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 엄마가 개인적으로 연락와서 사과하기도 했구요. 

 

일이 이렇게 신속히 해결된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듯 합니다. 

 

1. 먼저 학교의 경우는 제 요구사항 2번이 큰 역할 한 것 같습니다. 녹음하겠다는 말로 소송 가능성을 암시했으니까요. 제 아이 말고도 학교에 불리 당하는 다른아이들이 몇 있는데 이번만큼 빠르게 조치가 취해진 걸 본 적이 없습니다. 

 

2. 불리의 내용이 인종차별이었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를 비교적 쉽게 해결하게 한 것 같습니다. 변명이나 오해라고 둘러댈 여지가 없이 확실히 '잘못된 행동' 이니까요. 누구도 이 가해행위를 변호해서 racist 라고 낙인찍히고 싶어하지 않구요. 반에 왕따 당하는 또 다른 아이(백인)의 경우는 가해자의 아버지가 남자아이들이 서로 그러고 크는거지 이게 무슨 불리냐며 인정하지 않고 있거든요. 인종차별과는 달리 어디까지가 남자아이들 끼리의 거친 장난인지 불리인지 경계가 모호하다고 우길 수 있는 부분이 많더군요. 

 

3. 마지막으로... 이게 참 씁쓸하고 안타까운 점인데... 같은 학년에 제 아이보다 더 심하게 불리를 당하고 있는 남자아이가 있습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아이인데 불리를 하는 아이들 입장에선 제 아이가 아니어도 다른 타겟이 있으니 제 아이를 쉽게 let go 한게 아닌가 합니다. 제가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아이도 같이 언급했지만 결국 잘 해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대놓고 하는 불리는 멈췄으나 뒤에서 교묘하게 하는 은따는 계속 된다고 하네요. 

제 아이에게 매일 최소한 한 번은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라고 하고는 있는데 제아이가 예전에 이 친구에게 크게 서운했던 일이 있어서 엄마가 시킨대로 말은 걸되 그렇게 막 친해지고 그러지는 않더군요. 

 

불리가 멈추고도 한동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년이 올라가면 다른학교로 옮기고 싶다 했던 아이가 한 달 정도 지나니 그냥 계속 다니겠다고 하는걸로 봐서 아이는 정말 괜찮은 듯 합니다. 원래 친했던 그룹하고는 다시 절친이 되어서 이런저런 악당모의들을 같이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다른 피해자 아이는 계속 마음에 가시처럼 걸리네요. 정작 그 아이 엄마는 이정도면 훨씬 나아진거라고 자기도 아이도 이젠 괜찮다고 저를 오히려 위로해줍니다만. 

 

 

 

 

 

42 댓글

자체발광

2020-03-09 22:41:13

해결이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AnneA

2020-03-10 00:00:11

고맙습니다.

Beauti·FULL

2020-03-09 22:45:57

아 정말 잘 되었네요. 학교측 반응도 생각보다 더 확실하구요.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앞으로 다른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것같아요.

AnneA

2020-03-10 00:04:08

고맙습니다. 교장이 사석에서 만나면 말이 통하는 사람이어서 기대했는데 1차면담에서 별 결과가 없어 실망했거든요. 교장으로서의 입장도 있을테니 그랬겠죠. 하지만 강력하게 항의하는 학부모라는 명분을 주니 제대로 반응해 줘서 고마왔답니다. 

항상고점매수

2020-03-09 22:47:02

정말 잘 해결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AnneA

2020-03-10 00:04:34

감사합니다. 

평생여행

2020-03-09 22:53:54

잘 해결되서 너무 다행입니다. 

AnneA

2020-03-10 00:05:05

고맙습니다. 

prettyhappy

2020-03-09 23:04:22

많이 힘드셨을텐데 이렇게 차분하게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AnneA

2020-03-10 00:07:36

감사합니다.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분들에 비하면 제 마음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대처방안을 고민하면서 사례들을 읽어보니 정말 심한 케이스들이 많더군요. 

꿈꾸는세상

2020-03-09 23:06:07

정말 다행입니다. 마음 고생 많으셨겠어요. 

남 얘기 같지 않아서 마음이 무겁네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nneA

2020-03-10 00:09:21

고맙습니다. 아이 키우는 동양인들은 크던 작던 한번 쯤은 겪게 되는 일인 듯 합니다. 

Opeth

2020-03-09 23:10:07

지난 번 글도 주의깊게 봤었는데 잘 해결 되어서 다행입니다. 침착하게 대응하시느라 수고하셨고 공유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AnneA

2020-03-10 00:11:30

고맙습니다. 

뉴욕사진가

2020-03-09 23:54:11

너무 잘 대응하신 것 같고 결과까지 좋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교육에 대해 잘 모르지만, 지난번 글보고 마음이 안 좋았고 이번 글 보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다른 아이까지 걱정하시는 엄마의 마음을 보니 아이가 앞으로도 쭉 엄마를 닮아 따뜻한 아이로 클 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앞으로 학교생활 아이가 즐겁게 하길 응원하겠습니다.

AnneA

2020-03-10 00:14:57

고맙습니다. 두 녀석이 동병상련으로 서로 잘 지내면 좋을텐데 자존심 싸움 하는지 그게 잘 안되네요. 그래도 둘이 싸우고 나서도 서로에게 가해지는 다른아이들의 불리들에 동조하지 않은 것 만으로도 둘 다 장하다고 그 친구 아버지와 같이 위로했습니다. 

monk

2020-03-10 00:05:58

아~ 다행이네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네요. 맘고생 많이 하셨을텐데 같이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AnneA

2020-03-10 00:16:17

감사합니다. 아이를 키우는게 이 마음고생 가면 저 마음고생 오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얼마에

2020-03-10 00:28:51

진짜 이건 두고 두고 비슷한 사건 잇을때마다 참조 해야되는 텍스트네요. 아주 잘하셧습니다.

강풍호

2020-03-10 00:41:16

두 아이의 아빠로써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가뜩이나 저도 오늘 Smart & Final에 애들과 장보러 갔다가 백인 여성으로부터 아시안=코로나 바이러스 소유자라는 식의 인종차별을 받고 대판하고 오는 길이거든요.

앞으로 이런 경험담을 써먹을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혹시라도 발생하면 많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후기 감사드립니다.

Scarb

2020-03-10 00:46:33

고민하시던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되네요. 아이를 외국에서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한두번은 겪을 법한 상황에 모범적인 대처를 하시고 공유까지 해주셔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아이가 무탈하게 학교생활 하기를 바라겠습니다.

shilph

2020-03-10 01:18:37

정말로 좋은 나눔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잘 해결된게 다행이고요.

걸어가기

2020-03-10 01:49:15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오히려 백인 남자 아이가 불리를 당하면 인종차별이 성립하지 않으니 해결하는게 더 어렵다는게 아이러니 하네요.. 

Napper

2020-03-10 02:12:20

두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참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잘 해결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마음 고생 많으셨겠어요.

미국초보

2020-03-10 04:58:57

멋진 부모님이셔요.

다른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

awkmaster

2020-03-10 08:44:39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비슷한 이에 맞닥뜨렸을때 어떤 식으로 해결이 가능한지를 알려주시는 소중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윗분들 말씀대로 아이들이 좋은 부모님을 두셔서 좋겠습니다. ^^

Allison

2020-03-10 08:57:37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하셨겠네요. 잘 해결되서 다행입니다. 공유 감사드려요. 지혜를 배우고 갑니다 ^^ 

요리대장

2020-03-10 09:06:19

고생 많으셨어요.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뜨로이

2020-03-10 09:13:39

훌륭한 부모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모든 부모님들이 자식을 향한 마음이야 다 같겠지만 이렇게 적절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기는 대부분 어렵지요. 자식들을 키우는 다른 부모님께 좋은 대처방안을 제시하신것 같아 흐뭇합니다. 잘 해결이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후기 공유 감사합니다.

Taijimo

2020-03-10 09:21:36

개인적인 부분인데 공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해결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앞으로 자녀들에게 힘든 일이 생겼을 때 학교측에 대응을 차분히 잘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반니

2020-03-10 09:24:44

후기와 그리고 지혜를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인종차별이 일상인 동네에 살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남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ㅠㅠ 앞으론 이런 일이 없기를 그리고 아이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기를 응원합니다!

COYS

2020-03-10 09:29:51

잘 해결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이제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나이이고 사는곳도 백인천지인곳이라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해결과정과 후기까지 자세히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샹그리아

2020-03-10 09:30:32

잘 해결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자세한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네요. 

AlphaBeta

2020-03-10 09:39:22

정말 다행입니다. 모범적 해결 사례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신경쓰이시겠지만 그간에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달리기

2020-03-10 11:36:37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누가 되었든 사랑받기에도 모자란 아이들의 일이라서.. 또 다른 아이도 잘 어울리고 행복한 학교생활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Californian

2020-03-10 12:36:43

마음 고생 많이 하셨을텐데, 잘 해결되어서 다행입니다.

 

저도 아직은 저희 아이들이 이런일을 겪지는 않았지만, 혹시 이런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생각은 종종 하고 잇었는데  좋은 경험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샤샤샤

2020-03-10 13:03:57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해결되어서 너무 다행이구요.

어쩌라궁

2020-03-10 13:26:37

그런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하시는게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하십니다. 잘 해결되어 다행이네요

프리

2020-03-10 14:33:34

맘고생 많으셨습니다. 강하게 합리적으로 학교에 요구하신 거 아주 잘 하신거입니다. 부모가 이럴 때 세게 나가줘야 아이들이 벗어날 수 있더라구요. 이 시기가 가장 민 할 시기라서 서로에게 상처를 많이 주더라고요. 하지만 역시 아직 어려서 어른이 개입 해서 정리를 해 주면 또 금방 좋아지는 나이기도 하고요. 

 

자제분은 카운샐링을 당분간 받는 것도 장기적으로 볼 때 도움이 됩니다. 

 

후기 감사드립니다. 

사랑니

2020-03-10 17:39:43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부모가 되는게 쉽지 않고, 양육을 잘 하는것은 더욱 어렵죠. 어려운 시간 보내셨을텐데, 이런 긍정적이고 결과가 그 시간에 대한 보상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돈쓰는선비

2020-03-10 18:20:09

아고... 그 동안 아이도 부모님도 엄청 스트레스 받으셨을거 같아 마음이 안좋았는데 좋은 방식으로 해결된거 같아 너무 기쁩니다. 그리고 아이 기르는 입장에서 소중한 가르침이 될거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해랑사을신당는나

2020-03-10 21:13:45

잘 해결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더불어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애도 커서 그런일 겪으면 어떻게 하지 생각이 많았는데 만약을 위한 귀중한 가이드라인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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