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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희망을 봅니다.

참울타리 | 2020.03.25 18:57:3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감사합니다. 한 분 한 분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제 글이 너무 앞으로 나갈까봐 이렇게 전체 인사를 드려요. 비교적 젊은 사람들도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들이 많아서 댓글에서도 말씀주셨듯이 closure 없는 경우도 허다해서 남는 사람들의 심리적 충격이나 상실감이 걱정됩니다. 병원에서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한 사람 한 사람 살리려 끝까지 노력할께요.

 

 마모님들은 사회적 거리와 개인 위생에 신경쓰셔서 이 코로나 감염 없이 이팬데믹을 이겨나가셨음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건 지금 이 코로나  여파 때문에 직장을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자영업자들 또 직원들 같은 경우 어쩌면 병을 앓는 것보다 더 큰 마음앓이를 하고 계신 줄로 압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우리 커뮤니티에서 그 같은 분들은 위해 또다른 나눔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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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에 입원시킨 코비드 의증 환자. 검사가 잘못되었는지 어쩐진 몰라도 코비드 검사 결과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습니다. 호흡기 내과/감염 내과가 달려들어 케이스가 진행됩니다. 제가 입원시킨 오십대 초반 우버 드라이버라서 제 서비스에 없더라도 관심있게 지켜봅니다. 칼레트라/ hydroxychloroquine 등을 아직도 받고 있습니다. 어제까지는 산소 백퍼센트로 호흡기를 달고 있었는데 오늘은 80퍼센트로 좀 나아졌습니다.

 

 어떤 승객이 그를 감염시켰을까. 혹 커뮤니티의 누군가가. 제가 그 분에게 병력을 듣기로는 최근에 여행 히스토리가 없는 분이셨습니다. 지병도 크게 없는 분,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요즘 나이로 그렇게 나이도 많지 않은 분이 호흡기를 달고 병마와 싸우고 있으니 절로 응원하게 됩니다. 

 

 오프 날인데도 전자 차트에 접속해서 그 분 상황을 지켜보는 거 보면 제가 그 분의 회복에 그토록 맘을 쏟고 있나 봅니다. 아직도 좋아졌다는 말을 하기에는 이릅니다. 마스크가 모자라고 PPE가 모자라고 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건 역시 환자가 조금이라도 좋아지고 있다는 것에 기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일의 가장 큰 보람일 것 같습니다.

 

 저는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봅니다. 이 분이 보란 듯이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 다시 가족들과 포옹하게 될 날을 상상하면서요.

 

 사회 불안으로 인해 총이 미친 듯이 팔려나가고 온갖 사재기에 인종 차별적인 범행이 잇달아도... 저는 아직 이 분을 통해 희망을 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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