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간 송금 삽질기

얼마전에 하고 있던 비지니스를 팔았습니다.  오랫동안 잘 해오던 비지니스였는데 이십년 가까이 하고나니 그야말로exhausted 되고 지겹기도 하던차에 이젠 아이들도 대학을 다 졸업했고 직장도 다 들 잘 잡아가게 되어서 전부터 우리 비지니스를 사고 싶다고 팔라고 졸라대던 사람들에게 팔고 홀가분하게 나왔습니다.

 

원래는 판돈으로 조그마한 타운하우스나 몇채사서 (제가 사는곳은 서부에 비하면 집값이 워낙 싼곳입니다) 렌탈로 돌리고 저는 다른일을 또 찾아보려고 했었는데 코로나때문에 집값도 전망이 불확실하고 또 요즘같은 시국에 집보러 다닌다고나돌아다닐 수도 없고 해서 일단은 미뤄두고 그래도 금액이 적지 않으니 당분간 이자 많이준다는 온라인은행 세이빙에나 넣어두자하고 알아보았습니다. 

 

찾아보니 개중에 이자가 가장 높은 곳이 HSBC 더군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가입신청을 하는데 뭐가 쓰라는것도 많고verify하는것도 많고 복잡합니다.  그래도 끈기를 가지고 잘 따라가는데 중간에 페이지가 넘어가지를 않고 행이 걸립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끄고 브라우저를 끄고 다시 할까 생각도 했는데 지금까지 들인 시간이 아까워 새로 고침만 해보며기다립니다.  시간이 한참지나도 소식이 없는데다가 시간도 늦은 시간이라 포기하고 다음날 해보기로 하고 잤습니다.

 

다음날 전화를 해서 얘기하니 링크를 보내줍니다.  다시 링크를 따라 어제 멈춘곳에서 시작하여 다시 따라합니다.  다 만들고 났더니 이메일로 어카운트번호를 보내준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2주 지난 지금까지 아무 메일도 안왔습니다, 스팸함까지 다 뒤져봐도 없네요)

 

그리고는 제 비지니스 계좌에 들어와 있던 돈을 Bank of America의 개인계좌로 옮긴다고 체크 (비지니스와 퍼스널 은행이 다릅니다)를 써서 입금합니다.  물론 금액이 좀 크니 모바일입금은 안되고 은행에 가야합니다.  

 

입금을 하고 나니 홀드가 1주일이랍니다, 헐…. 그냥 와이어를 할걸, 바보…. 일주일치 이자가 와이어 수수료 몇십불보다 훨 많은데 말입니다.

 

하여튼 일주일을 기다리는데 그동안 부분적으로 만불, 만불씩 두번 포스트되고 그리고 일주일후에야 나머지 돈이 포스트됩니다.

 

한편 기다리던 동안 HSBC는 소식이 없어서 그냥 Amex Savings를 하기로 하고 어카운트를 새로 만듭니다.  Amex는10분도 안걸려서 만들어지는군요, 이제 BOA에서 포스트만 되면 옮겨야겠습니다.

 

지난 금요일아침, BOA에 전액이 available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체크를 보내지 말고 wire transfer를해야지 하고 온라인으로 와이어를 합니다.  

성공적으로 잘 한것 같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보니 BOA에서는 와이어도 되었고 잔고도 빠져 있습니다.  그런데 Amex에는 잔고가 0 입니다, 끙…

입금도 홀드가 있나봅니다.  

 

전화해보니 홀드되었을 수 있다고 월요일날 다시 전화하랍니다.  그럼 홀드하고 있는건 확실한지만이라도 확인할 수 있냐니까 못한답니다.  무슨 이런 경우가…. 

BOA에서는 돈이 빠져나갔는데 Amex에서는 홀드하고 있는지도 확인을 못하고 이틀뒤 월요일에나 전화해서 확인을 하라니…  그럼 내돈은 어디에???

 

전화 상담원이 나이든 할줌마 같았는데 암만해도 못미더워서 잠시후 다시 걸어보니다.  이번에 젊은 남성 목소리,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잠시 기다리라하더니 금액, $xx 맞냐고 되묻습니다.  맞다하니 홀드중이고 월요일날 BOA에 confirm하고입금으로 잡아준답니다.  휴~

 

월요일이 되어 진행이 잘 되고 있나해서 전화문의해봅니다.  그런데 상담원 왈, BOA에서 보낸 사람과 Amex에 받을 사람이 달라서 BoA로 kick back 하려던 참이랍니다.  

 

알고보니 BOA는 저랑 아내랑 joint account인데  Amex를 아내이름으로 단독으로 열고는 제 컴퓨터에서 BOA에서 로그인해서 와이어를 했더니 제 이름으로 보낸게 되어 입금자와 수취인이 달라서 kick back하려고 했다고 하네요.  

 

조인트 어카운트라고 설명을 하니 그럼 다시 입금 진행한다고 기다리더니 30분쯤후에 접속해보니 드디어 입금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이 정도 금액 송금하는데 이리 복잡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미국의 송금시스템이 얼마나 불편한지 새삼 느끼게됩니다,

물론 와이어대신 체크입금을 하는 바보같은 삽질땜에 일주일 시간 낭비도 했지만요.

 

미국생활 수십년에 은행을 거의 매일 드나들었지만 역시나 나는 무식했구나 자각하고 오늘도 이렇게 하나 배웠구나 하고 지나갑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