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예감(藝感), 곤살레스토레스(Félix González-Torres)

오하이오, 2020-04-27 10:38:48

조회 수
1780
추천 수
0

0427AIC_01.jpg

"찾앗다"

어딘가에 챙겨 놨는데 찾을 길 없던 사탕 봉투였습니다.

 

0427AIC_02.jpg

포장 색깔 다른 사탕 4개를 시카고 미술관에서 가져 온게 2013년 

그러니까 7년 만에 꺼내 본 겁니다.

  

0427AIC_03.jpg

사탕은 곤살레스토레스(Félix González-Torres)의 작품입니다.

관람객이 쌓여있는 사탕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0427AIC_04.jpg

사탕이 없어지면 정해진 무게 만큼 다시 쌓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줄어들고 또 쌓이는 설치 작품입니다.

 

0427AIC_05.jpg

작가는 1996년 죽었지만 사후에도 그렇게 줄어들고 쌓이며 그의 이름으로 전시됩니다.  

미술을 모양이 아니라 생각에 우선하면서, 모양이 바뀌고 사라져도 영원해 질 수 있게 된 겁니다.

 

0427AIC_06.jpg

기발하다 했지만 다시 생각하니 미술 이전 일상에는 늘 있었던 일입니다. 

재물을 더러는 몸을 바쳐 사라지지만 그들의 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 처럼요.   

 

작가의 창작 계기도 제 감상과 비슷한 취지에서 시작하더군요.

작가는 80 Kg의 사탕을 지정했습니다.  이 무게는 작가의 파트너 몸무게를 뜻한다고 합니다.

관객이 가져가며 줄어드는 사탕의 무게는 에이즈로 줄어든 파트너의 뭄무게라고 하고요.

결국 죽음에 이르렀지만 자신의 마음 속에 다시 살아 나는 파트너를

사라진 사탕을 다시 쌓아 올리는 것으로 상징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작품의 일부가 되는 관람객. 

꼭 이렇게 적극적인 참여가 아니라도 관람객은 늘 작품의 일부이지 않을까 싶어.

작품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을 구경하는데 시간을 많이 쏟은 이때의 관람 기록을 남깁니다

 

0427AIC_07.jpg

 

0427AIC_08.jpg

 

0427AIC_09.jpg

 

0427AIC_10.jpg

 

0427AIC_11.jpg

 

0427AIC_12.jpg

 

0427AIC_13.jpg

 

0427AIC_14.jpg

 

0427AIC_15.jpg

 

0427AIC_16.jpg

 

0427AIC_17.jpg

 

0427AIC_18.jpg

 

0427AIC_19.jpg

 

0427AIC_20.jpg

 

문 닫힌 미술관에 자유롭지 않은 외출이 일상이 된 터라 그런지

사진으로나마 돌아보다 보니 이 때가 정말 즐겁고 행복했구나 싶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자리를 함께 했던 많은 관람객도 같은 생각이 아닐까 싶네요.

 

16 댓글

physi

2020-04-27 13:06:06

관람객들에게 마음대로 집어가게 하고, 또 채우는 방식의 예술품이라니 새롭네요.

얼마전에 화제가 되었던 덕테입에 바나나 예술품도, 그걸 먹어치운 예술가도 다 이런 마인드인가요. ㅎ

 

그나저나 7년 된 캔디는..... 음... 먹진 못하겠죠? ^^;;

오하이오

2020-04-27 21:47:52

이 작품이 30 여년 전에 만들어 진거니까 새롭다고 하기엔 좀 연식이 됐지만 여전히 미술을 지배하는 대부분의 생각에는 벗어난 듯 해서 여전히 새롭게 느껴지기는 하네요. 그 바나나도 결국은 같은 종류라고 봅니다. 흔히들 '십수만불 바나나'라고 하지만 작품의 가격은 바나나가 아니라 바나나를 붙이도록한 예술적 창의력(아이디어 혹은 개념)의 가격인 셈인거니까요. (캔디가 썩거나 상할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먹고 싶진 않아요. ㅎㅎ)

에반

2020-04-27 13:19:10

예술에는 무지한지라, 개인적으로 현대미술이 어떤 예술적 가치가 있는지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작품의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니 어떤 느낌인지는 알것같네요.

 

좋은 글과, 좋은 사진들 늘 감사합니다

오하이오

2020-04-27 21:50:00

현대 미술의 범주가 워낙 넓고 생각도 복잡해서 그런지 저도 즐기는게 한정적이지만 이렇게 하나 둘 보다 보면 생각이 많이 지긴 하는 것 같아요. 유익하게 봐주신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해랑사을신당는나

2020-04-27 19:42:03

저는 미술에 관해 완전히 문외한이었는데, 미술하는 아내를 만나 이제는 어디로 여행을 가면 미술관부터 갑니다 저도 그게 너무 재밌고요.

시카고 미술관 정말 좋죠, 시카고는 정착하고 싶은 도시 중 하나인데 미술관이 가장 큰 요인을 차지합니다.

겨울에 가면 특히나 사람 없고 좋은데 올해는 코로나로 못갔네요.

 

항상 추억을 공유해주시니 저도 한가지 공유합니다 ㅎ 좀 더럽지만..

한번 시카고미술관을 갔는데 정말 사람이 한명도 없더군요 한겨울의 평일이라 그런지.

애도 스트롤러에서 자고, 너무 감사히 평화롭게 관람하고 있는데

바닥을 보니 이게 왠걸 스트롤러 바퀴가 물자국을 남기며 가고 있는겁니다.

뭐지 물뚜껑을 잘못 잠궈서 세었나 했는데.. 알고보니 자고 있던 딸이 그냥 꿈에서 실례를..

와이프가 황급히 화장실로 데려가 옷 갈아입히고 스트롤러 닦고..

저는 페이퍼타월 뽑아와서 바닦을 닦고..

덕분에 모네를 보면 지린내가 연상되는.. 더럽지만 추억인 (물론 저희만 추억이겠죠 ㅜㅠ) 이야깁니다. 물론 다 깨끗이 닦았습니다.. 

 

오하이오

2020-04-27 21:53:22

미술관이 정착하고 싶은 이유라니 정말 미술을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오줌이 더럽다고 할 수 있나요, 

ㅎㅎ. 물론 아이들 키워보지 않은 분들의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만.

전혀 더럽지 않고 웃음도 나고 귀엽기 까지 하네요. 

주변에 있었다면 기꺼이 즐겁게 청소하는 걸 도와 줬을 것 같아요.

그런 해프닝으로 미술관도 시카고도 남다르고 특별한 여행지가 되겠지요. 

즐겁게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스시러버

2020-04-27 20:22:07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사진 중에 제가 아는 사람이 있네요.... 너무 신기합니다...

오하이오

2020-04-27 21:54:04

아시는 분이 관람객 중에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우연이네요^^

스시러버

2020-04-28 09:32:43

그러니까요.. 지금 신기해서 다시 봤네요.... @@;

오하이오

2020-04-28 13:15:39

7년전 뒷 모습일텐데 알아 보시는 걸 보면 무척 가까운 사이인가 봅니다.(혹시 본인?) 야튼 당사자도 사진 보시면 놀라시겠어요^^ 

브런치

2020-04-28 10:11:10

중간에 있는 그림 The Awakening of the forest 보고 The Witch 영화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어요.

https://www.artic.edu/artworks/111642/the-awakening-of-the-forest

 

오하이오

2020-04-28 13:17:44

무슨 영화인가 보고 찾아 봤는데, 공포물이네요. 저와 처의 영화 취향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만 공포물은 절대 안본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알 길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도 영화의 정지된 장면이 있으면 한번 보고 싶네요. 어떤 연유로 떠 올리셨는지 궁금해요. 

브런치

2020-04-28 14:57:54

이거에요. 공포영화 장면이니 클릭 조심하세요. 

오하이오

2020-04-28 21:41:04

어휴 하필이면 또 밤에 보게 되서 더 무섭네요. 차분히 보지는 못하겠고요. 뛰엄뛰엄 넘겨 봤는데, 배경의 숲이나 여 배우가 주는 느낌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셀린

2020-04-28 22:03:40

아 세상에.. 별거 아닌데도 예쁘네 라고 생각하면서 스크롤 내렸는데... 눈물나게 아름답네요.

"결국 죽음에 이르렀지만 자신의 마음 속에 다시 살아 나는 파트너를

사라진 사탕을 다시 쌓아 올리는 것으로 상징했다고 합니다."

오하이오

2020-04-28 22:09:13

눈물 나게 아름답게 보신 거는 분명히 보신 분의 마음이 눈물나게 아름답기 때문일 겁니다. 

제 주변을 보니 누구나 아름답게 보진 아니(못)하더라고요.

목록

Page 1 / 3820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34624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58574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79366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188483
new 114597

한국에서 미국 타이틀 회사로 바로 송금할 수 있나요?

| 질문-기타 1
원주세요 2024-05-18 22
updated 114596

대학선택(편입) 조언부탁드립니다.

| 질문-기타 82
일체유심조 2024-05-15 3044
new 114595

메트로PCS에서 요금 추가 징수...

| 잡담 7
skymind3 2024-05-17 634
updated 114594

조기은퇴를 심각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 질문-은퇴 82
조기은퇴FIRE 2024-05-13 8092
updated 114593

[2024RTW] 후쿠오카-이스탄불-볼로냐

| 여행기 3
게이러가죽 2024-05-07 484
updated 114592

매리엇 50K숙박권 사용 마이애미에서 했어요.

| 후기-발권-예약 11
bonbon 2024-04-25 1319
updated 114591

테슬라 모델Y 이자율 0.99%로 대출

| 정보-기타 41
SFObay 2024-05-13 7092
new 114590

델타로 한국가는 비행기를 예약하려는데,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좋을까요?

| 질문-항공 6
제리이노 2024-05-17 550
new 114589

바닥공사 (LVP) 고수님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L-Shape Hallway)

| 질문-DIY
  • file
Alcaraz 2024-05-18 117
updated 114588

초보자를 위한 코너: 아무거나 물어보세요 + 아무나 답변해 주세요

| 잡담 3388
  • file
shilph 2020-09-02 75849
updated 114587

코로나 시대 건강을 위한 인도어 싸이클링, 실내 자전거 입문 가이드 (펠로톤 vs 인도어 바이크 vs 스마트 트레이너 비교)

| 정보-기타 248
  • file
ex610 2021-02-14 12540
updated 114586

올해 집 보험 인상률이 40% 가량 됩니다 ㅠㅠ

| 잡담 24
JoshuaR 2024-05-17 2698
updated 114585

혹시 Clear 3개월 무료 코드 필요하실까요?

| 정보-기타 82
  • file
낮은마음 2023-11-09 3210
new 114584

오래된 차에 새생명(??)을 달아주자#6- Oil Suction Pump로 DIY 트랜스미션/ Power Steering 오일 교체하기

| 정보-DIY 9
  • file
Californian 2024-05-17 456
updated 114583

Blue Cross Blue Shields 보험으로 한국가서 진료 받으려고 하는데요...

| 질문-여행 17
Teazen 2023-02-24 5174
updated 114582

한국->미국 또는 미국->한국 송금 (Wire Barley) 수수료 평생 무료!

| 정보-기타 1288
  • file
뭣이중헌디 2019-08-26 102164
updated 114581

사용해 보고 추천하는 Airalo 데이터 전용 전세계 esim

| 정보-여행 184
블루트레인 2023-07-15 13904
updated 114580

[업데이트] IRS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서 스팬딩을 채우면?

| 질문-기타 17
  • file
2024-02-21 3938
updated 114579

Bilt 카드로 멀티플 렌트 페이먼트 관련 질문

| 질문-기타 26
Atlanta 2024-02-28 1604
new 114578

남부 토네이도가 심하던데 모두 피해 없으셨길 바래요

| 잡담 2
Hannah7 2024-05-17 1068
updated 114577

홀로 시민권 선서식한 후기

| 후기 18
Livehigh77 2024-05-17 2114
updated 114576

글로벌엔트리 (GE) 앱이 나왔습니다.

| 정보-항공 32
하입뽀이 2023-11-06 10583
new 114575

큰 스펜딩 예정 ($15,000) 카드 뭐가 좋을까요

| 질문-카드 6
포인트헌터 2024-05-17 1124
updated 114574

[05/06/24 레퍼럴도 보너스 오름] 체이스 사파이어 프리퍼드 75k (지점은 10K 추가) / 사파이어 리저브 75k Offer

| 정보-카드 182
Alcaraz 2024-04-25 16335
updated 114573

당장 여행계획이 없는 Venture X 트래블 크레딧은 어디에 써야 할까요?

| 질문-카드 13
오늘도 2024-03-20 2230
updated 114572

항공권 가격 질문: 에어프레미아도 가격 변동이 자주 있나요?

| 질문-항공 8
유지경성 2024-05-09 1827
new 114571

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선택 행정 후기(외국국적 불행사로 복수국적 유지)

| 정보-기타 1
라모네즈 2024-05-17 635
updated 114570

[업데이트, 2021년 7월 15일] 어카운트 오픈. 자영업자의 은퇴 자금 순서와 종류, Solo 401k 활용 (진행중)

| 정보-은퇴 98
Beauti·FULL 2020-11-09 9215
new 114569

스카이패스 실렉트 비자 시그니처 한국 수수료 없지 않나요?

| 질문-카드 12
  • file
오번사는사람 2024-05-17 596
updated 114568

차량 50mph 이상에서 발생하는 진동에 관한 질문 (휠 밸런싱 or 다른 문제의 가능성?)

| 질문 60
음악축제 2024-04-25 2010